-* 백두대간 29구간(진고개-구룡령) 종주기 *-

백두대간29구간(진고개-구룡령)종주기

[진고개-(1.6)-동대산-(6.95)-두로봉-(8.15)-응복산-(6.8)-구룡령/(23.5km)]

다음주스케줄을생각하면이번백두대간형편이못되었다.가야하나말아야하나고민이되었다.안가면마음이더무거워질것같다.미래는여백같지만,금새마찬가지로버벅대는현실의일상이된다.한달후정도일정을잡으면마치여백처럼인식하지만닥칠때면마찬가지로여념이없게된다.일상이라는것이여유가주어지지가않는다.산행에나설결심을하면서조금이라도하던일을마무리한후가려고일을하고나니마음이조금놓이는듯했다.그런데그처럼바쁘게생활하다보면산이더그리워지게된다.

빠듯해진시간을의식하며서둘러집을나섰다.강동역으로가서차에오르며인사를했다.인테리어사업을하는임재범사장이참가한후로빠지지않고나와서막바지대간길에활력을불어넣는느낌이었다.지난번따로두구간을한꺼번에진행하고난후처음보는것이어서지난예기를했다.이번에도두구간이다.먼저진고개-구룡령구간을시작하고내일진고개에서거꾸로대관령까지가기로했다.국립공원관리소에서대간길을막고있기때문에그것을피해가기위해이런번거로움이생기게된다.

11시에출발했다.12시55분경평창휴게소에당도했다.안개가짙게끼어있었다.순두부찌게를시켜식사를했다.식사를하며휴게소안에크게걸린,지난번보았던지도를보니다시갈구간이줄어있었다.휴게소를나와1시25분출발했다.1시32분지난구간을갈때지난진부령IC를통과해59번국도로들어서1시53분진고개에도착했다.거기서노인봉이3.9km이다.수많은별이총총히보였다.그리고오리온,쌍둥이자리등별자리도선명했다.풀에이슬이맺혀있어서숲을헤치며오르는동안옷이온통젖

을것이걱정되었다.

2시10분산행을시작했다.오르다보니길이마른길이었다.완만한능선길을오르고내리며걷다계단길을올랐다.날씨가맑아랜턴불빛이밝아길이잘보였다.길옆에키낮은산죽군락이펼쳐져있었다.2시20분진고개를0.5km지나고동대산이1.2km,남은이정표가보였다.다시완만한능선마루를오르고내리며지나갔다.길바닥에떨어진도토리가보였다.차가운밤을뒤척이듯풀벌레소리가다소작게들렸다.길바닥에기어다니는벌레도보였다.비록미물들이지만그들의존재로서의모두세계의주인일것같았다.

2시26분계단오름길을걸었다.통나무와돌계단이번갈아나타났다.이대장이“들쭉날쭉,안놓은것만못해”라며볼멘소리를했다.걷기편하라고계단을설치해놓았지만보폭과잘맞지않으면계단길이걷기가더힘이든다.잠시후돌을깐길을걸었다.우측숲너머로불빛이보였다.동해불빛이거나소황병산시설에서발하는불빛같다고했다.경사가급한바위암릉위를지나다시완만한길에들어섰다.길에낙엽이쌓여가고있었다.떡갈나무단풍나무낙엽들이많았다.위에서파도소리같은바람소리가들렸다.2시44분길옆에500m마다세워둔02-03푯말이보였다.

아까02-02에서한구간이지났다.힘들여걸었는데거리는별반줄어있지않았다.이대장이“이제500m밖에지나지않았어?”라고했다.불빛이우측뒤쪽으로보였다.그불빛이나별빛이나크기나밝기가마찬가지모습으로보였다.2시52분계단을올랐다.내일진행하기로한대관령에서진고개까지는완만한구간이지만진고개부터다시큰산이일으켜지는형국이다.오대산두로봉에서한강기맥이시작되는큰산세가솟아나있다.

그런데오늘지나는오대산은불교의문수신앙과깊은관련이있어서불자라면경건해져서스스로마음을여미게될듯하다.2시56분동대산(1433m)에올랐다.동대산은오대산다섯봉우리중하나이다.부석사의안대인도솔봉,비로봉등이화엄의세계로설정된것이라면상원사월정사가중심동량인이곳은좀더현실적인식을담고있는세계라할수있다.이곳오대산은문수보살의상주처로인식해불교성지로삼아온곳이다.

문수보살은지혜의보살로알려지는데그가상주하는곳이오대산이라하여이곳오대산에문수신앙이펼쳐지게되었다.⌜육십화엄(六十華嚴)권29보살주처품제27에의하면사방사유(四方四維)의각산과해중(海中)그리고인도및서역제국에각기보살들이권속을거느리고상주하여설법을하고있다고되어있다.그여러보살가운데동북방청량산에상주한다는문수의이름이가장뛰어난데중국의산서성태원부(太原俯)동북쪽에실제로청량산이있으니중국불교도들은그곳에문수보살이상주하고있다고믿게되었다.

그래서그청량산은보현보살이상주한다는아미산,관음보살이상주한다는보타낙가산과더불어중국3대영산중의하나로꼽히고있다.강원도오대산은다섯산봉우리가원호를그리며둘러서있는형국인데,현재5대(臺)이름은서쪽에서원호방향으로호령봉(湖嶺峯1561),비로봉(毘盧峯1563.4),상왕봉(象王峯1491),두로봉(頭顱峯1422),동대산(東臺山1434)이며,옛오대산의5대이름은지로(地盧),상왕(象王),장령(長齡),기린(麒麟),만월(滿月)봉이었다.

그리고오대산에서오대는동서남북중다섯곳에있는암자를일컫는데서대수정암(호령봉)북대미륵암(옛나한당,상왕봉),동대관음암(만월산),남대지장암(월정사부근),중대사자암(옛보천방,비로봉)이그것이다.오대산신앙은오악사상처럼세계에대한중심인식으로부터비롯되었다고본다.그의미대로라면사방의봉우리가중심을둘러싸고잇을것같다.하지만실제는그렇게되어있지는않다.

이곳에오대산신앙을전파한사람은자장율사이다.그는신라의고승으로써국사를지내며국가의사상을형성하고,국운을이끌어왔는데선덕여왕때황룡사를짓게한장본인이기도하다.자장은만년에오대산을찾아화엄불국의세계로형상화하였으나상주하지는않았던듯하다.그는강릉에수다사를짓고오대산에월정사를짓기도하였다.그리고이어문수보살의계시로태백산에정암사를세웠다.그리고후대에이곳오대산에서문수를친견하고자했으나번번이만나지못했다.

몇번은바로앞에두고도보지못했다.그런데그가친견에실패한것은세속적지위와권위의식때문이었을지도모른다.자장이수다사(水多寺)에머물러있던어느날문수보살이남루한차림의노인행색을하고삼태기에죽은개를담고서찾아왔는데자장이그를알아보지못하고쫓아버리자문수는사자를탄모습으로현신하고서떠나니,나중에야알아차린자장은위의(威儀)를갖추고서산으로뒤따라가보았지만이미문수보살의보습은사리진뒤였다.

자장은이일로크게실망하여곧입적했다고한다.수행자의덕목은마음을닦는것이다.그런데높은지위를지님으로써본래수행의지와다른일들을하며겪게된괴로움일지모른다.대산신앙은자장이후보천태자에이르러서는오대산의각대마다다섯성(聖)이거주하고있다는오류성중(五類聖衆)으로더욱신비화되고장엄해진다.신라효소왕때인658년신문왕의아들인보천과효명두태자는속세의뜻을버리고오대산에들어가각기암자를짓고수행하다가오대로참배를하러올라갔다.

이때동대에서는1만관세음보살이,남대에서는1만지장보살이,서대에서는1만대세지보살이,북대에서는1만미륵보살이,중대에서는1만문수보살이나타났기에이5만진신에게일일이참례를하였다고한다.그러나그것을북방으로진출하려는의지를갖고있던신라가전략적인근거지로삼으려는국토경영의성격을갖고있다는설도있다.대간길에오대산을지나며불교신앙의성지로월정사와상원사에얽힌역사를잠시회고하여보았다.

하늘을보니사방이트이고별이총총히보였다.야영하는사람이머물다막떠날채비하고있었다.밤하늘을바라볼수록안에서스물스물생겨나오는듯별이많아져보인다.그리고그공간안으로삘려들어가는듯한느낌이든다.뒤에도착한사모님이하늘을오려다보며진짜멋있는밤이라고했다.머무르는동안땀이식어추위가느껴졌다.3시6분동대산을출발했다.우측동해바다쪽에불빛이보였다.어촌이거나고깃배에서나오는불빛일것같았다.

완만한능선의내리막길을걸어가는동안바람이불었다.3시13분안부를지나다시오름길을걷다보니랜턴불빛에단풍이보였다.3시15분헬기장에도착했다.공터같은곳이라그런지풀에이슬이짙게맺혀있었다.다시출발해완만한내림길을걸었다.3시17분두로봉6.1km남은이정표가보였다.앞으로가나지날두로봉은동대산과함께대간마루금에위치한다.그리고오대산의다른세봉우리인상왕봉,비로봉(오대산정상),호령봉은대간에서갈라지는한강기맥상에위치한다.

결국둘러친형상을연상케되는오대산은대간마루금과한강기맥의큰산세가만나며이루어진형국이다.길을가는동안다시불빛이보였다.내리막길을걷다큰나무가지아래로머리숙여지나갔다.리본거의안보였다.이대장이리본을다떨어낸것같다고했다.좌측으로불빛이보였다.상원사불빛같았다.상원사를몇번다녀간일이있다.특히재작년초서울건축사회원들을모시고답사설명을했던때가가장기억에남는다.상원사는문수신앙의도량이다.

즉오대산신앙중심에상원사가있는상황인데그절뒤로오르면자장이가져온사리를모신곳이라는적멸보궁이있다.중심을향한위계적세계관이적용되어있다.대에대한인식은불화의구도를떠올릴수있다.불교에서는중심을의식하는사상이있다.가장고귀한것을중심에두는개념이있다.즉중심의부처를우러르며가르침을받으려는의식이적용되어있을것같다.그리고오대산신앙의중심에상원사적멸보궁이있다고할수있는데그곳은오대산에서가장높은봉우리인비로봉을배경으로자리잡고있어서주변산세가중심을장엄하거나호휘하는형국이된다.하지만실제는기하학적구도를형성하고있지는않아서다소관념적으로설정된느낌이다.

완만한오르막길에바람이불었다.낙엽이떨어지며점차숲이앙상해지고있었다.3시29분봉우리를지나큰자작나무를보며지났다.3시35분두로봉5.0km남은이정표가보였다.계속해서안부를지나니세찬바람이불었다.3시37분암릉봉우리를지났다.조망이트이며멀리바다불빛이보였다.완만한오름길을걸었다.다시큰나무가지가걸쳐진아래로지나갔다.3시45분내리막을지나다안부를지나오르막에접어드니바람이세차게불었다.겨울이닥친듯추위가와닿는바람이었다.계속해서완만한길을걸었다.

다시내리막길을걷다3시56분차돌백이라고쓰인이정표가세워진곳에도착했다.그런데차돌이보이지않아이상하게생각하며잠시쉬고다시길을가다보니4시8분다시차돌백이가나타났는데,그곳에는정말흰차돌이놓여있었다.그곳은두로봉이4.0km남고동대산을2.7km지나온지점이었다.다시오름길을걷다대려가4시15분안부를지나작은봉우리를지났다.그리고다시내리락오르락하며걷다4시25분다시작은봉우리를지났다.

다시내림길에안부를지나숲길을가는동안공터가나타나트인하늘에별이보였다.다시오름길을걸었다.길가에“대피공간이니위험한때이용하세요…오대산관리소장”이라고써있었다.산에서대피할상황이생기면이런곳에서험한기후는피할수있지만식량문제는해결할수없을것같았다.오름길을오르니4시24분헬기장이나타났다.4시30분두로봉(1260m)3.0km남은지점이다.4시40분세찬바람이불었다.옆에02-15푯말이보였다.

4시44분신선목이(1120m)에도착했다.편안한공터느낌공터주위나무가좋았다.주변에공간을아늑하게감싸주는키큰자작나무가몇그루둘러쳐서있었다.그리고한쪽숲사이로북두칠성이보였다.4시50분다시출발해급경사오름길을걸었다.4시55분두로봉1.6km남은이정표를보며지났다.그리고5시6분다시두로봉이1.2km남은이정표를지났다.거센바람이불었다.길가에맷돼지흔적이보였다.이번구간에서도그흔적이곳곳에나타났다.5시14분약간완만한길을걸었다.

5시15분오른후내림길을걷는동안가끔너덜길나타났다.5시19분5시20분헬기장을지났다.하늘에별빛이약해지고있었다.두로봉이0.6km남은이정표를지나며오르는동안뒤로먼산세보였다.그리고완만한오르막길에뉘인나무가보였다.앞에정상부산세가검게보였다.앞에가는이대장이누운나무를지나며비월할까말까하다돌아가고있었다.오늘은특히길에쓰러지거나고목가지가길을가로막듯놓여진곳이많았다.그런데길은정상부에다가갈수록완만해지고있었다.

5시35분두로봉(1423m)에도착했다.비로봉5.7km상원사주차장7.6km거리가나타나있었다.두로봉은한강기맥이갈라지는곳이다.그곳에서시작해서동서로가로막듯한산줄기를이루며서쪽으로지나간다.두로봉정상에감시초소가서있었다.멀리동해쪽에서띠처럼붉으스레여명이밝아오고있었다.

다시길을나섰다.이제오대산으로부터점차벗어나는지점이었다.어느덧문수도량영역도지나고새로운장소와지형을느끼며걷게되었다.

오대산이후는설악산으로향한큰산세가이어지는구간이다.그너머는이곳과달리아름다운경치로손꼽이는다른세계가있다.5시39분헬기장에닿았다.앞쪽숲너머산세가겹친좋은풍경이보였다.급경사내림길을걸었다.앞쪽숲에넘어진나무가드문드문있었다.이슬젖은길이미끌거렸다.주변이밝아오고있고시야넓게트였다.숲너머로불빛이보였다.가야할산들을보면서5시58분완만한길을걸었다.나뭇잎이색깔이점차드러나고있었다.

햇살이실오라기처럼멀리서퍼지듯들어와서숲에닿으니마치봄에녹음이피듯아름다움색깔이피어났다.마치봄에잎이돋아날때처럼단풍이들며바래서투명해진빛깔이다.그리고새가황홀한아침을축복하듯지저귀었다.지난해가을대간을제대로느껴보지못했었다.대간산행을하는동안비도많이맞았다.가을은공기에서향기가난다.들은들대로숲은숲대로향기가난다.과실아니어도자연전체가익어간다.그리고마침내과실과낙엽이되어떨어져간다.

결실은번식의본능이다.리고결실에는희생이수반된다.수목은스스로지탱하고떨어져동절기에생장을멈춘다.그기간에는수분발산도거의없게된다.단풍이들고낙엽이지는것은침묵의시간을위한몸상태로변해가는과정이다.그가운데겨울의텅빔이있다.계속해서완만한내림길을걸었다.6시10분길옆풀이하얗게바랜모습이보였다.다시맷돼지흔적이보였다.긴완만한내림길을걸었다.다시완만한오름길을걸어6시17분완만한봉우리지났다.

떡갈나무가노랗게잎이물들어있었다.바람에가을향기가묻어나는길이되어있었다.또한어느새낙엽이많이쌓여있었다.낙엽이지니숲의시야가넓어지고있었다.6시23분우측숲너머해솟아있음뜨거운불덩이처럼솟아있었다.그리고그빛을받은숲이부분적으로선홍색으로보였다.그분위기기고대인들이신성한햇살을대하는기분이었다.어둠이밝아져산속공간의깊은정취를풍겼다.뒤로지나온두로봉이보였다.완만한길을걸어봉우리를지나고6시39분다시더오른봉우리를지났다.

그리고다시완만한봉우리를넘으며숲너머산세가트여보였다.완만한능선길을가다6시45분봉우리지났다.그리고좌우로굽은길을지나칙칙한단풍숲을지났다.7시21분다시봉우리를넘고안부를지나다시한번봉우리를넘어7시2분신배령에도착했다.길을막기위해줄을쳐놓은곳을넘어지나왔다.바람에안개가능선을타고흐르고있어서으스스추위가느껴져우비를꺼내입었다.원래는그곳에서식사를하기로했었는데바람이불어식사를할수없을것같았다.앞으로가며적당한장소를찾아보기로하고7시15분출발했다.

7시33분1210봉에올랐다.두로봉을4.2km지나고만월봉1.3km남은곳이다.거기서는복룡산가는능선이우측으로연결되고있었다.그봉우리를넘어가다이정표가세워진곳에아늑한공터가있어거기서식사를하고가기로했다.바람도없고평평하여안성맞춤이었다.그런데식사준비를하며뒤의일행이오지않아걱정을하고있는데한참후나타났다.최회장이자리에앉으며두로봉서다른길로가다돌아왔다고하자채총무가헤멘거리가한구간은될거라고했다.

사모님이거미줄이많은것이이상하다고해서다시두로봉으로올라와길을잡아왔다고했다.최회장사모님은작년에강남건축사등산동호회에서설악산을다녀오다발목을다쳐몇구간을쉰적이있는데다나은후로는빠지지않고줄곳참가했다.갈수록길눈이밝아지고걸음이가뿐해지는것같았다.김치,전,오징어,골뱅이무침등각자가가져온여러가지반찬을나눠먹으며맛있게아침을먹었다.그러나머물러앉아있자니추위가느껴졌다.라면두개를끓여라면국물과함께나눠먹으나따뜻한느낌에몸이금새데워지는듯했다.

먼저일어나둘러보니멀리동해바다가보였다.양양공항이보여위치를가늠할수있었다.앞으로는바다가까이까지첩첩한산세가겹쳐보이는것이특별한느낌이들어스케치했다.8시36분출발했다.완만한오름길을걸었다.햇살이투명했다.오른쪽숲에높게빨강색열매가선명해보여다가가사진을찍었다.이대장이마가목열매일거라고했다.길가에철늦게핀것같은투구꽃이보였다.그런데늦게피는구절초쑥부쟁이등은이미지고없는지보이지않았다.

능선길에오르다이대장이멀리대청봉이보인다고해서함께바라보았다.좌측으로부터귀떼기봉청,우측으로대청봉이보였다.백두다간은설악산구간만가면거의다마쳐가는셈인데그곳을바라보니새로운느낌이들었다.9시2분맞은편서오는사람을만났다.인사를하며어디서오느냐고하니구룡령에서온다고했다.우리에게물어진고개에서온다고하니대단하다고하며지나갔다.길을가는동안앞에보이는산들이햇빛을직접받아점차물들어가는단풍빛깔이선명해보였다.나아갈곳에큰봉우리들이보이고능선이겹쳐진산세가보여깊은지역임을느낄수있었다.

9시4분만월봉(1281m)에도착했다.두로봉을5.9km지난곳이다.앞으로도착할응복산은1.5km남았다.거기서약수산이4.8km,그리고약수산에서구룡령까지는1.9km,도합8.2km가남아있었다.완만한봉우리를넘나드는완만한길을걸었다.9시12분봉우리를넘고다시안부를넘어봉우리를지났다.오르락내리락하는것이가성산부근을지나올때같은느낌이들었다.그러나산세는이곳이훨씬크고넓을것같았다.시간이흐를수록점차기온높아져바람이시원했다.

9시38분응복산(1359m)에도착했다.이정표에이번구간에마칠구룡령이6.71km,그리고지나온진고개는15.29km로표시되어있었다.작은공터같은그곳주변숲이마가목열매가빨갛게달려있었다.사모님이다른곳에서마가목열매를파는것을보았다면서따서술을담가다음번산행때가져오겠다고했다.9시50분출발했다.대간길은좌로급히꺽여나있었다.응복산정상서진행방향으로보던것과다른산세가보였다.10시2분구룡령이6km남은지점이정표를지났다.

10시5분우측으로멀리대청봉이보였다.다시완만한내리막길을걸어갔다.좌로크게보이는산을지나야할듯했다.작은봉우리지점을지나10시19분급경사내림길을걸었다.뚝떨어지듯한긴내림길이통나무계단으로되어있었다.그렇게한참을내려가며거꾸로올라오려면힘이많이들것처럼생각되었다.10시22분안부에벤치가있어쉬기좋은공터가나왔다.옆에는샘이있다고써있었다.맑은대기에가을숲정취가싱그러웠다.

아침엔추웠으나점차기온이높아져걸을때는땀이흘렀으나거기서땀을식히며앉아있기가더말할나위없이상쾌한기분이었다.뒤의최회장일행이땀을흘리며도착했다.일행이휴식을할때는앞에뒤의일행을기다리다도착하고나면조금있다바로출발할때가많았다.그러면뒤의일행이쉴시간이부족할듯해서좀더쉬었다가자고했다.이대장이다음봉우리가마늘봉인데마늘처럼맵다고붙여진이름이라고해서긴장이되었다.

휴식을마치고출발하자마자바로오름길을걸었다.10시44분오르던봉우리에올라서니또다시앞에능선오름길이이어져있었다.그리고다시오르는동안뒤로지나온응봉산이높게보였다.오르던봉우리에오르자정면과좌측에각각큰산봉우리가보였다.앞쪽으로가면바로대청봉방향이었다.하지만지나갈약수봉은좌측에놓여있었다.다시출발해내림길을걷다11시2분안부를지나방금지나온봉우리보다더높은봉우리를행해긴오름길을걸었다.경사가급하고점차햇살이따가워이마에땀이났다.갈가에맷돼지흔적이보였다.

11시4분1261봉에닿았다.거기를마늘산으로생각하고왔는데이미지나온것같았다.그곳에서는멀리설악산쪽산세가시원스레펼쳐보였다.이대장과채총무에게스케치를하고가겠다고하며앞서가라고했다.그사이뒤에서최회장부부와임사장이올라와대청봉을가리키며이야기해주었다.그들이간식을먹으며쉬다앞서갔다.잠시후스케치를마치고경사가급한내림길을내려갔다.일행이떠난지얼마된것같지않은데한동안보이지않았다.

내리막길을걸어다시앞에놓인봉우리오름길을걸었다.11시30분1260봉에도착해다시쉬고있는일행을만났다.쉬면서지도를보니이제오늘구간에서지날큰봉우리는약수봉만남아있었다.11시33분출발했다.앞의일행이큰나무가지길을막음고개숙여지나갔다.11시46분급경사오르다완만해지기시작한곳을지났다.길바닥에다람쥐가까먹은듯잣껍질이모여있었다.다시앞에보이는정상을행해오름길을걸었다.12시3분봉우리에올라보니그너머로다시약수봉일듯한봉우리가보였다.

그러나그후로도4번이나같은상황이반복되었다.12시7분,12시11분,12시12분,12시14분봉우리인듯도착하면다시길이어어지기를반복했다.전망대에당도했다.옆에그곳에서조망되는모습을담은안내판이있었다.안내된구도를살피며바라보니날이맑아안내한풍경보다더너르게전망이펼쳐보였다.그리고좌측으로약수봉정상봉우리가보엿다.마루능선이거친암릉너덜길로다시오르락내리락거리며걸어12시19분약수봉에닿았다.그곳서도주변이너르게조망되었다.

좌측으로지나온산세가펼쳐보이고우측으로는구룡령을지나는도로가보였다.좌측의바로앞숲이화려하게물든모습이가을정취를느끼게했다.바라보던채총무가참좋다고했다.12시30분급한내리막길을내려갔다.길게돌계단이되어있었다.12시40분다시봉우리에올랐다.그리고다시작은봉우리를지나내림길을걸어가자차소리가가깝게들렸다.직전급하하듯경사가심한내리막길에대부분통나무계단으로되어있어걷기불편한곳이었다.오늘구간은계단이많은편이었다.

1시40분오늘산행의마지막고지구룡에도착했다.차는보이지않고앞서내려온이대장과채총무가주차장경계석에걸터안자쉬고있었다.우리차는방금지나갔는데차를돌려오고있는중이라고했다.이대장이식사할곳과연락을하고있었다.양양의병팔네집인데이대장의친구의친구인사이인데그인연으로이쪽으로산행을올때면자주들렸었다고하며친구에게전화를걸었다.잠시후차가도착해안으로올라섰다.이번에도기사님이시원한맥주와안주를준비해두셨다.

구룡령은56번국도가지나가고있다.우측으로가면양양,좌측으로가면홍천이다.좌측으로가는도로옆에내린천이있고우측으로가다보면남대천을지난다.그런데좌측의내림천은열목어서식지이고,우측은연어가회귀하는남대천으로써인근이모두천혜의생태보고인샘이다.많은사람이사는도시가삭막하게느껴질수록그런곳들이더소중하게느껴지게된다.

시간이지나가는데맨뒤에오는임사장이아직도착하지않고있다.최진회장이무릎이아파서뒤에천천히오고있다며배낭이라도들어주고올걸그랬나보다고걱정을했다.기다리는동안차박으로나가주변을구경했다.관광객들이표지석에모여다소들뜨고즐거운표정으로단체사진을찍고있었다.그리고도로가에서할머니들이그지역에서나는나물등을싸가지와서팔고계셨다.그모습에서현지삶의체취가베어났다.다시산쪽을바라보니임사장이내려오고걱정하던강성택건축사가마중을가서만나고있었다.

2시40분차가출발했다.경사가급한내리막길이좌우로굽어서차가흔들렸다.누군가한없이내려간다고하자최회장이천삼백에서제로인데.라고했다.동해가바로옆이니정말표고가제로에가까울것같았다.창밖을보다조는사이차가양양시내에접어들고있었다.양양은전에진전사,굴산사등지를답사할때왔었다.산행을마치고인근도시를찾으니지리에대한인식이좀더확실해지는느낌이들었다.차가시내를통과해가자큰건물들이보였다.

3시30분병팔횟집에도착했다.주인얼굴을보니조용하고정직한느낌이드는분이셨다.부인과둘이서식당을운영하는데구분도성격이비슷해보였다.자연산만취급한다고해서그런지신선하고맛이좋았다.식사를하고술자리가끝날때까지먼저차에가있으려고나오다보니바로옆이남대천이었다.그곳사는분에게연어가있느냐고했다.앞으로10일정도있어야한다고했다.연어가꼭있지않아도좋을것같았다.모래사장을걸으며보니물이매우맑았다.신발을벗어두고물로들어갔다.

연어야있든없든남대천에발을담그는것으로족했다.바지를무릎까지걷고건너까지갔다다시올라오자주차장에차가보이지않아두리번거리니갈방향으로돌아나오고있었다.4시30분차를타고숙소를행해출발했다.기사님이횡계의월정사입구에숙소를정해두었다고했다.내일시작하는진고개에가까운곳이라고했다.이대장이우측멀리높게보이는곳을보고우리가지나간능선이라고했다.지날때보지못한철탑이있어같은위치는아닐것같지만그처럼가장높은능선을걸었을것같았다.

산행을할때는그위에서이쪽동해가보였었는데이제바다쪽에서산을올려보고있었다.산과물은이상적인조화의대명사와같아서산수(山水)라는말을흔히쓴다.그런데동해를바라보는이곳대간산세는바다와큰산수풍경을이루고있었다.큰산등성이도바다내음을솔깃해할것같다.쭉뻗은해안도로를가면서하조대등이간판이보였다.차로도먼거리인데우리가걸어서지나갔다는생각이들었다.7번국도를가는동안좌측으로동해가보였다.그리고오랜만에느껴보는동해특유의느낌이느껴졌다.

동해바다1991.5

나는문명의언저리로나와

그곳을벗어난

안도의숨을쉬리라


부서진파도가거품을물고스며드는

해안따라걸으며

천천히내안에잠기우리라


영겁의시간동안쌓인침묵속에서

일렁이다깨어지는파도의몸부림은

무엇을말하렴인가


모두다잠구어

존재의형상을빼앗고

마음에눈뜨임을기다리라고

말하렴인가

날이어둑해진무렵차가목적지숙소에도착했다.모텔격의건물이었다.방을두개얻어작은것은최회장부부가쓰고큰방은나머지일행이모두함께쓰기로했다.방에들어가니넉넉해서편히쉴수있을것같았다.아까양양에서식사를했으나시간이일러저녘을거르기가다소애매하게느껴졌다.그때바깥으로나간임사장으로부터이대장에게전화가결려와숙소근처에한우를파는곳이있는데그것을사서식당으로가면구워주는곳이있다며자기가사겠다고한다.

함께그곳으로나가니식당에사람들이북적거려서상차림이많이지체되었다.조금기다리자상차림을해주었다.올해수입쇠고기문제로시끄럽던차에한우가새삼귀하게느껴지게되었는데유명한횡계한우를현지에서먹데되니더욱맛이좋았다.최회장부부는일찍쉬는지연락이되지않았다.채총무가먼저일어나올라갔다.식탁에는아직술병이더놓여있었다.나도따라일어나방으로들어오니방안이따뜻한훈기가느껴졌다.글을쓰다내일일정을의식해잠자리에들었다.(김석환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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