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은민족의영산인백두산에서지리산천왕봉까지의기나긴산능선길을따라이어지는대간마루금이다.백두산하늘못인천지(天池)장군봉에서시작하여원산,낭림산,두류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태백산,소백산,속리산,장안산,덕유산을거쳐지혜의산인지리산(智理山)하늘의봉우리천왕봉(天王峰)에이르러서발걸음을멈춘다.백두대간의시작과끝이’하늘’에닿아있고’깨달음과지혜’를담고있다는것은우리의선조들이백두대간을그저높은산들이이어져있는산줄기가아니라하늘의세계로인식했음을보여주고있는것이다.
최소한하늘의정신을구현하는천상세계로인식했음에틀림없다.그렇기에천왕봉을오르려면‘하늘을여는문’인개천문(開天門)이나,’하늘에오르는문’인통천문(通天門)으로들어가야했던것이다.그문으로들어가야만하늘길인백두대간마루금을지날수있었던것이다.우리선조들이백두대간을하늘길로생각한것은그저하늘에가까이있었기때문이아니다.백두대간이우리모두에게살아갈수있는땅과물과지혜를베풀었기때문이다.그것은하늘만이할수있는일이었다.백두대간은1정간,13정맥과수많은지맥(支脈),기맥(岐脈)들을이땅에풀어놓았을뿐아니라,
열개의큰강을품어흐르게함으로써수많은생명들이깃들어살아갈수있도록품어주었던것이다.생명과생명을영위할수있는삶을준것이다.그러니우리의선조들이백두대간을하늘에속한신성한산줄기이자하늘길로생각했다고해서조금도이상한일이아니다.자연은사람을필요로하지않지만사람은자연을필요로한다.숲과나무는사람이없어도살아갈수있지만사람은나무와숲이없으면살아갈수없다.그러므로숲을지키는일은아무리강조해도지나치지않다.숲에게있어사람은절대적으로필요하지않지만사람에게있어숲은절대적으로필요하다.숲없이는살수없기때문이다.
사람이존재하고살아가는한,사람은숲과함께살아가야한다.사람에게있어사람과숲은떼어내어생각할수없는절대적관계이다.물론사람은숲을파괴할수도있고풍성하게만들수도있다.그렇기에숲의소중함을알리고지키려는노력이더욱중요해진다.사람이숲과상관없이살수있다면모르되그렇지않다면사람은숲과공존하는방법을찾아내야만한다.사람은숲을지속적으로살리고숲은사람을살리는공존의관계를만들어나가야한다.사람과숲은공존의관계이다.사람이숲을떠나서는살수없다는가장본질적인사실은숲과사람이공존해야한다는것을말해주고있다.
백두대간은단순히산줄기가아니다.이민족의정신이요,기상이다.생명을품어살리고키우는하늘의뜻이다.그뜻이담긴하늘길이다.많은사람들의염원이담긴소망길이다.그렇기에백두대간은구름을넘어하늘가까이흐르면서도언제나사람들의마음으로흘러들고있었던것이다.이제는끊어졌지만말이다.이제는끊어진길이다.석회석을얻고돌을채취하기위해파헤쳐지고,무너진자병산과금산에서끊어져있고,지금도백두대간자락에깃들어사는사람들의마음길에서도끊어져있었다.그렇기에끊긴백두대간길을아파하지않고막아놓은백두대간길을자랑스러워하는것이다.
‘백두대간종주,과연국토사랑의올바른방법일까요?’하는말을아무렇지도않게써놓고있는것이다.가슴아픈일이다.백두대간은곳곳이끊어져있다.시멘트공장이들어선자병산에서도,채석장이들어선금산에서도군사시설이나정부시설이들어선설악산이나지리산성삼재지역에서도마루금은없어졌거나끊어져있었다.지날수없었다.자병산은이미산하나가파헤쳐져사라져버렸고,금산은산의절반이갂여나갔다.또한많은곳에서고랭지채소밭과과수원등으로길이사라졌다.그뿐인가.하나로흐르던백두대간은남과북으로허리가잘려더이상지날수없는땅이되어있었다.
길은끊어지지않고이어져있었지만갈수없는길이되어있었다.이땅한반도의등줄기이자백두산에서지리산까지한번도끊이지않고이어진생명의통로백두대간은더이상다닐수없는길이되어있었다.그길을따라생명들이오고가며하나가되던길은더이상오고갈수없는길이되어가고있었다.산도마루금도무너지고끊어져있는곳을지날때는가슴이너무아팟다.무너져내린산들만큼,끊어진마루금들만큼,사람들의마음길도끊어지게된것은아닐까.소통하고하나가되려는마음을잃어버리게된것은아닐까.그래서서로를모습그대로받아들이지못하고싸우고,해치고,때로죽이기까지하는것은아닐까.
무너진산이회복되고끊어진마루금이다시이어진다면끊어졌던마음들도다시이어질수있지않을까.갈래갈래찢기고끊어진산길을회복할때,마음길이다시이어질수있지않을까.단순하게걸어서일정한거리를가는것이목적이아니고거기에살고있는사람들과문화를만나고,이해하면서우리의산과산으로이어진높은산과낮은산,암벽에매료되면서때로는구릉지도지나고,들판을걸으며오곡백과의성장과결실의모습을익히며,동네의골목길도지나야하는대간길은우리의삶을찾아가는길이기도하다.
산을좋아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한번쯤은백두대간종주산행을꿈꾸게된다.한반도의근본을이루는산과산의능선줄기는지리산에서덕유산속리산오대산설악산을지나진부령까지도상거리735km,실거리1,200km(접속구간포함)를완주하는것이다.짧게는33구간,많게는48구간으로나누어산행을하게되는데,보통한달에두번(격주)먼곳은무박으로가까운곳은당일산행으로산행을한다.중오한것은함께하는팀원이잘짜여있어야꾸준히이어갈수있다.부득이한사정으로빠지는곳은시간이날때땜방이란이름으로혼자서야간산행을하는경우도있다.
위험한바윗길을기어오르고,끝이보이지않는경사가가파른비알길을걸으며다시뒤돌아본내인생은이등산길처럼진하게삶을살아본적이없다는것이다.한발자욱마다땀을흘리고한걸음마다내온힘을쏟으며도저히도달할수없을것같은먼산봉우리를향하여(인생의한순간이나마)걸어본적이있었든가?목표를달성하기위하여이렇게많은땀을흘려본적이있었던가?내곁에있는사람들을…아니그중단한명이라도이렇게절실하게사랑해본적이있었던가?함께땀을흘리며고생을같이한동료는친형제보다더많은정을느끼게하는산행이다.
먼산마루에서내려다본사람들이사는마을은작고초라하고하잘것없었보였다.우리가살아가는곳은한적한시골이나,도시나,서울이나모두가허영과욕심으로발버둥치며울고웃으며내자신을기만하면서내인생의전부를살아오지않았던가!!그것은진실로의미가있었던것인가?나는정말진실하게살아왔는가?그리고지금이미살아온세월에비하면너무나작은남은세월앞에서나는무엇을해야하는가?그렇게살아온시간은나에게정말필연이었을까?하잘것없이초라한내자신을처음으로만나인사하고,그리고내자신과함께나는백두대간을걸었다.
이산길을걷는다는이유가도대체무엇인지를알지못하였으나,내가슴에뭉쳐진뜨거운엉어리를나는분명히느낄수있었다.그것은무엇이었을까?미지의세계에대한동경또는탐구?지금까지살아온내자신에대한자학적인도전?또는내능력의한계를알고싶은욕구?내자신의건강을위하여?백두대간을반드시걸어보고싶은강한욕구를가지고있었다.한가한숲길이나산능선을걸을때는지난세월과함께흘러간일들이떠오른다.나는그것을애써지우려하지아니하고그냥생각나는대로두었다.이미잊어버리고있었던,혹은아득히내기억속의심연에침잠해버린하찮은일들이다시기억의수면위로떠오르기도하였다.
처음시작할때는과연해낼수있을까하는걱정과두러움으로시작했다.산행을계속하면서위험하고정말힘들때는털석주저앉아무모하고어리석은도전이아닌가하면서중도하차도몇번생각했었다.추위와더위와비와바람과싸우면서인고의추억을만들고인생을배우며땀과눈물로자신을잘이겨내며우리나라를한반도를완주했다는자부심이가슴을한없이뜨겁게넓혀주었다.지나온고행을회상하며한걸음한걸음이나에게는얼마나소중했는지모른다.대한민국팔도명산백두대간종주를무사히마친것에대해감사하며,이순간만큼은그간의힘들고고달펀시간들은다지워버리고자신감과성취감으로만감이교차한다.
인간의싸움은자연과사회와그리고자신과싸움이다.가장힘든싸움이자기자신과의싸움이아닌가한다.결국대간길은자기와의싸움이다.인내심과끈질긴지구력으로자기의한계를극복하는것이다.할수있다면누구나한번쯤은도전해보기를권하고싶다.대간길에서얻을수있는것은우리나라도계절에따라정말멋지고아름다운곳이너무많다는것을알수있다.대관령초원을걸으면서는사랑을느끼고목숨을건출입금지된문장대빙벽을타면서는살아있다는것에다시한번감사할줄아는것을스스로배운다는것이다.인생길은시작도한걸음이요.끝도한걸음이다는작은진실도알게된다는것이다.
백두대간의산행을하면서산행의의미와삶의의미를알아간다는소중한경험은우리의인생에서도하나의경륜으로작용하리라믿는다.우리의산속에서자연속에서보고느끼고감동을받으며자연의아름다움과그숭고한기상과맑은공기와수정같이깨끗한개울물의흐름속에새들의지저김과바람소리,물소리를들으며때로는소낙비에젖기도하면서,쌓이눈을헤치며,추위에떨기도하였고,더위에억수로땀을흘리면서봄,여름,가을,겨울을지나면서계절의변화속에자연도따라변화하는모습에서우리는많은것을배우고익히면서삶의풍요로운미래를바라보게되었다.
자료제공/semseel님/靑山님/김석환님/신공식님/모두에게感謝(감사)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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