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탄생(부와경영의모든것)
■상업혁명(CommercialRevolution)이비즈니스를탄생시키다
기업과비즈니스의발전사를기술의진보과정으로설명하는대부분의자료를보면18세기증기기관의발명으로태동된‘산업혁명(IndustrialRevolution)’이지대한역할을담당했다고기술되어있다.물론기술발전단계로기업과비즈니스를조명하는대부분의학설에서이는보편적으로받아들여진다.그러나이책은‘비즈니스의탄생’에서산업혁명보다더이전인14~15세기에존재했던‘상업혁명(CommercialRevolution)’이비즈니스를탄생의주역이라는주장을담고있다.비즈니스의탄생은과연산업혁명이시초인가?아니면상업혁명이그발단일까?이책에서는여덟명의르네상스시대상업혁명가들에대한이야기가멋진르네상스시대예술품과함께소개되고있다.특히본서의구성이더욱흥미를끄는것은500여년전의이야기를지금동시대의비즈니스이슈와연결시켜설명해준다는데있다.
‘비즈니스의탄생’으로명명지어진이책을만약제목을보지않고책장을넘기기시작하면아마르네상스시대의예술을설명해주는미술도감이라는생각이들것이다.저자는기존비즈니스관련서적의판에박힌출판양식에정면으로도전장을던진것이다.일반적으로비즈니스서적은여러뛰어난회사들이등장하고이회사들이어떻게성공했는지또는실패했는지를다양한측면에서논리적으로설명해준다.빽빽한글씨,그림이나도표는띄엄띄엄나오고첫페이지부터시작해서끝까지통독하기란여간한인내심이없으면어려울것이다.그러나본서‘비즈니스의탄생’은책장넘기기가무척이나흥미진지하다.르네상스시대의아름다운화보가해당주제에맞게적절히배치가되어있어자칫책내용보다그림에눈이빠지게십상이다.우리가좀처럼알수없었던르네상스시대의상업혁명가들이어떻게富(부)를일구었고어떻게이富를지켜왔을까?
본서에서는현대의비즈니스를있게만든여덟명의상업혁명가들이등장한다.르네상스최강의금융권력자메디치가문,정치권력을이용한자크쾨르,정보의바다를지배한해상왕국베네치아,대항해시대를연해상왕엔히크,최초의미디어재벌마르칸토니오라이몬디,채권방식을고안한현대금융업의아버지야콥푸거,세계에서가장큰땅을소유했던에르난코르테스,세계최초의대기업네델란드동인도회사가그주인공이다.학창시절세계사시간에서한번쯤은들어본이름도있고그렇지않은이름도있다.저자는이들여덟명의상업혁명가들이야말로오늘날비즈니스의토대를만든장본인이라고주장하고있다.이들이우리인류사에미친영향은물건을사고파는단순한거래로서의상업(Commerce)를한단계격상시켜생산과소비에이르는전과정의새로운룰을만들었다는것이다.
■멀리보고한발앞서가기
상업혁명을일군상업혁명가들이과연어떠한혁명을이루었는지살펴보기로하자.이들이부를일군방식은각기다양하지만남보다멀리보고미리한발앞서갔다는공통점을발견할수있다.예를들어인류최초로‘장사꾼’에서벗어나‘사업가’가된조반니메디치는큰사업을하려면그사업이사회에좋은영향을미쳐대중들이좋아하도록해야하고,사람들이신바람나게일할수있도록그들을즐겁게해주어야한다는사실을깨달았다.이는당시에도그랬겠지만일반대중이나정부가재벌에대한혐오감과경계심은재벌을한순간에몰락시킬수있음을메디치가문은미리깨달은것이다.메디치가문은철학자와예술가들을적극후원해가문의이미지관리에힘썼다.메디치가문의예술가후원프로그램에는르네상스시대최고의예술가인레오나르도다빈치,미켈란젤로등이있었는데메디치가문은이들의작품을일반대중이공공장소에서즐길수있도록개방했다.이점이예술품을자신의富를축적하는또다른수단혹은사치품으로여긴다른부자들과틀린점이다.즉메디치가문은‘우아한富’를추구한것이다.
이탈리아와스페인,네델란드등이유럽의경제권을지배하던시기에프랑스에서는자크쾨르라는걸출한인물이등장했다.자크쾨르는오늘날의물류(Logistics)라는새로운분야를창조한사람이다.물류는경제학에서‘필요한물건을원산지에서목적지까지신속정확하게배달하는공정’을말한다.자크쾨르는중간상인을없애고,중동과서유럽을직접연결하는물류망을구성하고그본거지를프랑스의남부도시나르본으로정했다.당시나르본은흑사병이휩쓸고간폐허였지만나르본이가진지리적이점을한눈에간파한그는토지와건물을싸게사들여지중해의물류허브망을구축했다.그는물건을생산하는생산지와그리고이를소비할수있는시장을어떻게연결할것인가에대해남과다른시각을가진것이다.빠르고정확한물류네트워크구축이생산자와소비자로부터신뢰감을얻게되고자연스럽게이는고착효과(Lock-in)를발생시켜수익이자연스럽게발생하는비즈니스모델을그는자크쾨르는구상한것이다.
역사상처음으로국가가직접사업에뛰어든베네치아는어떤의미에서하나의국가라기보다는하나의거대한기업이었다.근대적회계학이베네치아에서발명되었는데오늘날쓰이는아라비아숫자를도입해복식부기회계법이바로그것이다.파트너와지분은나누고능력은합쳐시너지효과를내는현대식기업운영방식도베네치아에서시작되었다.또하나베네치아의위대한업적중현대회계학의가장중요한‘자산(Asset)’이라는개념을경영에도입했다는것이다.당시이익이란수입에서지출을빼고남은현금의규모로측정되어왔다.그러나베네치아인들은언제든현금으로바꿀수있는물건을산돈은지출이아니라그물건값에대한현금을보유하고있는것과마찬가지라고본것이다.
당시베네치아법에따른자산의정의는‘과거의거래결과로미래에돈을받을수있는권리’라고명쾌하게정해져있다.이자산개념의확립은이후현금흐름관리,부채를조달해새로운이익을창출하는부채의레버러지화등현대투자전략의가장중요한토대를제공한것이다.이탈리아의작은도시국가였던베네치아는강대국의틈바구니에서살아남기위해선끊임없는지식자원(KnowledgeResources)개발과타인과의협력을통한윈-윈게임(Win-WinGame)의룰을간파해가며진정한강소국의모습을역사상에남기게된다.
포르투갈왕의세번째왕자로태어나왕위계승권과는거리가멀었단엔히크왕자는유럽의변방포르투갈을해상왕국으로만든장본인이다.그는커피,설탕등을원산지가아닌곳에서재배하여유통시키는새로운사업방식도발명했으며노예제도와제국주의시대를연인물이다.르네상스시대가장인기있었던상품중하나는설탕이었다.이설탕은열대지방에서만재배가가능한사탕수수에서추출되는데먼수송거리가항상문제였다.엔히크는유럽근처에서적합한재배지를찾아거기서설탕을대량생산한다면큰수익을낼수있을것이라고판단했다.그는세계지도에서그답을찾았다.
당시주요항로로사용되던아프리카서쪽400킬로미터에위치한카나리아제도에서사탕수수를재배하고이를포르투갈의설탕정제공장으로운반한다면수송거리도단축시킬수있을뿐만아니라소비시장과가까워성공할것이라는믿음을그는가졌다.이비즈니스모델을현실화시키기위해그는당시유럽최고의자본력과기술력을가진이탈리아와손을잡고성공신화를만들게된다.엔히크왕자는자원과노동력이풍부한곳에생산기지를만들고,경영진과R&D센터는고급인력이많은지역에두는오늘날의글로벌기업의모델을최초로시도한인물인셈이다.
■트렌드창조자,트렌드지배가
르네상스상업혁명가들의또하나의공통점은새로운트렌드를창조하고그리고그것을지배하여부를확보했다는것이다.이는새로운부의원천이무엇이될지를정확히간파하고이를일반대중에게확산시킬수있는방법을잘알고있다는말과일맥상통할것이다.과연이들은어떤트렌드를창조했으며지배했는지살펴보기로하자.최초의미디어재벌로상징되는이탈리아의마르칸토니오라이몬디는사람들의잠재의식과충족되지않는욕망을자신의부의원천으로삼았다.그렇다면그가포착한사람들의잠재의식과충족되지않은욕망은무엇이었을까?그것은‘엿보기’,‘성’이란당시카톨릭이지배하던시대에서는금기시되었던단어들이었다.그는사람들은귀족이건평민이건고상한척하지만실은타인의비밀스러운이야기를듣고싶어하고‘性’를죄악시하면서도이를즐긴다는이중적모습을발견하고이를대량생산화하기로결심한다.그의무모할것만같은시도는대성공을거두고이후정치인이나연예인등의사생활을다루는엘로우저널리즘(YellowJournalism)으로발전하게된다.
오늘날투자에서가장기본적인원칙중하나는분산투자일것이다.이분산투자의개념과중요성을일찍간파하여현대금융업의아버지라고불리는야곱푸거는당시황금에만투자해야한다는고정관념을타파하고투자의신기원을이루었다.또한그는부채를채권으로거래하는방식을개발했고재산을늘리기위해서는황금,토지,채권등여러가지투자수단에돈을나눠야한다고주장했다.그는이런투자방식을통해역사상가장많은재산을보유했던거부가되었다.유럽최대의거부로알려진메디치가문의자산은순금으로환산할경우1천750킬로그램정도인데그의자산은순금으로환산할경우1만7천킬로그램으로알려지고있다.
세계최초의주식회사는무엇일까?네델란드동인도회사가세계최초의주식회사제도로운영되었다는데대부분의학자들이동의한다.영국의동인도회사보다먼저설립된네델란드동인도회사는총주식가치가영국의동인도회사보다10배도넘는대형주식회사였다.네델란드동인도회사는중산층을사업에끌어들여대기업으로성장한사례인데이는당시부의축적이귀족들에게만있다는통념을깬것이다.특히네델란드동인도회사의주식은주식시장을통해언제든지사고팔수있는시스템을가졌는데현대주식시장의주가의등락으로회사의가치를평가하는시스템이이때부터고안된것이다.이는비즈니스역사의새로운트렌드를창조하게되는되는데그동안모든가치를상품에서찾던‘상인주위’가막을내리고돈이돈을부르는‘금융자본주의’시대가도래한것이다.
■그러나영원한것은없다.
개략적으로살펴본르네상스상업혁명가들은남다른시각과결단력,그리고기민한행동으로엄청난富를축적했다.이탈리아와유럽최고의거부로등장한메디치가문,유럽의변방포르투갈을한때가장넓은대양을지배하게만든엔히크왕자,유럽전체면적에해당하는방대한중남미지역을지배했던에르난코르테스.그러나그들의부는이후시대를거치며이제는역사의뒤안길로사라졌다.그러나그들이쌓은富의城은사라졌지만현대비즈니스에미친영향은현재도진행형이라고할수있다.어떻게부자가될것인가?어떻게비즈니스에성공할것인가?이질문으로시작한본서는다음과같은저자의이야기로끝을맺고있다.“르네상스슈퍼부자들은새로운분야에먼저뛰어드는통찰력,사람들의마음을얻더동조자를늘리는힘,경제를긍정적으로보는눈등을가지고있었다.이것은부자가되기위해반드시실천해야할불변의법칙들이다.이것은지구상에‘富’라는개념이나타난이후지난500년동안반복적으로그리고변함없이입증됐다.”
리뷰/문지원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저자/조승연/발행일2008/399P/가격₩2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