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외국인이국내주식을순매도하는것도부동산버블붕괴에대한우려때문이라고할수있다.물론본국의금융위기로투자자들의환매요청이급증하면서이에응하려는목적도무시할수없다.하지만환율이폭등하는상황에서도외국인이강한매도세를보이는것은부동산버블붕괴충격이가시화하기전에한국증시를탈출하겠다는의도로풀이된다.
2008년8월부터본격화된원·달러환율폭등은경제성장에도악영향을미치고있다.환율이폭등하는상태에서는대기업뿐만아니라중소기업도생산을축소한다.기존에확보한원자재만활용해공장을가동하기때문이다.환율이폭등한이후엔원자재를수입해서채산성을맞출수없는데,어떻게공장을돌리겠는가.그나마아직은환율폭등으로인한생산정체현상이초기단계라고할수있다.
2009년초부터기업의본격적인생산정체로이어질개연성이높다.중소기업이환율폭등으로원가부담을이기지못해생산을줄이면대기업도납품을받지못해가동률을낮출수밖에없을것이다.기업입장에선수입원자재가격상승분만큼제품가격을올리고싶을것이다.그러나그렇지않아도수출이둔화되고내수도급감하는상황에서이는거의불가능한일이다.결국채산성이악화돼도산하는기업이줄줄이나타나는최악의사태가벌어질수있다.
그런점에서
문제는부동산담보대출가운데상당부분이부실화할위험에노출돼있다는점이다.2006년부터담보인정비율(LTV)과총부채상환비율(DTI)등대출규제가도입됐지만이미때는늦었다.실제로2008년11월MBC‘PD수첩’팀이방송보도를위해무작위로샘플링한경기용인지역한아파트단지200가구의평균대출액은3억4600만원이나됐다.대출을받지않은집은37가구(18.5%)에불과했다.
물론용인의경우부동산투기붐이절정이었을때대규모분양이이뤄졌기때문에그정도가심한편이라고볼수는있다.하지만가계의부동산투자는용인지역에국한된현상이아니었다.만약가계가잔뜩빚을지고집을샀는데,그집의자산가치가본격적으로하락한다면어떻게될까.
그러나이들은상당수집값이떨어지고금리가오르면서집을내놓고있다.하지만잠재적매수자들은집값이더떨어질것으로예상해입질하지않고있다.이때문에현장에서사고팔수있는거래가격을기준으로한다면‘버블세븐’지역의경우고점대비30~40%폭락했다.다른지역도고점대비10~20%하락했다고봐야한다.
이런상태에서다주택자105만명이평균한채씩만이라도매물로내놓는다고생각해보라.집값은폭락에폭락을거듭할것이다.
이같은집값폭락이장기화할경우시중은행의연체율이높아지고부실자산이늘어날소지가크다고할수있다.집값하락은‘대차대조표불황’으로도이어질수있다.이는과거일본에서벌어졌고,현재미국에서벌어지고있다.부동산가격이라는자산가치가급격히하락하면그자산을사기위해진부채는그대로남는다.이때문에가계등경제주체는한동안부채청산을위해허리띠를졸라매는상황이지속된다.
이런소비위축은다시내수침체와경기위축을불러와악순환으로이어질수있다.특히
여기에고소득층일수록부동산구입자금비중이높아70%대에달한다는것.고소득층이보유한부동산자산가치가급락하고전반적인신용수축이지속되면이들의부채청산을통한불황충격은커질수밖에없다.이밖에이미위험수위에이른PF대출부실문제도결국시행사와주택건설업체들이부동산거품에편승해무리하게주택사업을벌인탓이다.PF대출부실은저축은행과보험사등제2금융권을위기로몰아넣는다.
아울러PF사업과연계된은행의건전성도위협하고있다.이런현상은서로연쇄반응을일으켜한국경제를위기로내몰고있다.부동산거품붕괴의충격과폐해는이처럼무서운것이다.이렇게보면한국경제의위기를단순히세계경제상황탓으로돌리는현정권의인식이얼마나안이한지알수있다.세계경제가위기에빠졌다고해도국내의부동산거품이이렇게크지않았다면상황은달랐을것이다.그경우한국경제는부동산거품이없는튼튼한경제체력을갖췄을것이기때문에지금처럼휘청거리지는않았을것이다.
이런상황에서정부는부동산거품붕괴를막는다는명목으로각종건설경기부양대책을쏟아내고있다.이명박정부는출범이후첫번째부동산대책인8·21대책부터10년간500만호주택공급을천명한9·19대책,가계주거부담완화및건설부문유동성지원구조조정방안을담은10·21대책,경제난국극복종합대책인11·3대책에이르기까지불과4개월만에직접적인건설경기부양대책만네차례나발표했다.
이밖에내용을뜯어보면사실상건설경기부양대책인경우도많다.정부가향후5년간56조원을투입하는‘광역경제권선도프로젝트’사업이대표적이다.56조원의사업비가운데53조원가량을이미포화상태인항만과공항,산업단지,도로건설등에투입한다.이명박정부와여당인한나라당은이런대규모부양책을내놓으면서‘경기활성화’와‘일자리창출’등의명분을내세우고있다.
“사회간접자본(SOC)에투자해경제도살리면서결국그것이국가경쟁력도살리는쪽으로가야한다.국토균형발전측면에서지역의대규모SOC사업을앞당겨야한다.”(이명박대통령,10월30일)“아파트가아닌지방SOC사업같은경기활성화효과가큰사업을할것이다.재정지출에서경기활성화효과가제일큰것은역시건설사업이다.”(박병원대통령경제수석)
“지역경제활성화와일자리창출을위해기간교통과물류시설등에투자할것이다.”(강만수기획재정부장관,11월3일)과연이들의주장은얼마나설득력이있을까.이를알아보기위해선먼저한국건설산업이전체경제에서차지하는비중을따져볼필요가있다.그방법으로는여러기준이있을수있지만,가장효과적인것은GDP총량에서건설업의비중을계산해보는것이다.
‘도표2’에서2007년기준한국의실질GDP는798조원이다.이가운데건설업은52조원을차지해6.6%에달한다.그런가하면취업자수면에서도건설업취업자는전체취업자2326만명가운데185만명으로8%에불과하다.또2003년기준산업연관표에나타난건설업의생산유발계수나국산투입계수는결코높지않다.
건설업의경우2.5로,도소매업4.09,음식숙박업2.9,운수창고업4.07,철강3.2,유화제품4.1등에비해낮다.또투입계수는각산업별생산물1단위생산을위해투입하는중간재투입물단위를나타낸다.이것역시건설업이타업종에비해높다고할수없다.이번에는건설경기부양책이현실에서어느정도효과가있을지살펴보자.1970,80년대개발경제시대에는경기침체가오면건설경기부양으로대응하는게일반적이었다.
당시이런대응은두가지측면에서합리적이었다.우선,당시에는이렇다할산업이없었기때문에상대적으로건설산업의GDP비중이높았고산업연관효과와고용효과도높았다.건설업에투자하면건설업계자체뿐만아니라관련자재생산및공급업체등연관산업전반에서매출과고용이큰폭으로늘어났다.또한당시에는각종SOC가아직부족한상태였다.따라서건설경기부양을통해취약한SOC를확충하는기회로삼을수도있었다.
도로,항만,공항등SOC확충은물류수송의확대와물류비용절감등의형태로한국경제의성장잠재력확충에기여했다.하지만지금은상황이달라졌다.지금은건설업말고도수많은새로운산업이발전했다.그로인해건설업비중도크게낮아졌고,산업연관효과도줄어들었다.또입지별로다르겠지만,웬만한SOC투자는거의이뤄진상태다.이용률이나가동률이낮은도로나공항,산업단지등이전국적으로증가하는데서도이를짐작할수있다.
더구나개발연대와외환위기를거치면서대형건설업체의조직구조와고용구조가변했다.이에따라정부가내세우는‘경기활성화’와‘일자리창출’효과도크게떨어졌다.왜그런지‘도표3’을보자.우선,건설업체들은1987년민주화이후비용절감명목으로덤프트럭운전자들과중장비인력들을개인사업자형태로분리시켰다.당시노조가빠른속도로조직되면서노조원들의임금인상욕구가분출했기때문이다.
또한시공인력도아웃소싱명목으로점차하청업체에떠넘겨본사인력을줄여나갔다.이같은추세는1990년대말외환위기를맞으면서더욱심화됐다.외환위기이후대형건설업체에는최소한의관리및영업인력만남았다.그나마남아있는인력도상당수비정규직으로전환됐다.그런가운데개인사업자가된덤프트럭과중장비사업자간경쟁이치열해졌다.이에따라트럭운임및중장비단가는계속하락했다.
하청업체의사정도갈수록열악해졌고,시공인력의노임단가도불법체류외국인노동자들의유입으로지속적으로하락했다.이때문에외환위기이후덤프및레미콘,중장비기사와하청업체시공인력등소위현장노동자들에게돌아오는몫은실질가격기준으로절반이하로줄어들었다는것이건설현장관계자들의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