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에온세상이꽁꽁얼어붙은한겨울.만물의움직임이뜸해진이겨울이더부산스러운도시가있다.가을에수확한감이마르는향기가진동하는경북상주가바로그곳.국내최대의곶감산지로겨울맛여행을떠났다.전통적인명품상주곶감의명성을따라가본다.
그옛날,집집마다한그루씩자리잡고있던감나무는한식구처럼정겨운존재였다.제무게를이기지못하고담장밖까지삐져나온감은엄마품처럼넉넉했고,장대로털어내면후드득떨어지는감은일년내내먹을거리는부족한이들의소중한간식이되어왔다.감은땡감과단감으로구별하고,연시와꽂감으로그명성을자랑한다.
다양한감맛을느끼고싶다면바로지금이제철이다.잘익은단감은깎아먹고,독에넣어둔말랑한홍시는온가족주전부리로손색이없다.또한매년12월이면겉은곶감처럼꾸덕꾸덕말랐지만속은홍시처럼부드러운반건시를맛볼수있다.그뿐인가?1월이면하얗게분이오른곶감으로겨울밤이즐겁다.총천연색맛을뽐내는감중에서도최고의맛은단연곶감.두고두고먹어도질리지않는데다냉동보관하면일년내내변치않는맛을즐길수있다.
제철과일을찾기가쉽지않았던시절곶감은우는아이도방긋웃게하고,무서운호랑이도달아나게했다.게다가감은카로틴과비타민A가풍부한과일이다.특히곶감에는같은양의감에비해무려16배나많은비타민A가함유되어있어하루한두개만먹어도우리몸에필요한비타민양을온전히섭취할수있다.지금,달콤하고쫀득한곶감의맛에빠져도좋을때이다.
상주나들목을진입하자마자너른들판엔대규모곶감건조장이즐비하다.한겨울,거리에는제때사람손길을받지못한감나무들이여태껏주홍빛열매를이고있다.찬서리와눈보라에도아랑곳하지않고매달려있는주홍빛감.이고장의풍요로움을말해주는듯하다.
예종실록(권2,즉위년11월13일)에는‘지금곶감의진상을상주에나누어정하였다.’하는기록이나온다.대궐에까지진상했던상주곶감의명성을이처럼문헌으로도확인할수있다.
은행나무보다감나무가더흔한고장.700년동안제자리를지키고있는명물감나무부터열살짜리젖먹이까지사이좋게공존하고있다.전국최대의곶감생산량을자랑하는감의고장상주.감나무가지천으로널린그곳에는주홍빛감들이바람과태양의힘을받아곶감으로거듭나고있다.
낙동강유역의기름진황토의수혜를받은상주곶감은전국곶감생산량의60%를차지하고있다.이런대한민국대표곶감을만든일등공신은바로빛과온도.일조량이좋은상주는과육이영그는데최적의조건을가졌다.감을따는수확기에도비나안개의방해를받지않는다.수확기는물론겨울철에도일교차가커감이마르는과정에서당분이동이활발히이루어지므로자연스레달고맛있는곶감이탄생한다.
무엇보다상주곶감의명성을일궈낸건바로품종이다.감은둥시,반시,고종시등다양한품종이있는데,품종에따라단감,홍시,곶감등먹는방법이달라진다.즉품종에따라최고의맛을느낄수있도록각각다르게재배하고수확한다.타원형을띠는둥시는상주지방이주산지로수분함량이적어서말렸을때가장맛좋은꽂감이된다.또한당도가높고쫄깃쫄깃해곶감으로만들면최고의상품으로탄생한다.모양이편편한반시나대봉시는홍시를만들어먹으면제맛이난다.
곶감전용품종인둥시가대부분인지라상주는일년중가을부터겨울까지가장바쁘다.보통15년된감나무가2천여개의열매를맺는데,상주에서생산되는곶감만한해2억여개정도라니겨우내감벼락을맞는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이다.태풍피해한번없었던지난해,300년된감나무에도감이빼곡하게달렸다.풍요로운결실덕에상주에사는모든아낙들이감을깎았다.평년을훨씬웃도는생산량때문에미처따지못한감도많단다.감이하도많이열려이걸다따자면인건비도안나오겠다는행복한비명(?)도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