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미래학에선
“에이,엉터리같은것!”그러나그엉터리같은것이사회를변화시키고,우리의삶을바꿔놓는다.데이터교수는1970년대초에텔레비전프로그램진행자로명성을얻은적이있다.미국공영방송PBS의하와이방송국에서그는‘미래에채널고정(TunetotheFuture)’이라는프로그램을진행했다.방송에서미래학을강연해달라는요청에데이터교수는당시미국에서인기를끈코미디프로그램을참고하자고제안했다.
여러사람이등장해빠른속도로미래에벌어질일들을말하고는사라지는것이다.
주로데이터교수의제자들이등장해미래를말하곤했는데,이들이떠든내용중상당수는우스꽝스럽게보이는삶을사는사람,미쳤다는소리를듣는과학자,이해하기힘든그림을그리는예술가등에게서들은내용이었다.언뜻황당하게보이는이들의삶이실은우리가미래에서목격할삶이될수있다는가능성때문이었다.
데이터교수는종종“비폭력적이면서황당한아이디어를제안하는사람에게상을주고방송에등장시켜일반시청자에게보여줘야한다”고말한다.이프로그램은전미(全美)프로그램상을수상할정도로인기가높았다.
그러나이과정에서미래학자는때로사회적저항에부딪히고놀림을받을수있으며외로울수도있음을각오해야한다.언젠가데이터교수에게“황당한이야기를하는미래학자로서의삶이외롭지않으냐”고물은적이있다.그랬더니“친구가있어서괜찮다”고했다.그에겐확실히친구가많다.늘세계각지에서온학생들이미래학을배우러찾아오며,전세계에서활동하는동료들은데이터교수에게심심치않게재미있는이야기를들려준다.
늘웃고농담하며지내는그를곁에서보고있노라면나도흥이난다.그러나1년넘게지켜본바로는그가스스로외로움을택하고즐긴다는생각도든다.미래학에대해떠드는것을좋아하지만그것이저녁시간까지이어지거나파티로연결되지는않는다.종종각종모임에서저녁파티에초대받곤하는데도가능하면가지않는것같다.혼자사색하고상상하며자료를찾는데주로시간을쓴다.데이터교수는새벽5시30분이면일어나인터넷을검색하며자료를찾아모으고오후엔학교연구실에나와e메일을주고받느라정신이없다.
저녁수업이없는날은오후5시쯤퇴근해아내와함께조촐하게‘스시’로저녁을먹는다.이게그의삶이다.데이터교수의정보검색기술은따로지면을할애해설명해야할것같은데,나로선흉내내기힘들정도로다양하고도집요하다.그의컴퓨터메인화면에는새로운정보만모아정리해놓은‘Scan’이라는폴더가있다.이폴더에저장된정보는그가예전부터추적하고관계를맺어온과학자,사상가,미래학자,발명가,사회과학자,건축가,생물학자등으로부터받은것이다.
신기술에대한그의관심은꽤오래됐는데,일례로1973년에쓴그의글
언젠가내가정보를모으는방법에대해묻자그는“사람을좇으라”며“근원과가깝게지내라(closetotheorigin)”라고한적이있다.
1980년대와90년대는아마그의인생에서가장바빴던때로기억될것이다.세계미래학자들의네트워크인세계미래학연맹(WorldFuturesStudies
그과정을통해그는새로운개념을많이고안해냈는데,그중잘알려진게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를넘어선
사회주의미래학자는물론정치인들과도교류했다.중국의리펑총리를만나기도했고,1989년엔평양에서당시북한사회과학자협회위원장을맡고있던황장엽노동당비서를만나미래학에관한대화를나누기도했다.그는그때북한사회에서받은인상을이렇게적고있다.
1990년은미래학자들조차세계의변화에대해깜짝놀란해였다.동독과서독이통일됐기때문이다.그는‘세계미래학연맹과나’라는글에서당시의소회를이렇게적고있다.
2008년7월데이터교수는미래학계의대표저널로평가되는‘퓨처스’40주년기념논문에서‘40년전‘퓨처스’첫호에서미래학자들은머지않아세계의에너지자원이고갈될것이라고분석했는데,지금도같은소리를반복하고있다.도대체뭐가변했는가’라며미래학자들의자성을촉구했다.1968년이라면석유파동이있기전이다.그런데도미래학자들은‘퓨처스’첫호에서“지금까지인류는미래세대에게물려줘야할지구의자원을마구사용했다.
그대가로조만간지구의생태계가위협받을것이다.에너지자원을다양화하는방안을마련해야하며,자원의효율성도높여야한다.에너지부국과빈국의불균형을해소하는방안도시급한과제”라고주장했다.지금읽어도전혀생소하지않다.40년이지난지금도똑같은‘흘러간노래’를부르고있기때문이다.
●서울대국문과졸업,동대학석·박사(국문학)
●일본릿쿄대교수,일본외무성부설연구소교수,미국버지니아대교수,세계미래학연맹초대사무총장·대표
●現미국하와이주립대미래학대학원장·정치학교수,프랑스국제우주대교수,세계미래학연맹이사
누구도찾아읽은적이없는듯40년전나온잡지는먼지가쌓이고색이누렇게바랬다.
이를본노(老)학자는눈물을흘리고만다.
주위를둘러보니미래를걱정하며밝은미래를설계하는젊은미래학자가많이있기때문이다.그는이들에게희망이있다면서글을맺는다.
●광운대전기공학과,연세대신문방송학과졸업
●전동아일보신동아기자
●現하와이주립대미래학대학원석사과정,‘미래의대학교육’프로젝트연구원
●저서및논문:‘그들은어떻게억대연봉자가되었을까’‘다르지않으면성공할수없다’‘H그룹직장영웅전설’‘FromExperiencetoRelation:LaszloandInayatullah,twofuturistscompared’
어떤주제든반론의가능성을열어놓는데이터교수는좀체단호하게말하는법이없다.그러나내가가끔엉뚱한질문을할때면단호하게나온다.엉뚱한질문은이런것이다.“미래가너무어둡습니다.모든게암울해보입니다.”그러면데이터교수는이렇게말한다.
“동의할수없는걸.너요즘공부하지않는구나.미래학저널만봐도희망적인전망이얼마나많은데.”이렇게혼나고나면이런생각이든다.미래학은다만희망을이야기하는것이라고.(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