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호씨개척한B코스로부채바위·오래봉등주변풍광즐기며하산
태산이왜그렇게중국인들에게사랑과존경을받으며그역사적의미는무엇인가에대해서,그리고태산에어느황제의무슨비석과어떤마애석각이남아있는가를지난1월호부터2회연속으로살펴봤다.동서고금을막론하고자연은시인들에게아름다운소재다.하물며중국인들에게최고의산으로꼽히는태산은역대황제들뿐만아니라유명시인들의발길이끊이지않았다.
시인들은자연을보고그냥지나치는법이없다.아름다운자연을보면시심이본능적으로솟아오른다.굳이시인이아니더라도누구나경험했을것이다.하물며태산이다.모든중국인이우러러보는산이다.내로라하는시인이면분명작품을남겼을법하다.어떤문인이어떤글을남겼을까?이번호에서는그작품과함께태산여행을떠난다.
중국문학중에으뜸으로꼽히는당시(唐詩)는우리나라에도많은영향을끼쳤다.두보(杜甫)는당대중국최고의시인으로불린다.한때시성으로까지추앙받았다.그는태산에올라그유명한‘망악(望嶽)’을지어아직까지회자되고있다.그가노래한태산을보자.
대종부여하(岱宗夫如何)/
1·2구는멀리서본태산,3·4구는가까이서바라본산,5·6구는산허리에서,7·8구는산정상에서뭇산들을굽어보겠노라는두보의다짐이다.이시는두보가29세쯤되었을때과거에떨어져관직에진출하지못하고제·노일대를여행하면서쓴작품이다.아직젊은패기에찬모습을보여준다.뭇산들은소인배,즉관료를말하며자신은기필코관직에올라그들을내려보겠다는의지를보이고있다.두보에게있어태산은선계(仙界)의세상이아닌현실을잘헤쳐나가도록격려해주는인간적공간으로기능하고있다.
반면두보와쌍벽을이루는이백은태산을선계의세계로나타내고있다.이백은‘유태산(遊泰山)’이란제목의연시로6수를지었다.첫수를대략살펴보자.
사월상태산(四月上泰山)사월에태산에오르니
석평어도개(石平御道開)돌이평평하니황제가갔던길이라네
육룡과만견(六龍過萬堅)여섯용이만개골짜기를건너
간곡수자회(澗谷隨紫廻)계곡물따라휘감아돌도다
…중략…
옥녀사오인(玉女四五人)하늘나라너덧명의옥녀가
풍요하구해(搖下九垓)바람타고하늘에서내려오네
함소인소수(含笑引素手)웃음머금고하얀손당겨서
견아유하배(遣我流霞杯)나에게유하주술잔을남겨주네
계수재배지(首再拜之)고개조아려재배하니
자괴비선재(自塊非仙才)신선될재주아닌것이부끄럽다
광연소우주(曠然小宇宙)마음을열고온우주를작게보며
엽세하수재(棄世何愁哉)세상버리니무엇을걱정하겠는가!
이백은태산의경치를객관적으로묘사하고,자연그자체의아름다움을찬미하다가후반에서는자신의감정을삽입하여인간세상을떨쳐버리겠다고읊고있다.이런수법은전통적인산수(山水)시의형태다.이후의2수부터6수까지도1수와비슷한형태로진행된다.전반부에는태산의경치를묘사하고,후반부에서는신선을등장시키고있다.
이백이신선세계를희구하는열망에대해원나라의이간(李簡)은이백이삼선산과같은선계를희구하기는했지만안기생과같은전설상의선인을만나지는못했다고꼬집고있다.
이백불우안기생(李白不遇安期生)/이백은안기생을만나지못하였는데
안득우익비봉영(安得羽翼飛蓬瀛)/어찌날개얻어삼선산으로날아갔겠는가?
명나라의이반용(李攀龍)이쓴‘태산편’에서도옥수,영액,영지등의선계표현을쓰며태산을인간이사는세상이아닌세계로착각하고있다.
선인각옥수(仙人攬玉樹)선인이옥수를잡고흔드니
수발생청풍(須發生淸風)모름지기맑은바람이불어온다
영액비루원(靈液飛淚湲)영액은날듯이졸졸흐르고
지초여고봉(芝草如蓬)영지풀은고봉처럼떠다닌다
이와같이태산은선계와속계를넘나들며문인들의작품소재가됐다.신선을만나고싶은문인은그들대로감정을태산에서풀었고,자연경관에감탄한문인은자연그자체를시로옮겼다.태산의자연경관을노래한시인들중금나라원호문은‘등악(登嶽)’에서일출광경을보며전설과연결시켜표현했다.명나라성주도같은제목에서세월의무상함과역사의영고성쇠는자신의인생역정과무관하지않음을읊으며한탄하고있다.
진비무자명공재(秦碑無字名空在)/진의무자비는헛되이이름만남았고
당각마애소자봉(唐刻磨崖蘇自封)/당의마애석각은저절로이끼가덮였다
추격궁반상왕사(追客窮攀傷往事)/쫓겨난나그네가산에올라옛일에마음상하고
불승비골수강풍(不勝痺骨受剛風)/야윈몰골을이기지못한채거센바람을맞이한다
당대의시인이섭은진시황제가비를피하게해준나무에9급작에해당하는‘오대부’라는작위를하사한데대해소나무에대한감탄과인간의비애를동시에나타냈다.
운목창창수만주(雲木蒼蒼數萬株)/구름처럼푸르고푸른나무가많건만
차중언명역응무(此中言命亦應無)/이가운데명령을내려도응하는것이없구나
인생부득여송수(人生不得如松樹)/사람의인생이라는것이
각우진봉작대부(却遇秦封作大夫)/대부에봉해지는소나무보다못하구나
명나라의방효유(方孝儒)는‘하일등대(夏日登岱)’에서봉선대를노래하고있다.방효유는진한시대에봉선의식을행하던봉선대를바라보며,하늘에가장가깝다고여긴태산정상에서벌어지던성대한의례를상상하며천지를엄숙하고경건한마음으로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