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산 [52] *-

불.수.사.도.북(2)

사는것이끝없이이어지는산행길과같다.

산을하나넘고고개를하나넘으면또다른산과고개가기다린다.그러나산에오르고고개를넘으면또내리막이있다.산을오르다가픈숨을몰아쉬며나무등걸에앉아쉬기도하고계곡을만나목을축이기도한다.가끔은내리막에서넘어지기도하고숨은가시에손을찔리기도한다.길을잃고갔던길을되돌아오는일도반복한다.

지금나는저산어디쯤가고있을까.

산에올라산아래를바라보면서내가저아래있었을때나는얼마나작은존재였던가를무섭게느낀다.산을찾아가는것.나를느끼고나를알아가는방법이다.

지난밤11시가지나불암산능선에붙었을때,한산꾼이우리일행을앞질러지나가려했다."우리는’불수사도북’종주시작하는참인데아저씨는어디까지가시나요?"

"향로봉까지갔다가다시돌아오는왕복’불수사도북’을30시간에끝내보려고합니다"

왕복?미쳤군.산꾼이우리를앞질러달려가자우리끼리쑤군거렸다.

"그런데말야…저아래동네불빛만반짝이는아파트에서TV보며잠자리를준비하는사람들이보면,분명우리도미친축에끼는게틀림없을거야"

‘불수사도북’은서울근교에서가장길고험한종주산행코스다.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45km를한번에계속종주한다.서울과의정부시의야경을감상하며하늘에반짝이는별빛을바라보며암릉과암릉으로이어지는5개의큰봉우리를넘어야한다.

지난밤10시에불암산들머리를출발하여6시간만인새벽4시에회룡역에도착했다.

전체산행의삼분의일정도를끝낸것이다.미리예약해둔해장국집에서이른아침을먹고다시출발한시간은04:50분.세번째봉우리인사패산을향해호암사들머리로접어들었다.

사패산호암사로통하는굴다리.

사패산들머리로통하는데회룡역에서이들머리를찾는데애를먹는다.

굴다리를지나호암사지붕이보이는곳에서계곡왼쪽으로길을잡는다.계곡을건너면서샘이있다.

사패산과도봉산을걸어서하산때까지물이없으므로이곳에서식수를보충해야한다.

03:50회룡역해장국집출발

05:05사패산호암사입구

-범골능선에서본회룡사.-

사패산의동쪽자락에자리하고있으며회룡역을통해사패산과도봉산산행들머리로많이이용된다.

회룡사(回龍寺)라는이름은서울을도읍으로정했던태조이성계와관계가있다.

왕위에오른이성계가이곳에서삼년기도를올리고있던무학대사를찾아왔는데

‘임금이되어돌아왔다’는뜻으로이절의이름을회룡사라고개칭했다고한다.

‘왕의귀환’.

사패산(552m)정상에올라일출을보려고했는데예상보다일찍일출이시작됐다.

뒤에남아서해가한참떠오를때까지사진을찍었다.선두는벌써사패산정상에올라갔을시간이다.

05:45사패산범골능선

06:00범골능선에서일출을보다

사패산정상에서바라본동쪽의수락산과불암산.

왼쪽이수락산이고사진오른쪽에뾰족하게보이는것이불암산이다.불암산에서산행을시작했으니밤새

걸어온산길을가늠해볼수있겠다.

-버섯바위.-

사패산정상부근모자처럼보이는버섯바위뒤로의정부시내와경기북부의산들이한눈에들어온다.

‘사패(賜牌)’라는것은왕이왕족이나공신들에게내린토지나노비등일종의하사품이었다.사패산은조선

선조가각별히아끼던여섯째딸인정휘옹주를유정량에게시집보내면서하사한산이라하여붙은이름이다.

사패산에는삼국시대고구려의석축보루성의유적이남아있다.

‘불수사도북’전체산행일정의반도지나지않았지만사패산정상에서미리완주기념촬영을하였다.

사진뒤에북한산백운봉,인수봉,만경봉세봉우리가뚜렸하게보인다.백운봉(836.5m)는북한산의최고봉이고

인수봉은전문암벽등반가들의천국이다.아주오래전에이암벽에붙어덜덜떨던기억이새롭다.만경봉은

국망봉이라고도하는데,이성계가한양에도읍을정할때무학대사와이곳에올라새도읍터를바라보았다고해서

생긴이름이라고한다.이성계가만경대정상까지올랐다면전문크라이머수준은아니었더라도상당한위험을

감수해야했을듯한코스다.

06:30사패산정상

-사패산정상.-

뒤에불암산정상이보인다.‘불수사도북’코스에서사패산정상은생략하기도한다.

등산로에서약600m벗어나있어왕복1.2km를더걸어야하기때문이다.

범골능선과사패능선이능선이만나는삼거리.

혼자뒤에쳐져서스틱만놓고사진을찍었다.

사패능선에서도봉산포대능선으로향하는길.진달래가아직한창이었다.

포대능선산불감시초소쪽에서본도봉산정상.

-도봉산의정상자운봉-

자운봉,만장봉,선인봉등깍아지른바위위에끈끈한생명력으로버티고있는소나무가인상적이다.

07:47도봉산포대능선산불감시초소

08:30도봉산신선대자운봉도착

09:00Y계곡통과

도봉산포대능선곳곳에남아있는대공포대의흔적들.

포대능선이라는이름도이곳에수도서울을방어하는대공포부대가주둔하고있어서붙은이름이라고한다.

도봉산오봉.

도봉산오봉은북한산.도봉산암릉중에서도가장인기있는암릉이다.

다섯개암봉으로이루어진오봉은오래전부터암벽등반가들에게도알려져1926년임무와일본인이이야마

다쓰오가제1,제2,제3봉을초등하고,1930년영국인크리프휴아처와매크리가제4,5봉을초등한것으로

알려져있다.현재는초보클라이머들의위한암벽훈련장으로인기가높은암릉이다.

10:00도봉산오봉

10:15오봉샘도착

11:00우이암도착

오봉능선에서내려서면’오봉샘’이나온다.

사패산과도봉산능선에서처음으로만나는샘이라이곳에서목을축인다.

도봉산의동쪽사면은등산로가거미줄처럼

얽혀있어종주길을찾는것이쉽지않다.

12:00우이령도착(30분휴식)

12:30우이령용덕사입구출발

우이령에서북한산영봉으로오르는들머리.

오봉능선에서우이령으로내려오는길과우이령에서북한산영봉으로올라가는들머리찾기가쉽지않다.

영덕사에서육모정고개로가는왼쪽등산로를택한다.

‘불수사도북’종주에서가장힘든고비가우이령에서영봉,위문까지올라가는길이다.2시간정도의오르막도

오르막이지만12시간이넘는산행에지치고졸려오기때문에보통은이오르막에서북한산을포기하게된다.

반대방향으로진행하면수락산오르는시간이가장어려운고비가된다.

북한산위문.

위문에서15분올라가면북한산최고봉백운대다.

위문까지오르면’불수사도북’전체구간에서큰오르막은없다.

북한산주능선을따라비봉능선까지는비교적평탄한길이이어진다.

13:30북한산영봉

14:30백운산장

15:20위문도착

16:30대동문

향로봉에서본일몰.

비봉을우회하고향로봉아랫길을돌아족두리봉으로향하는데멀리일산쪽으로해가지고있었다.한강은붉은빛을반사하며띠처럼보이고…향로봉아래바위에앉아한참동안해가가라앉기를기다렸다.향로봉은내가100번쯤은올랐던곳이지만이렇게근사한일몰을처음인것같다.

17:17대남문

18:12승가봉

18:30비봉

19:00향로봉

19:30족두리봉

20:10불광동도착

‘불수사도북’마지막봉우리인’족두리봉(수리봉.367M)’에서본서울도심의야경.

왼쪽에북악산성벽조명이길게띠를이루며반짝인다.오른쪽에남산타워의야경도보인다.대남문을지나

문수봉,승가봉,비봉,향로봉,족두리봉으로이어지는북한산비봉능선은서울도심이한눈에보이는최고의

조망을가졌다.비봉,향로봉,족두리봉의암릉길은초행자가피해야할험로지만우회로에서도도심을한눈에

볼수있다.

한밤에시작된산행은다시밤이되어서야끝났다.21시간50분.

애초부터산행시간을중요하게생각하지는않았지만20시간내에들어올수있을거라는기대를했었다.

예정시간보다2시간정도늦어졌다.

하지만같이출발한9명이낙오나사고없이무사히완주했다.

시간을줄이기위해우회로를택하지도않았고,수락산기차바위와사패산정상,도봉산Y계곡,오봉능선을다밟았다.

사진찍는시간이많이뒤쳐지는나를선두는항상기다려주었다.

같이산행을해준전윤정대장과거인산악회백두대간12기산우들에게감사드린다.

산행코스

상계역-깔닥고개-불암산-덕능고개-수락산-동막골-범골매표소-사패산-포대능선-신선대-오봉능선-우이령-영봉-위문-대남문-비봉-족두리봉-불광동

산행거리:약45km

산행시간:21시간50분(4월17일22:20불암산공원출발18일20:10불광동도착)

산행인원:9명

-출처/바람처럼님/’카메라와길을가자’에서-

->*산행길잡이*1394년이래조선이도읍지를시작하여,현재수도인서울의산은대부분암산이지만,빼어난능선과계곡을이루고울창한나무와숲은그아름다움으로인해서울시민의휴식처로각광을받는다.풍수지리학자들은크고작은산으로둘러싸인서울을천하명당이라고말한다.서울을감싸고있는대표적인산이‘강북5산’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이고,‘강남7산’은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우면산-관악산-삼성산이다.

산악인들은‘강북5산’에서사패산을제외하고,한글자씩따서‘불수도북’이라한다.산악인사이에는강북5산이나,강남7산을종주하는게오래전부터유행하고있다.’불수사도북’종주는분명강한체력과끈질긴인내심을요구한다.종료지점에따라도상거리40km안팎,실거리50km에이르는긴산행이고,의정부시장암동이나강북구우이동은아예바닥까지내려섰다가다시올라서야하는데다도중에탈출로가많아포기하라는유혹도많이받는다.

그런면때문에지리산종주산행이나,설악산서북릉보다오히려더힘들다고평하는경험자들이많다.’불수도북’종주산행은거의다불암산에서시작하여,북한산에서끝을맺는다.아무래도가장높고가장긴북한산종주로마지막을장식하는게어울리기때문이다.불암산은불암동,상계동,중계동등기점이여럿있으나,교통편을고려할때,상계역을기점으로잡는게가장바람직하다.상계역전철역1번출구로빠져나가상가를끼고수락산방향(왼쪽)으로200m쯤걸으면사거리가나온다.

여기서오른쪽횡단보도를건너면‘상계여자중학교,재현중고’안내판이보이고,이방향을따라청암아파트를왼쪽에두고걸으면불암산공원사무소앞으로올라선다.부근의샘에서수락산행을마칠때까지마실식수를준비한다.불암산정상에서덕릉고개로하산하면수락산과는연결된연결통로를건너도솔봉을향해오르막길을오르게된다.도솔봉을지나면능선길은편하게걸을수있다.치마바위에서부터는암릉길이이어진다.

하강바위를지나고코끼리바위를돌아철모바위봉에서정상까지는멀지않다.기차바위를타고내려가능선으로하산을하여의정부역뒤로해서밤골지킴터에서사패산을향해올라가야하는데,정상에서바닥까지내려왔다가다시사패산으로해서도봉산까지올라가야하는힘든코스가이어진다.사패능선에서포대능선을걸어서도봉산정상을오를수있는봉우리신선대에올랐다가도봉주능선에서다시오봉능선에서오봉정상에선다.

오봉에서우이암정상에서우이동으로하산한다.도봉산과북한산은우이령으로이어지지만우이암-영봉구간은군사보호구역과휴식년제구간으로입산이금지돼있다.따라서우이암남릉을따르다우이동을거쳐도선사주차장-하루재-위문길을따라야한다.용암문,시단봉,북장대,대동문,보국문,대성문,대남문,문수봉,승가봉,사모바위,비봉,향로봉,족두리봉으로이어지는북한산코스는멀고시간이많이걸린다.하산은불광역이나,연신내역으로하게된다.

산행시간은불암산2시간,수락산4시간,도봉산5시간,북한산5-6시간에통과하는것으로잡고진행을하지만,밤과낮을이어서산행한다는것은고역이아닐수없다.장암동과우이동에서2시간씩식사와휴식시간을가지고,지루하지않게진행하는것이좋다.반드시챙겨야할것들은랜턴은당연히필수이고,간식은충분히준비하도록한다.장암동과우이동에서배불리먹으면더이상먹거리가필요치않을것같지만,잠안자고걷기에체력소모가많다.

그에따라칼로리보충을위한간식을넉넉히준비해야한다.초콜릿이나사탕처럼효과가바로나타나는간식이좋다.고형의에너지바,달리기용튜브식에너지보충원도권할만하다.산행시기선택은너무덥거나춥지않은봄이나이른가을이좋다.한밤중에는기온이떨어지므로가벼운덧옷이나윈드재킷은꼭휴대해야하고산행동료는5명에서10명이내가바람직하다.너무많으면선두와후미가벌어저진행에지장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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