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즐거움20선]<4>산티아고가는길
《“고요한길위에서묵묵히한발한발내딛는800km의여정.때론지겹고정형화된,예측가능한하루하루에단조로움을느끼기도했다.뙤약볕에몸이축축늘어지고무거운배낭이어깨를짓누를때마다‘사서고생’이란생각도들었다.하지만사서한그고생은그만한가치가있었다.여행은마음이다.어떤마음으로길을,풍경을,도시를,사람을품었는가이다.많은것을바라지않으면오히려많은것이보인다.볼것이없으면나를바라보게된다.”》
800km순례자의길에서만난축복
프랑스남부생장피에드포르에서스페인북부갈리시아지방의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이르는‘산티아고길’.예수의제자야곱이복음을전하기위해걸었다는이길은세계각국에서순례자를빨아들인다.국내에도더는낯설지않은이길에도전한사람은부부와시어머니.부부끼리면몰라도시어머니와함께했다니,인적구성이독특하다.더군다나아내는잡지사취재기자,남편은사진기자출신.아내는적고남편은찍어글과사진이모두풍성한책을남겼다.
부부는직장을그만두고합심으로여행관련책을몇권냈다.세계여러곳을다녔지만뭔가다른경험이필요했다.전화,인터넷,자동차의방해를받지않는,오직자연과두다리로마주하는여정이부부를자석처럼당겼다.부부는2007년9월10일부터그해10월10일까지한달동안하루평균30km남짓을걸으며일기를쓰듯기록을남겼다.
이들이첫날길에서만난사람은열예닐곱으로보이는소년과중년의아버지.불량청소년인아들은수행프로그램을이수중이었다.아버지는말안듣는아들의배낭까지지고있었다.아들은걷다가길에벌렁드러눕기도했다.달래던아버지는급기야소리까지질렀다.그래도아버지는아들을끝까지달래서묵묵히걸었다.부부는“버리려야버릴수없는아버지란숙명의짐을느꼈다”고적고있다.
닷새째되던날에는샹송을멋지게부르는노인을만났다.레스토랑에모인여행자들이흥을돋우자노인은목청껏노래를불렀다.그러자옆에서는자연스레기타가등장했다.식당에모인사람들모두가어깨동무한채노래를불렀다.국적이따로없었다.‘이곳이아니면가능할까?’부부는생각했다.
바람한점없이햇볕이따가운날,지평선이보이는끝없는평지길을걸을때면살갗에닿는햇볕이바늘로찌르는것처럼따가웠다.반바지밑의종아리가커피색스타킹을신은것처럼새카맣게변했다.배낭이더욱무겁게느껴졌다.그래도짊어지고가야했다.누구에게도움을청할수도없었다.“내인생길은내가책임지는것과똑같다”고부부는느꼈다.
시어머니와나란히걸으며며느리는많은이야기를나눴다.시아버지의사업실패로겪었던고초를들으며같이눈물을흘렸다.남편과시아버지의흉을보며더가까워졌다.밤낮으로함께걸으며고부사이는모녀사이로진화했다.
목적지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도착해부부는길위의여정자체가더없이소중했다는것을느꼈다.그곳에서만났던여러국적의사람들,황량한들판,전원풍경,스페인의시골장터등이모두축복이었다.
이책은산티아고길의철학적인해석이기도하지만두발로한달간누빈현장보고서이기도하다.책뒷부분에는걷기좋은시기,여행비용,준비물등친절한안내가나온다.파리에서출발지까지기차타는방법,알베르게(순례자들의저렴한숙소)의식사메뉴고르는방법등저자들의생생한경험이담겨있어여행을계획하는이들에게큰도움이된다.
-글/민병선동이일보기자-/-공저/최미선,신석교/넥서스북스/2009년1월-
-가고싶은"길"-산티아고가는길(ElCaminodeSantiago)-
"카미노데산티아고(ElCaminodeSantiago)"
프랑스국경에서시작하여성야고보의유해가묻힌성지"까미노데콤포스텔라"에이르는스페인북부의길이다.약900년전부터"순례자의길"로시작된이길은로마,예루살롐과더불어세계3대성지중하나로꼽힐만큼카톨릭의역사.문화적으로높은가치를인정받고있다.
현재는종교적순례의목적외에다양한목적을가진수많은국적의사람들로부터사랑받는세계적인도보여행코스로변모하였으며,이길을찾는여행자의발걸음은해마다늘어나고있다.이길을통해환상적인스페인갈라시아지방의언덕과숲,소박하고예쁜시골마을들은물론현대건축의거장가우디의건축물을접할수있으며,다양한나라에서온여행자들을만날수있는절묘하고드라마틱한경험을만끽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