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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이하나의섬인것처럼아무리작은섬도섬은그자체로하나의대륙이다…나는머지않은시간에이나라대부분의섬들이사라질것을예감한다.이미많은섬들이육지와연결되었다.다리가놓이면섬은더이상섬이아니다…끝내는소멸해버릴섬들,섬의풍경들.그마지막모습을포획하기위해다시섬으로간다.”》
바다냄새물씬‘진짜섬’100곳탐방
한국에는4440여개의섬이있다.이중유인도는500여개.시인인저자는10년동안‘사람사는모든섬’을걷는다는계획을세운뒤3년동안100여개의섬을걸었다.이책은그가거제통영완도신안군산제주강화여수대천의섬들을찾아다닌기록이다.섬을걷는정취와바다냄새,정겨운사람들의이야기가함께녹아있다.
경남거제시의지심도는장승포항에서5km떨어져있다.멀지않은거리지만뱃길이끊기면섬은고립된다.섬의유일한운송수단은짐수레를매단오토바이다.고작열다섯채의집이있는데대부분민박으로생계를꾸린다.
시인이묵은민박집주인은10여년전우연히여행을왔다가빈집을사서고치고일부는새로지어이곳에서살게됐다고한다.외지에서들어온사람들은대부분이런경로를거쳤다.동백꽃이만개할무렵이면하루에1000명의관광객이몰려오지만그외는한적한편.차가없으니걷기도좋다.동백숲으로난흙길을걷는다.해안절벽에가까워질수록파도소리가거세진다.
전남완도의여서도는육지에서멀리떨어진낙도다.이곳에서는돌집들과높고거대한돌담들을볼수있다.“이섬은돌과바람의나라다.오래된삶의흔적이고스란히남아있는섬은마치사라진잉카나이스터섬의유적처럼경이롭다”고저자는말한다.
가파른비탈에서있는집들중반은돌집.돌담에둘러싸인마을은거대한성곽도시같아보인다.돌담길을따라걸으면서저자는대부분폐가가된쓸쓸하고적막한풍경속에서사색에잠기거나등대로만나는길목에서고래의형상을빼닮은바위를보며반가워하기도한다.
제주도주변에도가파도,마라도,추자도등가볼만한섬이많다.가파도는섬전체가수면과평행으로보일정도로낮으며산이나언덕이없다.저자는“언뜻보면물에잠길듯이위태롭지만사람살이내력은신석기시대까지이어진다”고소개한다.제주도일대180여기의고인돌중135기가가파도에있다.이곳은포구에서부터성게향이가득하다.
해녀들이성게를쪼갠뒤작은숟가락으로성게알을긁어내는장면을만날수있다.섬에는두개의큰길이있지만저자는여기서자동차는전혀위협적인존재가못된다고했다.속도가붙기도전에길이끝나기때문이다.포구선착장부근의패총흔적을보면서상념에잠기기도한다.
“시간은사람이먹고남긴쓸모없는조개껍데기들,쓰레기마저귀중한유물로만드는신비한능력을지녔다…아무리하찮게여겨지는삶도시간의주재하에서는하찮은것이아니다.삶의어느사소한것하나도돌이켜보면소중하지않은것이란없다.”
정신없이살면서잊혀져가는것들의소중함을돌이켜보는것이섬을여행하고걷는즐거움일것이다.여행지에대한정보소개보다는그곳을둘러본저자의사색과감상위주로구성돼있다.섬여행을떠나기전에참고해도좋을것같다.
-섬을걷다/지은이강제윤/홍익출판사/-글/박선희동아일보기자-
-그섬에가고싶다.[1]-
1.바람의섬비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