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무소대표인아버지,호스피스자원봉사를하는어머니,각각대학졸업반과고등학생인첫째와셋째아들.군복무때문에불가피하게빠진둘째를제외한가족네명이2004년7월히말라야를올랐다.
가족각자에게는취업,진학,회사일,자원봉사등나름대로의일상이존재한다.일상을멈추고길을떠나는이유는가족과함께하기위해서다.‘가족모두가균형의추를맞추기위해평소에소중하게여겼던것들,즉없으면곧죽을것같은것들을적당히덜어내는작업’을하기로결심한것이다.여행에는38일,한달이넘는시간이꼬박걸렸다.
책을쓴아버지는현지에서구입한생수가격까지기록하는꼼꼼함을발휘했다.여행전어떤코스를선택할지부터고산병이기는법,관광지정보,포터구하는법,꼭챙겨야할물건등현지에서직접실수를겪으며얻어낸정보가담겼다.
여행중가족을가장괴롭힌건고산병이다.네팔로들어가기전경유지인티베트라싸로비행기를타고오는관광객은평균고도3500m의고산지대에갑자기적응해야한다.이들가족역시도착첫날부터밤새‘먹은음식을호텔화장실에고스란히반납’하며고산지대신고식을혹독하게치른다.
낯선음식이입에맞지않아배가홀쭉해질정도로살이빠지고,열흘동안이나제대로샤워도하지못하는고생을겪으면서이들이의지한것도바로가족이다.가족중아무도몸무게를몰라0.1톤으로‘추정’한다는막내는고소증세때문에트레킹내내고생한다.하지만트레킹막바지에접어들면서는생리통으로힘들어하는어머니의짐을대신들어주며“힘내세요”라고말한다.사방으로눈덮인산이보이고저멀리서는눈사태로일어나는굉음이들리는,히말라야의아름다운경치도힘을북돋운다.
여행시작28일,트레킹시작16일만에가족은드디어해발5360m인고쿄피크정상에오른다.숨쉬기도힘든정상언덕에서거센바람을맞으며느끼는벅찬마음도서로를믿고의지해온가족이있기때문에한층크다.
가족은트레킹에서돌아온뒤에도걷기운동을하며건강을유지하기위해노력했다.여행중어학실력이부족하다고느낀첫째는어학연수를시작했고,막내는히말라야고봉을올랐다는자신감으로입시공부에열중한다.아버지는여행을통해가족이얻은것이무엇이었는지정리하며다음여행을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