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의 즐거움 20선]<16>온 가족이 함께 떠난 히말라야 트레킹 *-

[걷기의즐거움20선]<16>온가족이함께떠난히말라야트레킹

《“취직도,과외도,돈버는것도중요하지만정말중요한것은눈에보이지않는법이고,시간이갈수록가족이함께하는시간은점점줄어든다.…아내와나는부자도아니고가진것도많지않다.그나마갖고있는것마저도훗날아이들에게꼭줄수있다고보장할수도없다.그래서보장해줄수없는미래보다부족하지만지금아이들에게줄수있는현재의시간이더소중하다는생각으로여행을결심하고이를실행하기로했다.”》

해발5000m서‘가족’을찾다

건축사무소대표인아버지,호스피스자원봉사를하는어머니,각각대학졸업반과고등학생인첫째와셋째아들.군복무때문에불가피하게빠진둘째를제외한가족네명이2004년7월히말라야를올랐다.

가족각자에게는취업,진학,회사일,자원봉사등나름대로의일상이존재한다.일상을멈추고길을떠나는이유는가족과함께하기위해서다.‘가족모두가균형의추를맞추기위해평소에소중하게여겼던것들,즉없으면곧죽을것같은것들을적당히덜어내는작업’을하기로결심한것이다.여행에는38일,한달이넘는시간이꼬박걸렸다.

책을쓴아버지는현지에서구입한생수가격까지기록하는꼼꼼함을발휘했다.여행전어떤코스를선택할지부터고산병이기는법,관광지정보,포터구하는법,꼭챙겨야할물건등현지에서직접실수를겪으며얻어낸정보가담겼다.

여행중가족을가장괴롭힌건고산병이다.네팔로들어가기전경유지인티베트라싸로비행기를타고오는관광객은평균고도3500m의고산지대에갑자기적응해야한다.이들가족역시도착첫날부터밤새‘먹은음식을호텔화장실에고스란히반납’하며고산지대신고식을혹독하게치른다.

낯선음식이입에맞지않아배가홀쭉해질정도로살이빠지고,열흘동안이나제대로샤워도하지못하는고생을겪으면서이들이의지한것도바로가족이다.가족중아무도몸무게를몰라0.1톤으로‘추정’한다는막내는고소증세때문에트레킹내내고생한다.하지만트레킹막바지에접어들면서는생리통으로힘들어하는어머니의짐을대신들어주며“힘내세요”라고말한다.사방으로눈덮인산이보이고저멀리서는눈사태로일어나는굉음이들리는,히말라야의아름다운경치도힘을북돋운다.

여행시작28일,트레킹시작16일만에가족은드디어해발5360m인고쿄피크정상에오른다.숨쉬기도힘든정상언덕에서거센바람을맞으며느끼는벅찬마음도서로를믿고의지해온가족이있기때문에한층크다.

“우리는서로손을잡고말없이눈으로그동안의고생을위로하였다.집을떠나온지28일,티베트를거쳐히말라야의마지막정상에함께올라선우리는‘가족이함께했다’는강한감동에전율을느꼈다.”

가족은트레킹에서돌아온뒤에도걷기운동을하며건강을유지하기위해노력했다.여행중어학실력이부족하다고느낀첫째는어학연수를시작했고,막내는히말라야고봉을올랐다는자신감으로입시공부에열중한다.아버지는여행을통해가족이얻은것이무엇이었는지정리하며다음여행을기약한다.

“이번히말라야트레킹은우리가족각자에게,부족한것을채우고목표를향해서힘차게나아갈긍정의힘을불어넣어주었다.…우리가족이편안함과타성에익숙해져있을때,다시떠날기회를만들고,또기회가올것이라희망하고있다.”

-저자/한동신/다밋/가격9500원--글/이새샘동아일보기자-
저자소개:한동신
<온가족이함께떠난히말라야트레킹>,<18일간시베리아횡단열차여행기>
  • 1952년서울에서태어나한양대학교산업대학원건축공학과를졸업했다.서일대학산업체겸임교수,영동대학강사를역임했으며,2006년현재(주)건축사사무소대원아키텍대표로있다.지은책으로<온가족이함께떠나는18일간시베리아횡단열차>가있다.
      온가족이함께떠난히말라야트레킹펴낸한동신씨

    가까워지고싶은사람이있으면술을같이마시든가아니면,여행을떠나보라고했던가.

     한동신(로제리오54서울명일동본당)씨는여행을택했다.아내와두아들이함께한히말라야트레킹.가족간에무슨문제가있어서가아니었다.가족만큼소중한것이없다는평범한진리를다시한번확인하고싶은마음에서였다.보장해줄수없는미래보다부족하지만지금아이들에게줄수있는현재시간이더소중하다는것이한씨가밝힌가족여행동기이다.

     한씨가펴낸「온가족이함께떠난히말라야트레킹」(다밋9500원)은그가부인홍영미(로사리아50)씨와아들우현(요한27)ㆍ우주(요아킴17)군과2004년7월중순부터40여일간히말라야를오르면서동고동락(同苦同樂)한배낭여행기를일기식으로엮은책이다.둘째아들우일(요셉24)씨는군복무때문에아쉽게도함께떠나질못했다.

     여행기는가족이중국과티베트를거쳐히말라야고쿄피크(해발5357m)에올랐다가서울로다시돌아오기까지여정을실었다.여행기로서이책의가장큰장점은입국비자를받는일에서부터교통편숙박시설현지사정을비롯해하루에쓴경비까지여행에필요한모든정보를꼼꼼하게소개하고있다는것.이책한권만있으면한씨가족이밟은경로를따라여행하는데전혀지장이없을정도다.무엇보다여행경비를최소화할수있는방법이눈길을끈다.

     하지만이책이단순한여행기로그치지않는것은훈훈한가족사랑이살아숨쉬기때문.직장인인아버지는이여행을위해무려38일간이나회사를비워야했고,엄마는노인복지관과호스피스자원봉사를뒤로미뤄야했으며,큰아들은대학원진학과기업체인턴과정이라는선택의기로에서있는상태였고,고등학생막내는과외라는멍에를지고있었다.

     하지만한씨는용단을내렸다.취직도과외도돈버는것도중요하지만,정말중요한것은눈에보이지않는법이고,시간이갈수록가족이함께하는시간은점점줄어든다.살다보면정말가치가있다고생각되는것은힘든선택에서부터출발한다는것을종종느끼게되지않는가?(8쪽)

     성상을가지고다니면서하루도안빠지고묵주기도5단을바쳤다.아무리어렵더라도미사에는꼭참례하려고애썼다.하느님은가족과늘함께하는여행의동반자였다.

     건축사인한씨는건축가이기이전에평범한가장으로우리가정이사랑을담을수있는작지만가장소중한그릇이되도록설계하고실천했을뿐이라며,가족배낭여행이무사히끝날수있었던것은가족간사랑과믿음때문이라고확신했다.가족은또여행을통해각자에게부족한것을채우고목표를향해힘차게나아갈힘도덤으로얻었다.

     가족은내년쯤에는3개월여정으로남미대륙횡단계획을세우고있다.그때는이번에가지못한둘째아들도함께할수있을것이고,가족이함께미지의세계를여행하면서느끼고공감하며감동하는사랑또한한뼘쯤더자랄것이다.

     -글/남정률평화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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