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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고요하다.가끔씩새울음소리가정적을깨지만숲속의조용함이그소리를더욱맑게울려준다.새소리외에어떤소리도들리지않는이고요함은신비스럽기까지하다.굵기가한아름도더되는소나무,전나무,산벚나무등커다란나무들이방음벽처럼소음을차단해주고있는것일까.”》
산림학자따라나무그늘속으로
숲은그존재만으로도구원(救援)을낳는생명체다.거의모든작품에서자연의소중함을주제로삼아온애니메이션작가미야자키하야오는1997년작‘모노노케히메’를통해서‘숲에의해구원받는인간’의이야기를그렸다.울창한숲속에서모든동식물의생사를관장하는‘사슴신’은숲에대한작가의경의를보여주는캐릭터였다.
사슴신을통해서숲의힘을받아목숨을구원받는이만화속주인공아시타카처럼,하늘을가릴듯빽빽하게붙어선나무사이를거닐다보면누구나묘한생명의기운을느낀다.이책은일상에지친몸과마음을기대려나무그늘을찾아나선여행자에게요긴한길잡이가될만한숲안내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임업연구관으로일하고있는저자는서울종묘부터시작해제주비자림에이르기까지전국52개숲을일일이발로딛고손으로만지며소개하고있다.
산림학자답게해당숲의얼굴이라할나무의종류,눈여겨볼만한꽃의이름과특징을상세히기록했다.사도세자와혜경궁홍씨가묻힌경기화성시융릉,단종의유배지였던강원영월군청령포등에서는그곳에얽힌역사와문화이야기를간략히덧붙였다.예상되는산책소요시간,교통편,주변여행지정보도지도와함께실었다.
전국이곳저곳의숲을우왕좌왕나열하지않고유명경승지를중심으로인근숲을소개한구성이돋보인다.경북안동시하회마을에갔다면그건너편의부용대를돌아보고,경북경주시를찾았다면남산숲에도한번올라가봐야겠다는생각이들게만든다.인공조림과지연삼림을가리지않고풍성하게아울렀다.
무심하게산을오르내리는사람들이쉽사리잡아내기어려운숲구석구석에대한관찰과그에대한개인적감상도꼼꼼히적었다.
“전나무밑에는다음세대를준비하는나무들이가느다란몸통을유지하며자기가숲의주인이될세상을상상하고서있다.산꼭대기로오를수록전나무가굵어진다.어쩌면굵은전나무가사는것이아니라,산깊숙이들어갈수록나무가굵어지길바라는소망이불러온착각일지도모른다.숲길이다시환해진다.붉은석양빛을받은소나무가가로등처럼길을밝혀주고있기때문이다.어디선가조금씩생겨흘러나온물이합쳐지면서개울물소리를만든다.”
하지만간결하게정리된글에비해첨부한사진상태가좋지않아읽는이의감흥을떨어뜨린다.노출이맞지않고구도가어색한사진이많다.‘천연기념물’이라는단어의사전적의미를소개한식의자잘한첨부설명도형식을갖추기위해붙여넣은사족으로보인다.
책상에앉아서처음부터끝까지정독하기보다는첫머리의지도와색인을참고해가볼만한지역을하나씩골라읽길권한다.차뒷좌석앞주머니에넣어뒀다가주말에잠깐씩들춰보면서참고하거나배낭속에집어넣고훌쩍떠나기에유용한책이다.전국고속버스와시외버스터미널전화번호를말미에따로정리해놓았다.
“한참나무를보다가숲가에있는돌무더기에앉아연둣빛가로수와길건너짙푸른대숲을바라본다.시원한솔바람에식힌몸과마음을거두고어느덧다시도시로돌아가야할시간이다.”
-글/손택균동아일보기자-
산책이인체에미치는영향
미국로스앤젤레스에서라스베이거스로자동차로가는길목에죽음의계곡인네바다사막이나타난다.이계곡을숲이라고생각하면서느끼며걷는다고생각해보라.얼마나걸을수있을까?그죽음의계곡에서혈압을낮추고,당뇨를개선시키고,비만을치료할수있을까?뜨거운햇빛,더위,열과의싸움으로10분도못가서탈진하여죽음에이를것이다.
우리는숲속의나무,숲풀,계곡의물,재생된시원한공기등에대하여너무많아서,너무흔해서바로코앞에가까이있어서감사할지를모르고생활하고있다.어느날오랜만에배낭을메고친구들과산을정신없이올라가면심장이쿵쿵거리고,코에서는숨소리가거칠게나고,입에서는침이말라단내가나고거칠게된다.그리고곧다리는천근만근이되고만다.
그러나연신땀을닦아내리며,바람의색을코로느끼며,숲속의나무에서자태의향기를피부로느끼는맛은온몸을활짝열리게만든다.그러나어떻게든지정상에올라오면제일먼저배고파서허기지게되고,장시간걸어서인지피곤하여졸립고해서어디누울자리없나찾아자리에잠시라도눕게된다.
스포츠컨디셔닝전문가들이라면‘이렇게하는신체활동은노동에속한다’고할수있다.
우리의신체는어떠한신체활동,흔히우리가생각하는운동이라는것을포함하여1시간후에졸립고,피곤을느끼거나,배고픔을느끼면오히려노화를촉진시키는세포를빨리닳아없어지게한다.우리의몸은질병에노출되게되고면역력이오히려감소되는역작용이나타나게된다.그러나다음날온근육이뻐근하고통증이있어도머리는개운하고몸은가벼운느낌을받을것이다.
이처럼우리가하루몇시간만숲을갔다와도근육은쑤시고아프지만반대로얻는것이더많아지게된다.숲속에서의걷기운동이콘크리트로둘러싸인빌딩숲에서보다우리의몸에얼마나이로운지는이미알려져있다.물론신체를움직여에너지를소비함으로써얻어지는효과도있지만더불어숲에서나오는피톤치드와테르펜이혈압을낮추고,당뇨를개선시키고,아토피를치유시키는역할을한다.
스트레스호르몬기전치료에숲속걷기는1+1(원플러스원)로경이로울정도로치유속도가빠르다.그리고가장신선한공기와숲속에서재생산된산소를폐속깊숙이들어마셔몸을치유하고,피부의면역력을증가시키고,정신을안정시키고맑게해주는것은숲속에서걷는운동이최고라할수있다.
숲속에서마사이힐링워킹은질병의예방은물론치유효과가높은워킹방법이다.
현대의학이아직정복하지못한병이자,사람들을절망의구렁텅이로빠뜨리는암의경우에도진행속도를늦추게하여치료를돕고재발을막는효과가있다.특히힐링워킹중에서온코워킹(Onkowalking)은현재독일에서유방암환자들을대상으로하는워킹프로그램이다.독일의대학과시가공동으로추진하고있는온코워킹은유방암환자의회복을위하여치유가높은숲속에서실행하고있다.
인간의신체는20세부터노화가시작된다.폐의경우20세에노화가시작되어70세까지최대폐활량이40%나감소하고,근육은20세부터90세까지전체근육량의20~40%가감소된다.또한우리몸은30세부터면역체계가약화되고,40세가넘으면심장기능이20%정도감소한다.신경이노화되어자극전달속도가느려지는것역시40세부터이며,40세후반에는급격히뼈의노화가진행돼골다공증이발생한다.
그러나노화가모든사람에게공평하게찾아오는것은아니다.나이를먹는것과는달리육체적노화는개인차이가많다.노화의정도가심할수록질병과사망위험률도높아진다.그래서마이클로이젠은그의저서‘달력나이건강나이’에서일반적으로말하는나이는달력나이일뿐이며,진정한나이(RealAge)는건강나이,즉육체적나이라고말하고있다.
마이클로이젠은하루에30분~1시간정도지속적으로걸으면3~8세,콜레스테롤수치를떨어뜨리면3.7세,혈압을낮게유지하면10~15세의건강나이가젊어진다고말한다.한편미국외과의사협회의1996년연구결과에따르면,규칙적으로걷기운동을하면장암에걸릴확률이반으로낮아진다.또한하버드대학의최근연구결과에서도시속5~6㎞의속도로주당7시간만걸으면유방암에걸릴확률을20%나낮출수있다고밝혔다.
그리고런던국립심장포럼의연구결과에서도규칙적으로걷기운동을하면심장의기능을개선시켜심장마비를37%나예방할수있다고밝혔다.운동을하지않는것은혈압과콜레스테롤수치가높은상태에서하루에담배20개비를피우는것과같다.그러므로꾸준한걷기운동을통해심장의기능을개선시키는노력이필요하다.
이제까지전문가들은하루에만보를걸어야운동효과를제대로얻을수있다고강조해왔다.그러나2003년타임지의보도에따르면‘걷기530’(1주일에5일씩하루30분걷기)만실천해도심장마비,당뇨병,골다공증등의발병률을낮출수있고관절염,고혈압과우울증까지치료할수있다.전문가들역시1주일에5일씩30분만걸어도걷기의효과를얻을수있다고말했다.
숲은신체의건강을증진시키고자연적으로치유시키는데가장좋은장소로,휴먼(Human)건강증진센터라고할수있다.숲을바라만보아도,숲속에서서있는것만으로,앉아있는것만으로,아니천천히걷는것만으로기분이좋아진다.우리가초등학교때첫소풍을기다리며전날잠을설치는기분으로마음설레게할뿐아니라마음을편안하게해주는곳이숲이다.
〈성기홍/자연종합의학연구원교수·한국워킹협회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