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올해의 책 10권 *-

2009올해의책10권

숨가쁘게보낸2009년한해를마감하며되짚어보아야할책들이있다.조선일보는올한해Books를아껴주신독자들을위해’2009올해의책10권’을꼽았다.외부전문가들과내부기자들의추천을통해논픽션7권과픽션3권이선정됐다.

‘2009올해의책’선정에는21개유수출판사의대표나편집팀장(김영사권향미편집주간,까치글방박종만대표,더숲김기중대표,랜덤하우스백지선문예출판팀장,마음산책정은숙대표,문학과지성사김수영대표,문학동네염현숙편집국장,문학수첩박광덕편집주간,민음사장은수대표,살림강심호기획국장,생각의나무정해종편집주간,열린책들이소영편집장,웅진씽크빅이수미단행본개발본부장,에코의서재조영희대표,창비김정혜문학출판부장,푸른숲김혜경대표,한길사박희진편집부장,해냄이혜진편집장,현암사조미현대표,휴머니스트선완규편집주간,21세기북스정성진이사),출판평론가표정훈그리고조선일보문화부의출판·학술·문학담당기자8명이참여했다.이들로부터올해독서계의흐름을이끌었던중요한책을각각5권씩이유와함께추천받았고,득표순으로10권을골랐다.

◆엄마를부탁해

신경숙장편소설
창비|320쪽|1만원

《엄마를부탁해》는2009년독서계에가장높이솟은봉우리다.지난해11월출간이후전국적인‘엄마신드롬’을일으키며순수문학작품으로는최단기간인10개월만에100만부를돌파하는기록을세웠다.부산·김해·청주·용인·포항·서산등6개도시가‘한도시한책읽기’운동도서로선정해도시단위로책을사서읽었다.출간직후인지난해말조선일보를비롯한여러신문과서점에서‘2008년도올해의책’으로뽑힌데이어,동일작품으로2년연속‘올해의책’에선정되는기록도함께세웠다.

무엇이이런성공을가능케했을까.문단과출판계에서는신경숙씨의높은인지도와작품의완결미가경제불황과그로인한심리적고통을위로받고싶어하는사회분위기와맞물려시너지효과를낸것으로분석한다.순수소설의미학적품격을유지하면서도연극무대를연상케하는등장인물의내러티브와사라진엄마를추적하는추리소설기법을활용해읽는재미를높인것도주효했다.

《엄마를부탁해》는미국·영국·독일·프랑스등15개국에판권이팔렸고,해외인세수입만5억원에이른다.“이작품을검토하기위해초벌번역본을읽다가눈물을흘렸다”는영국W&N출판사아르주타신편집장의말은신경숙이창조한‘엄마이미지’가한국을넘어세계의독자들이공감할문학적보편성을획득하는데도성공했음을말해준다.

◆1Q84(전2권)

무라카미하루키장편소설
양윤옥옮김|문학동네
1권656쪽,2권597쪽|각권1만4800원

무라카미하루키는신경숙과함께올해한국을강타한‘소설열풍’의강력한진앙이었다.

가와바타야스나리,오에겐자부로이후일본에세번째노벨문학상을안겨줄가장유력한후보로해마다거론되는하루키의이신작소설은일본에서지난5월출간돼석달만에200만부를돌파했고,한국독자들에게도전폭적인사랑을받으며지금까지60만부가넘게팔렸다.

작품의무대는1984년의도쿄(東京)다.살인청부업자인아오마메(靑豆)는가정폭력을휘두르는남자를살해하기위해그가머무는호텔로가는길이다.고가도로가꽉막혀초조해하는그녀에게택시기사가지상으로통하는비상계단을알려준다.그런데지상에내려온그녀는고가도로아래의세상이오늘아침집에서출발전까지살았던일본과는다른또하나의세계임을깨닫는다.아오마메는그세계를1984년과함께존재하는또하나의세계,즉‘1Q84’로이름붙인다.

‘세상어딘가에또하나의세계가존재한다’는낯익은판타지적상상력은하루키를만나현대문명에대한반성과대안적삶의가능성에대한성찰로확장된다.그것은그를세계적인작가의반열에올려놓은《상실의시대》이후그가지속적으로펼쳐온‘개인적상처와극복’의서사와는다른,문명을주제로한거대담론을펼치는새로운하루키를읽는즐거움을듬뿍선사한다.

◆넛지(Nudge)

리처드탈러·캐스선스타인지음
안진환옮김|리더스북|426쪽|1만5500원

책의운명은‘타이밍’에있다.‘인간은끊임없이실수하고오판(誤判)한다’는대표적행동경제학저서인이책은세계경제위기때문에큰관심을받았다.경제주체들의비합리성이얽혀결국전세계적인경제난을유발했다는분석이설득력을얻으면서,동시에행동경제학이유용한분석틀로등장한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역시이책을‘CEO가읽을만한추천도서’에올렸다.

《넛지》는‘팔꿈치로슬쩍찌르다’는뜻으로,이책에서는사람들의행동을변화시키는사소하고작은요소를가리키는말로쓰였다.사람들은완벽한선택을하는합리적인존재가아닐뿐더러,종종선택자체를기피하기때문에부드러운개입만으로도더나은선택을유도할수있다는것이다.급식반찬의배치변경으로비만아동의수를줄이는것도‘넛지’의한예이다.

이책은많은부분을‘사회적넛지’에할애한다.약간의제도적변화만으로도사람들의삶의질이높아지고사회가발전할수있다는것이다.책에는장기기증을활성화하고이혼율을떨어뜨리며환경을살릴수있는‘넛지’아이디어가실렸다.이런이유때문인지이명박대통령은올여름청와대직원들에게이책을선물했고,미국오바마정권역시넛지정책을수용했다고알려지면서책은국내에서20만부가넘게팔려나갔다.《넛지》의성공이후,국내에서는행동경제학서적출간붐이일었다.

◆아웃라이어(Outliers)

말콤글래드웰지음
노정태옮김|김영사|352쪽|1만3000원

‘1만시간의법칙’.올한해성공의법칙을이처럼간단하게요약한책이있을까.《티핑포인트》등으로이미스타의반열에오른말콤글래드웰은‘아웃라이어’즉한분야의최정상이되려면1만시간의연습과훈련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저자는대표적인1만시간성공의예로비틀스와빌게이츠등을든다.

저자는시야를넓혀‘1만시간의법칙’을가능하게한사회환경에주목한다.빌게이츠는부모의지원과사회적환경덕에학창시절부터1만시간을컴퓨터에몰두할수있었다.인류역사상가장부유한75명중20%가19세기중반의미국,즉모든산업이역사상가장역동적인변화를겪던시기에태어났다는사실도우연이아니다.따라서누구나자신이가진재능을꽃피울수있도록사회적여건을마련해야한다는것이글래드웰의생각이다.알고보면당연한얘기지만,읽는내내무릎치게하는글래드웰식통찰이빛난다.

◆고민하는힘

강상중지음
이경덕옮김|사계절|184쪽|9500원

“고민하는것이사는것이며,고민하는힘은살아가는힘이다.”

재일한국인최초로도쿄대교수가된정치학자강상중의인생론이다.정체성의혼돈을느끼며청춘을보낸강교수가일본의국민작가나쓰메소세키와사회학자막스베버를나침반삼아젊은날의방황을헤쳐나온지적체험을녹였다.‘나는누구인가’같은존재론적고민부터‘돈이세계의전부인가’‘무엇을위해일을하는가’‘왜죽어서는안되는것일까’등젊은세대가관심가질만한주제를풀어낸다.‘늙어서최강이되라’는마지막장에선예순살이될때까지‘대형이륜차’면허를따서할리데이비슨을타고오키나와에서홋카이도까지일본종단여행을하고,한반도종단여행을하고싶다는꿈을밝혔다.‘뻔뻔함’을상징하는할리데이비슨위에걸터앉아김정일의머리에알밤이라도먹이고싶다는얘기까지,도발적이다.

◆아이의사생활

EBS제작팀지음
지식채널|432쪽|1만6800원

2008년2월EBS에서방송되어화제를모은다큐멘터리를바탕으로엮은책이다.해외사례가아닌우리나라의실험적인양육법을소개한드문사례로꼽힌다.1년간의취재,4200명설문조사,참여어린이500명,국내외전문가70여명의조언과자문,철학·심리학·교육학·과학을아우르는40여회의실험등이결과한탐구의결실을책에오롯이담는데성공했다.

대부분의부모에게대표적인고통으로꼽히는육아와관련해남자아이와여자아이의차이,다중지능과감정지능등에대한다양한실험과그증명을통해아이의‘다름’을이해함으로써여유와사랑이가득한육아를할수있도록도움을준다.부모가아이의유형을직접진단하여그에따른자녀양육법을펼칠수있도록여러실질적인팁을실었다.다각적인관점으로자녀양육법을고찰한책으로“체계적인분석이주는깨달음의기쁨과휴먼터치의감동을함께전달하고있다”는평가다.

◆살아온기적살아갈기적

장영희지음
샘터|236쪽|1만1000원

‘글은이렇게쓰는것이다’를보여주는고(故)장영희교수의유고작.《내생애단한번》이후9년만에내놓은순수에세이집이다.2001년처음암에걸렸고,방사선치료로완치판정을받았으나,이후두차례척추·간으로전이돼오랜투병생활을지속해야했던개인사가서려있다.생전에그는자신이‘암환자’장영희로비치는것을원하지않았다.자신의삶을‘천형(天刑)같은삶’이라고말하는사람에게그는도리어자신의삶은누가뭐래도‘천혜(天惠)의삶’이라고말한다.

자칫암울해지기쉬운소재를유머와위트,긍정의힘으로승화시키며다름아닌그녀의삶자체가기적이었음을보여준다.“아무리운명이뒤통수를쳐서살을다깎아먹고뼈만남는다해도울지마라.기본만있으면다시일어날수있다.살이아프다고징징거리는시간에차라리뼈나제대로추려라.그게살길이다.”

◆거대한전환

칼폴라니지음
홍기빈옮김|길|657쪽|3만8000원

60여년전초판이나온저작이올해국내에새로번역되면서새삼주목을받은것은미국발(發)금융위기에서비롯된시장경제의문제점과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의한계에대한고민때문일것이다.

저자칼폴라니(KarlPolanyi·1886~1964)는19세기부터20세기초까지번영을누리던자본주의유럽이어떤이유에서세계대전과경제적파탄으로이어지게되는지엄밀하게분석한다.그는인간의노동을단순히이윤의극대화라는동기로환원할수없으며,시장경제란도달할수없는유토피아적망상이라고주장한다.시장이모든것을해결해준다는시장경제낙관론은결국인간의자유와이상을파괴하는실패로귀결될수밖에없다는것이다.

폴라니의견해에찬성하든아니든도전할만한경제학분야의손꼽히는고전임이틀림없다.

◆세계의끝여자친구

김연수소설집
문학동네|318쪽|1만원

소설가김연수의소설집《세계의끝여자친구》는지난9월출간,이례적으로4만부이상팔린문학적사건을일으켰다.은인자중하던문학마니아들이순식간에일으킨거사였다.2000년대이후동인문학상등유명문학상을휩쓴작가답게평론가들의찬사도한몸에받았다.

김연수는인문주의자의지성과서정시인의음성을동시에갖춘소설가다.그의소설은한개인의삶에서서로톱니바퀴처럼물고물리는순간의생성과소멸의과정에서빚어지는작은아름다움을섬세하게그려낸다.그의소설은삶에대한아포리즘의조합이이뤄낸다.모든개인의삶은덧없이사라지면서한편의이야기를남기지만,그이야기는어떻게쓰느냐에따라서끝없이갈라지는길의연속이라고김연수소설은말한다.그길위에서인간은자신의삶을이야기하면서삶의순간을재배치하고,세계의끝을온몸으로한없이밀어낸다.

◆코드그린(CodeGreen)

토머스프리드먼지음
이영민최정임옮김|21세기북스|592쪽|2만9800

18일폐막한덴마크코펜하겐제15차유엔기후변화협약회의는지구환경을살리는문제를놓고선진국과개발도상국간의입장차가얼마나큰지를명확하게보여주었다.뉴욕타임스의세계적인칼럼니스트인저자는이책에서미국의책임이가장크다는점을다양한자료와시각을통해보여준다.

일단그는지구의이상기온현상,세계화의확산등이지구를뜨겁고평평하고붐비는지구로만들고있다고진단한다.미국이지금당장환경문제와에너지부족사태에대해본질적이면서도실행가능한대안을만들어내는데주도적인역할을하지않을경우몇년가지않아환경및에너지문제는해결불가능한지경에빠질것이라고지적하며미국의책임과역할을무엇보다강조한다.더불어저자는클린에너지,에너지효율성,자연보호전략등을‘코드그린’이라부르며미래의녹색혁명을위해인류가힘을모아‘코드그린’을실행해야할것이라고역설한다.

-조선일보선정2009년올해의책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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