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잃은 겨울비 *-
겨울비는오늘도하루종일추적추적내렸다.
겨울에왠비인가?올겨울은그렇게도춥더니,
40년만에,100년만에서울에폭설이내렸다고,
서울을꽁꽁얼어붙게만든아우성은안개가되어,
산을지키는앙상한가지마다상고대를연출하고,
체감온도를끌어내린차거운바람에시달렸다.
산과들,서울을하얕게눈속에파묻어놓고서
영하10도에서16도사이에서그렇게머물던
매섭게춥던겨울의날씨는우리의오랜겨울이
3한4온이란전통의겨울날씨를꽁꽁얼려놓고
추위가풀릴줄모르드니갑자기날씨가풀리드니
계절을잊어버린에겨울비가하루종일내린다.
많이내리지도않는겨울비는가랑비인지,
이슬비인지분간이잘되지도않는겨울비가
하루종일끄치지않고겨울비가계속내린다.
수십년만에폭설이내려가슴을졸이드니,
대한추위에왠비가내리느냐고한마디한다.
겨울비는창가에앉아바라만보아도마음이젖는다.
차라리눈이오면눈이라도즐거워지겠지만,
겨울비는비에젖은종이처럼마음이구겨진다.
산에는산에는안개구름에쌓여안개비가내리고,
산에는안개비에가려놓고눈이내리는지도모른다.
겨울비는고도가높은곳에선눈으로변하니까,
겨울이기에비와눈은하나에서둘로나뉜다.
지독하게도춥던겨울날씨가조금풀리는가싶드니
쌓인눈을녹이려고겨울비가짖굳게내리는가,
겨울비는추위만큼이나활동을제한하는날씨다.
만남이그리운사람들에겐우산이되어다가오고,
겨울비는봄을기다리는연인들에겐꽃소식이되고,
잊혀진친구가생각나게하는겨울비는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