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정상서 만난 산악인 오은선 *-

한라산정상서만난산악인오은선

지난15일한라산백록담아래윗세오름.산악인오은선(44·블랙야크·사진)은백록담남서벽을올려다보며연방탄성을질렀다.연이은폭설과한파로남서벽은카라코람(검은벽)히말라야못지않은풍광을자아내고있었다.이미히말라야8000m이상봉우리를13개나오른오은선이지만,겨울한라산은이번이처음이란다.그는올봄14좌레이스의마지막도전이될안나푸르나(8091m)등정을위해떠난다.예정대로성공한다면그는히말라야14좌를모두밟은세계최초의여성이된다.

-기분이어떤가.

“올해첫산행인데,순백의한라산이반겨줘너무기분이좋다.좋은징조라고생각한다.올해는무슨일이든다잘될것같다.”

-안나푸르나등반일정은.

“3월초출국해고소적응을위해6000m급봉우리를먼저오를생각이다.4월초엔안나푸르나북면에베이스캠프를차린다.1차정상공격은4월말에서5월초로잡고있다.등반루트나전략은지난해와다를게없다.다른점이있다면먼저고소적응을마치고들어간다는것,눈사태가잦은캠프1(약5400m)에서캠프2(약6100m)사이운행횟수를최소로줄인다는것정도다.”

지난해가을안나푸르나정상을앞두고돌아섰을때의심정은.

“당시엔아쉬움이많았다.그래서재차,삼차시도를했었다.그러나그뒤로여유가생겼다.지난해에안나푸르나를성공했으면반드시공허감이밀려왔을것같다.사실1년에8000m봉을몇개씩올랐던건최근의일이고,2007년까지는등정실패도여러차례있었다.실패뒤엔반드시기회가찾아온다고믿는다.올해그기회가올것같다.”

-에두르네파사반(스페인),겔린데칼텐부르너(오스트리아)등해외경쟁자도올해14좌를완등할가능성이큰데.

“귀한동료,스승으로생각한다.그들이있어내가히말라야14좌라는목표를세울수있었고,무산소등반영역을접할수있었다.등반중에도종종마주치곤했는데,서로존중하는사이다.”

지난해12월3일오은선은공개석상에서눈물을흘렸다.안나푸르나등정보고회자리였지만,그해5월성공했던칸첸중가(8586m)등정에대해일부산악인이의혹을제기했기때문이다.이날한라산기슭에서조심스레그때심정을물었다.

“분명히말하지만난정상에올랐다.셰르파말만믿고내려온것이아니다.내가밟은곳이정상이아니라면다시가겠지만결단코정상에섰다.내앞뒤에서칸첸중가를올랐던외국원정대도다인정하는사실을왜일부국내산악인이시비를거는지안타깝다.”

등반을앞두고가장필요한준비를물었더니,오은선은“정신”이라고잘라말했다.

“집중은하지만욕심내지않는것,말은쉽지만실천은어려운일이다.그럴때마다가장중요한게무엇인지다시생각한다.누구에게보여주려는게아니라내가꿈꿔온목표가무엇인지생각한다.그꿈을향해한발씩나아갈뿐이다.” 

-한라산=김영주기자,사진=권혁재기자/중앙일보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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