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발 *-
-어머니의발-
사장이면접자리에서의외의질문을던졌다.
"부모님을목욕시켜드리거나닦아드린적이있습니까?"
"한번도없습니다."라고그청년은정직하게대답했다.
"그러면,부모님의등을긁어드린적은있나요?"라고
다시묻자청년은잠시생각했다.
어머니께서용돈을주셨죠."
청년은혹시입사를못하게되는것은아닐까
걱정되기시작했다.
그러나잠시후사장은청년의마음을읽은듯
˝실망하지말고희망을가지라˝고위로했다.
정해진면접시간이끝나고청년이자리에서일어나
인사를하자사장이이렇게말했다.
"내일이시간에다시오세요.
할수있겠어요?"
그는반드시취업을해야하는형편이었다.
아버지는그가태어난지얼마안돼돌아가셨고
어머니가품을팔아그의학비를댔다.
학비가어마어마했지만어머니는한번도힘들다는
말을한적이없었다.
이제그가돈을벌어어머니의은혜에보답해야
할차례였다.
청년이집에갔을때어머니는일터에서
아직돌아오지않았다.
청년은곰곰이생각했다.
어머니는하루종일밖에서일하시니까
틀림없이발이가장더러울거야.
그러니발을닦아드리는게좋을거야.
집에돌아온어머니는아들이
발을씻겨드리겠다고하자의아하게생각했다.
마음은고맙지만내가닦으마!"
어머니는한사코발을내밀지않았다.
청년은어쩔수없이어머니를닦아드려야하는
이유를말씀드렸다.
"어머니오늘입사면접을봤는데요...
사장님이어머니를씻겨드리고다시오라고했어요.
그래서꼭발을닦아드려야해요."
그러자어머니의태도가금세바뀌었다.
두말없이문턱에걸터앉아세숫대야에발을담갔다.
태어나처음으로가까이서살펴보는어머니의발이었다.
자신의하얀발과다르게느껴졌다.
앙상한발등이나무껍질처럼보였다.
이제제가은혜를갚을게요."
"아니다고생은무슨..."
"오늘면접을본회사가유명한곳이거든요.
제가취직이되면더이상고된일은하지마시고
집에서편히쉬세요."
손에발바닥이닿았다.
그순간청년은숨이멎는것같았다.
어머니의발바닥은시멘트처럼딱딱하게굳어있었다.
도저히사람의피부라고할수없을정도였다.
어머니는아들의손이발바닥에닿았는지조차
느끼지못하는것같았다.
발바닥의굳은살때문에아무런감각도없었던것이다.
청년의손이가늘게떨렸다.
그리고울음을참으려고이를악물었다.
새어나오는울음을간신히삼키고또삼켰다.
하지만어깨가들썩이는것은어찌할수없었다.
한쪽어깨에어머니의부드러운손길이느껴졌다.
청년은어머니의발을끌어안고목을놓아
구슬피울기시작했다.
"어머니가저때문에얼마나고생하셨는지
이제야알았습니다.
사장님은학교에서배우지못했던것을
깨닫게해주셨어요.
정말감사드립니다.
만약사장님이아니었다면저는어머니의발을
살펴보거나만질생각을평생하지못했을거예요.
저에게는어머니한분밖에는안계십니다.
이제정말어머니를잘모실겁니다."
사장은미소를지으며고개를끄덕이더니
조용히말했다.
"인사부로가서입사수속을밟도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