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산을좋아한다.그래서등산을자주한다.
산길을조용히걷다보면영혼이맑아진다.
산에서만나는사람들은모두가친절하고예(禮)를안다.
산에서싸우거나시비를거는일은거의없다.
산길을걷는모두가모두에게다정한인사를주고받는다.
우리한국인들은과음을하고,무리를하지만,
이렇게건강을유지하는것은모두등산때문이라생각한다.
내가산을좋아하는이유이다.
서서히몸이달구어지면서등에서부터땀이나기시작한다.
이마에도땀이나고,깔딱고개를오를때면가슴이터질듯하다.
나는그순간을가장좋아한다.
그동안의수고,고민,갈등,피곤함이땀에묻어다나오는느낌이다.
헐떡거림에섞여필요없는노폐물이사라진다는생각이든다.
그래서인지산행중에는머리속이깨끗이정리된다.
입산을하면,불필요한걱정,쓸데없는생각,막연한불안감,
사람에대한미움과갈등등이씻은듯이사라진다.
산을오르다보면산아래서중요하다고생각했던,
그많은것들이얼마나영양가없는일이고,
별것아닌일에마음졸이고살았다는것을알게된다.
육체적으로힘든상태가그런깨달음을주는것이다.
마치상태나쁜자동차가평지에서는그사실을모르지만,
언덕을오를때문제점이노출되는것과같은이치이다.
오랫동안담배를피웠던내가담배를끊게된것도등산덕분이다.
조금걸었는데,다리에힘이풀리고,숨이가쁜자신을보면서,
이런상태로계속살아서는안되겠다는것을,
산행을하면서본능적으로느낄수있기때문이다.
몸무게를많이줄여야겠다는결심도하게된다.
엔진사이즈는변하지않았는데차체무게가10킬로
이상늘었으니차가잘움직이지않는것은당연한일이다.
등산을꾸준히하면서몸무게를줄이려고한다.
초반의숨가쁨이어느정도지나면머리가맑아지는데,
최근에이렇게머리가맑은적이있었는가하는생각이든다.
등산을하는동안육체적인고통은머리속을맑게한다.
내가얼마나띵한상태로살고있었는지,
그런상태에서중요한의사결정을했는지반성도하게된다.
당연히생각하지못했던아이디어가떠오르기도하고,
잘못된의사결정에대해반성도하게된다.
연락하지못하고지냈던친구생각도나고,
소홀히했던친구들의얼굴도떠오른다.
새로운결심도하게된다.고민했던것에대한해결책도떠오른다.
정상에도착하기전땀을흘린후마시는생수한모금,
사과한쪽,그리고잠시의숨고름은산행을이어가는지름길이다.
아직정상에는못올랐지만,오르는순간순간그과정이나는좋다.
세상에그렇게기분좋은삶의멋을느낄수있는시간이있을까?
사우나도그렇다.일주일간의피로와노곤함,산에서흘린땀,
등산으로인한온몸의결림이씻은듯이사라진다.
그리고그후에오는나른함과쾌감은
그무엇과도바꿀수없는즐거움이다.
정말세상에부러울것이없다는생각이든다.
등산은운동을하면서동시에생각을할수있는특성을갖고있다.
심장을튼튼하게하면서동시에머리속을맑게한다.
등산은최고의명상기회를제공하며,자신을돌아보게한다.
등산만큼쓸데없는생각을잊게해주는것도없다.
등산만큼내게반성의기회를제공하는것도없다.
무엇보다등산에서의절정은정상에도착한후밑을내려다보는순간이다.
정상에서조망하는산하의넓은시야는마음을그만큼넓혀준다.
도저히오를수없을것같았던정상도한발한발오르니
결국은오를수있구나하는자신감도갖게된다.
힘든고통을견디며,전신에땀을흘리며,정상을밟았을때,
그상쾌함과통쾌함은말로는표현하기힘들다.
모든종류의엔도르핀이쏟아지는기분이다.
등반은인생과비슷하다.
올라갈때보다는내려갈때가힘들다.
힘들때가있지만상쾌하고기분좋을때가있다.
실패할때가있지만좌절하지않고성실하게살다보면,
희망에찬순간이오는것도그렇다.
목표도중요하지만,과정또한중요하다.
산행동료와같이오르는산행이지만,
산행은혼자한발한발걸어서올라가야한다.
산행은고통을주기도하지만,즐거움도경험하게한다.
그래서나는산이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