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푸르나…14좌 완등에 도전하는 오은선 *-

오은선,14좌완등첫여성산악인기록세우나

세계의지붕인히말라야안나푸르나(8091m)북쪽코스에선지금작은체구의한국여성이세계등반사의한획을긋기위해호흡을가다듬고있다.1m55,50㎏의’작은거인’오은선(44)이그주인공이다.오은선은안나푸르나만정복할경우세계에서여성으로는처음으로히말라야8000m급14좌에오르는기록을세우게된다.오은선은이달말쯤네팔의셰르파와함께정상공격에나선다.1차공격에실패할경우5월중순추가등정을시도할예정이다.

마침내남은단하나,안나푸르나…그녀를허락하라

 

오은선은현재베이스캠프(4200m)와캠프1(5600m)및캠프2(6400m)를오르내리며고소적응및루트개척을하고있는상태다.지난3월8일출국한뒤3월말까지는6000m급타르푸출리봉에서적응훈련을했다.오은선의안나푸르나봉도전은이번이두번째.지난해10월초안나푸르나정상도전에나섰으나정상을300m앞두고발걸음을돌린바있다.정상부근에제트기류가형성돼서있기조차힘들정도의강풍이불었고,눈도가슴높이까지많이내린탓이다.

오은선은본지와의국제전화통화에서"세계최초로히말라야14좌정복에도전한다는점에욕심을부리지않을작정이다.처음산에올랐던때처럼자연의순리대로담담하게정상에오르겠다"고밝혔다.과욕을부리다보면사고를당할수있다는게오은선의경험에서우러나온산에관한철학.특히히말라야에선언제라도큰사고를당할수도있는만큼등반때마다신이돌봐줄것을마음속으로기도하고있기도하다.

 ▶’독한여자’오은선


오은선이여성산악인최초로새역사창조를눈앞에두고있는것은그녀의남다른집념이있었기에가능했다고산악인들은입을모으고있다.오은선은산악인들사이에서’독종’으로통한다.목표를정하면그것을이루고야말겠다는의지가워낙강하기때문에붙여진별칭.

오은선은지난2007년까지만하더라도히말라야14좌중5개밖에오르지못했었다.반면겔린데칼텐브루너(오스트리아)등라이벌들은9~10개봉을정복하고있었다.여성으로는첫14좌등정의대기록을향해뒤집기가쉽지않아보였던상황.

하지만오은선은2008년초블랙야크와계약을한뒤등반에만전념할수있게되자여성첫14좌등극을목표로세우고전력투구했다.그결과2008년4개봉,2009년4개봉을정복하는’속도전’을펼치며마침내대기록달성을목전에두게됐다.

지난2004년5월에베레스트등반때의일화.오은선에며칠앞서당시계명대팀이에베레스트정상공격에나섰다.그런데계명대팀중2명이정상에오르다가’변’을당했다.조난을당해사망했던것이다.정상정복을코앞에두고이런소식을접하면마음이흔들릴수도있었을것이다.하지만오은선은정상정복을강행했고정상부근의루트에서시신을보게됐다.오은선은당시상황에대해"히말라야를등반하다보면독해질수밖에없다.등반할때마다삶과죽음의경계선을넘나들기때문에독하고냉정하지않으면살아남기힘들다"고밝혔다.그렇다고해서감정도없는차디찬여자는아니다.

오은선은성격이호탕하고시원시원한스타일.등반할때도대원들의의견을수용하려고노력한다고그녀의소속사인블랙야크관계자는전했다.이번등반을떠나면서는선의의경쟁을하다가지난해7월낭가파르밧원정도중사망한고미영씨의사진을챙겨갔다.안나푸르나정상에서면고고미영의사진을들고기념촬영을한뒤그곳에놓고올참이다.

오은선은등반을하지않을때는집에서요리도만들어먹고콘서트장도찾아가는등문화생활도즐기는보통여성이다.등산에매진하다보니아직싱글이지만좋은사람만나타나면언제라도결혼을하겠다는밑그림을그려놓고있다.

 ▶마라톤선수와같은폐활량


오은선은이번안나푸르나도산소마스크를쓰지않고올라가는무산소등정을할예정이다.오은선은지난2007년7월K2(8611m)등반때부터산소마스크를쓰지않고있다.오은선은당시정상부근에서산소마스크를벗었다.머리가아팠기때문.그런데정상을정복하고하산한뒤에도별탈이없었다.

게다가외국의여성산악인들이무산소등정을한다는것에자극받아똑같은조건에서겨뤄보겠다는심산에이후로는무산소등정을하고있다.

등산인으로서오은선의강점은남다른폐활량.오은선은80년대중반수원대재학시절대학산악회에서마라톤대회를하면여자중에선늘1위를차지했었다.지난해체육과학연구원에서체력측정을한결과폐활량이웬만한남자마라톤선수보다낫다는평가를받았다.고산등정을잘하는이유다.보통8000m이상의고지대에선산소량이해수면에비해20~30%밖에되지않는것으로알려져있다.숨이가빠발걸음을내딛기도힘든조건이지만,오은선은풍부한폐활량을앞세워히말라야봉우리들을빠른속도로정복해왔다.

강철같은하체역시그녀를정상의여성산악인으로이끈요소.대학시절부터오은선을지켜봐온대한산악연맹의배경미이사는"허벅지힘이보통이아니다.평소수영과조깅으로체력관리에소홀함이없는것도강한체력의원동력"이라고말했다.오은선은이번안나푸르나정복을위해지난해11월부터훈련을해왔다.일주일에2회씩북한산등서울주변의산을찾고특히수영을집중적으로했다.오은선의집은서울중랑구면목동에있다.

오은선은올해로등산경력25년째의베테랑.1985년수원대전산학과1학년때산악부에들어가면서등산과인연을맺었다.서울중곡초등학교5학년때버스를타고가다가북한산인수봉을보면서어른이되면꼭오르고싶다는생각을가졌었는데,그꿈을좇아산악인의길로들어선것이다.

대학졸업후1년간의학원강사를거쳐공무원으로일하다가1993년봄히말라야원정대원모집공고를보고사표를썼다.그해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까지갔던오은선은이후아르바이트를하며히말라야정복의꿈을키워나갔다.1997년7월마침내히말라야14좌중두번째로낮은가셔브룸2(8035m)를정복했고,2004년에는에베레스트정상에태극기를꽂으며본격적으로이름을알리기시작했다.


-글/송진현스포츠조선기자2010,04,18일자-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