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공망의<구봉설제도>
‘설제’는눈이그쳤다는뜻.
모진한겨울심산유곡에겨우눈이걷힌,바로그때의바위며바위봉우리들을화폭에옮겨놓은것.
멀리뒤로는짙은눈을덮어쓰고있는봉우리들이치솟아있다.
소박하고단아한바위봉우리를배경삼아앞에자리한바위가보는이의눈길을끈다.
전면에귀물스럽게버티고있는우람한바위가보는이의관심을사로잡는다.
바위의윗부분이꼭사람의머리와얼굴닮았다.
얼굴한가운데콧날이서있는듯이보이고그위로두눈이찍혀있는것처럼보인다.
턱아래로수염이라해도좋은만한무늬가패어있고,목부분엔굵은주름살이박혀있다.
대체로노인의초상을닮았는데,우연치고는너무나그럴듯한우연이다.
시조시인으로유명한조선조중기문신인이현보는자신의호를농암또는설빈이라했다.
농암의’롱’은’귀머거리롱’이라흔히쓰이지만,’어두울롱’의의미도있다.
농암이란호는침묵하고있는바위.단단하고야무진바위로풀이해도좋다.
설빈은’백설같은귀밑머리’란뜻이지만넓게해석하면’백설과같은백발’로해석해도괜찮다.
따라서농암과설빈을합치면백설을인채침묵하는바위가연상된다.
이현보의두호농암,설빈은<구봉설제도>를떠오르게한다.
노년이깊어갈수록이대선비는점점더바위를닮아갔을것이다.
호만이아니라,인품도모습도바위봉우리를닮아갔을것이다.
노년의경지를어떻게다듬고닦아야하는가에대한해답을주듯이……
일본은최장수국가답게엄청난노인인구를두고있는셈이다.
폭발적인노인인구의증가는예상치못한사회문제를낳고있다.즉’노인범죄’
독거노인은체포되기위해일부러범죄를저지른다고한다.
감옥에가기위해일부러죄인이되는것은지겹고고통스런고독에서해방되기위해서라고한다.
왠만한요양시설못지않은곳에서돈한푼들이지않고지낼수있으니….
한편으론고독이얼마나견디기어려웠으먄그랬을까싶은측은한마음이생긴다.
노후에자녀가부양해줄것으로기대하는사람은열명중한명에불과한것을나타났다.
서울대사회복지학과구인회교수는14일(09년4월)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주최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부양의무자기준개선방안’토론회에서이같은조사결과를발표했다.(중앙일보)
—->조선조이래최근까지이어져온가족관계며부자관계는낡은폐물이되고말았다.
자식에게버림받아가족의품을잃어버린오늘날의노년,바로그자체이다.
혼자있기를보람찬것으로바꾸어놓아야한다.노년이누려야할가장으뜸가는나잇값이다.
누구나나이먹어서마음이부를수있도록삶을가꾸어야한다.
행복한노년을위한5금(더삼가고가리고멀리해야할일)과5권(귀하고소중한것들)
—–>노년의5금
1.투덜대지말것.(잔소리와군소리를삼가라.)
그악한말과행동은본인자신에게해롭다.
2.노하지마라.
갑작스런노기는뇌경색이나뇌출혈을부를수있다.
3.기죽는소리는하지마라.
말이힘을잃고소리가기운을놓치면생기가덩달아빠져나간다.
4.노탐을부리지마라.
고약한식탐은건강까지해칠지도모른다.인품까지엉망이될게뻔하다.
‘소탐대실’이란말처럼적은것을탐내다큰이득을놓친다는뜻이다.
‘노탐대실’할수도있다.
건강을놓치고,인품을잃고,결국인심까지잃고는미움덩이가될수있다.
나이들수록욕심을줄이고줄여서마음을비울수있어야한다.
5.어제를돌아보지마라.(과거에집착하지마라.)
나이가들수록지켜야할것,가려야할것들이늘어만간다.
그러니삶을대햐는태도도노년에들어서한층더다부지고야무져야하는것이다.
—–>노년의5권
1.유유자적,큰강물이흐르듯차분하라.
유유는서두르거나안달하지않는느긋함이고,자적은자연스레일이되어가는대로행동하거나마음을내맡기는것.
근심이짙을수록걱정이많을수록마음을크고넓게,너그럽게가져야한다.
2.달관,두루두루관대하라.
웬만큼마음상하거나언잖은일,어쭙잖은일을당한것이아니라면못본듯이못들은듯이
외면하고마는것이노년의크나큰미덕이다.
3.소식,소탈한식사가천하의맛이다.
소식은적게먹는것이다.노년들에게과욕은독이고적이다.특히먹는일이…
일본엔’배팔부’란말이있다.음식을먹되배가덜찬듯이먹는것이다.
일본이세계제일의장수국가로백살이상의노인인구가많은이유중하나가바로적게먹는소식에있다.
소식(素食)은맛좋고빛좋은그래서손질많이하고양념많이친음식을먹지않는것을의미한다.
채소라면밭에서거둔그상태로그대로먹어야할것.
자연히음식을대하는태도와마음가짐도소탈해야한다.
소식(小食)에겸해소식(素食)을함께하면자연히음식을두고잔소리며군소리를하지않게되고,
더불어몸이실해지고마음은편해질것이다.
4.사색,머리와가슴으로세상의이치를헤아려라.
노년에머리를많이써야한다.머리를싸매고끙끙대란소리는아니다.
책을읽는게도움이된다.명상록이나단상집이나잠언집이면금상첨화일것.
5.운동,자주많이움직여라.
보다더연속적이고보다큰움직임을평소몸에붙여서일상의습관이되고생활의리듬이되게해야한다.
바지런히몸을놀려서일하는것이노년에몸을관리하는비결중하나이다.
밭일이가장바람직하며,보행과산책도노년의운동으로이상적이다.
—–>도나텔로가그려낸노년의미학
목위로는헝클어진머리카락을이고있고,온몸엔누더기를걸친데다쭈그렁바가지같은얼굴,
영락없는노년의모습이다.
약간갸우뚱하게기운고개며,아래로내리깐눈길이주는인상이예사롭지않다.
그녀의맞잡은두손과함께보면절실함과애틋함경건함이어우러져있는것이다.
비천하고참혹한외모에비례해부각되고있다.
가난할수록,궁핍할수록,시달릴수록,더깊어져가는信心이온몸에어려있다.
80가까이살다간도나텔로는점차노숙하여감에따라노인에대한관심이커졌다.
아름답고건강한젊음을찬미하던르네상스시기엔매우이례적인일이었다.
르네상스의미학에는젊음과누드와나란히노년도자리하고있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