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왈링 히말 트레킹] 테시랍차 크로스 2 *-

[롤왈링히말트레킹]테시랍차크로스2

300년된셰르파들의마을베딩과나가온

기대했던대로아침이되자가우리상카는바위산험봉을삐죽솟구치고,체키고등주변의6,000m급설산들이반짝이기시작했다.300년전부터티베트와쿰부히말의타메(Thame·3,800m)에서넘어온사람들이살고있다는베딩역시새날을맞아활기찬모습이다.3시간쯤위쪽에위치한마을인나가온(NaGaon·4,180m)과합치면약65가구에500여명이거주한다는베딩은이일원에서가장큰마을이다.때문에쿡펨바는테시랍차를넘어타메에갈때까지포터들이먹을감자와쌀등식량을이곳에서구입했다.

위로오를수록가우리상카는또다른모습으로흥분시킨다.베딩으로올라올때는하나의장벽같던산이2개의피크에서3개의설봉으로바뀌고,설릉으로이어진3개의신비스런봉을장벽같은동벽이떠받치고있었다.산은각도에따라전혀다른모습으로우리를감동케했다.

시끄럽던물소리가서서히작아지고대신새소리가흥겹게울려퍼진다.이제계곡대신빙하를치맛자락처럼늘어뜨린장벽을양옆에끼고걷는다.왼쪽으로는체키고~밤몽고(Bamongo·6,400m)~캉나추고(KangNachugo·6,735m)로이어지는대장벽이요,오른쪽은얄룽리(YalungLi·5,630m)와추키마고(ChukyimaGo·6,259m)2개봉이솟구치면서형성된거대한사면이다.

베딩을출발한지3시간만에도착한나가온에는돌멩이와야크똥을비벼벽을쌓고너와지붕이나생철지붕을인가옥들이여러채눈에들어왔다.주민대부분밭에나갔는지썰렁한마을에는오색룽다(Lungdar·티베트불교의진리가바람을타고세상곳곳으로퍼져서모든중생이해탈에이르라는히말라야사람들의염원이담긴깃발)가바람에펄럭이는소리와까마귀우짖는소리만들릴뿐이다.체키고가구름에모습을감추자동쪽초보제(Tsoboje·6,689m)는더욱기운차게솟구치고반짝인다.

허름한집에서늙수그레한현지인이뛰어나오며반겼다.이마을유일의로지인롤왈링마운틴리조트를운영하는도르지락파셰르파(DorgiLakpaSherpa·54)는엄지를제외한손가락8개가동상으로한마디이상씩잘려나간상태다.하지만그는이튿날아침헤어질때까지도시종쾌활한미소를지으며우리를반겨주었다.

도르지는1977년한국에베레스트원정대에참가했고,당시고상돈이정상에오를때사용한산소통을마지막캠프까지올려주었다.당시제3캠프(7,300m)로내려서던중손가락동상에걸린것이라고한다.27명의셰르파가운데유일하게나가온출신이라는그의말이사실이라면1977년당시한국에베레스트초등이이루어지기까지이러한현지인들의피눈물나는고통과노고가있었다는사실을우리는잊지말아야할것이다.

동료들이낮잠을자는모습을확인하고슬그머니마을뒤편의개울로올라가머리를감고가볍게구석구석을씻고다시로지로돌아왔다.마침부식을정리하는포터들과손짓발짓을섞어가며노닥거리다가불현듯아침에지나친라마사원이떠올라발길을베딩쪽으로돌렸다.오를때와내려갈때의풍광이전혀달랐다.골짜기는오히려끝없이이어질것같은느낌이들고,아침에보았던사원은오묘한분위기를자아내는절벽위에올라앉아있었다.

뭔가홀린듯한기분으로50분정도걸려라마사원으로올라서는사이향나무숲에서시커먼새가한마리하늘로날아올랐다.등은흰색이요,꼬리부분은보랏빛이도는네팔국조(國鳥)단테(Dante)다.길조인가.신비스럽고경외스런풍광의절벽사원기슭은온통측백나무군락이다.향이피어나는사원이란뜻인가.

그위로바위절벽에고색창연한빛을띤라마사원이올라앉아있었다.아쉽게도라마승은서너시간전베딩으로내려가사원은빈상태였다.사원이라기보다수도처같은분위기다.사원곳곳에매달려있는퇴색한룽다가바람에펄럭여분위기는한층을씨년스럽다.그래도동쪽멀리초롤파(TshoRolpa·4,540m·일명ChhyugimaPokhari)빙하호수양옆의장벽과설벽은저녁햇살을조금이라도더받아들이려고애쓰는듯더욱반짝였다.히말라야는밤을맞기전이렇게빛나고있었다.

사원을내려설무렵하늘에서눈발이날렸다.서설인가싶어즐거워했으나저녁먹고다와에게물어보니“서쪽하늘이좋으면다음날동쪽하늘이맑다”고했다.그러고보니서쪽하늘이시커멓다.앞으로테시랍차에올라설때까지나흘만좋으면되는데-.

다행히이튿날은환상적인날씨다.물감을풀어놓은듯코발트빛하늘에설산들은햇살을그대로반사시키는듯반짝였다.체키고와작별하며초롤파로향하는사이왼쪽으로바몽고~캉나추고는거대한장벽을곧추세우고눈과얼음으로채색한채반짝인다.그러다초롤파모레인언덕이다가오자골끝오른쪽으로또다른설산이슬쩍모습을드러냈다.

둑아래갈림목에서사다가권하는대로왼쪽길을따르는사이흥분케하는풍광이연이어펼쳐졌다.숨을몰아쉬며초롤파둑8부능선에올라서자캉나추고는피라미드형상으로솟구친뒤그우측으로또다른암봉들과이어지며장벽을이루고,그우측5,500m대플라토뒤로6,000m대로보이는암봉들이기운차게솟구쳐있다.그봉우리들은네팔과중국티베트와의국경이기도했다.

별천지같은풍광을자아내는초롤파일원

“와~,스노레이크다.이런풍광을보려고히말라야에오는거아니겠어.”

거대한둑위로올라서자기다렸다는듯이별천지가펼쳐졌다.가이드북을통해글로만봐온초롤파는어마어마한빙하호수였다.그빙하호수는겨울의냉기를그대로간직한채하얗게빛나고있고,그양옆으로초보제(6,689m)와드라그케르고(DragkerGo·6,793m)가거대한절벽을이루며치솟아있고,오른쪽으로는추키마고가우뚝솟아있었다.하지만이봉우리들은단지6,000m급설산에불과했다.티끌하나없는순백의빙하호수와그뒤로거대한설산이뭉게구름일듯둥실둥실떠올랐다.8,000m급고산을연상케할만큼거대한설산을이룬비그페라고샤르(Bigphera-GoShar·6,729m)~비그페라고눕(Bigphera-GoNup·6,666m)연봉이다.우리가목표로삼는파르체모는비그페라고샤르바로왼쪽에솟아있으나눈에들어오지않았다.

빙하호숫가한쪽에수로가만들어져있고관리소도세워져있었다.히말라야는20세기말에접어들면서빙하호의위험이부각되고있다.지구온난화현상으로빙하가급속도로녹아내리고그물이빙하호로스며들면서둑이무너지고그아랫마을이느닷없이쏟아져내린급류에쑥밭이되곤하는것이다.다와는날이더워지는4월부터관리소에사람이머물면서수위를체크하고,수위가높을경우나가온과베딩일원의주민들에게대피명령을내린다고한다.
초롤파일원의아름다운풍광에한동안빠져지내다호숫가길을따라30분쯤거슬러올라가다티숍부근에텐트를치고점심을먹은뒤다시둑위로올라섰다.초롤파빙하호수는순백의세계였다.불현듯59년전이곳을지났을힐러리경은어떤느낌이었을까궁금해졌다.순백의초롤파역시그에게는탐험의대상이었을까.저앞의거대한설산역시도전의대상이었을까.갑자기하늘에서눈이휘날리기시작하더니눈발이점점굵어졌다.이제우리앞에도도전의대상이나타나려는것일까.<계속>

▲1골짜기를덮칠듯위압적인바몽고~캉나추고남벽.2가우리상카를배경으로서있는일행.왼쪽부터황원선,다와셰르파,양효용,최준회씨.3베딩을향하다만난시미가온아낙네들.황원선씨의익살에묘한표정을짓고있다.4에베레스트를8회나등정했다는베딩의나왕텐징셰르파와아내.

[미니인터뷰]

빌라에베레스트사장앙도르지셰르파
“패키지트레킹이안전합니다”


네팔수도카트만두에서한식당과게스트하우스를겸한빌라에베레스트(VillaEverest)를운영하는앙도르지셰르파(AngDorgeSherpa·49)는한국산악인뿐아니라트레커들에게는유명인사다.한국원정대가운데많은이들이어려운일이생기면찾는이가바로앙도르지셰르파다.

에베레스트등반기점인루클라남서쪽으로사흘거리인오칼룽가에서태어난그는10대후반인1978년부터5년간쿨레카니에서수력발전소를건설한삼부토건의식당에서근무해오다가20대중반인1983년양정고동계에베레스트원정대의키친보이로서한국산악인과인연을맺었다.이후1990년동국대동계에베레스트원정에이르기까지20여개한국원정대의쿡을맡아왔다.그러나앙도르지셰르파는한국인들과20년넘게지내오면서도정확하게한국어를구사하지못하자1990년하던일을접고어학연수에나섰다.

“이근후박사님과박영석대장의집에서숙식은해결했지만비행기값은큰부담이었습니다.지금과달리석달밖에비자를내주지않아6개월간지내는사이도중에네팔을다녀와야했으니까요.돈을벌어도시원찮을때인데쓰기만하자니부담이많이됐죠.그래서이화여대어학당에서6개월만연수하고돌아간거예요.”

앙도르지셰르파는1991년박영석씨가인수한빌라에베레스트의동업자로서식당과게스트하우스를운영하면서여행업도하고있다.빌라에베레스트한식당에서는된장찌개,김치찌개,돌솥비빔밥,닭칼국수,삼겹살외에통돼지바비큐도내놓고있다.앙도르지씨는“초창기에는한국인들과성품이달라애를많이먹었지만이제는적응이많이돼어려움이거의없다”고말한다.

“네팔은103개종족이65개언어를사용하는나라랍니다.종교와문화도다양하고요.성격도느긋하고요.그래서성격이급한한국인들과마찰이있곤한겁니다.그런특수성을한국인들이이해를해주어야합니다.”

앙도르지씨는오랜세월한국산악인들과인연을맺어오다보니좋은일,나쁜일을많이겪을수밖에없었다.

“사고당한한국산악인들의얼굴이지금도선해요.1993년동국대에베레스트원정대의남원우와안진섭,2007년남서벽에서사고를당한오희준과이현조….1998년캉첸중가원정때에는대단했어요.사람과식량을나르기위해헬기를수없이띄우고.막판에는대원한명과기자가사고를당해또헬기를띄웠으니까요.허가를받지않은채등반하다사고난기자때문에애도많이먹었고요.”

현지인과외국인들에게도인기있는한식당을운영하면서여행업으로도자리를잡은앙도르지는“예전에는트레커대부분여행사를거쳤는데요즘은인터넷이나여행가이드북등에정보가많아스스로해결하는트레커가많아지고있다”며“그런가운데에서도백지상태에서히말라야트레킹에나서는이들이간혹있어문제”라고말한다.

“안나푸르나라운드트레킹도중토롱라(5,416m)를넘다가심한고소증때문에잠이들었던사람이있어요.빌라에베레스트를찾아왔는데손가락이시커멓게죽어있지뭐예요.그런데동상에걸린줄모르고있는거예요.3년전83세에트레킹을했던분이올해다시네팔에오셨어요.말렸어요.시내관광하시는게건강에좋을거라고요.”

트레킹뿐아니라크고작은원정도핸들링하는앙도르지는“4월1일자로트레킹규정이바뀐게많다”며“특히여행사를거치지않으면포터를구할수없게되었다”고알려주었다.앙도르지는“잘알려진대행사를통하거나적어도정보를많이수집하고준비를단단히한상태에서네팔히말라야트레킹에나서줄것”을당부했다.

주소POBox3165,Thamel,KathmanduNepal,977-1-444-1593,팩스977-1-441-0161,이메일nekotreks@ecomail.com.np,웹사이트www.nekotrekking.com.

-글·사진한필석차장/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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