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선 특집 | 14개 거봉 완등자] *-

[오은선특집|14개거봉완등자]한국인이4명으로최다

모두22명완등…김창호·김재수오래지않아완등이룰듯

▲우리나라의14개봉완등자들.왼쪽부터엄홍길,박영석,한왕용,오은선.
인류가최초로8,000m고봉에오른것은지금으로부터60년전인1950년의일이다.이미히말라야의고봉에대한도전은19세기말부터계속되고있었지만프랑스원정대가안나푸르나초등에성공하기전까지히말라야는인간이범접할수없는‘신들의영역’이라불렸다.

안나푸르나초등이후8,000m거봉에대한도전은한층격화됐다.3년후인1953년영국원정대가세계최고봉에베레스트에올랐고,이어차례로전인미답의봉우리들이인간의발길을허용했다.안나푸르나초등14년뒤인1964년중국원정대가시샤팡마에오르며14개봉초등정경쟁은막을내린다.

단한사람이14개봉우리에모두오르는행위는1986년라인홀트메스너가처음으로성공했다.인간한계를넘어선일대사건이었다.이때부터8,000m는알피니스트에게동경의높이가됐고그정상에오르려는레이스가시작됐다.

대한민국,여성최초,최다등정자기록보유

라인홀트메스너는1970년낭가파르밧을시작으로1986년로체등정까지16년에걸쳐히말라야8,000m고봉14개에모두오르는위업을이뤘다.그뒤그는전무후무했던등반경험을바탕으로20권이나되는저술을남겨독일과이탈리아에서산악문학상을세번이나수상했다.

메스너이후지금까지8,000m14개거봉에모두오른이는총22명이다.이들등정자가운데10명은산소통을이용하지않았다.우리나라에서는엄홍길이2000년세계여덟번째로14개봉완등에성공했고,이듬해인2001년박영석이세계아홉번째,2003년한왕용대장이세계열한번째로14개봉완등에성공했다.그리고지난4월27일오은선이안나푸르나에오르면서세계21번째인동시에여성최초로14개봉완등자가되는영예를얻었다.

14개봉완등자21명을국가별로살펴보면한국이4명,이탈리아와폴란드,스페인이각3명,스위스·멕시코·미국·에콰도르·카자흐스탄·독일·핀란드·포르투갈·호주가각1명씩이다.대한민국은뒤늦게히말라야고봉도전을시작했지만어떤국가보다훌륭한성과를거뒀다.

여성산악인가운데오은선이최초14개봉완등에성공했지만그과정의마지막은치열한경쟁의시간이었다.특히스페인의에두르네파사반(36)은오은선보다며칠앞서안나푸르나에오르며마지막까지손에땀을쥐게했다.파사반은5월17일시샤팡마등정에성공해오은선에이어14개봉완등에성공했다.또다른여성경쟁자인오스트리아의게를린데칼렌브루너는이번시즌에13번째봉우리인에베레스트에오르기위해등반을펼치고있다.

김재수·김창호등도14봉레이스중

현재우리나라등반가가운데8,000m14개봉등정이가시권에있는인물은4명정도다.먼저지난해14개봉중11번째인낭가파르밧에오른뒤하산길에추락사한고고미영씨의등반파트너김재수(48·코오롱)를선두주자로꼽을수있다.그는2007년5월에베레스트를시작으로히말라야10개봉에고미영씨와함께올랐다.현재김재수는안나푸르나·가셔브룸1봉·가셔브룸2봉3개의봉우리만남겨두고있다.김재수는고고미영씨를히말라야로이끈주인공으로‘히말라야체질’이라는말을들을만큼고소에서탁월한능력을자랑한다.

낭가파르밧루팔벽에오르며차세대클라이머로떠오른김창호(41·몽벨)는무산소와고난도루트등반으로우리나라히말라야등반역사에새로운장을써가고있다.그는4월29일캉첸중가등반에성공해총10개봉을무산소로올랐다.그는잠시귀국했다가안나푸르나에도전할계획이다.

이밖에도현재까지5개의봉우리에오른김홍빈(46·광주산악연맹)과그의파트너김미곤(38·한국도로공사)도있다.특히김홍빈은등반사고로열손가락모두를잃는장애를극복하고14개봉에도전한의지의인물이다.이들은아직목표로하는14개봉에는많이못미친것이사실이다.안타깝게도이두사람은4월24일마나슬루(8,163m)등반중동상에걸려국내로돌아와치료를받고있다.하지만주변의지원에힘입어불굴의의지로남은모든봉우리에오르겠다는각오를다지고있다.

한편이번에오은선대장과안나푸르나를등정한나관주(43·오지로투어대표)씨도8개의봉우리를오르며유력한완등자후보가됐다.

14좌와16좌,어떻게다른가

산악인들은몇개의등반대상지를별도로묶어그것을제2,제3의목표로삼기도합니다.대표적인것이알프스3대북벽,그리고히말라야8,000m14좌입니다.어떤이는이를두고등반을지나치게계량화했다는비판도하지만긴시간을두고꾸준히추구할새로운과제를설정할수있다는점에서‘공통점을가진대상지들을하나로묶기’는널리용인돼왔습니다.

아이거·마터호른·그랑드조라스의알프스3대북벽은같은유럽알프스지역에있고그늘이들지않는추운북벽이며등반이어려운수직벽인점등몇가지공통점이있기에하나의의미망으로엮은것입니다.8,000m14좌는해발8,000m가넘는봉이모두14개라하여‘14좌(giantpeak)’로개념을설정한것이죠.

여기에는무슨엄격한잣대가있었던것이아닙니다.애초에다른대상지하나를더포함시켜4대북벽이라거나15좌로할수도있었을것이며,지나치게유다른대상지만아니라면다들또한그렇게받아들였을것입니다.그러나1986년라인홀트메스너가인류사상최초로14좌완등을선언하면서‘8,000m14좌’는하나의독립된의미망으로굳어졌습니다.

때문에14좌완등자들은14좌를마친이후에는다른방식의등반으로방향을바꾸었지요.그러나엄홍길은여기에2개봉을더보태어올라16좌를완등했다고말한것입니다.8,000m14거봉은저마다위성봉들이있으며,그중8,000m를넘는것이9개있습니다.그9개중에도칸첸중가의서봉얄룽캉(8,505m)로체봉의동봉로체샤르(8,400m)는독립성이강하여여러산악인들이별도로등반을하기도했습니다.엄홍길은이두개를보태어16좌라한것이죠.

16좌세계최초등정이라는말도잘못된것은아닙니다.그리고가능성이극히희박하긴하지만그것이새로운의미망으로정착될수도있을지모릅니다.14거봉에이어그가한2개봉등반도물론몹시어렵고힘들다고합니다.

아직도16좌를하겠다는산악인은엄홍길이외에는없습니다.다만스페인의14좌완등자후아니토오이아르자발이14좌×2를하겠다고,즉14좌를두번하겠다고선언한모양인데,그렇게그나름으로의미망을확장해보려는것이겠지요.오은선은16좌등정이나14×2등정은생각조차해본적이없다고대답했습니다.

아무튼그간여러언론매체는마치세계적으로난다긴다하는산악인들이경쟁적으로16좌를하려했으나엄홍길이가장먼저한것인양뉘앙스를풍겼습니다.이는진실을잘못전달한것이죠.엄홍길이간혹공개석상에서‘16좌’가아니라‘14+2좌’라고언급했던것은이런사실을의식해서였겠지요.‘히말라야16좌완등으로세계등반사를다시썼다’거나하는표현은외려엄홍길을곤란하게한것이었다고봅니다.

-글안중국편집장·김기환차장/월간산-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