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트레킹 | 네팔 서부 트레킹 1] -2- *-

[해외트레킹|네팔서부트레킹1]-2-

물레방아,도리깨질,야크기름,양털옷만으로활기차게살아가
문명의혜택과는거리가멀지만이들은힘들다고비명지르지않는다

예약한주팔행비행기티켓을따라항공에직접가서확인했다.내일아침7시다.네팔에서는번거롭더라도항공편을직접확인하는게좋다.현지에서구하기어려운물품을구입할겸네팔간지관광에나섰다.

네팔간지는평야지대로시가지가혼란스럽다.우마차와릭샤(인력거),삼륜차등온갖운송수단이뒤섞여다닌다.질척거리는길위에노새와말,소가어슬렁거린다.멧돼지일가족을끌고나온사람까지있다.그모든군상이뿜어내는열기와소음으로정신이하나도없다.

차츰적응이되자도시풍경이하나둘눈에들어왔다.무질서속의질서라고나할까.신호등은하나도없지만큰무리없이사람과차,동물들이오간다.열대과일과이름모를거리음식을팔고있는노점상이많다.특히네팔간지는인도와가까운곳이어서터번을두르고미간에붉은티카를찍은사람이많다.

겉으로보이는풍경은낯설지만어디에나사람사는모습은크게다르지않다.한동안시장의소란과활기를즐기며돌아다녔다.고산지역으로들어가면이런분위기는당분간접할수없다.

오후에로지로돌아와한국에서구입해간등산화,재킷,헤드랜턴등을스태프들에게나눠주었다.산에서꼭필요한장비들이다.하지만카트만두에서미리주면돈이아쉬워팔아버리는스태프가종종있다.현지에서지급하는게바람직하다.

▲우마차와인력거,삼륜차등온갖운송수단이뒤섞여다니는네팔간지의시가지.

셰르파·포터들에한국산등산장비지급

지프두대를예약했다.내일새벽5시에는일어나야하므로일찍잠자리에들었다.또모기가말썽이다.낮에주인에게부탁해서모기약을흠뻑뿌려놓았지만별로효과가없다.

설상가상으로밤12경부터는로지근처에서힌두교도들이종교행사를했다.확성기를크게틀어놓고경전을읽고노래까지불러댔다.도저히잠을이룰수가없다.그행사가아침까지계속됐다.고요와정적이흐르는산이그리워졌다.뒤척이다가밤을새고말았다.

11월11일.거리의소음을견딜수없어새벽4시에자리를박차고일어났다.짜파티로아침을때우고서둘러짐을챙겨네팔간지공항으로향했다.새벽5시반경에공항에도착했다.공항은어둠에휩싸여있고정문마저굳게닫혀있었다.경비중인공항경찰만이무뚝뚝하게우리일행을맞았다.

여기에서그동안경험한네팔공항시스템을잠시짚어본다.네팔은대부분산이높고길이험하다.도보로이동하자면많은시간과노력이필요하다.그래서경비행기를이용하는게가장편하고빠르다.

네팔은국제공항인카트만두공항,포카라공항,네팔간지공항,비란나가르공항등이가장커서거점이된다.이공항들에서네팔산간마을로가는경비행기가운항된다.네팔동쪽부터살펴보면칸첸중가는슈케터공항에서가깝다.이공항은이른아침에만비행기이착륙이가능하다.해가뜨면구름이몰려와서활주로이용이어렵다.

마칼루로가려면텅빈타르공항을통해야한다.이공항은안개가심해서오후에야이착륙이가능하다.쿰부는루클라공항에서가까운데,이공항은활주로경사가심하고일기가불안정한게특징이다.

▲1방한모를둘러쓴돌포처녀.2순한눈매의돌포총각.

안나푸르나근처에는좀솜공항이있다.이공항은무스탕에서불어오는바람이거세오전10시이후에는이착륙이어렵다.돌포지역은주팔공항,네팔서쪽지역은시미코트공항을이용하면된다.그외의산간마을에도작은규모의공항이많다.그러나날씨와승객의유무에따라서운항계획에변동이많다.사전에철저히알아보고가는게좋다.

차량은공항진입이제한된다.그래서공항정문에짐을부리고문이열리기만기다린다.7시가넘자따라항공매니저가출근하더니들어오라고손짓한다.네팔에서항공사매니저는상당한지위를누리며권위가대단하다.

이공항에는카트가없다.가져간짐들은스태프들이등에져서여러번에걸쳐공항청사까지날랐다.청사입구에서경찰이보안검사를한다.일일이짐을풀어육안으로세밀하게검사한다.

전세낸경비행기는14인승으로무척낡아보였다.시동까지안걸려한참을고쳐야했다.일순불길한생각이들었지만무사히이륙했고,주팔공항에안착했다.준비관계로공항근처에서하룻밤야영하기로했다.

▲군주둔지에서만난,돌포에서온야크유목민의저녁시간.

“카트만두로돌아가서비디오카메라촬영허가받아와라”

공항에서기다리고있던여행사의사업파트너타라를만났다.그의주선으로석유류와식료품을구입하고,말6마리와마부2명을고용했다.이제네팔서부지역의출발점에섰다.바람결에히말의내음이묻어났다.

11월12일.1년만의야영이라잠자리가개운치않았다.텐트를걷고짐을꾸려분배하는스태프들도손발이잘맞지않았다.모두베테랑이지만여행초기에는다소엇박자가난다.시간이지나면해결될일이다.

새벽무렵근처마을을둘러봤다.장대한산들이겹겹이마을을에워싸고있었다.경사면에넓은계단식밭이보였다.돌과나무와흙으로지어진투박한가옥이정겹다.전형적인산간마을풍경이다.마을아래로는강물이힘차게흐른다.폭순도호수쪽에서내려오는폭순도콜라(강)와두나이쪽에서내려오는튜리베리강이합쳐진강이다.

마을어귀에서한무리의아이가호두를따고있었다.10여m는넘을법한나무를향해아이들이맹렬하게돌을던졌다.열살전후의아이들로팔힘이보통이아니다.애를써야먹을걸얻는다는평범한진리를놀이를통해서터득하고있었다.

야영지를떠나강가의큰길로접어들었다.등짐을실은노역마예닐곱마리가내려왔다.이말들은몽골종으로체구는작지만힘이세다.지구력이강하며거친풀도잘소화시킨다.우리가빌린노역마6마리도같은종류다.승용으로사용하는몽골말은노역마보다체구가더크다.

폭순도호수쪽으로1시간반정도올라갔다.슈리갓마을에있는폭순도내셔널파크사무실에도착했다.그사무실옆공터에서점심을먹는데난감한상황이벌어졌다.사무실직원이우리가소지한비디오카메라를발견하고시비를걸었다.공원법상카트만두에서촬영허가를받아와야만비디오카메라를통과시킨다는것이다.명백한여행사의실수다.통사정을했지만원칙이라며막무가내다.

결단을내려야했다.스태프중에서한명을뽑아비디오카메라를주팔로돌려보내고여행사와협의하도록조치했다.결국카트만두로다시돌아가고액의비용을내고허가를받아와야해결될일이었다.아마도여러날이걸릴것이다.그때까지비디오촬영을못한다고생각하니가슴이타들어갔다.여행사의실수로빚어진해프닝이지만유연성없이법만을고집하는직원의태도가아쉽다.

오후들어서비가부슬부슬내렸다.그칠기미가없어까그니마을에도착하자마자일찍숙소를잡았다.숙소라고는하지만헛간과비슷한수준의창고다.부디벼룩과빈대가없기를바랄뿐이다.산행첫날부터진행이원활하지않았다.내일을기대해본다.

-글·사진조진수사진작가/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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