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칸지로와산맥에한줄기황금햇살이와서닿는다.
돌아가는길이예상외로미끄럽고위험하다.어제어떻게올라왔는지신기할정도로난코스다.말들은위험을감지하고갈팡질팡한다.스태프여러명이달려들어절벽으로떨어질뻔한말을간신히수습해내려간다.겨우눈있는지역에서벗어나자말들이신이나서뛴다.녀석들도어지간히가슴을졸였나보다.무거운짐을지고미끄러운길을내려오느라긴장했던스태프들도이제한숨을돌린다.
어제야영했던야크카르카에서점심을먹고다사마을에도착했다.마을사람들이몰려들어까그마라를왜못넘었는가관심을표한다.가슴까지눈이쌓였다고제스처를취하자알아들었는지고개를끄덕인다.
그들과작별하고내려가는데계곡옆에서두가족이야영을한다.야크고기를잘라손질중이다.그중술에취한노인이작년에살당에서나를본적이있다며반가워한다.그냥힐끗스쳤던인연인데도그렇게반가워한다.
차이가있다.
올라올때는비가왔는데내려갈때는날씨가화창하다.기분마저산뜻하다.풍경이밝아보이고,작은돌하나하나까지새롭게다가온다.일정엔차질이생겼지만예상외의소득을얻은느낌이다.
거센계곡물은거대한바위들을깎아신비로운형상으로조각해놓았다.
그런데바위정수리에오롯하게뿌리를내린작은나무가보인다.그생명력이놀랍다.육중한고목을뿌리째뽑고바위를쓸어버린물의입장에서보면맥이빠질노릇이다.
이들은유목생활을한다.
첵파마을에서점심을먹고서둘러슈리갈마을로향했다.
날이어두워져서야폭순도내셔널파크사무실근처의야영지에도착했다.근처산중턱의절벽에서산양한마리가유심히우리를지켜본다.분명히사오일전에지나간사람들인데왜돌아왔을까궁금한표정이다.
2009년11월18일.새벽6시쯤이면어김없이카메라를들고텐트를나선다.
아침을먹고줌라로향한다.스태프들을먼저보내놓고나는카메라팀과잠시두나이에다녀오기로했다.
두나이로가는길에드물게큰초르텐이있어살펴보았다.천장에는별·사각형등기하학적인문양이그려져있고,벽에는붓다의일생을탱화로표현해놓았다.국왕부처의초상화도있는데다소훼손되어있다.
하지만얼마쯤더가다가결국두나이방문은포기했다.현지인에게알아보니왕복3시간정도는걸린단다.그렇게되면먼저출발한스태프들과의합류가어려워진다.할수없이발길을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