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트레킹ㅣ네팔 서부 트레킹 3] -5- *-

[해외트레킹ㅣ네팔서부트레킹3]-5-

산정조망에영혼마저사로잡히다

줌라바자르~차우리카르카~라펠릭패스~줌라마을~라라호수

2009년11월24일.미투리산악회의최효범대장일행이카트만두로에서비디오카메라를가져와우리일행과합류했다.이제부터는동영상촬영이가능해서한결힘이난다.하루정도쉬면서부족한물자를구입하려고줌라바자르(시장)로갔다.

줌라바자르는말과소,차와트랙터가뒤섞여매우혼잡하다.물건의종류는많지만대부분조악한편이다.하지만넘치는활기만큼은거칠고순수해서마음에든다.

▲트리푸라고트마을지나고개에서바라본아침풍경.

오후에어제지나왔던강가의넓은농경지로촬영을나갔다.여인들이곡식을빻는데절굿공이가대충다듬은기다란통나무다.가운데를잘록하게파서손잡이로삼고,유선형으로미끈하게다듬어내린우리의절굿공이와는많이다르다.

이들은가공과별로친숙하지않다.다리도마찬가지다.두껍고긴통나무두개를강에걸쳐놓고편편하게다듬어놓은게전부다.안전을고려한난간은없지만사람과짐승이별어려움없이다닌다.그투박한다리아래로만년설이녹아형성된강물이거칠게흐른다.이강물은석회질을함유해서다소뿌연색을띤다.주로농사와가축의식수로이용하고인간의식수는깨끗한계곡물을따로이용한다.

이은혜로운강물덕분에줌라지역은유난히논농사가발달해있다.이들은주로소를이용해논을간다.소는목덜미끝에불룩한혹이있는종류로,코뚜레가없다.물론고삐도없다.그래서주인이소를부려논을갈자면어려움이많다.

이들은두마리의소에멍에를지우고쟁기를연결한다.멍에와쟁기는우리네것과별반다르지않다.가느다란나뭇가지로소를툭툭치며논을간다.고삐로소를조종하지않는데도고랑의간격은거의일정하다.신기한마음에가까이가보니주인은소에게호통을치고손으로꼬리를잡아당기면서말을듣게하려고애를쓴다.

▲부팅라마을의집과주민들.

쟁기는소가아니라농부가메고가


일을마치자소들은홀가분한맨몸으로앞장서털레털레집으로향한다.그러자농부는그무거운쟁기를어깨에둘러메더니묵묵히소의뒤를따르는게아닌가.소에게쟁기를지우지않는게이채롭다.그한사람만그런가해서둘러보니다른농부들도마찬가지다.

문명세계의인간은소에코뚜레를끼우고고삐를잡아당겨부리는일을당연하다고생각한다.쟁기를지고소를뒤따르는농부는찾아보기어렵다.하지만이들은다르다.이들은소와교감하고짐을나누며함께살아간다.

11월25일.라라호수로향한다.포터1명을더구하고,최대장일행3명이합류해이제일행은사람20명과말6마리로늘어났다.휘발유와식료품을추가로구입하여짐도많아졌다.

시내를통과해고개를오르는데길가에군부대가보인다.군주둔지의규모로보아연대급이상으로판단된다.연병장에서는네팔군인들이큰북소리에맞춰열병훈련을하고있다.계곡에물레방아가여러채보인다.안에서는한여인이방아를찧고,밖에서는여인들이바구니에두엄을담아연방밭으로내간다.부근에서수색작전중인군인들이또보인다.

▲줌라마을주민이두마리소를이용해논을갈고있다.우리와달리코뚜레를꿰지않았다.

줌라시가지를거의벗어나는지점에학교가있다.여러동의큰건물과넓은운동장으로미루어대학교로짐작된다.운동장에서는약간의남녀학생이야외수업중이다.산간에서이런큰규모의학교는처음본다.

계속오르막을오른다.주변산여기저기에굵은히말라야소나무가몇그루보인다.예전에는분명울창한소나무숲이었을것이다.하지만벌목으로현재는텅비어버리고목초지로사용하고있다.안타깝게도그고송들마저도끼질과불길에수난을당해목숨이경각에달려있다.개발이라는명분하에네팔의나무들은도처에서무참히난자당하고있다.조림정책은아예없어보인다.자연의재앙을불러올까두렵다.

오후늦게차우리카르카에도착했다.허름한돌집이한채보인다.마당에서는한여인이돌판위에양털을놓고나무방망이로두드리고있다.심하게엉킨양털을푸는작업이다.옆에서는남편이그양털로실을뽑아실패에감는다.부부가합심해서일하니보기가좋다.

돌집에서멀지않은곳에서는중대병력의군인들이각개전투훈련을하고있다.네명씩조를짜서상관의지시에따라번갈아돌격훈련을하는데영국식전술로짐작된다.

네팔은구르카용병으로유명하다.구르카는마나슬루지방의산악지역을말한다.이지역사람들은체력이강인하고용맹해서전투에능하다.구르카용병은영국군에준하는금전적인대우를받고,영국시민권까지획득할수있어네팔젊은이들사이에서인기가아주높다.

네팔은전체적으로돌산이많다.풍수적으로골기가강하면기운이강하고영성이발달할소지가많다.네팔인의생활에종교가깊이스민이유가될수있다.종교적인사람들에게살육은어울리지않는다.가난이원수다.

2009년11월26일.밤새텐트옆에서말들이울면서발굽을구른다.나중에알고보니목이말라그랬다고한다.이번트레킹에서짐을운반하는말들은대단히요긴한존재다.마부가평소에잘관리하는데어젯밤에는깜빡했던모양이다.

마부는아침에만말에게옥수수알을먹인다.일종의특식이다.옥수수알이든긴포대를말의입에대고줄을말목에걸어놓으면말이알아서먹는다.하지만점심과저녁은근처초지에서말스스로해결해야한다.

저녁에짐을풀어놓으면말들은흙위에서뒹굴기를좋아한다.포대가닿았던등판이땀때문에근지럽기도할것이다.뻐근한척추를펴는운동으로도보인다.저녁에짐을내릴때마다말은그운동을절대로빼놓는법이없다.

▲나무를해지고오는가리방마을여인들.

-글·사진조진수사진작가/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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