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한지두시간만에라펠릭패스(고개)에올랐다.멀리동남쪽으로다울라기리산군과구르자히말이보인다.아래로는아침밥짓는연기에휩싸인줌라가한눈에보인다.줌라는산에둘러싸인우묵한분지여서연기가쉽사리흩어지지않는다.
물푸레레크에서점심을먹는다.이곳은티하우스로,오가는인마가제법많은편이다.할아버지가마당에서양털실로곡식포대를짠다.직조기로한올한올짜내려가는손길이아주꼼꼼하다.
계곡을따라내려간다.건너편산비탈의약초밭에서수십명의남녀가일하고있다.약초는주로인도로수출한다.
카메라배낭을담당한스태프가옆구리통증을호소한다.마오이와정부군의교전지역인고향에갔다가유탄을옆구리에맞았다.탄알은뺐지만후유증으로고생하고있다.안타깝지만진통제로견딜수밖에없다.이곳에서의료시설을갖춘병원까지는너무나멀다.
히마나디강가의네오리갓마을을방문했다.마을에들어서자집앞에서아이를안고있는여인이보인다.아기가보채자여인은낯선이방인앞에서스스럼없이아기에게젖을물린다.평화로운광경이다.역시모성은자연스럽고아름답다.
2009년11월27일.습기많은계곡부근에서야영하면텐트안에성에가낄정도로춥다.슬리핑백도눅눅해진다.그래서잠자리에서일어날때의느낌이개운하지않다.아침에마을을둘러보니집마다추위를녹이느라장작불을피우고있다.그옆에서곁불을쬐자비로소굳은몸이풀린다.
옥상으로올라가는사다리는통나무로만든다.기다란통나무에일정한간격으로발딛는자리를파서이층에걸쳐놓았다.이층은평평한흙마당으로농작물을손질하거나건조하는장소다.건초는삼층에주로보관하는데삼층지붕은대부분나무너와로덮는다.
너와는적당한길이로자른나무를도끼로쪼개만든다.도끼로쪼개므로나무의두께가일정치않아지붕이울퉁불퉁하다.이방식은우리나라도마찬가지다.
집마다벌통이여러개보인다.벌통은통나무속을파내고벌이드나드는작은구멍을제외하고는모두막아버린다.우리나라는통나무벌통을세워놓고지붕을씌우지만여기는지붕없이옆으로뉘어놓는게특징이다.
줌라마을을지나카프라오다마을에도착했다.한할머니가도리깨로콩을털어키로까부르고있다.키는우묵한삼태기모양으로우리와달리날개가없다.콩은검은색,붉은색,연두색이다양하게섞여있다.크기는우리콩의반쯤으로밤맛과비슷하다.
한시간가량을걸어차우타마을에도착했다.이마을에는경찰의체크포인트가있다.
물푸레마을을지나구치라그나패스의티하우스근처에여장을푼다.
딸랑딸랑하는종소리에잠을깬다.말목에매달린종소리로꽤많은말이지나간다.종소리에섞여마부의노랫소리까지들린다.어제저녁에들었던목동의노래와분위기가비슷하다.아침을여는활력이느껴진다.
한시간반정도경사가심한비탈을오른다.길은없지만전망이좋다는현지인의귀뜀에무조건가는중이다.산등성이에오르자아래쪽으로나무가무성한산들이보인다.그너머에는그토록보고싶던라라호수가길게누워있다.
멀리서보는라라호수는어두운청색이다.아마도돌포의폭순도호수보다는수심이얕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