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각산 – 상주 MRF ‘숨소리길’ [1], *-

나각산-상주MRF‘숨소리길'[1],

최고의낙동강조망코스로추천!

“해발240m,그러나숫자는전부가아니다.”

‘다들너무좋다고하기에죽기전에구경한번하려고올라왔어.”나각산정상의팔각정에서만난할머니세분의‘등정의변’은사뭇남달랐다.주변에서얼마나산위에서본경치자랑을했는지노인들끼리단합을해서길을나섰다는것.아직외부에잘알려지지않았지만나각산은이미낙동주민들사이에서화제였다.7월중순,나각산코스개척을주도했던상주시청문화관광과전병순씨와함께주요구간을답사했다.

“산길(MountainRoad)과강길(RiverRoad),들길(FieldRoad)로이루어진상주‘MRF’는모두13개코스로구성되어있습니다.대부분인근코스를이어서걸을수있도록연결성이좋지요.그런데유독이곳나각산코스는단독으로떨어져있습니다.시간을내서찾아와둘러봐야할만한가치가있다는뜻입니다.산위에서보는낙동강조망이가히일품입니다.직접보면서판단해보시죠.”

▲나각산전망데크에서본낙동강.큰물굽이를그리며돌아나가는강줄기가시원스럽다.

나각산(螺角山·240m)은경북상주시낙동면낙동리에위치한자그마한봉우리다.이곳은500km가넘는낙동강의긴줄기와맞닿은곳가운데유일하게‘낙동’이라는이름을지닌면(面)지역이다.게다가나각산이있는동네의이름까지낙동리다.이름만봐도이곳과낙동강의깊은인연이머릿속에그려졌다.

“나각산은산의형상이둥근소라의모양이고정상에뿔같은바위가있습니다.지금은정상에구름다리와팔각정을세워상대적으로나각바위가도드라지게보이지않습니다.하지만예전에는날카로운바위지대가멀리서도한눈에들어왔지요.”

나각산은산의모양도눈에띄지만지질또한독특하다.이지역주변산들이대부분비슷한데,나각산역시옛날에강이었던지역이융기해산을이룬것이다.산길바닥은물론콘크리트를버무린듯한모습의바위에박혀있는돌의형태가강돌마냥둥글다.산행도중줄곧이러한돌들을관찰할수있다.

가볍게오를수있는트레킹코스낙동강을바라보며걸을수있는나각산산길은상주MRF제4코스‘숨소리길’로명명되어있다.들머리인낙동강한우촌에서낙단교초입의제방으로올라서면강상류를향해이어진도로가보인다.이길입구에숨소리길이정표가세워져있다.이곳부터나각산정상까지는약3km거리로한시간반이면충분히오를수있다.

▲나각산정상에서본구름다리와팔각정.상주의새로운명물로인기를끌것이다.

이번답사에는상주MRF동호회에서함께했다.올해1월결성된이모임은상주시민71명으로구성되어있으며,매주넷째주토요일마다각코스를답사하며활동하고있다.이들은코스를답사하며느끼고경험한것을외부에알리며MRF홍보대사를자처하고있다.

10여명의회원들과어울려도로를따라걸어가니낙동강가운데건설중인낙단보공사현장이나타난다.포크레인으로강바닥을파내는준설공사가한창이다.낙단교에서500m거리의삼거리에서왼쪽의마을길로방향을꺾는다.갈림길에‘현위치낙단보’라고쓴이정표가세워져있다.

길은강에서서서히멀어지며야트막한산으로둘러싸인농촌으로파고든다.뜨거운햇살이쏟아지는논위에싱싱한벼가가득하고군데군데한우를키우는축사도보인다.마을길을따라1.2km쯤걸어가면산길입구라고표기된이정표를만난다.이곳에서왼쪽의오솔길을따라숲으로들어간다.

방향이헷갈리는곳에는언제나파란색유성스프레이로그린화살표가나타난다.이정표와지도를이용해길을찾을수도있겠지만,이화살표는숨소리길을걷는이들에게가장단순한길잡이가된다.복잡하게생각하지말고느긋하게화살표를따르면어느새출발지점으로돌아올수있다.

▲나각산등산로에세워둔생태해설판.이곳은낙동강생태문화탐방로이기도하다.

휴식처와편의시설곳곳에설치산길은소나무가무성한야트막한능선을타고이어진다.시원한그늘이드리워진숲속은경사가완만하다.어린자녀가있는가족도쉽게찾을수있는코스다.햇살을받은숲에나무향기가가득하다.잠시뒤산길오른쪽에잘지은간이화장실하나가나타난다.그앞에사유지를알리는표지판이서있고,바로뒤로낙단보로내려서는갈림길이보인다.마을로내려서는길이다.이곳을지나쳐계속해정상을향해걸음을옮긴다.

산길바닥에둥그런자갈이무수히깔려있다.누군가일부러가져다놓은것처럼보일정도다.숲길에서잠시빠져나와시야가터지는곳에서면상주에서영덕으로연결되는고속도로공사현장이내려다보인다.이길이완공되면바닷가까지1시간이면닿을수있게된다.

다시숲으로숨어든길을10분정도따르면‘옛길갈림길’이라고쓴이정표가나타난다.이곳에서동쪽으로내려서는옛길은정비가되지않아희미하다.주변에최근일어난산불의흔적이남아있다.이곳에서전망대까지는600m거리.하지만잠시뒤면쉬어가기좋은정자가나타난다.

나각산에는모두3개의정자가있는데,그중첫번째것이다.오르막을치기전에여유를즐기며숨을돌리라는뜻으로이곳에정자를세운모양이다.나머지두개의전망대는구름다리를사이에두고솟은두봉우리정상에세웠다.

▲낙동강변바위절벽위에서있는관수루.

정자를지나면낙동강이내려다보이는능선위에조성한체육시설이모습을드러낸다.헬기로옮겨왔다는시설물이얼핏보아도최신식이다.이곳에서쉬고있던낙동면주민들이“이제상주시내부럽지않다”며동네자랑을늘어놓는다.정말복받은분들이다.

운동기구를지나면전망대를오르는긴계단이나타난다.목제로만든계단길의길이는200m가량.자연경관의훼손을최소화한설계가돋보인다.소나무사이로구불구불이어지는계단을오르면낙동강이발아래펼쳐지는커다란목조데크가나타난다.이곳에서보는낙동강의전망이환상적이다.더위가기승을부리는복날올라와서자고내려가도좋을정도로넓고시원하다.

데크옆으로곧바로하산하는길이있지만일단정상을오르는것이우선이다.‘50인이상오르지말라’는문구가붙어있는두번째전망데크를지나면2층팔각정전망대를만난다.이곳에서보는크게굽이를돌며흐르는낙동강의파노라마가장쾌하다.비록산의절대높이는낮으나사방으로막힘이없어상대적으로높게느껴진다.

소라모양의나각암반에설치된첫번째전망대를뒤로하고새롭게조성한구름다리로이동한다.지금은출렁다리라고이름을붙였지만향후구름다리로개명할예정이란다.정상부의두봉우리사이에걸쳐있는이현수교에서보는전망은나각산의보물이다.낙동강의물굽이가다리전체를둘러싸고있는광경은비현실적이기까지하다.머지않아이곳은많은사람이찾는상주의명소가될것임이분명하다.

새로만든구름다리명물될듯구름다리를지나면또다른팔각정이서있다.2층의널찍한마루는이미낙동리할머니세분의점심식사자리가되어있었다.그중팔순을훌쩍넘긴할머니는정말큰마음먹고산에올랐다며한숨을지였다.평생을살아온동네에이렇게좋은곳이있는지몰랐다며짐짓억울하다는표정이다.

정상의팔각정에서지그재그로내려서는계단을따라내려선다.바로옆의바위벽에부처손이가득하고한쪽에는개고사리가탐스럽게군락을이뤘다.사람들이많이다니지않았다는증거다.다행히나무계단으로탐방로가확실하게구분되어있어이러한군락지훼손을최소화할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

▲나각산바위절벽하단에형성된마귀할멈굴.

계단을내려선뒤수풀속의좁은길을통과해구름다리밑으로내려서니‘마귀할멈굿터’라고표기된널찍한데크가나타난다.정확히말하면굿터는아니고동굴이다.서너명이들어가서있을수있는자그마한바위굴이다.굴속을들여다보면둥근돌이박혀있던흔적이그대로남아있다.하지만마음편하게구경을하기에는모기가너무많다.

마귀할멈굴직후만나는삼거리에는‘숨소리길낙동강0.8km15분’이라쓰인이정표가있다.여기서직진하면첫번째팔각정밑의전망데크로길이이어진다.왼쪽으로방향을꺾어강으로내려가려면산속의소로를타고전진한다.주능선에서벗어나하산하는길은아직은숲이짙어오솔길같은분위기다.

무덤이수시로나타나는산속을거쳐강변으로내려선다.이곳에‘낙동강한우촌3.3km50분’이라쓴이정표가서있다.바로앞에보이는강줄기는낙단보공사가끝나면널찍한호수처럼바뀌게된다.남쪽으로낙동강을따라이어지던길은잠시뒤서쪽의산속으로파고든다.최근에개설한분위기좋은임도를타고작은고개를넘어서면화장실과솟대,장승이세워진곳에닿는다.

▲소나무가숲을이룬나각산능선길.

이곳에서숨을돌린뒤다시고개를넘으면조성중인낙동강생태체험단지가나타난다.아직은공터에불과하지만몇년후면육중하고멋진시설물을볼수있을것이다.이곳은낙동강의생물과역사,문화등을체험할수있는곳으로키워나갈예정이다.생태체험단지를빠져나오면다시낙동강과만난다.낙단보공사현장이한층가까워지고민가와문을닫은음식점들이눈에띈다.강건너낙단교옆으로영남삼대누각중에하나로꼽는관수루가숨어있다.강가절벽에위치해시원한전망이일품인곳이다.

계속해제방을따라하류로500m쯤진행하면코스초입의‘현위치낙단보’이정표와다시만난다.출발지점인낙동강한우촌이지척이다.나각산산행은부담없고가벼워남녀노소누구나도전해도좋을곳이다.산행뒤보너스로즐기는한우맛도일품이다.

▲임도를걷다가만나는나각산장승과솟대.

‘MRF’가뭐지?/(“산길(MountainRoad)과강길(RiverRoad),들길(FieldRoad))

산,강,들을연계한상주의걷기코스

▲산딸기를따며즐거워하고있는상주MRF동호회회원들.

경북상주시가걷기문화활성화를위해낙동강과이안천등상주시내13곳에MRF코스를개설했다.MRF란산길(MountainRoad),강길(RiverRoad),들길(FieldRoad)을조합한코스를의미한다.MRF코스는낙동강에4개소,상주시내4개소,이안천5개소등이고거리는6.6km에서42.7km로다양하다.걷는데소요되는시간은2시간부터12시간까지.각코스마다이야기가있는이름을갖고있는것이특징이다.

1코스는이야기꾼이되는낙동강길,2코스는야!하고무엇인가외쳐보고싶은초원길,3코스는역사의향기를찾아떠나는아자개성길,13코스는남매의전설이전해오는너추리길등으로정해져있다.나각산을올라솔향기와소라숨소리를느낄수있는숨소리길은4코스다.

-글김기환기자/사진염동우기자/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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