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계(市界)종주 10구간] *-

[서울시계(市界)종주10구간]

197.3㎞종주마쳐…산·고개·성곽·하천과문화유적두루살펴
한성백제의혼서린‘위례’선사주거유적지거쳐‘끝’

[10구간]

복정역~장지천~장지근린공원~천마산~새우고개~일자산~명일근린공원~
샘터근린공원~고덕산(매봉)~암사선사주거지~광진교~광나루29.5㎞

오전9시30분복정역에모였다.서울시계종주마지막구간은지난번9구간을조금줄여서마치는바람에약30㎞가까이된다고했다.가야할거리에중압감을느꼈는지모두줄행랑치듯갔다.복정역1번출구로나와장지천으로걸어올라갔다.장지천주변은온갖야생화가만발했다.걷기편하도록타탄트랙도깔아놓았다.야생화즐길정신도없다.오로지걷기에일념이다.

이번구간은야트막한산에조성한근린공원과주택가,들판을가로질러선사주거지를거쳐한강을지난다.특히남한에서가장오래된산성을남북으로멀찌감치쳐다보고,또한선사시대주거지를스쳐지나가는의미있는구간이다.

장지천이끝날즈음대단위아파트단지뒤편에조성된장지근린공원으로들어간다.운동시설과휴식처를갖춘아담한공원으로꾸며놓았다.정원엔들국화같은야생화와양귀비꽃이만발해있다.꽃들이울긋불긋서로자랑하는듯하다.

공원을지나자마자서울외곽순환도로바로옆길로합류한다.도로는방음벽으로둘러쳐져있지만워낙달리는차들이많아소리는그대로들린다.소음때문인지방음벽안으로는은행나무와소나무를3중으로심어놓아가로수사이로두개의길이나있다.이길도제법운치있는길이다.

▲강동그린웨이못미처누에머리공원끝지점엔시을 위해분수대를운용하고있다.

천마산은임경업장군전설지녀


서울시계는외곽순환도로반대편으로가야하지만군부대통제구역으로통행이쉽지않아외곽순환도로를따라가고있는것이다.그반대편지역은위례신도시조성예정지이기도하다.

위례성은한성백제초기의도읍지인곳이다.백제의건국은기원전이므로2000년이훨씬넘는역사를지닌성이다.서울수돗물의이름인‘아리수’도위례와관련있다.
위례명칭유래에대한3가지설이있다.첫째는한강을뜻하는‘아리수(阿利水)’·욱리하의아리·욱리에서어휘변화를일으켜위례가됐으며,모두크다는뜻이다.

둘째로백제에서왕을가리키는어라하(於羅瑕)의어라가위례의기원이고,곧왕성이라는뜻이다.셋째는‘우리’,즉울타리에서기원했는데,그뜻은성곽·성책을의미한다는것이다.어느것이든위례는한강과성곽,왕등과관련이있는말이다.

외곽순환도로따라가는길을벗어나거여동사거리에서거여동방향오른쪽으로틀었다.여기서남한산성등산로입구인만남의장소까지줄곧가면된다.서울시계를충실히따르기위해중간에국방과학연구소서울제2기술연구본부로우회했다가나오는길도있다.

만남의장소는등산객,일반인구분없이북적거린다.서울시계는남한산성으로올라가는길이아니고왼쪽신명실업고교방향,즉천마산으로가는길이다.빌라등주택가를지나은빛천사의집에서야트막한천마산등산로로올라선다.

천마산이송파구마천동과하남시간의경계를이룬다.정상이GPS로151m밖에안되는구릉지이지만그래도임경업장군의전설을간직하고있다.병자호란때천마산에서용마가나와임경업장군이그말을타고개농리에서갑옷을꺼내입고투구봉에서투구를쓴뒤전장에출전했다고전한다.주변일대에산이없어얕은산이지만정상에오르면조망이확트였다.정상엔산불감시탑이있어주변을샅샅이살피고있었다.

천마산맞은편엔남한산성자락인금암산이지척에있다.성곽은능선에가려보이지않았지만그밑에있는골프장의골프치는모습까지눈에들어왔다.

▲왼쪽)범바위산에서내려오면세곡3교를지나서울과성남의경계를알리는해치상이있다.오른쪽)시계종주마지막출발지점인장지천위의장지교를종주팀이지나고있다.장지천주변엔다양한야생화가만발해있다.

천마산을내려와서부터지겨운주택가와아스팔트길이연속된다.남천초등학교후문을지나개나리어린이집에서우회전해서한스세븐빌에서잠시구릉지로올라간다.누에머리공원관리사무소로내려와거여초등학교뒷담을끼고돌아고덕동도로를따라나온뒤서하남IC입구사거리에서일자산방향으로들어간다.

이곳이강동그린웨이출발지점이다.강동그린웨이는일자산공원에서출발해서허브천문공원~길동생태공원~명일근린공원~방죽근린공원~샘터근린공원을거쳐고덕산등산로까지10㎞가넘는길로서,구청에서직접조성한걷는길이다.

강동그린웨이일자산공원첫쉼터엔한국생활안전연합에서서울시보행환경실태를조사한결과‘강동구가걷기에최적’이라는발표를커다란이정표에붙여놓고있다.
일자산은강동구둔촌동과하남시의경계를이루는산으로,높낮이가거의없이일자처럼생겨이름붙여진야산이다.‘강동구가걷기에최적’이라는이정표바로옆에둔촌동의유래에대한안내판도있다.

‘이집(李集·1327~1387)선생은고려말에등용된대학자로이색,정몽주,이숭인등과더불어절개로널리알려진인물로서,공민왕17년(1368)신돈의실정탄핵을계기로신돈의박해를피해이곳에일시은거하였던것으로전한다.은거동안의고난을자손후시까지잊지않기위해호를둔촌(遁村)으로바꾸었다.현재둔촌동의동명유래는이집의호인둔촌에서비롯된것이다.’

강동그린웨이는정말걷기좋게돼있다.공원을빠져나가더라도차도옆인도엔타탄에강동그린웨이표시를해놓아걷기도편하고찾기도쉽게단장했다.

근린공원을거쳐고덕산에도착했다.아름다운한강야경으로특히유명한곳이다.정상을향해가는오른쪽한강변에뵈는어마어마한별장은영화배우신영균씨의소유라고한다.

비릿한밤나무꽃냄새가어디서난다.‘아,그렇지.밤나무꽃이필무렵이됐구나’싶다.

고덕산은고지봉이라고하며,정상은응봉,매봉이라고한다.정상이라해봤자GPS로해발100m밖에안된다.삼각점이있는정상에서는한강이바로조망되고,약간의체육시설이있어시민들의운동과휴식공간으로활용되고있다.잠시휴식을취했다.

강동그린웨이길은걷기좋게단장


지나온길들이주마등처럼지나갔다.서울시경계를찾아지하철광나루역에서지난한겨울눈내릴때시작한종주가이젠거의끝이보이는지점에왔다.한강이바로눈앞에있다.감회가새롭다.

마지막있는힘을다해선사주거지로향했다.너무많이걸어발바닥이화끈거렸다.고덕산끝자락엔광릉약수터와함께바로그옆에조선시대영의정을지낸광주이씨광릉부원군이극배의묘소와그후손들의묘소가있다.서울시문화재제90호로지정된곳이다.

들판을가로질러선사주거유적지에왔다.약6000년전신석기시대사람들이살았던집터유적으로,지금까지우리나라에서밝혀진신석기시대의최대집단취락지라고소개하고있다.농경문화시작을입증하는한국선사문화이해에매우귀중한유적이다.1979년7월국가사적제267호로지정됐다.

선사주거지에서토끼굴을지나한강광나루유원지까지는얼마되지않는거리다.그러나이제는지칠대로지쳐걸을힘도없다.길이니까본능적으로발이옮겨지는느낌이다.발바닥부터발목까지아프기시작한다.그래도끝내야지.

한강광나루유원지는지금까지와는색다른분위기라조금힘이났다.석양에반짝이는갈대를쳐다보고있노라면눈이부셨다.아름다운경관을부지런히카메라에담았다.힘든것도잠시잊었다.이정표가하나보였다.‘암사동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고적혀있다.

한강연안에형성된퇴적부에독특한육상및연안생태계특성을보여주고있다고부가설명을하고있다.수변을따라자연적으로형성된버드나무군락과갈대군락이뛰어난경관을자랑하고있다.일부러그옆으로한참걸었다.

이젠마지막광진교로올라갔다.이다리만건너면서울시계종주끝이다.다리길이는1㎞가더됐다.왜그리도길게느껴지는지.다리중간에드라마‘아이리스’촬영지이며한강조망지인‘리버뷰8번가’도있어아무리힘들어도그냥지나칠수없다.리버뷰8번가에서는발아래로도한강을조망할수있다.

마침내광나루비석에도착했다.무려30㎞를걸은날이다.태어나서하루에이렇게많이걸은날은처음인것같다.마라톤풀코스완주를하지않는이상이같이걸을일은없을것같다.

[서울시계종주를마치며]

산전수전겪으며1회평균20㎞씩서울시계한바퀴돌아

겨울이채가시지않은지난2월서울시계종주를거인산악회와54트레킹동호회회원들과함께시작하기로했다.첫출발지는아차산광나루역.그곳에서반시계방향으로서울시계를한바퀴돌기로뜻을모았다.모두두툼한등산재킷에모자와장갑,마스크까지완전무장하고모였다.아차산,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등을차례로거쳐갔다.

매월둘째넷째화요일,즉한달에두번씩어김없이걸었다.애초대략140㎞쯤된다고한서울시계종주는걸을수록길이가늘어났다.5구간부터는한번걸을때마다보통20㎞이상씩이었다.무슨극기훈련하는것도아니고,생각할여유도없이오로지걸을뿐이었다.걷는사람들에게는머리비우고걷는게좋을지모르지만이것저것살펴보고물어보고취재하는사람에게는‘이게아니다’싶었다.

하지만어쩌랴,이미시작한일정을그대로마칠수밖에없는상황이었다.‘상황을바꾸지못하면그상황을즐길수밖에없다’는심정으로먼저가서살펴보고물어보며따라붙었다.그렇게하기를10회,헤맨거리를빼고무려197.3㎞를완주하며취재했다.1회에평균20㎞다.평지는1시간에평균4㎞,산길은2㎞걷는것으로알려져있지만산길,평지상관없이오전9시내지는10시에모여출발했다.저녁도착시각이고무줄같이늘었다줄었다할뿐이었다.눈쌓인산길을걷기도하고,비를맞으며하천을건너기도하는등산전수전겪으며무사히마쳤다.

서울시계종주시작한지얼마안돼서울시에서마침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200㎞를조성한다고발표했다.동용마산,서덕양산,남관악산,북북한산으로이어지는역사·문화·생태트레킹코스로조성한다는계획이다.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는서울시계종주와중복되는노선과우회하는노선이반반정도된다고한다.우회하더라도크게벗어나지는않는다.서울권을벗어날때는다른시군과업무협조문제가뒤따르기때문에작업이크게지연될우려도있기때문이다.

서울시계종주를먼저마친입장에서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를문화유적지와아름다운산수경관을찾아연결한다면그어떤걷는길보다많은사람의사랑을받을것으로보인다.

서울시계종주는54트레킹동호회와거인산악회가없었다면아마원활하지못했을것이다.끝까지동행해준그들에게무한한감사를보낸다.그리고튼튼한내다리에도감사할뿐이다.

-글박정원부장대우/사진정정현부장/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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