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길들이주마등처럼지나갔다.서울시경계를찾아지하철광나루역에서지난한겨울눈내릴때시작한종주가이젠거의끝이보이는지점에왔다.한강이바로눈앞에있다.감회가새롭다.
마지막있는힘을다해선사주거지로향했다.너무많이걸어발바닥이화끈거렸다.고덕산끝자락엔광릉약수터와함께바로그옆에조선시대영의정을지낸광주이씨광릉부원군이극배의묘소와그후손들의묘소가있다.서울시문화재제90호로지정된곳이다.
들판을가로질러선사주거유적지에왔다.약6000년전신석기시대사람들이살았던집터유적으로,지금까지우리나라에서밝혀진신석기시대의최대집단취락지라고소개하고있다.농경문화시작을입증하는한국선사문화이해에매우귀중한유적이다.1979년7월국가사적제267호로지정됐다.
선사주거지에서토끼굴을지나한강광나루유원지까지는얼마되지않는거리다.그러나이제는지칠대로지쳐걸을힘도없다.길이니까본능적으로발이옮겨지는느낌이다.발바닥부터발목까지아프기시작한다.그래도끝내야지.
한강광나루유원지는지금까지와는색다른분위기라조금힘이났다.석양에반짝이는갈대를쳐다보고있노라면눈이부셨다.아름다운경관을부지런히카메라에담았다.힘든것도잠시잊었다.이정표가하나보였다.‘암사동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고적혀있다.
한강연안에형성된퇴적부에독특한육상및연안생태계특성을보여주고있다고부가설명을하고있다.수변을따라자연적으로형성된버드나무군락과갈대군락이뛰어난경관을자랑하고있다.일부러그옆으로한참걸었다.
이젠마지막광진교로올라갔다.이다리만건너면서울시계종주끝이다.다리길이는1㎞가더됐다.왜그리도길게느껴지는지.다리중간에드라마‘아이리스’촬영지이며한강조망지인‘리버뷰8번가’도있어아무리힘들어도그냥지나칠수없다.리버뷰8번가에서는발아래로도한강을조망할수있다.
마침내광나루비석에도착했다.무려30㎞를걸은날이다.태어나서하루에이렇게많이걸은날은처음인것같다.마라톤풀코스완주를하지않는이상이같이걸을일은없을것같다.
[서울시계종주를마치며]
산전수전겪으며1회평균20㎞씩서울시계한바퀴돌아
겨울이채가시지않은지난2월서울시계종주를거인산악회와54트레킹동호회회원들과함께시작하기로했다.첫출발지는아차산광나루역.그곳에서반시계방향으로서울시계를한바퀴돌기로뜻을모았다.모두두툼한등산재킷에모자와장갑,마스크까지완전무장하고모였다.아차산,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등을차례로거쳐갔다.
매월둘째넷째화요일,즉한달에두번씩어김없이걸었다.애초대략140㎞쯤된다고한서울시계종주는걸을수록길이가늘어났다.5구간부터는한번걸을때마다보통20㎞이상씩이었다.무슨극기훈련하는것도아니고,생각할여유도없이오로지걸을뿐이었다.걷는사람들에게는머리비우고걷는게좋을지모르지만이것저것살펴보고물어보고취재하는사람에게는‘이게아니다’싶었다.
하지만어쩌랴,이미시작한일정을그대로마칠수밖에없는상황이었다.‘상황을바꾸지못하면그상황을즐길수밖에없다’는심정으로먼저가서살펴보고물어보며따라붙었다.그렇게하기를10회,헤맨거리를빼고무려197.3㎞를완주하며취재했다.1회에평균20㎞다.평지는1시간에평균4㎞,산길은2㎞걷는것으로알려져있지만산길,평지상관없이오전9시내지는10시에모여출발했다.저녁도착시각이고무줄같이늘었다줄었다할뿐이었다.눈쌓인산길을걷기도하고,비를맞으며하천을건너기도하는등산전수전겪으며무사히마쳤다.
서울시계종주시작한지얼마안돼서울시에서마침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200㎞를조성한다고발표했다.동용마산,서덕양산,남관악산,북북한산으로이어지는역사·문화·생태트레킹코스로조성한다는계획이다.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는서울시계종주와중복되는노선과우회하는노선이반반정도된다고한다.우회하더라도크게벗어나지는않는다.서울권을벗어날때는다른시군과업무협조문제가뒤따르기때문에작업이크게지연될우려도있기때문이다.
서울시계종주를먼저마친입장에서서울외사산트레킹코스를문화유적지와아름다운산수경관을찾아연결한다면그어떤걷는길보다많은사람의사랑을받을것으로보인다.
서울시계종주는54트레킹동호회와거인산악회가없었다면아마원활하지못했을것이다.끝까지동행해준그들에게무한한감사를보낸다.그리고튼튼한내다리에도감사할뿐이다.
-글박정원부장대우/사진정정현부장/월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