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트레킹 | 네팔 서부4] (8) *-

[해외트레킹|네팔서부4]

햇살은화가되고라라호수는캔버스되어라라호수~카키~감가디~루마~박가온~주타산

의약품얻으려수많은주민몰려들어

큰고개를넘어오후에루마마을에도착했다.마을입구에아치형문이서있고,문양편에는붉은깃발이그려져있다.한쪽깃발에는낫과망치,다른한쪽엔다섯개의별그림이선명하다.네팔공산당의깃발이다.네팔공산당은흔히‘마오이’로불리는데네팔에서상당한정치적영향력을행사하고있다.카스트제도타파와부의재분배,평등한교육기회,평등한신분등을주장하기때문인지이지역에서호응도가높아보인다.

루마마을은50호정도로집들이촘촘하게계단식으로조성되어있다.계곡물이적어물레방아는없는대신공동방앗간을사용한다.거대한바위에절구구멍을여러개파놓고곡식을빻고있다.파리떼가엄청나다.곡식찌꺼기와가축분뇨를동네길에깔아놓은탓이다.위생이걱정된다.

2009년12월2일.루마마을은산간마을중에서도특히낙후된지역으로보인다.상업,교육,행정이비교적발달한감가디마을과하루정도의거리지만감가디마을과여러면에서큰차이를보인다.마을규모가작지않고,계단식밭과가축수는많지만생활수준은아주열악하다.우선다른산간마을에대부분설치된솔라전기시설이없다.물론의료시설도전혀없다.

미리준비해간의약품은구충제,진통제,복합연고제,파스정도인데얻어가려는현지인들이아주많았다.그중구충제는정확한용도를설명하기어려워애를먹었다.아무리설명해도배아픈데먹는약으로오인한다.할수없이무조건한사람당하나씩주고보는데서먹도록했다.다행히출장의료지원은어느정도이루어진다.보건당국에서나온것으로짐작되는직원이아이들에게예방접종주사를놓는광경을목격했다.여인들을대상으로는가족계획을지도한다.아주초보적인지원이다.

이런오지에서병이라도나면큰일이다.지난밤에는급체로고생을했다.콩을볶아먹고호두를먹은게체했다.침을맞고약을먹었지만별차도가없다.다행히새벽에속이뚫리면서설사를하고나자살만하다.루마마을을떠나산길을오른다.500m고도를올리는데두시간이걸린다.다시한시간을더걸어바우마을에도착했다.이마을은70호규모로300년전에정착했다고한다.두꺼운너와지붕을얹고굵은목재를사용해서집은아직도튼튼해보인다.통나무계단은얼마나오래사용했는지닳고닳아반질반질하다.

▲곡식을고르고있는내오리갓마을아낙.

한할머니가머리를말린다.코걸이와귀고리,목걸이를착용하고손가락에반지까지끼고있다.이지역여성들은장신구를무척좋아한다.손가락굵기의은팔찌와은발찌를착용한여성도많다.아무리어렵게살아도치장하고싶은여성의본능은어쩔수없나보다.

바우마을을떠나고갯마루에올랐다.멀지않은곳에쌍봉낙타의혹처럼우뚝솟은바위산이두개보인다.고개아래로는드넓은계단식밭이펼쳐진다.밭에일정한간격으로찍혀점처럼보이는것들은두엄더미다.여인들이바구니로연신두엄을나르고있다.

박가온마을을지나오후4시경에도르커마을에도착해서캠프를쳤다.오늘은여덟시간정도산길을오르내렸다.네팔어로오르는것은‘마티’내려가는것은‘딸라’라고한다.인생역시‘마티딸라’아닌가.2009년12월3일.쌍봉낙타의혹이아른거린다.뷰포인트로는최적의장소로판단된다.루마마을에서고용한현지인가이드에따르면그산은주타산(4,200m)으로경사가험하고길은없지만오를수는있다고한다.부쩍욕심이생긴다.그래서예정에는없었지만어제저녁에주타산등정을결정했다.

▲내오리갓마을젊은새댁이아이에게젖을물리고있다.

여행에서즉흥적인결정은사실바람직하지않다.하지만스태프들은등반경험이풍부한베테랑으로다년간함께호흡을맞춰온사이다.좋은작품이나오면상응하는팁을지급하기때문에스태프들은흔쾌히찬성했다.

주타산정에서히말라야대장관만나

새벽부터점심도시락으로짜빠티와삶은달걀을준비하고,7시반쯤카메라팀만데리고먼저출발했다.나머지스태프들은텐트를천천히정리하고,다음캠프지로이동해우리를기다리기로했다.

두시간쯤산길을오르자활엽수림이나타난다.우거진나무사이로새소리가요란하고,여기저기쓰러져있는고목에는푸른이끼가가득하다.‘딱딱딱딱’나무를찍는소리에올려다보니딱따구리한마리가벌레를사냥중이다.비디오카메라를들고몇번을쫓아갔으나결국허탕을쳤다.

존캐리고개(3,700m)에서왼쪽으로방향을잡았다.목초지를지나자이제희미했던길조차사라진다.위쪽을올려다보니거의절벽이다.하지만포기할수는없다.드문드문돌틈사이에자생하는풀을잡고올라간다.낙석의위험때문에신중을기하다보니진행이더디다.

11시경어렵사리주타산정상에도착했다.누군가가쌓아놓은돌탑이여러개있고,정상여기저기에이끼낀퇴적암들이아무렇게나흩어져있다.역시기대한대로히말의파노라마가펼쳐져있다.

동쪽으로는칸지로와히말,다울라기리,구리자히말이보이고,남쪽으로는라라호수가살짝보인다.서쪽으로는사이팔히말이보이고,힌두와티베트불교의성산인카일라시도멀리보인다.북쪽으로는칸티히말이보인다.그야말로360도파노라마다.그웅대하고장엄한광경에일순간감격이벅차오른다.미친듯이카메라셔터를누르자두시간이훌쩍지난다.늦은점심후에세개의돌탑을쌓으며일행의안전과가족의안녕을기원했다.

어두워져야스태프들이기다리고있는계곡의캠프지에도착했다.양치는노인으로부터양을한마리구입해불고기와탕을해먹었다.이지역의양고기는냄새가전혀없다.맛도굉장히좋다.좋은작품을촬영해마음이뿌듯하다.히말의신에게감사할뿐이다.

-글·사진조진수사진작가/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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