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바위이야기
나무와바위는산에함께사는가족이다.언제부터어떻게그곳에살게되었는지,산의역사기록이없기에알수는없다.그러나나무는흙속에뿌리를내리고살고,바위는정상부위를차지하고,산의능선이나산의경사를이루는낭떨어지를이루고있어,나무는바위에감히접근을못하고서로일정한거리에서응시하는모습으로살아간다.
그많은나무들중에그래도소나무가바위를가장가까이하고사이좋게지내는편이다.소나무가바위틈에뿌리를내리고살아가는모습을아주가끔볼수있으니말이다.왜하필이면좋은흙을나두고바위의그좁은틈에뿌리를내리고힘겹게살아가는지알수가없다.바위는바위대로자기에게뿌리를내린소나무를보호하느라힘들어한다.
서로가마주보면서함께살아가지만,소나무는늘바위에게말을걸고사이좋게지내기를바라지만,바위는보고도못본체하는것인지,표정이없다.생긴데로그냥무뚝뚝하게꿈적도하지않고무엇을보고있는지,무엇을생각하는지,주위를의식하지않고죽은듯이다소곳이자리자리를지키고있다.옆에서바라보는소나무는여간답답해하지않는다.
소나무는나무가지를뻗어바람의힘을빌려손짖을해보기도하고,소리를질러보기도하지만,바위의반응은없다.그러나소나무와바위는같은곳에서마주하고있다.서로같은곳에서함께생활하면서서로에게마음을주고받으며사이좋게지내면좋으련만,서로의의사표시가다르고,얼굴표정이다르고,언어가다르기때문에그들은대화가없다.
소나무는하늘을향해키를키우고,바위는산의정상을이루고있다.소나무가아무리키을키워도바위의키를넘지못한다.그래서바위는항상위에서아래에있는소나무를내려다보면서밤낮없이사계절의변화를따라나무의등치를굵게,나무의키를높게높게쉬지않고키우고있으나,바위는소나무의애잔한노력을가상하게여기며안타갑게노려보곤한다.
소나무는사계절의의미를알고봄이면꽃을피우고,여름에는푸른잎을무성하게거느리고,가을에는낙엽을떨어뜨려바위에길에늘어놓는다.겨울에는바위는늘앙상하지만,나무도앙상하게나목이되어겨울의한파와싸워야하며,힘들게고단한시절을걲으며흰눈이오는날을기다리는지도모른다.눈이바위에쌓이면바위는포근하게겨울잠에빠진다.
요즈음은사람들이산을많이찾아온다.나무를보러오는것도아니고,바위를보러오는것도아니면서,사람들은산짐승들처럼무리를지어산을오른다.나무는그냥한번쳐다보고부드럽고고운여성의손으로어루만저주기도하고,남자들의거친손으로잡고지나간다.그러나높은곳에있는바위는우러러보기도하지만,넓은바위를보면그토실토실한응덩이로바위를누른다.
나무와바위는서로같은곳에머물면서서로가마주보며사이좋게대화도나누는친구가되면좋을텐데,그들은서로를배려하는것보다서로의단점을바라보는것처럼대화가없다는것이서로를힘들게한다고하소연한다.큰바위는자기보다작은나무를상대하기싫은표정이며,나무는가지를손처럼흔들기도하지만,바위는그냥몸뚱이하나로웅크리고있으니말이다.
산속에나무와바위는가깝게서로를마주하고있는존재이면서도그들은대화를나눌줄몰라서로의마음을이해하지못하는것같다.그들은산을이루는한가족이면서,서로의존재는인식하면서서로의역할에대한의식은문을닫고있는것같다.그들은서로이웃에서같은곳을바라보며,같은곳에존재하면서바위는바위대로뭉처있고,나무는나무대로모여서서로의영역을침범하지않으려고한다.
여름에천둥번개가치고태풍이불어올때는서로가의지하고상부장조하지만,그위력앞에맞서지는못한다.나무가벼락을맞아찢어지고꺾이기도하지만,바위는그냥바라볼뿐이다.가끔바위가갈라져떨어지다가나무를다치게하는경우가있기도하지만,그렇다고나무는바위를원망하는일은없다.그들은그사고를미필적고의로보지않는다.
그들은해가나오면반가워하고,구름이하늘을가린다고원망하지않는다.바람이불면바람을껴앉고,비가오면비을맞으며지내고,흰눈이내려도그들은그흰눈을고스란히그대로받아준다.나무는사계절의연륜으로성장을하지만,바위는아무리계절이바뀌고세월이지나가도세월의나이를의식하지못한다.그게나무와바위가다른점이다.
Come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