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의 길 산사<山寺>의 ‘천년 불심<佛心>길’ *-

12월의길산사<山寺>의’천년불심<佛心>길’

"한해를보내는발걸음…들뜬근심다지우네"

300년세월견딘돌다리승선교지나산사<山寺>의’천년불심길’사색과명상의산책로

늦가을의정취를만끽하고,한해를마무리하는사색과명상을즐길만한고즈넉한산책로가어디없을까?단풍잎지는스산한바람이부는계절에는평탄한길보다는조금땀을흘리면서걷는길이제격이아닐까한다.전남순천의조계산도립공원양옆으로천년고찰선암사와송광사가자리잡고있다.송광사와선암사로접어드는길은둘다’한국의아름다운길’로대상을받은족보있는길이다.

조계산일원은사적및명승제8호로지정됐다가효율적인문화재관리를위해송광사와선암사경내는사적으로,두사찰을둘러싼조계산송광사·선암사일원은명승지역으로재분류됐다.절을포함한산자체가사적2곳(제506호와507호),명승1곳(제65호)으로지정된곳은몇군데없다.그만큼유서깊고경관이뛰어나다는얘기다.

하늘높이시원스레뻗은편백나무사이로내리쬐는늦가을햇빛이찬란하다.순천조계산‘천년불심길’에서,발걸음은가볍고생각은깊어간다.
성(聖)과속(俗)의공간은돌다리로구분된다.수백년세월을굳건하게버틴승선교덕분에고즈넉한고찰선암사와그아래세속은서로의세상을유지하며공존하게되었다.

순천시에서는최근’남도삼백리길’을조성했다.남도삼백리의제9코스가조계산의선암사~송광사에이르는8.4㎞’천년불심길’이다.이전에는’조계산굴목재길’이라고불렀다.길을안내한순천시도립공원탐방관리소박태현씨는"선암사만걸어도좋고조금부족하다면조계산능선중간지점을거쳐송광사까지내려간다해도배낭없이빈손으로출발해도전혀위험하지않은길이바로이길"이라고말했다.‘동국여지승람’에는고려명종때’입만열면시가되고문장이되었다’는김극기(金克己)의시’선암사’가있다.

‘적적한골짜기안에절/쓸쓸한숲아래스님/세간정분다떨치고서/슬기로운물만정히맑게고였네/(중략)/나여기와서구슬단지의얼음을마주하듯/들뜬근심다지우네’.2010년을정리하는마음으로’들뜬근심다지우기위해’김극기가노래한선암사에서출발하기로했다.계곡을따라걷는다.

길옆에우뚝선장승을만났다.이곳장승은특이하다.둘다남성모양을하고있다.중성일까?마을에있는장승과차별하기위해만들었을까?아마장승이마을어귀에있듯이이제부터절로들어온다는의미이지않을까.장승에서불과10m위로보물제400호인승선교(昇仙橋)가있다.작은승선교는1700년전후건립당시그대로라고한다.300여년의세월을견디면서선계로오르는전설을전하고있는듯하다.신선이내려서고신선이승천하는신비경의그전설을.조계산일대는선암사·승선교·강선루·임선교등선계일색이다.

문화해설사조인숙씨는"선암사는초봄엔시각이,늦가을엔후각이말로표현할수없을정도로상쾌하다"고표현했다.초봄엔천연기념물제488호인선암매를비롯,왕매화가경내를가득채워장관이고,늦가을엔은목서와금목서의꽃향기가조계산전체를뒤덮을정도로풍긴다.초겨울이내린지금,모든화려함은사라지고채도낮은낙엽들이길을수놓고있다.

낙엽은무더웠던여름의사연을전하는동시에겨울을알리는증표다.바람에흩날리는낙엽은이곳저곳으로옮겨다니며서로의사연을주고받는다.이젠가지에달린잎도거의없다.조계산은단풍이무성한활엽수가군락을이룬대표적인산이다.단풍이아름다운산으로손꼽히니낙엽이많을수밖에없다.

앙상하게가지를드러낸참나무를지나면대규모편백나무숲이기다리고있다.편백나무는항암작용이있는피톤치드를가장많이방출하는수종이다.몇년전실험으로밝혀진사실이다.편백나무숲사이로들어섰다.활엽수와는분위기가또다르다.침엽수는사시사철푸르름을유지한다.을씨년스럽긴하지만그래도생동감이느껴진다.평일인데도많은사람들이편백나무숲의피톤치드를즐겼다.

편백나무숲이끝나자마자당단풍·쪽동백·층층나무등이모습을드러냈다.한국의대표적인수종인소나무를오히려찾기힘들정도다.길자체는등산로와별반다르지않다.그길을따라송광사로간다.큰굴목재까지는조금가파른길이지만이고갯길만지나면무난하다.조계산여러곳에굴목재가있다.큰굴목재에서10여분걸어가면조계산의명물보리밥집이나온다.굳이여기까지온것도바로이보리밥집때문이다.조계산을빈손으로올라도전혀걱정하지않아도될이유중의하나이기도하다.보리밥집의사연은이렇다.

투병생활을하던사내가완치와함께큰돈을벌게된보리밥집.

수십여년전,최석두라는사내가암이발병했다.마지막이라는생각으로조계산자락에올라움막을짓고투병과치병을했다.지나가는등산객들이움막에서물을찾았다.그냥건넸다.최씨는심심하던차에등산객들과이런저런얘기를하며밥도나눠먹었다.물을원하던등산객들은요깃거리도찾았다.그렇게시작한두부와막걸리에보리밥까지가세했다.등산객들의반응은폭발적이었다.주말엔한손에돈,다른손에빈그릇을들고줄을설정도였단다.

그보리밥집주인이바로최석두씨다.산에서병도고치고돈도번인물이다.평일에도사람들이붐빈다.맛도일품이다.하긴등산후에먹는음식이무엇인들맛있지않으랴.송광사로내려가는길에서는전형적인늦가을풍취를즐길수있다.이길부터는참나무군락이서서히적어지고소나무가제대로모습을드러낸다.송광사가가까워질수록기품있는소나무들이눈에자주띈다.

송광(松廣)이란이름도소나무가널려있다는데서유래했다고한다.송광사는조계종의발상지이며,한국선(禪)수행의본산으로불린다.그길은사색과명상하기에안성맞춤이다.한해를돌아보며의미를되찾는12월이다.길을걸으며생각에잠겨보자.

여행수

탐방가이드선암사는태고종의본산이고,송광사는조계종의본산이다.어디서출발해도상관없다.선암사는올라가는길에보물승선교를볼수있고,선암사를지나편백나무숲도즐길수있다.송광사는한국조계종의발상지인동시에선종의본산이다.그런사찰답게고즈넉한분위기를만끽할수있다.선암사에서송광사까지거치는곳은선암사부도→삼인당연못→선암사→편백나무군락지→큰굴목재→굴목다리→조계산보리밥집→배도사대피소→송광굴목재→토다리→송광사등이다.총8.4㎞거리에소요시간은3시간30분~4시간정도.

교통(서울기준)손수운전은호남고속도로승주IC에서선암사까지15분거리.고속버스는서울[호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오전6시10분부터30~40분간격으로순천까지운행.편도우등3만400원,일반2만400원.4시간30분.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선암사까지시내버스30~40분간격으로하루25회,송광사까지도17회운행.선암사에서송광사까지택시비3만원내외.송광개인택시(011)601-6633,선암개인택시(061)754-5683.

-글/순천/박정원월간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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