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트레킹ㅣ중국 황산] 자연등산로 *-

[해외트레킹ㅣ중국황산]

仙界(선계)로이끄는듯한자연등산로

황산은중국최고의명산으로꼽히며10대명승지중의한곳이다.정상연화봉(1,860m)과천도봉,광명정이3대주봉이다.72개의높고낮은봉우리들이마치동양화에서나본듯한구름에가린신선같은봉우리들로우뚝우뚝솟아있다.운해(雲海)위로솟은봉우리들의절경이실제황산모습이다.그래서인간선경(人間仙境)이라고도불린다.그기이하고도아름다운황산의기송(奇松),기암(奇岩),운해(雲海)를황산삼기(黃山三奇)라하며,거기에온천을더해황산사절(黃山四絶)이라고한다.유네스코는황산의절경과그와관련된문화를1990년세계자연유산과문화유산으로지정했다.

명나라때유명한지리학자이며여행가인서하객(徐霞客)은1616년에이어1618년두차례황산에오른뒤지금도회자되고있는말을남겼다.‘중국의5악인태산·화산·숭산·형산·항산을보고나면중국의다른산을볼필요가없고,황산을보고나면오악도볼필요가없다(五岳歸來不看山·오악귀래불간산,黃山歸來不看岳·황산귀래불간악).’

▲(위)황산등산로는깎아지른듯한절벽사이로나거나절벽옆에계단을놓아만드는등아찔한구간이수없이많다.그사이로한국의등산객이지나고있다.사진중국태산트레킹제공.(아래)중국제일의명승지로꼽히는황산의깎아지른절벽위에난간같이등산로를만들어등산객들이지나고있다.사진중국태산트레킹제공.

1990년세계자연·문화유산지정

고래로부터중국최고의명산으로꼽혔던오악(五嶽)을볼필요가없다고할정도면과연얼마나뛰어난경관을지닌산일까?그러면왜오악중의한자리를차지하지못했을까?황산은왜황산이됐을까?이런저런의문을가지고황산을찾았다.마침자연등산로를개척했다는중국태산트레킹의황동호사장이안내했다.

중국의남쪽안후이성(安徽省)남동부에위치한황산을등산하려면대부분남쪽과북쪽에있는케이블카와버스를이용한다.그러나황사장은서쪽교촌~왕대숲~천상계곡~촛대봉까지이어지는자연등산로로이용하고,이후부터는계곡따라나있는계단으로천해~서해대협곡~광명정~백아령까지간다.백아령에서운곡사까지는케이블카로하산한다.자연등산로와계단을이용해서정상까지걸리는시간은총8시간남짓된다.

교촌마을은황산을멀리서바라보는한적한곳이다.중국의대부분의시골이그렇듯이스러져가는집에가끔사람들이눈에띈다.1시간쯤마을을지나쳐계곡에접근했다.계곡사이로황산의우뚝솟은봉우리들이빨리와서보라는듯살짝살짝모습을비췄다.보고싶은마음이절로솟아나게한다.

계곡을가로질러왕대숲사이로난임도로접어들었다.대나무는한국에서보던것과똑같다.황산은대나무로유명하다.기암·기석·운해·온천의황산사절에황산대나무와황산모차(야생녹차)도중국에서알아준다고한다.

임도끝나는지점에뜻밖의펜션같은숙박업소가나왔다.이곳도등산객이오가는가보다.잠시휴식을취하면서주변정경을둘러봤다.펜션이후부터는다시숲속을헤쳐나가는길이다.

숲은마치정글을방불케할정도로나무가우거져있다.가끔노목이넘어져건너가기도한다.더욱운치를자아낸다.펜션까지는대숲이었으나지금부터는참나무숲이다.참나무는우리강산에서자라는것과는조금달리보였다.아열대기후에적응한결과인지잎이더작고평평했다.

숲이우거진가파른산길을오르니숨이차올랐다.고도를보니600m쯤됐다.정상까지는아직한참남았지만제법높다.600m고지를밟고다시계곡으로하산이다.경사가50도이상은되는듯한가파른산길이다.주변은온통참나무가군락을이루고있다.물푸레나무도언뜻언뜻눈에띈다.이름모를관목들도숲의일원인양얼굴을삐죽내밀고있다.

다시계곡이다.계곡으로흐르는물은한국에서본것과같이맑다.중국에서이렇게깨끗한물은처음보는것같다.다들앉아서계곡을발을담궜다.일행들은“야!중국에서탁족등산을할수있다니참으로신기하다”며다들감탄이다.저멀리로는황산의신선같은봉우리들이점점더가깝게다가오는듯했다.

산길과계곡을오르내리는자연등산로로3시간남짓등산한뒤이젠계단길로접속했다.계단옆으로도계곡물은흐르고있다.계단을자세히보니전부원래있던화강암바위에계단을깎아등산로를만든것이다.‘참으로대단하다’는감탄이절로나왔다.

황산의등산로는등소평이황산에한번올랐다가절경에반해많은사람들이즐길수있도록케이블카를설치하는등,개발을지시했다고한다.지금은중국의10대명승지중에서도한손안에꼽힐정도로많은사람이찾는다.주등산로는남쪽과북쪽이다.서쪽은상대적으로등산객들이적다.

기암·기송·운무·온천을黃山四絶로꼽아

화강암을깎아만든등산로는계속됐다.등산로도정말절묘하게만들어놓았다.처음엔단순히길을깎아계단을만들었지만올라갈수록90도되는절벽에돌계단을박아넣어등산로로낸길이었다.계단옆으로는아찔한천길낭떠러지였다.도저히인간이만든길이란게믿기지않았다.아래를쳐다만봐도오금이저리는등산로를따라엉금엉금기다시피올라갔다.

그러나아찔한등산로만큼이나황산은뛰어난경관을선사했다.황산의옛이름은이산(移山)이다.당나라때이르러황산으로바뀌었다.중국의헌원황제가이산에서도를닦으면서이산의기를받아신선이됐다고전한다.그때황제가입었던용포의색이황색으로,그것을따서황산이라고고쳐부르게됐다고한다.신선이사는듯한기암괴석과운무,그리고운치를더하는소나무는마치파노라마처럼펼쳐진동양화를보는듯한착각에빠질정도의경관을만든다.우리가흔히봤던신선같은그림의배경이황산에서보는것과똑같았다.

실제로중국의많은시인묵객들이글과그림으로황산의경치를노래했다.당의이백뿐만아니라청나라때는‘황산화파’라는유파가생겨날정도였다.매청,석도,홍인이대표작가로꼽힌다.석도는황산의혼령을얻었고,매청은그림자를터득했다고평가받고있다.승려화가인홍인은말년에황산의봉우리와사찰을다니며수많은작품을남겼다고한다.요즘도많은화가가황산을찾아바위아래소나무등걸에화첩등을펼쳐놓고황산의아름다움을화폭에담곤한다.

운무사이로난아찔한계단등산로를오르는기분은한편으로오금이저리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시대를넘어시인묵객들이보고싶어했던신선봉우리를오르는선계(仙界)의계단같이느껴졌다.‘구름이있으면운무를즐기고,운무가없으면이상향같은풍경을즐겨라’는말이문득떠올랐다.마침꼭이날의상황을대변하는것같이올라가는등산로는운무로자욱했다.

황산은연간200일이상운무가낀다고한다.그래서‘운해의땅’이라고한다.운무는또바다를방불케해서황산의방향을말할때는서해,북해,남해등으로부른다.서해대협곡도그래서나온말이다.

서해대협곡은해심정에서부터북문입구를거쳐서해군봉에이르는협곡을말한다.

가까이있는봉우리는어렴풋이보이지만조금멀리떨어진봉우리는운무때문에윤곽만드러날뿐이다.위로올라갈수록짙은운무로방향까지종잡을수없다.

각종기묘한바위를지나배운정에도착했다.배운정(排雲停)은황산에서서해의운무가가장많이몰린다는장소다.거의300일가량운무가있다고한다.그래서이름도역설적으로구름을밀쳐낸다는뜻으로지었다.배운정은중화민국24년인1935년서해입구에화강암으로세웠다.이곳은날씨가활짝갠날에는시야가확트여기암절경을감상할수있으며,신선의운무를감상하는곳이기도하다.

운무속에72개봉우리는마치신선봉

정상부근에는유달리소나무가많다.기암절벽의봉우리에도소나무만자생하고있다.역시소나무는끈질긴생명력을가졌다.황산의기묘한소나무50여그루는유네스코로부터문화유산으로인정받아,국가에서특별관리하고있다.

아니나다를까가지가축늘어진소나무한그루가길옆에서사람들의눈길을끌고있다.나무옆이정표에는‘단결송’이라고적혀있다.가지가56개로,한족을포함한중국의모든소수민족이단결하는소나무라는뜻이다.

정상가까이와서인지주변이시끌벅적하다.여기저기많은사람들이활보하고있다.배운루호텔,백운호텔,북해호텔등정상에만3개의호텔이있다.등소평사진도실물의두배이상크게걸려있다.호텔부근에야영하는사람들까지보인다.장장8시간30분걸려도착했다.출발지점에서정상까지약12.5㎞정도되는거리다.많은계단때문에거리에비해시간이많이걸린편이다.

황산에는각방향마다1만개씩총약4만개의계단이있다고한다.동쪽으로는조금적고남쪽으로더많다.말이1만개의계단이지,실제로오르는사람에게는상당히힘든코스다.계단이수천개이상넘어가면힘들다는생각을버리고그냥평지걷듯걸어야한다.‘이많은계단을언제오르나’하는생각을가지면오히려더힘들다.어차피수천개이상넘어서면관념적으로존재하는개념이라생각하고걸으면마음이편해진다.

이젠하산하면된다.태평케이블은10분전에마지막케이블이떠났다고한다.다시운곡사케이블까지걸어야한다.운곡사케이블은길이가2,803m로아시아에서가장길다고한다.

케이블카타러가는길에行知停(행지정)이란정자가보인다.‘아는것을실천하라’는정자라고한다.그곳에‘行動是老子(행동시노자·행동은어른처럼행하고),知誠是兒子(지성시아자·지식은젊은이처럼익히고),創造是孫子(창조시손자·창조는어린아이처럼하여라)’는교훈도적혀있다.

조금더내려가니,황산의명물비래석(飛來石)이있다.말그대로하늘에서떨어진바위다.높이가12m,길이가7.5m,넓이가2m정도된다.중량은360톤된다고한다.이바위는멀리서보면복숭아같이생겼다해서선도봉(仙桃峰)이라고도한다.손오공이구름을타고가다가천도복숭아를한입베어먹고하늘에서던진것이라고해서선도봉이라했다고전한다.전부신선같은내용일색이다.

백아령에도착,10여분기다린뒤아시아에서가장긴하산행운곡사케이블카를탔다.거의9시간걸려올라온길을불과10여분만에내려왔다.케이블카안에서도운무가잔득낀주변절경봉우리들을감상했다.

“황산은태산의위용과화산의험준함에형산의안개구름을더하고여산의나는듯한폭포와안탕의절묘한바위,거기에아미산의청량함까지곁들였다”는중국가이드의말에새삼고개가끄떡여졌다.황산이왜중국제일의명산인지수긍이가는느낌이었다.다른의문은다풀렸는데,‘왜애당초오악에는꼽히지않았을까’는누구도답을주지못했다.‘아마제천변상(諸天變相)의선계의산이라황제의산이며속계에속하는오악과구분하기위해서제외하지않았을까’라고나름대로정의를내리고하산했다.운무가잔뜩낀황산을걷는기분은마치신선이된듯했다.

▲1절벽옆에난간같은계단으로만든등산로를지나는한등산객이아래를쳐다보고있다.대부분등산객은안쪽으로바싹붙어걷고있다.실제아래는천길만길낭떠러지다.2절벽을깎아길을내고화강암바위를뚫어만든등산로로지나고있다.3황산자연등산로인왕대숲사이로한국등산객이지나고있다.마치한국의산을걷는듯한분위기다.4가지가56개로알려진황산단결송.한족을포함중국의모든민족을하나로묶는다고안내판에쓰여있다.

[황산사람|황동호사장]

구룡폭포거쳐숨은벽코스도개발해등산객들안내

중국태산트레킹황동호(사진)사장은황산자연등산로를순전히혼자힘으로조성했다.태산에거주하면서수시로내려와황산의이곳저곳으로오르며등산객이다닐만한지를조사했다.수십차례다닌끝에지금의자연등산로를완성했다.

“그동안황산을오르내리면서한국에서보지못한이상한동물도많이만났습니다.동물도놀라고나도놀라고했죠.한국의등산객들은케이블카보다걷는것을더좋아할것같아저나름대로수요자중심의등산로를만든것입니다.많은사람들이이용해줬으면좋겠습니다.”

그가만든황산등산로는이뿐만아니다.황산‘숨은벽코스’도있다.중국의7대폭포중의하나인남쪽구룡폭포에서출발해서아홉개의폭포를전부구경하고운곡사매표소입구까지올라가서내려오는등산로다.영락없는한국의숨은벽등산로다.어떻게이런코스를개발했는지,참대단한산꾼이다.

“구룡폭포를돌아본뒤매표소에서중국인들에게물어봤죠.분명히폭포뒤에올라가는길이있을것같아서말이죠.아니나다를까,그사람들이운곡사까지한번씩올라가는길을가르쳐주더라고요.그래서무작정직원한명데리고올라가,흔적만남은길을찾아냈죠.”

그는밑에서산을쳐다보면‘아,어느방향으로가면길이있겠다는짐작이간다’고했다.생존본능인지,진정한산꾼이라서그런지.

황산숨은벽코스의등산로를따라가보니9개의폭포를보면서걷는경관은매우감탄스러웠다.폭포한개의길이가무려120m되는것도있다.폭포하나마다용소와이름도각각가지고있다.9개의폭포는산꼭대기에서내려오는하나의산높이와똑같아,그야말로장관을이룬다.구룡폭포도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과문화유산으로지정된곳이며,영화‘와호장룡’촬영지이기도하다.

하산길은아홉개의폭포를모두볼수있는전망대에서폭포의장관을감상하며내려온다.문의중국태산트레킹0504-898-7440.한국에서발신자무료전화다.

-글박정원부장대우/월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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