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박물관~도남서원~아자개성~비봉산~자전거박물관20.4km
MRF이야기길을기획한상주시청문화관광과전병순(53)계장과상주의등산인들이모인곳은경천대가아닌자전거박물관앞이다.아자개성길은원래경천대가출발지로되어있으나23km로코스가길다보니고육지책으로자전거박물관에서출발해3km를줄인다는계획이다.전계장은“경천대에서자전거박물관까지는낙동강길이나초원길과중복되는구간이라뺐다”고한다.열댓명쯤모였다.경천교앞에커다란지도가있다.걷기코스안내도가아닌낙동강살리기사업계획안내도다.옆에MRF이정표가알려주는방향으로직진한다. 강길은공사로땅을다져놓아막히는곳없이시선이열려있다.강앞에선거대한기둥,상주보를만들기위한것이다.뉴스에서나봐왔던
길옆으로사막이흐른다.넓은모래둔치는가도가도같은풍경이다.빠른걸음으로닿은삼거리는병성교앞이다.다리위에서본낙동강은수수하다.자연스러운모래밭인데도고운결을가지고있어,마치거대한삽으로일부러다져놓은것같다.초록빛밭이단정한선을그리며자리를잡은가운데로여린물결이흐른다.흐르는지흐르지않는지모르게조용히떠나간다.지극히예의를갖춘이별방식.헤어지는와중에도그대를배려하는속깊은강물은아름답고슬프다.
다리를건너자MRF이정표가왼쪽병성마을로가라한다.전설몇개는품고있을것같은왕버드나무가마을입구에서객들의기선을제압한다.마을회관앞은산행이시작되기전전열을가다듬는곳이다.너른터에정자와벤치,화장실이있어열명이넘는일행을가볍게받아들인다.마을골목을지난다.미로같지만걸음을늦추고차분한눈길로살피면길이나뉘는곳마다파란페인트의화살표가있다.
산입구에는고분안내판이있다.
농사꾼이장군이된다는게쉬운일은아니었을것이다.여러난관을거쳐밑바닥부터올라이룬자리였기에아들에게조차귀의하고싶지않았는지도모른다.농사꾼에게땅은그냥땅이아니다.지금처럼먹을거리가풍족한시절도아니었으니땅은곧목숨이었다.그래서아들에게조차스스로일군땅을넘기고싶지않았는지도모른다.아들견훤에게귀속된다는건농부가논밭을팔고서울의아파트에서살아야하는것과같았을지도모른다.
성은대부분무너진상태다.성터에도착하면좌측의성곽로를따라서올라가야만한다.성의정상부가능선꼭대기다.작고평평한바위가있는데전병순계장은“망루역할을했던바위가아니겠냐”며
강창교는상주시내와중동을연결하는잠수교다.장마철수위가높을때는통제한다.다리를건너니중동제방이다.낙동강투어로드안내판이있는상주보까지3km다.공사장입구에선인부가마을로우회할것을권한다.상주시청전병순계장이적당히얘기하고통과한다.제방을걷는건모래가깔린학교운동장을끝없이걷는분위기다.흙으로다져진긴길이아스라이작게보이는저끝까지이어져있다.간간이차가지나지만불편하진않다.불편한건뙤약볕과같은풍경의지루함이다.그러나낙동강이변해가는모습을보는것도큰공부다.변화하는낙동강을볼수있는시기는지금뿐이라고전계장은얘기한다.
상주보공사장가까이오자투어로드안내판과화장실,주차장이있는쉼터다.15km를걸었더니일행은노곤해하거나일부는차를타고되돌아갔다.MRF이야기길이평지가많다고해도하루에20km를간다는건쉽지않다.이제즐기는분위기는아니다.쉽지않은완주에도전하는겸허한자세다.처음엔산행이아니라고만만히생각하지만15km가지나면여기저기쑤시기시작하면서단순한걷기의어려움을체험한다.
청룡사가반갑다.멋진문화재나풍경이있는건아니지만사람냄새나는절간이반갑다.온종일거침없는시선을누려,작고소박한것이그리웠나보다.임도를따르다이정표가손짓하는산길을내려간다.사과나무들과임도가산길이끝났다고얘기한다.저앞에초가집몇채가보인다.드라마상도촬영장이다.인가없는강가에있는것이쓸쓸해뵌다.세트장을관리하는어르신이반가운듯나와인기척을한다.“사람들많이오나요?”하고묻자“안와요”하고솔직하게답한다.웃음이터진다.옛날초가집이쓸쓸하게작은마을을이뤘다.걷기의끝을알리는강창교를건넌다.자전거타는모습의조형물을설치해다리에개성을주었다.낙동강과두개산을돌아완주했다는만족감에일행의표정이환하다.먼길가는낙동강을눈으로배웅한다.
자전거박물관~(1.8km,30분)~도남서원~(1.5km,20분)~삼덕양수장~(2.2km,30분)~병성교~(2.3km,60분)~아자개산성정상~(3.2km,60분)~강창교~(3.8km,60분)~투어로드안내판~(2.5km,40분)~청룡사~(3km,60분)~자전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