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MRF이야기길 | 제4코스] 낙동강 숨소리길 *-

[상주MRF이야기길|제4코스]낙동강숨소리길

나각산(螺角山·240m)은경북상주시낙동면낙동리에위치한자그마한봉우리다.이곳은500km가넘는낙동강의긴줄기와맞닿은곳가운데유일하게‘낙동’이라는이름을지닌면(面)지역이다.게다가나각산이있는동네의이름까지낙동리다.예로부터낙동나루라불리던곳으로조선시대원산,강경,포항과함께우리나라4대수산물집산지로꼽혔다.낙동강유역에서최대의상권이형성되었던장소다.

교통이발달하기전까지만해도강은중요한수상교통의통로였다.김해에서거슬러올라온소금배와상선들이꼬리를이었고,주변의객줏집과주막에는외지선원들과상인들이문전성시를이뤘다.강건너관수루는낙동강3대누각의하나로많은시인묵객들이머물던장소다.이곳에낙동강에서가장아름답고멋있는명품길이자리하고있다.일명MRF낙동강나각산숨소리길이다.

▲나각산전망데크에서본낙동강.큰물굽이를그리며돌아나가는강줄기가시원스럽다.

나각산은낙동에서보면소라의모습과닮았다.산은낮지만산릉에오르면높이가전부가아님을알수있다.정상에서면낙동강과그주변을한눈에감상할수있을정도로조망이뛰어나다.낙동강최고의전망대라할수있을정도로주변풍광도빼어나다.

들머리인낙동강한우촌에서도로를건너강둑의길을따라가면낙단보공사현장바로옆에갈림길이있다.이정표를따라들길로접어들면복숭아,고추,땅콩,호박,벼등농작물들이무럭무럭자라는모습을관찰할수있다.나도모르게부자가된듯한기분을느낄수있는곳이다.

이길을벗어나면도수로가나오면서산길이나타난다.동네뒷산을산책한다고표현할정도로완만한길이다.산길은소나무가무성한야트막한능선을타고이어진다.시원한그늘이드리워진숲속은경사가완만해어린자녀가있는가족도쉽게찾을수있는코스다.잠시뒤산길오른쪽에잘지은간이화장실하나가나타난다.그앞에사유지를알리는표지판이서있고,바로뒤로낙단보로내려서는갈림길이보인다.마을로내려서는길이다.이곳을지나쳐계속정상을향해걸음을옮긴다.

숲속의길을10분정도따르면‘옛길갈림길’이라고쓴이정표가나타난다.이곳에서동쪽으로내려서는옛길은정비되지않아희미하다.주변에최근일어난산불의흔적이남아있다.이곳에서전망대까지는600m거리.하지만잠시뒤쉬어가기좋은정자가나타난다.정자를지나면낙동강이내려다보이는능선위에조성한체육시설이모습을드러낸다.간혹이곳에서운동하는주민들을만날수있다.

▲나각산정상에서본구름다리와팔각정.상주의새로운명물로인기를끌것이다.

운동기구를지나면전망대를오르는긴계단이나타난다.목재로만든계단길의길이는약200m.자연경관의훼손을최소화한설계가돋보인다.소나무사이로구불구불이어지는계단을오르면낙동강이발아래펼쳐지는커다란목조데크가나타난다.이곳에서보는낙동강의전망이환상적이다.

두번째전망데크를지나면2층팔각정전망대를만난다.소라모양의나각암반이있는이곳이나각산(240m)정상이다.이곳에서보는크게굽이를돌며흐르는낙동강의파노라마가장쾌하다.비록산의높이는낮으나사방으로막힘이없어상대적으로웅장하게느껴진다.바위는온통콘크리트를비벼놓은것같다.강돌이바위에듬성듬성있어과거이곳이강이융기했다는것을보여주고있다.

첫번째전망대를뒤로하고새롭게조성한구름다리로이동한다.정상부의두봉우리사이에걸쳐있는이현수교에서보는전망은나각산의보물이다.낙동강의물굽이가다리전체를둘러싸고있는광경은비현실적이기까지하다.구름다리와그건너편봉우리의제2전망대에오르면내려가고싶은마음이들지않는다.

전망대에서지그재그로내려서는계단을따라내려선다.바로옆의바위벽에부처손이가득하고한쪽에는개고사리가탐스럽게군락을이뤘다.사람들이많이다니지않았다는증거다.다행히나무계단으로탐방로가확실하게구분되어있어이러한군락지훼손을최소화할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

계단을내려선뒤수풀속의좁은길을통과해구름다리밑으로내려서니‘마귀할멈굴’이나타난다.서너명이들어가서있을수있는자그마한바위굴이다.굴속을들여다보면둥근돌이박혀있던흔적이남아있다.

▲임도를걷다가만나는나각산장승과솟대.

마귀할멈굴지난직후만나는삼거리에는‘숨소리길낙동강0.8km15분’이라쓰인이정표가있다.여기서직진하면첫번째팔각정밑의전망데크로길이이어진다.왼쪽으로방향을꺾어강으로내려가려면산속의소로를타고전진한다.주능선에서벗어나하산하는길은원시림을연상케하는숲이다.

수시로무덤이나타나는산속을거쳐강변으로내려선다.이곳에‘낙동강한우촌3.3km50분’이라쓴이정표가서있다.남쪽으로낙동강을따라이어지던길은잠시뒤서쪽의산속으로파고든다.분위기좋은임도를타고작은고개를넘어서면화장실과솟대,장승이세워진곳에닿는다.

이곳에서숨을돌린뒤다시고개를넘으면조성중인낙동강생태체험단지가나타난다.생태체험단지를빠져나오면다시낙동강과만난다.낙단보공사현장이한층가까워지고민가와문을닫은음식점들이눈에띈다.강건너낙단교옆으로영남삼대누각중에하나로꼽는관수루가숨어있다.강가절벽에위치해시원한전망이일품이다.

계속제방을따라하류로500m쯤진행하면코스초입의‘현위치낙단보’이정표와다시만난다.출발지점인낙동강한우촌이지척이다.나각산산행은부담없고가벼워남녀노소누구나도전해도좋은코스다.

▶낙동강숨소리길|총거리7.7km,2시간10분

낙동강한우촌~낙단보~등산로~나각산정상~구름다리~전망대~마귀할멈굴~낙동강길~장승백이~낙동강한우촌

▶찾아가는길

중부내륙고속국도상주IC→대구방면→낙동(약10분소요).국도를이용할경우무조건낙동면낙동리낙단교를찾으면된다.

▲낙동강변바위절벽위에서있는관수루.

▶볼거리

주변에는낙동강의삼대누각의하나인관수루가있고,낙동강에는낙단보가조성중이다.숨소리길에는전망대와구름다리,마귀할멈굴,장승백이가있고,강가에는옛낙동나루터흔적들이남아있다.

▶마귀할멈굴지명유래

봉황의알처럼생긴바위굴속에가득해

▲나각산바위절벽하단에형성된마귀할멈굴.

어느날낙동에서제일나이많은할머니가호숫가에서소라를줍다가이상한소리를들었다.가장오래된소라가하는말이“하늘에는신선일곱명이사는데,그중에서가장오래살고있는신선의우두머리는봉황알을먹어서절대늙지않고20세의젊은미모를유지하면서산다”고했다.그런데봉황알은호숫가어딘가에숨겨놓는데,일년이상굴속에서숙성시켜야한다는것이다.때문에신선들이매년칠월칠석날별빛을타고내려와서호숫가에알을묻어둔다고한다.

할머니는칠월칠석날밤호숫가바위뒤에숨어서신선들이봉황알을묻고꺼내는것을훔쳐봤다.할머니는신선이묻어둔봉황알을집부엌으로옮겨숨겨두고하루하나씩먹기시작했다.젊음을회복한할머니를보고주변사람들이비결을알려달라고했으나가르쳐주지않았다.

일년후신선들은봉황알이없어진것을보고그것이할머니의소행임을알라차렸다.신선들은할머니에게마귀할멈으로변하는벌을내리기로했다.그리고호수와강을산으로바꿔굴을하나만든다음,그속에알처럼생긴돌을박아놓고마귀할멈이살도록했다.마귀할멈은이돌을봉황알로착각하고빼서먹다가이빨이몽땅빠졌고,낙동나루로내려가몰래소금배를타고떠나버렸다.

마귀할멈이사라진뒤사람들이호기심에굴을찾았는데이상한일이벌어지기시작했다.아기를가지지못한사람들이굴에다녀온뒤모두자식을낳게된것이다.소문은꼬리를물고퍼져나갔고전국에서많은사람들이이곳을찾았다고한다.

-글김기환차장/사진염동우기자/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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