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병통치 등산 | 질병극복 체험사례 [2]] *-

[만병통치등산|질병극복험사례[2]]

허리디스크와위궤양·시력저하를등산으로이겨낸변동주


해군대령퇴임후찾아온위기,산에서해법을찾다

“지방에서33년간직업군인생활을마감하고서울본가에돌아와사회생활을하려니,가정이나사회에적응하기가너무힘들었습니다.15년동안을진해에서혼자살았지요.합가하니아내는아내대로자기생활이있어익숙해지기가어려웠어요.사회는군대와는양상이전혀달라적응하는데몇년걸렸지요.”

변동주(73)씨는해군대령으로예편했다.해군사관학교축구부주장을했을정도로운동을잘했고열정도컸다.해군출신이라바다를좋아할것같지만,해상근무만10년을해서“바다는아예지긋지긋하다”며스스럼없이말한다.보통은해상근무5년정도가관례인데,그는소위‘빽’이없어10년을근무했다고한다.덕택에그청렴함을인정받아해군감찰반에근무하며암행어사같은역할을했었다고한다.1986년퇴임후에는해군정비창공장장으로부임해1994년에퇴직했다.이때부터지금까지1,000여개의산을올랐다고한다.

고령에도만능스포츠맨에꾸준한운동으로근육질의몸을유지하고있었던그였지만퇴임후환경이바뀌자몸은스트레스를감당하지못했다.일상생활에적응이안되다보니제일먼저고장난것은눈과위였다.스트레스로인해시력이떨어져안경을쓰게되었고,위궤양과허리디스크가동시에찾아왔다.MRI촬영결과허리척추3번과5번디스크판정으로수술을예약했다.

“수술할날짜까지다잡아뒀는데친하게지내던신경외과의사가디스크는수술을하면재발가능성이많다고절대수술하지말라는거예요.그러면서등산을권하더라고요.그때부터산에다니기시작했어요.”집에서가까운남한산성을시작으로그는북한산,도봉산같은근교산위주로부지런히올랐다.그렇게1년이지나자“위장이완치되고안경벗고산행을해서인지눈도맑아지고,펴지도못할정도로안좋았던허리의통증이싹없어졌다”고한다.그는이모든걸등산의효과로여긴다.

“1995년부터지금까지거의일주일에3일은산에갑니다.오랫동안피우던담배를몇년전에끊었어요.산행시작해서몸이풀리려면60대에는30분,70대에는1시간은지나야몸이풀렸는데담배끊고나서부터는30분만땀흘리면숨도안차고오래걸어도지장이없어요.폐활량이좋아져서그런게아닌가싶습니다.”

대령으로예편한군인출신답게변동주씨는산행시작전에는늘준비운동을하고산에서먹을음식도손수준비한다.꿀을넣어갈아만든생과일주스와온갖재료를아낌없이넣은특제샌드위치가그것이다.일행들의도시락도손수준비하며본인이운전해일행들을산에태워주기까지한다.이에대해그는“나이들어,베풀고사는게낙”이라며“산에가면잡념이없어지고,그렇게좋을수없기때문”이라한다.그는나이에걸맞지않는장거리산행도무리없이소화해왔다.

“건강을회복하기위해시작한등산이벌써15년이넘었네요.그동안1,000개산을돌파했으니산이내인생을바꿔놓은셈입니다.‘재산을잃으면작게잃은것이요,명예를잃으면많이잃은것이고,건강을잃으면전부를잃은것이다’라는말처럼건강하게사는게제일행복한겁니다.나이들어서열심히산에가는게오래살려는게아니에요.건강하게살고싶어서그런겁니다.”

변동주씨는지금도허리디스크가완치된건아니다.그러나나름의허리근육강화운동을개발해끊임없이땀방울을흘린끝에고통을극복할수있었고,지금도산행과허리운동으로건강을유지하고있다.그는1년에두번씩건강검진을하고있는데73세라는나이에도혈압이나당뇨가전혀없고등산을시작한이래감기에걸린적이없을정도라고한다.

<월간산>을비롯한여러등산잡지를10년넘게정기구독할정도로등산마니아인그는“전에는책에나온좋다는산은전부다니고무명산개척산행도하고장거리종주도했다”고한다.지금은나이가있어서울근교산행위주로하고있다.“이젠산에안가면몸이아프니,산에갈수밖에없다”는변동주씨다.

바위의기운으로말기암극복한이만방숙명여대교수

“바위에매달려있을때의집중력과땅의기운이저를살렸습니다”

이만방(李萬芳·65·숙명여대작곡과)교수는대한민국국제음악제는물론타국제음악제에서여러차례입상한바있고,‘세계음악사’에기록될만큼세계적으로인정받는작곡가다.정년을몇달앞두고도국내외음악강좌때문에바쁜나날을보내고있는그는한때건강때문에좌절할뻔한적이있다.독일국가장학생으로선발되어독일에서음악공부를마친뒤1983년부터숙명여대음대에재학해온이만방교수는음악계에서승승장구하던1995년여름하늘이무너지는듯한충격을받았다.

석달간의연주여행스케줄에맞춰미국샌프란시스코음악제에참가한그는짬을내어미국에서사는누나집을방문했다.혈색이좋지않은동생의건강을걱정한누나의권유로받은건강검진에서위암진단이나왔다.내시경수술로떼어낸암세포로조직검사를한결과수술한다해도2년밖에살수없고,그것도가능성이20%밖에안된다는진단이나왔다.

“마음을가라앉히려고요세미티에갔어요.엘캐피탄을마주하는순간울컥해졌어요.아내와딸들의얼굴이떠오르면서마음이착잡해졌고요.죽는다는생각은안들었어요.멀쩡해지면엘캡이나하프돔을실컷올라야겠다고다짐했으니까요.”

1995년9월15일수술을마친뒤100일되던날귀국한이교수가거울앞에섰을때그의모습은아우슈비츠수용소의유태인같았다.하루하루불안했다.수술부위가터질까염려스러워볼펜을집을때에도조심했다.죽음에대한상상을떠올릴때면괴로웠다.그렇게지내던어느날이렇게죽음을기다리느니좋아하던산이라도실컷다녀야겠다고마음을바꿔먹었다.

1996년말구기터널에서비봉까지올랐다.1시간이면오르던비봉이4시간이나걸렸다.온몸에서시체썩는듯한냄새가났고,지나가는등산객이걱정할만큼얼굴이창백했다.이듬해2월에는하산길에정신을잃고쓰러져119구조대의도움을받아야했다.그래도그는산행을멈추지않았다.수술당시주치의가예견한생존기간을반쯤남겨놓은1996년봄북한산산길을오르던이교수는더큰결심을했다.

“인수봉의대길을오르는클라이머가그렇게부러울수없었어요.그때결심했어요.1년뒤죽을확률이2,000%가넘는다해도꿈을꼭실현해야겠다고.”

항암치료가막끝난1996년6월8일북한산수리봉기슭에다가섰다.텐트한동을쳐놓고아침부터해질때까지바위에매달려살았다.식량이떨어질때외에는집에내려가는일이없었다.너무지독하게바위에집착하는모습이안타까웠던지‘수리봉한대장’이라불리는고(故)한중희씨가다가와“꾸준히오래할건지아니면짧고화끈하게할건지알아서잘결정하라”충고해주었다.

“1980년대중반산에서만난노인한테서도비슷한말을들었어요.건강을위해막산을다니기시작할때였어요.꼭육상선수들훈련하듯산행하는제모습에‘산과원수졌느냐,자연에빠지기도하고산과대화를나눌줄도알아야한다’고충고를해줬어요.한대장말대로마음가짐을바꾸니까암벽등반이재미있어졌어요.즐거운마음으로바위를타니까암환자라는사실도잊게됐고요.의대길꿈은석달만에이뤘어요.하루에세코스를등반할수있을정도로체력도좋아졌고요.모르실거예요.오줌이찔끔찔끔나오는줄도모르고지내다가아침에일어났을때아랫배가불끈해오는기분을말이에요.그때부터삶에희망과용기를갖게되었죠.”

1998년암벽등반을제대로해야겠다는생각에코오롱등산학교를나온이만방교수는2003년톱로핑하강을하다확보자가로프를제대로잡아주지않는바람에무려20m나추락하는사고를당해한달간치료를받았고,이후2년간음대학장으로지내는동안업무에바빠흐트러진몸을다듬기위해실내암장에서운동을하다어깨근육이파열돼6개월쯤산을다니지못한적을제외하곤예순이넘은나이에도암벽에몰입하며지내왔다.단지3년전또다시확보때문에사고를당한이후선등은서지않는것을원칙으로삼고있다.

“2년전아끼던장비를후배들한테나눠주었어요.장비를가지고있으면자꾸선등서려고욕심낼것같아서요.지금도암벽등반을통해암을이겨냈다고확신해요.텐트에서지내는사이땅에서좋은기운을많이받은것같아요.집중을통해암을이겨낸것같기도하고요.등반할때몇센티미터떨어진홀드를잡으려면엄청집중해야하잖아요.그런몰입의순간이반복되는사이독한암을이겨낼수있는힘이키워졌던것같아요.땀을흘리는사이몸안의나쁜기운을밖으로빼낸것같고요.그래서암으로고생하는분이있다면지금당장바위로달려가라고권하고싶어요.”

이만방교수는“병을앓고나서부터세상을다시보게되었고,음악뿐아니라가족과아내,나와친지들그리고친구와주위환경모든것이하늘의은혜임을알게되었다”며“이또한산을통해건강을회복했기때문에깨달을수있었을것”이라고덧붙였다.

허리디스크와신경성두통등산으로치료한정정선·이향순씨부부

“울릉도에서성인봉을오르며새로운삶찾아”

“약국을차려도될정도로여러종류의약으로넘쳐났죠.저는허리디스크협착증판정을받았어요.병원에서물리치료를해보고차도가없으면수술을받자고해서하루걸러허리와무릎에물리치료를받았습니다.아내는신경성두통과위염으로약을달고살았고요.”

정정선(62)씨는직장생활38년을출·퇴근하는다람쥐쳇바퀴도는단조로운일상생활로보냈다.벗어나고픈마음은있었지만남의일이라고생각하고있었다.오랜직장생활로남은건디스크협착증과관절염이었고그의부인이향순(50)씨도신경성두통과위염으로몸과마음모두말이아니었다.이때전화위복처럼일상에서탈출할기회가주어졌다.교직에몸담고있었는데울릉도로발령을받은것이다.

울릉도는경사가심했다.집에올라가는길도20도는충분히되는오르막이었다.집에서오르내리는길도힘들었기에등산을간다는것은불가능하다고생각했었다.그러나용기를내서산에나물을캐러가게되었다.막상산에가서는흐드러진나물에취해허리아픈줄도,다리가아픈줄도모르고산을헤집고다녔다.그날저녁통증이심할줄알았는데의외로편안하게잠을잤다.이후몇번나물을캐러다녔지만아프다거나병이더도진다는기분을느끼지못했다.이들은부부가늘함께산을올랐다.덕택에부부금실도좋아졌다고한다.

“우리부부는산행할때서두르지않아요.오르막길은힘있게,내리막길은천천히,평지는한결같은보조로느긋하게걷죠.나무에눈을맞추어대화도나눠보고풀과꽃의향기에취하면서개울물이있으면발을담그며도란도란살아온날을이야기하다보면부부의정이오롯이살아납니다.”

자신감을얻은정정선씨는이사한지몇개월지난2007년5월,성인봉을오른다.성인봉의시원한경치와걷는맛에빠진정씨부부는악천후를제외하고는사계절매주성인봉을올랐다.그렇게1년이지나고3년째접어들자관절염이심했던무릎과통증으로제대로펴기도힘들었던허리도아프지않게되었다.체중도점차줄어들어지금은10kg을감량했다.

부인이씨도두통약과위장약을먹지않는다고한다.무릎이부은상태로울릉도에들어왔는데부기가다가라앉았다고한다.

“산행에매료되다보니우리부부는가지고있던병을모르고생활했습니다.아픈줄도모르고약먹는것도잊어버렸지요.더이상물리치료를받거나약을복용하지않아요.공기좋고물좋은울릉도에서한등산이바로만병통치약이었어요.”

정정선씨부부는울릉도에서생활한지4년이되었다.이미정년퇴임을했지만울릉도가좋아그대로눌러살고있다.

맨발등산6개월만에협심증고친정태륭씨

“일반산행에비해두배이상효과있다!”

정태륭(鄭泰隆·66)씨는지병이던협심증을등산을통해고쳤다.특이한것은그가선택한산행스타일이맨발이라는점이다.맨발보행이건강에좋다는것은이미널리알려진상식이다.맨발로흙길을걷다보면병세가호전되는것은물론전체적인신체의컨디션까지좋아진다는것이다.하지만정씨는산책수준이상의고강도산행을맨발로즐기는독특한등산광이다.

“건강한체질인데다글을쓰는직업이라젊었을때는술과담배를많이했던편입니다.그렇게오랜세월을습관적으로지내다보니몸에이상이왔습니다.비만은기본이고허리디스크,불면증등여러가지질병이한꺼번에닥쳤습니다.가장심각했던부위가심장으로,협심증이심해잦은통증에시달려야했습니다.”

1995년,그는맨발등산을시작하며오랫동안고통받던만성질병에서빠져나오는탈출구를찾았다.그가맨발보행을시작한계기는의사의권유때문이었다.발은‘제2의심장’이라는별명을지닐정도로혈액을심장에되돌리는중요한역할을한다.또한발바닥에는인체의모든신경망이집결돼있어발바닥을자극하면면역이강화되어자연치유력이높아지는것으로알려져있다.

실제로정씨는맨발보행을시작하며지병이던협심증이완전히치유됐고,거의동시에위궤양,디스크수술후유증에의한통증과불면증,변비등고질병들이사라졌다.망가졌던몸이건강했던상태로돌아온것이다.

“처음에는집근처의관악산산림욕장에서맨발걷기를시작했어요.몸이온전치않으니산을오르는것자체가고통이었죠.무리하면오히려독이된다는말을들었던터라조금씩거리를늘려갔습니다.하지만맨발로산을오르는일은쉽지않았어요.발바닥이아파조심스럽게걷다보니쉽게피로를느꼈죠.하지만시간이지나며조금씩적응이됐고,6개월만에협심증으로인한가슴통증이사라졌어요.병원에서검사를해보니거짓말처럼병세가좋아졌습니다.”

그는맨발보행의효과에고무되어좀더적극적인방법을모색하게된다.산림욕장을벗어나관악산을넘나드는코스를오르내리기시작한것이다.하지만바위가많은험한코스를맨발로걷는일은많은위험이따른다.처음에는돌출된돌과나무뿌리에찍혀상처를입는일도잦았다.엄지발톱이성할날이없었고,심지어통째로빠져나가기도했다.하지만이러한위험도그를막지못했다.건강을되찾고유지하는비법으로맨발등산이최고라는굳건한믿음이있었기때문이다.

“산을오르는것자체가건강에큰도움이되지만,맨발등산은평범한등산보다운동효과가두배는될것입니다.혈액순환을왕성하게하고오장육부의건강을돕습니다.두통이나변비로고생하는분들은곧바로효과를볼수있습니다.특히남성의경우발기부전의치료효과가놀라울정도로두드러집니다.맨발등산이주는효과는이처럼무궁무진합니다.”

맨발등산의좋은점은이미여러사람의체험을통해널리확인됐다.하지만아무나도전할수없는것이맨발등산이다.등산화를착용할때와비교하면같은코스를가도산행강도는1.5~2배에달한다.그만큼힘이든다.걷는동안언제나긴장해야하고,시간이지나면발바닥의통증도점점심해진다.주변사람들의시선도맨발을피하게되는원인이다.

“건강에는큰도움이되지만,맨발등산은발을다치는위험이높은것이문제죠.게다가미친사람보듯하는사람들의시선역시따갑습니다.그래서발바닥만드러나게만든전용등산화를개발해특허까지출원했어요.부상방지와사람들의시선을피하기위한궁여지책이었습니다.”

요즘도그는건강을유지하기위해일주일에몇번씩관악산등에서맨발등산을즐기고있다.그는“인간의발은흙길을걷는데알맞게진화된신체부위”라면서,“맨발로걸으면발과흙이자연스럽게교감하며누구나편안함을느끼게된다”고말한다.

정태륭씨는1944년인천출생으로<현대문학>을통해등단한소설가다.지금까지그는<인간면허>,<사냥시대>등7권의소설집을출간했다.최근그는근대사에기초한작품을집필중이다.

-월간산1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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