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54m까지 오르내리는 스위스 산악열차 [1] *-

3454m까지오르내리는스위스산악열차[1]

ㆍ개통100년앞둔‘융프라우철도’

융프라우요흐에가려면누구나기차를타야한다.험준한산봉우리와끝없이파인계곡사이사이가파른절벽위로철도가다닌다.기차에타보면놀랍다.어떻게이런곳에철로를연결했을까싶다.융프라우철도(사진)가오는2012년100주년을맞는다.융프라우철도는클라이네샤이텍(2061m)에서유럽에서가장높은곳에위치한철도역인융프라우요흐(3454m)까지12㎞를운행하는산악철도다.

출발지인클라이네샤이텍역에는100주년인2012년8월1일까지얼마나남았는지를알리는전광판시계가깜빡이고있었다.처음2㎞는산악지역을,그이후에는아이거봉·뮌히봉을관통하는터널을통해오른다.중간에암반속아이거반드역과아이스미어역을지나는데,거기전망대가있다.잠시기차에서내려유리창밖으로험준한아이거북벽과빙하를내다볼수있는시간을준다.

3454m까지오르내리는스위스산악열차

시작은104년전인1898년.엔지니어아돌프구에르첼러가딸과함께융프라우요흐근처를산책하다가이곳까지열차를연결하면어떨까생각한다.시니케플라테(1967m),벵게르날프(1873m)철도등이1893년이미운행을시작했지만,융프라우는철도를건설하기에너무높고험준했다.쿠에르첼러는클라이네샤이텍을출발해3970m아이거봉의암반을뚫고올라가뮌히봉바위속을뚫고융프라우요흐까지오르는코스를설계했다.동굴속은가팔라서톱니레일도설치하기로마음먹었다.

스위스의회의논의를거쳐설계대로공사가결정됐다.과정은순탄치않았다.1896년드디어공사가시작됐다.혹한·강설·기압등악조건은공사를힘들게했다.거기다붕괴사고가잇따랐고공사비조달마저지연됐다.당초7년예정이던공사기간은16년으로늘어났다.우여곡절끝에1912년스위스독립기념일인8월1일개통식이열렸다.

스위스철도는융프라우구간뿐아니라산악지역전역에5000㎞로뻗어있다.융프라우,베르너오버란드,벵게르날프,시니케플라테,하더철도,휘르스트케이블웨이,라우터부르넨-뮤렌철도&케이블웨이등총7개의산악철도가있다.이들철도는융프라우철도회사에서주주들에의해공동경영된다.

현재융프라우철도는구간을늘리는공사를진행하고있다.융프라우철도스테판피츠너는“5년이내에3705m지점인오스트그라트까지철도를건설할예정”이라며“오스트그라트에선융프라우의꽃스핑크스전망대를내려다볼수있다”고말했다.

-길잡이-


*유로를안쓴다.스위스프랑을쓴다.대한항공이운항하는취리히직항이있다.비행시간은약14시간.인터라켄에숙소가많다.인터라켄까지는취리히공항에서베른을경유해오는기차를이용한다.

*휘르스트지역에가려면일단그린델발트까지가야한다.인터라켄을기점으로한다면인터라켄오스트역(인터라켄동역)에서그린델발트행기차를이용한다.그린델발트에서걸어서케이블카탑승역까지이동해그곳에서케이블카를타고간다.

*융프라우에이틀이상체류한다면융프라우VIP패스를이용하는게좋다.클라이네샤이텍~융프라우요흐구간만1회왕복가능하고,나머지융프라우철도가운영하는노선은기간내무제한탈수있다.이외에도휘르스트플라이어무료탑승,페달없는자전거인트로티바이크할인,인터라켄패러글라이딩할인등7가지혜택이주어진다.2일짜리170스위스프랑,3일짜리190스위스프랑이있다.

*하이킹코스를걷다보면노란표지판을쉽게발견할수있다.초보자코스는노란색으로만,중급자코스는화살촉부분이흰색-빨간색-흰색으로칠해져있다.초보자코스는편한하이킹화만신고도갈수있지만,중급자용은등산화와방수복등이필요하다.

융프라우|글·사진이로사경향신문기자

———————————–

ㆍ스위스융프라우여행의백미‘바흐알프호수’하이킹

알프스는늙었다.지형은아직팔팔한장년이지만,풍기는기운은아니다.그곳을찾는사람들만봐도그렇다.가는곳마다머리희끗한노년층이다.알프스는,스위스융프라우지역은그런곳이다.세월을품은자의고요함이있다.도무지큰소리로말하고싶지도,몸을급격히움직이고싶지도않다.세계가한없이거대한데오히려발밑에서걱대는흙이나풀소리,눈소리에귀기울이게된다.그렇게산맥과협곡과호수를돌아돌아,‘아참,사람은원래작았지’라고되뇐다.

융프라우지역을걸었다.융프라우하면누구나설원이펼쳐진고봉을떠올린다.그러나현지인들이백미로꼽는것은하이킹이다.이지역엔만년설이덮인융프라우,아이거,뮌히등3000m이상의고봉들아래로넓은고원지대와협곡,분지,빙하지대가파노라마처럼펼쳐져있다.주변에76개의하이킹코스가있다.난이도높은산악하이킹도있지만누구나편하게걸을수있는코스도많다.그중쉽고경관이좋다는코스를골라걸었다.길위엔노년층은물론어린아이부터갓난아이를안은젊은부부,유모차,산악자전거,강아지들이섞여있었다.

아름다운걸로치면,휘르스트에서바흐알프호수까지다녀오는코스(휘르스트-바흐알프호수-휘르스트/1시간40분)가제일이라했다.이곳의아름다움이란,액자에걸린그림에가깝다.휘르스트는해발2168m지역.융프라우지역가장서쪽에위치하고있다.그린델발트(1034m)에서케이블카를타고30분가량올라야한다.오전9시그린델발트역에내렸다.마을옆계곡주변으로물안개가자욱했다.날이어둑하고쌀쌀했다.외투를껴입었는데도콧물이나왔다.

케이블카안,침묵의파노라마를지나휘르스트에도착했다.여기는더높은데오히려해가비친다.10분정도걸어오르니땀이났다.스위스는매일사계절이공존한다는말이맞긴하다.워낙날씨가변화무쌍해각고산지대포인트마다웹캠을설치해놨다.24시간융프라우관광웹사이트(www.jungfrau.ch)에서확인가능하다.미리날씨를가늠하고오르라는소리다.

조금높은언덕에잠시섰다.아직얼마걷지않았는데바흐알프호수까지굽이굽이이어진길이한눈에들어왔다.저길끝에사람이있긴한데잘안보인다.평탄하지만길고멀다.근처에서숨을돌리던백발의프랑스여성도미니크는“죽기전에꼭와보고싶었어요”했다.오던길을돌아봤다.뒤로3000m이상의설봉일곱개가늠름하다.아래로는푸른초지와깊은계곡사이로그린델발트등산자락마을들이내려다보인다.가장스위스다운경치다.

1시간가량걷다보니어느새시야에들어왔던그길끝에와있다.느린걸음으로도왕복2시간이면충분하다.길이끝나는지점에서코너를돌았다.거짓말처럼바흐알프호수가나타났다.

도미니크가“죽기전에”운운한것이그제야조금이해됐다.바흐알프호수는길을사이에두고양쪽으로펼쳐져있다.하늘과산이호수에비치는바람에좌우,상하로데칼코마니를이룬다.산에서내려온빙하수와비로만들어졌다고한다.손을담갔는데아주차가웠다.1901년엔2m정도둑을높였다.이후100년넘게근방지역에수력발전으로전기를공급하고있기도하다.

같은길을돌아오지만보는방향이달라지루하지않다.휘르스트역에도착해선잠시생동하는기운을느낄수있다.휘르스트플라이어,패러글라이딩등의레포츠탑승장이있다.휘르스트플라이어는안전장치를한채줄에매달려슈렉펠트(1955m)까지800m구간을시속80㎞로날아가는레포츠.올라올때케이블카로왔던길의3분의1을맨몸으로내려간다고보면된다.플라이어탑승장바로곁에선패러글라이딩이한창이었다.날이좋은봄·가을이시즌이다.패러글라이더들은점이되어압도적자연사이사이에박혔다.

■설산의단풍이냐아찔한절벽이냐,또다른‘알프스하이킹’코스2곳

인터라켄이한눈에굽어보이는쉬니케플라테와아이거북벽의위용을등에업은아이거글렉처-클라이네샤이텍코스도걸어봤다.앞서소개한휘르스트지역을포함해셋다난도‘하’의쉬운코스다.

◇쉬니케플라테파노라마(1시간30분)

쉬니케플라테지역은융프라우,뮌히,아이거등알프스의대표적산들로둘러싸여있어‘산들의파라다이스’라불린다.역에서정상인다우베(2073m)를찍고빙돌아오는코스다.이곳은휘르스트에비해돌이많고경사각이제법있다.하이킹보다등산에더가깝다고보면된다.알프스에도가을은있다.단풍이한창이다.깎아지른거대한바위하며,단풍든품새가설악산을떠올리게도한다.그만큼알프스의흔한풍경은아니라는뜻.단풍과설산의조화는새롭다.

쉬니케플라테역까지빌더스빌에서출발하는톱니바퀴열차를타고올랐다.쉬니케플라테는특히500여종의야생화등알프스고산식물을관찰할수있는‘알파인가든’으로유명하다.이날은한차례눈이온터라모두죽고없었다.대신다우베에오르니툰호수와브리엔츠호수사이에오롯이들어찬인터라켄(호수사이마을이란뜻)이한눈에내려다보였다.오른편의브리엔츠는청아한쪽빛이고,왼쪽의툰은상대적으로흐릿하다.같이오른가이드한스피터(67)는“빙하가오른쪽에서부터흘러들기때문”이라고설명했다.

역주변엔110년역사의산악호텔이있다.1899년에지어졌다.호텔에딸린레스토랑식탁매트에100여년전의흑백사진이인쇄돼있다.드레스에양산을쓴여인들이보인다.1893년쉬니케플라테철도가운행을시작했다니그런옷차림으로도오를수있었겠다싶다.먹고마시는사람들로빼곡한테라스옆으로5월까지지속되는개보수공사가한창이었다.테라스를더넓힌단다.

◇아이거글렛처-클라이네샤이텍(하산시50분)

융프라우요흐에올랐다가하산하는길에들르면좋다.아이거글렛처(2320m)에서아이거북벽을뒤로하고클라이네샤이텍(2061m)까지걸어내려오는코스다.아이거북벽은수많은희생자를낳은악명높은절벽.이곳의길은길게둘러있지않고비교적가파르게직행한다.나무없는언덕이라탁트여있지만,부드러운흙길은아니다.휘르스트보다는발이편치않았다.이코스는멀리서보면가파른낭떠러지다.걸을때는그것을전혀느끼지못한다.클라이네샤이텍에다내려와깎아지른절벽을만나면그제야아찔하다.그절벽아래로분지가펼쳐지고그너머가아이거북벽이다.아이거글렛처에서알피글렌까지오른편가까이에아이거북벽을두고걷는‘아이거트레일’도많은이들이추천했다.융프라우로오르는열차들이모여드는거점마을인클라이네샤이텍에선민속페스티벌‘인터포크’가한창이었다.산에선띄엄띄엄외롭던사람들이그곳에다모여있었다.

융프라우|글·사진이로사경향신문기자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