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산악 열차 [3] *-

스위스산악열차[3]

알프스에서의첫밤,목동의어깨에내려앉은별이되는꿈도알프스의

소녀하이디가되어초원을달리는꿈도꾸어보지도못한채달고깊은잠을잤다

드디어소원하던산악열차알프스의영봉융프라우에오르는날이다.

고산지대인스위스는기후변화가크고일교차도심하다.

융프라우는여름이우기여서山이허락해야만그얼굴을볼수있다는말도있어

자난밤하늘에뜬반달과별을보면서도조금염려가되었다.

하지만자리에서일어나창문의커튼을젖힌순간방금헹구어건져놓은듯한

눈부신햇살이쏟아져들어오며구름한점없는파란하늘아래

눈덮힌알프스가거기우뚝있었다.융푸라우가내게허락하는것만이아니라

어서오라손짓하고있는것같았다.

초록빛융단을펼쳐놓은알프스산자락은그자체로햇살좋은테라스였다.

그테라스에나와해바라기를하고있는앙증맞은통나무집들.

잠이채달아나지않은내눈앞에갑자기펼쳐진이풍경들은

좀처럼현실감이느껴지지않을만큼정결하고,평화롭고,온화했다.

스위스전통가옥인샬레(Salet)스타일로지어진호텔

유럽여행에서빼놓을수없는즐거움중의하나는아침식사이다.

아침을정식으로먹는유럽에서는빵에훈제육류와어류,

치즈와요구르트신선한과일과디저트에이르기까지

유럽의왠만한호텔에선아침식사만큼성대하게차려내놓는다

도마위에놓고쓱싹쓱싹자호밀빵에스위스치즈와훈제연어를얹어

스위스전통복장의종업원이가져다준커피로아침을먹고(아!거품낸뜨거운우유를

탄진한커피는정말맛있다)인터라켄(Interaken)역을향해출발했다.

역까지는1시간쯤내려가야했지만융프라우에서의고산증을덜기위해

일부러해발1,500m위에있는호텔에서하룻밤을묵은것이었다.

더할수없이맑은공기,잘부풀린빵처럼보드랍고따스한햇살과싱그러운바람.

그리고어디선가들려오는딸랑딸랑~방울소리.

척박한산악지대를정부의보조를받아목초지로개간하여자부심으로가꾸어진초원에서

한가롭게풀을뜯는스위스의마스코트인소들의워낭소리다.

스위스의목축업은봄이면산중턱에다풀어놓아사육하고

겨울엔마을의계곡으로몰고내려와사육하는알프스식이동목축업이다.

그래서인지산중턱에이런통나무집들이많지만허름해도정갈하고정겨워

겨울용땔감으로쌓아놓은장작들은하이디의할아버지가패놓으신것이고

통나무집에선하이디와목동`피터`가금방이라도뛰어나올것같만같다.

산등성에옹기종기지어있는샬레(Shalet)는하나하나가추를달고째깍거리는시계같다.

샬레(Shalet)는스위스축산농가전통목조가옥으로주로1층은헛간이나

창고로사용하며2층은부얶과거실,3층은침실로되어있다고한다.

강수량이많은곳이라눈과비를피하기위해처마를길게늘여멋진석가래를하고

나무벽은조각을하거나색칠로장식하고창에는알록달록예쁜셔터를단다.

샬레(Shalet)의지붕바로아래에는이집처럼1951이라든가1873,1906등의

숫자가큼지막하게붙어있는데그샬레가지어진연도이다.

그만큼샬레의전통을자랑스러워하는스위스는융프라우지방에

새건물이들어서는것을엄격히제한한다고한다.

변해야산다,변화만이살아남는길이다라고부르짖는요즘세상에서

변하지않으면서도자알~사는모습이무엇인지고색창연한몸으로보여주는

샬레(Shalet)는차라리신비스러웠다.

문득눈에들어온어느샬레의뒤편창가.빨래집게로널어놓은옷가지가아니었으면

나는그곳이영영동화의나라인줄알았으리라.

인터라켄동역(InterakenOST)에도착하였다.일년에백만이넘는관광객이다녀간다는

인터라켄동역은의외로작고아담하였다.역주차장에주차를시키고배낭에

겨울용잠바와준비물을넣어둘러매고역사로들어서니아침9시인데도창구는

여행객들로발디딜틈이없고우리말도간간히들려온다.

유럽의지붕이라는융프라우를오르는관문인인터라켄(Interaken)은브리엔츠호수와툰호수사이에위치하여‘호수사이’라는뜻이다.동역(東驛)과서역(西驛)이있는데동역에서산악기차를타고가다라우터부루넨역에서톱니바퀴기차로갈아탄뒤클라이너샤이덱역에서다시한번갈아타야된다."神은스위스를알프스에가두었으나그들은알프스에철도를만들어그것을극복했다!"라는유명한수식어가따르는스위스의산악기차에드디어오른것이다.

시속10Km로잔잔히달리는기차.몸은수초처럼흔들리지만가슴은쿵쾅쿵쾅요동을친다…

"스위스는프랑스와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의한가운데위치하여오랫동안열강들의힘이상충하는지역이었다.자칫어느한곳에속할수있는위험성을늘안고있는스위스는열강들의힘을견제하는방법으로폐쇄가아닌개방정책을택했다.그것이바로철도였다.어느한쪽에도치우치지않고

모든열강이자유로이이용할수있는길을내주면서어느나라도쉽게차지할수없는

나라(중립국)를지향한것이다.

그토록중요한지역을어느한나라가차지한다면다른나라들이가만히있겠는가?스위스는바로이런강자의심리를역이용하고,그사이에서경제적이익을취하는것으로생존의법칙을터득했다.우리나라경상도크기만한면적에150년역사를지닌철도총길이는5,000Km.기차로가지못할곳이없는나라,스위스는기차를통해과거에서현재에이르렀고,다시기차를통해미래로향하고있다."

완만한초원을20분쯤달려라우터부루넨(Lauterbrunnen)역에닿았다.

이곳에서톱니바퀴열차인WAB로갈아타야한다.

융프라우의산세가시작되는라우터브루넨은융프라우산자락마을중가장오래된마을로

차가들어갈수있는마지막마을이다.주변에는알프스의눈이녹아떨어지는

수많은폭포가있는데그중에서도괴테가와서반했다는유럽에서두번째로낙차를자랑하는

슈타우바흐폭포가기차역바로옆에손닿을듯보인다.

라우터브룬넨역을지나자기차는가파르게오르며알프스의영봉,융프라우를뒤로

U자형웅장한협곡이나타난다.라우터부루넨(Lauterbrunnen)협곡이다.

관광객들이감탄사를터트리며정신없이카메라셔터를누르건말건

기차는톱니를하나씩물어가며천천히우직하게산을오른다.

기찻길과어깨동무하는트래킹코스따라자전거로하이킹하는사람

걸어서하이킹을하는소도보인다.^^

웅장한융프라우의발치가보이기시작하고그발치아래산등성은초록의향연이다.

겨울과여름이공존하는곳.봄과가을은저기어디쯤에있을까생각하는데

열어놓은기차의창으로봄바람이살랑이며들어온다.

융프라우옆봉인뭰히봉(Monch/4107m)이보이는뵝거넬프(Wengernalp/1873m)역.

웅장한알프스에비해역들은이름없는시골역처럼아담하고소박하다.

트래킹코스를따라기차에서내려역과역사이의구간을트래킹을하기도한다.

알프스가품을넉넉히허락하는날,그품에안겨걷는모습도부럽다.

`흠~!내려오는길엔나도트래킹을해보아야지!`

라우터브루넨역에서1시간쯤올라왔을까해발4107m,뭰히봉(우측)과

산악인들에게그품을내주지않기로이름난우리에겐`NorthFace`로더알려진

해발3970m의아이거북벽(좌측)앞에클라이네샤이덱(KleineScseidegg/2320m)역이있다.

이곳에서부터융프라우요흐역까지의1134m구간은아이거와묀히의암반속을뚫고지나는

경사가워낙가파른(고도차이1393m)구간이어‘토블러`라는

특수한톱니바퀴의기차로갈아타야한다.

지하터널로들어가기전뒤를돌아다보니산허리를돌아내려가는기차가보인다

기차가아이거북벽터널로들어가자TV를통하여터널의역사를소개한다.

(우리말안내도있다)융푸라우를오르는사람이라면반드시알아야하겠기에

여행기가길어지지만소개를해본다…1893년엔지니어였던아돌프구이에르젤러는딸과함께클라이네샤이덱역까지열차를타고왔다가더올라갈수없음에실망하고

클라이네샤이덱를출발하여융프라우요흐까지암벽을뚫고가는방법을고안하여설계한다.

이공사는알프스의상징적인세개의봉우리중아이거와묀히를뚫고지나가는것이어서

스위스의회까지상정되어투표로통과되었지만혹독한자연조건과자금난,붕괴사고로

7년의예상공사기간을넘기던중공사감독과설계자가모두죽고만다.

그리고도9년이더지난16년만에완공을하게된융프라우철도는1912년8월1일

스위스독립기념일을맞아개통식을하게된다.

5,000Km의스위스철도중최고의철도가탄생하는순간이었다.

(총공사비15million)

자연과의사투끝에얻은위대한이터널이야말로

융푸라우가유럽에서가장높은곳이아님에도불구하고

당당히유럽의정상이요유럽의지붕이라고

불리우게만든장본인인것이다.

..

지하역기차안의삼성광고판

이런대단한역사를가진기차는아이거반드,아이스미어두지하역에서

터널을뚫은흔적을볼수있는전망대를다녀오도록5분씩정차한뒤

종착역인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역에도착하였다.

배낭에넣어갖고간겨울용잠바를꺼내입고완전무장을한뒤기차에서내리니

역안내화면에는-2도라고써있다.

설계자구이엘젤러의흉상이있는융프라우요흐역

우리말안내판이없어서운했던가.

누군가우리말로`얼음궁전`이라는낙서를해놓았다.

융푸라우정상을볼수있는전망대로가기위해

얼음궁전터널을따라나가는동안고도로인해숨이헉헉차기시작한다.

얼음궁전얏호~!드디어여기가TopOfEurope이닷!

+MargretAlmer-Kuckucks-Jodler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