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혼자서뒷산을올라갔다.가장쉽게접근하기좋은산이뒷산이다.그래서혼자산행을하게되면그냥뒷산으로발길을옮기게된다.나의뒷산은칼바위봉이어서그냥마음놓고산을오르는데,항상망설임을가지게되는것도사실이다.칼바위봉은그오르는코스에바위길이험하고사납기때문에망설이게된다.그래서오늘도북한산둘레길을갈까도생각을해보았다.
그러나둘레길이너무단조롭기때문에산길을걷기로하고,조금다른길이없을까하고수유역3번출구에서운행하는마을버스2번종점을향해올라갔다.종점에서좌측으로오르면조병옥박사묘소가있는곳이고,우측으로바로올라가면북한산둘레길과연결이된다.둘레길을지나올라가면영락기도원을지나서계속이어지는계곡길에서우측으로들어섰다.
지난번에는계곡을건너능선길로올라갔었는데,아직나무들이작은편이라햇볕이따가웠다.그래서우측으로더진행을하니영락기도원의철책이쳐저있는그길을따라우측으로이어지는길을걸었다.숲이욱어져그늘이시원하고조용한오솔길은북한산산길같지않은흙길이부드러워서좋았다.한가한길을혼자서걸어도길이좋아그런지발길은가벼웠다.
북한산산행길에도이렇게호젓하고한적한길이있었나할정도로산객을만날수없는길에매료되어쉬엄쉬엄올라갔다.겨울이지나고,봄이지나가고,여름이되었는되도낙엽이쌓인길을걷는마음은세월의흐름을의식하면서올라갔다.조용하고,한적하고,부드러운흙길은산객이없는그늘진오솔길을조금은외롭기도하지만,산행의기분은마냥좋기만하였다.
올라가면서산세를살펴보니아카데미하우스계곡의좌측능선이었다.그옆의능선은지난번에올라갔던능선이고,그다음능선이화계사뒤쪽능선이다.다음에는누군가를불러함께오손도손대화를나누면서걸으면더좋겠다는생각을하면서올라갔다.얼마를올라가다보니위에서하산하는한팀을만나게되었다.그들은이길에유일하게존재하는암벽길을내려오고있었다.
이렇게조용하고한적한산길에서그들의주고받는이야기가들려올때무척이나반갑기도하였다.4~5m의암벽길에는로프줄이늘어져있어서쉽게오르고내려갈수있게준비가되어있었다.로프줄이없어도발을붙이는곳에정해져있어어려움은없는길이었다.이암벽길은이길에서만나는유일한암벽길이어서지루함을일깨워주기도하는양념같은암벽길이었다.
오늘도한여름의햇볕은따가울정도로쨍쨍하게쏟아지고있었다.그러나녹음이짙은숲길은해가리를해주어시원하게오를수있었지만,오름길이시작되고는구슬같은땀이흘러내렸다.혼자서산행을하게되면박완서님의엣세이"가보지않은길이아름답다"고한그글처럼지난번에간길보다는새로운길을걷고싶어서옆으로연결되는가지길을걷게되었다.
오늘내가오른이길은북한산길중에서가장호젓하고낭만적인숲길의오솔길은다시걷고싶은길이다.북한산산행길에서이렇게순수한흙길이이어지는부드러운길을만나기도어렵다.다음에는다우산악회회원들과한번더올라야겠다는생각을하면서이길에애착을가지게되었다.올라갈수록경사가급해지고힘이들기시작하였으며땀을더많이흘리며올라갔다.
그길의끝은칼바위능선의문필봉아래로연결되었다.그길에올라서니등산객은많이올라가고있었다.내가사는동네뒷산은어디로오르든지칼바위봉으로연결이되었다.산길은모두정상을향하고있기때문이다.아카데미하우스계곡길에서정릉보국문을오르는계곡길까지는모든길이칼바위봉으로집중이되므로그오름길이조금씩다르기는하지만,그정상은칼바위봉이다.
오늘은문필봉에들러지않고바로칼바위봉으로올라가는길을걸었다.칼바위봉을오르는그암벽길은언제나부담을느끼며오를수밖에없다.그길이힘이든다는것은손과발로네발로올라가야한다는것이다.바위를손으로잡지않고는오를수없는암벽길그러나이제그길도익숙해있어어려움을느끼거나힘들어하지않고오를수있는것은바로뒷산이되었기때문이다.
땀을뻘뻘흘리며칼바위봉정상에올라서서북한산을바라보는그조망은힘들게올라온수고를깨끗이해결해준다.칼바위봉에서북한산의정상봉삼각봉우리를바라보는모습은조금다르다.제일높은봉우리백운봉앞에는만경봉이겹쳐있고그우측에인수봉이솟아있으며,그좌측에는노적봉이뻗어있으며,그뒤로염초봉이함께어우러져있는모습이인상적이다.
좌측으로눈을돌리면형제봉이솟아있다.그뒤로형제봉보다조그높이솟아있는북악산백악봉이겹쳐져보인다.형제봉에서보현봉으로이어진능선과보현봉보다멀리문수봉이솟아있고,북한산성능선이줄기차게뻗어있는모습은북한산의힘이아닌가한다.한참을쉬면서땀을삭이고칼바위봉을넘어서내려갔다.북한산성길에올라서면힘든산행길은순조로워진다.
대동문에서한쪽에자리를잡고앉았다.12시가지나점심을간단하게해결하였다.언제나혼자서점심을먹게되면가장쓸쓸하게느끼게되는시간이다.그렇다고점심을생략할수는없다.산행을더진행해야하기때문이다.늘어지게휴식시간을가진후대문문을지나아카데미하우스쪽으로하산길을걸었다.이하산길에도산객은많지않았다.오늘은어쩐지산객이적은날이다.
이하산길도평탄한길은아니다.암벽길과경사가급한하산길걸음을더디게하는길이다.녹음이짙은길은산객의마음을안정시켜주기도한다.요즘비가한주도걸으지않고내렸지만,비의양은많지않아계곡마다물이힘차게흐르지않는다.물흐르는소리가듣기어려울정도이니물은겨우고여있는물이있을뿐이다.그래도꿩의울음소리가가끔들리는것에향수를느끼게한다.
아카데미하우스를지나내려와서북한산둘레길을걸었다.둘레길에도처음보다는둘레맨들이적은것었다.그러나이길은하루중언제걸어도좋은길이며,어디서어디까지정해놓고걷지않아도되며,순수한흙길인둘레길은주민들의산책로이며,산행이힘든사람들이선호하는아름다운길이다.그래도우이동에서정릉까지이어지는길이가장잘다듬어진길같다.
우이동의솔밭공원길은포근한어머니품같은길이며,4.19탑전망대에서내려다보는경관은인상적이다.그리고둘레길에서만나게되는섶다리는서울에서보기어려운다리이다.화계사에서정릉쪽으로오르는능선위에설치되어있는하늘다리전망대는둘레길의유명세를하고있다.솔샘터널에서칼바위봉으로오르는길아래쪽에생태습지가발길을잡기도한다.
내가산행을시작한영락기도원으로오르는길을지나둘레길을걸어서화계사에집으로향했다.오늘산행은약4시간30분여간단한산행을마무리하였다.날씨가더워짧게코스를잡았다.전에같으면아카데미하우스에서마을버스를타고수유역을경유하여집으로돌아왔으나,오늘은둘레길을조금더걸으며둘레길을걷는맛도느끼면서간단한산행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