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좋지않아고소적응하는파스투초프록(4,650m)까지올라가는것으로끝났지만엘부르즈를오르는사이하얀산의매력에빠지게됐다.많은사실도깨달았다.이런높은산에가려면많은훈련이필요하다는사실이었다.결국엘부르즈등반은고산을등반하는데꼭필요한체력을다져야한다는마음을갖게해준등반이었다.
10명의대원중나보다나이가많으면서도잘오르시는분이있었다.이분께비결을물으니산에한번따라오라하시기에귀국즉시연락해도봉산산행에동참하게되었다.일요일이면친구들과도봉산을오르는팀이었다.그분들은얼마나빨리들오르는지도저히따라갈수없었다.
도봉산팀과산행하는게한동안힘들었지만몇번따라다니다보니적응되었다.그렇게1년을다니고1997년,그전해에동행했던10명중4명이다시엘부르즈에가게됐다.거기서몸이훨씬좋아진사실을깨달을수있었다.날씨가좋지않아고생은했지만다시한번하얀산의매력에빠지게된등반이었다.
1차정상공격때4명중1명이못가겠다고하자가이드가“전원같이내려가자”고하는데우리팀대장은“가이드는포기한대원과함께하산하고우리끼리가자”고한다.하지만정상을향해밀어붙이는데안개가점점짙어져한치앞이보이지않는상황이벌어지자하산을결정할수밖에없었다.
방향을잘못잡아다른능선으로내려오다가잠시안개가걷히는틈에확인된푸리웃산장으로가기위해계곡을가로지르느라크레바스에빠지며아무생각없이따라갔는데다른두사람은많은걱정을했다고한다.하루쉬고다시올라가는날도강풍이몰아쳐얼굴에동상이걸리기도했지만정상에올라서는순간‘나도할수있다’는자신감이붙기도했다.
엘부르즈에이어킬리만자로(5,895m),몽블랑(4,807m),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4,200m)트레킹,일본북알프스종주산행을즐기던중인2000년,엘부르즈에서두번이나함께고생한사람들이북미최고봉매킨리(6,194m)에같이가자는제의를해왔다.망설일수밖에없었다.
매킨리를등반하려면한달가까이잡아야하는데휴가를낸다는것은어림도없는일이었다.그래도이번이아니면기회가없을것같다는생각에1978년공무원임용이후20년넘게다닌직장에과감하게사표를냈다.다행히등반기간내내날씨가좋아별어려움없이매킨리정상에오른나는하산길에세계7대륙최고봉등정의꿈을세우게되었다.
그해겨울남미최고봉아콩카구아(6,959m)를등정할때인연맺은서울시청산악회와함께산행을하면서체력과지구력이더욱좋아진것같았다.이들과함께백두대간과9정맥종주산행을하면서도선두자리를놓지않았다.7대륙최고봉이란목표를이루려면체력과지구력이무엇보다중요하다싶었고,대간과정맥종주를통해그바탕을다질수있으리라믿었다.
아콩카구아에서인연맺은박영석대장의원정대에참가해로체(8,516m)를등반할기회도생겼다.“전대원이포터겸셰르파”라는박대장의말그대로로체원정대는대원이모든일을해결해야하는팀이었다.여러대륙최고봉을올랐지만8,000m급고봉등반경험이없던나는올라갈수있는만큼올라보자는생각으로참가를결정했다.무엇보다나자신의능력을테스트해보고싶었기때문이다.
첫번째등반에서는베이스캠프(5,400m)를출발해제1캠프(6,000m)에도못오르고도중에짐을데포시켜놓고내려와야했다.천천히걷다보니셰르파보다속도가빠른대원들을따라갈수없었다.두번째등반에서제1캠프에올라섰으나후배대원들이어렵게올려놓은식량을축낸다는생각이들자더이상등반에욕심을부릴수없었다.
▲정상공격을앞두고김주진대원과함께초모랑마를배경삼아기념촬영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