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둘레길
요즈음은전국적으로둘레길이대세인것같다.각지자체마다다투어둘레길을조성하는것이붐이다.제주도올레길과지리산둘레길이개통되고나서서울의북한산둘레길이개통되면서전국곳곳에둘레길이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는추세이다.지난해북한산둘레길44km가개통되고나서지난달에도봉산둘레길은8개구간으로26km가개통되어북한산둘레길은70km가연결되었다.
오늘은제9호태풍’무이파(MUIFA)의영향으로내일(8월6.7.8일)까지많은비가내린다는예보가있어산행예약을하지않고있다가아침에날씨가비가올것같지않아새로개통된도봉산둘레길을한번다녀오기로하고집을나섰다.북한산둘레길은우이동에서시작하여소나무숲길(우이동)~성너머길(불광역)까지걸어보았으나,하늘길~우이령길은아직다녀오지못하였다.
우이동으로버스를타고갔다.우이령입구에서도봉산둘레길의들머리를찾아보아도안내판이보이지않았다.등산객몇분에게문의를해도모른다는대답뿐이었다.북한산둘레길과도봉산둘레길은연결되어있는것으로생각을하고갔다가미리안내도를준비하지못하고온것을후회하였다.두리번거리다가우이동에서방학동으로넘어가는도로로많은등산객이옮겨가기에그분들을따라갔다.
방학동으로이어지는도로를약700m가다가보니우측으로도봉산둘레길안내문이우리를기다리고있었다.왕실묘역길이라는안내판이그곳에붙어있다.우이령입구에서우리령길과소나무숲길로연결하는안내판은서있는데,새로개통된도봉산둘레길의안내판은아직설치를하지못하였나보다.아마도얼마동안이곳에안내판이설치될때까지나같은사람들이다수있을것같다.
산길로접어드니숲이우거지고아늑한흙길이편하게안내를하였다.올라가는길이경사가급하지도않고걷기가편하고여유로운길이전개되었다.아직선전이많이되지않아서인지북한산둘레길개통때같이이용객이많지않았다.이삼복더위에도봉산정상을올라가는길이버거워둘레길을걷기로하였지만,둘레길은등산로처럼오름길이박세지않아숲속의맑은공기를마시며진행을하였다.
도봉산둘레길’왕실묘역길’에서처음만나는것은방학동은행나무이다.방학동은행나무는오로지한자리에서침묵을지키며870여년의세월과역사를품었다.서울시보호수제1호(1968.2.26.지정)로지정되었기때문에천연기념물로지정받지못했다.높이가25m,둘레가10.7m다.1513년그의수령333세쯤에연산군묘가북쪽이웃에이장해온것을이은행나무는연산군의슬픈행적과비참한말로를연민의눈으로바라보면서500여년동안연산군의외로운영혼과교감하면서그자리를지키고있다고한다.
은행나무는싹이튼지20년이지나야열매를맺기시작한다.씨를심어손자를볼나이에열매를얻을수있다고해서공손수(公孫樹)라부른다.징코(ginkgo)라는영어이름은은색견과곧은살구라는말에서유래했다.은행나무는장수,정숙,장엄,진혼등을상징한다.은행(銀杏)이란은빛의살구곧은살구라는뜻이다.중국이원산지로고려시대이전에승려들이중국에서씨를가져와절근처에심어전국의사찰에는은행나무가많다.이은행나무는한그루여서그런지은행은열리지않는다고한다.
-방학동은행나무-
조선제10대왕연산군은성종의아들로1494년성종이세상을떠나자19세의세자융이왕위에오르니제10대임금연산군이다.연산군은선정을베풀기위하여노력하였다.그러나연산군은모후폐비윤씨의죽음을알게되면서거기에관여한자들도알아버렸다.그후연산군은폭군으로서점차바뀌어가게되었다.연산군은재위12년만에무오사화와갑자사화의폭정에대해몇몇사람들이반기를들고일어서연산군을폐위시키고진성대군을새로운임금으로추대하는중종반정으로폐위되었다.
연산군의부인거창신씨(居昌愼氏)는영의정거창부원군신승선(愼承善)의딸이다.1506년중종반정이일어나재위12년만에폐왕이되고연산군으로강봉되어강화(江華)교동(喬桐)에유배되었다가그해에병사했다.부인신씨는중종반정(中宗反正)에의해연산군과함께폐위되었고자신의두아들또한유배지에서사사(賜死)되는불우한일생을마감한비운의여인이다.연산군묘(사적제362호)와거창신씨의묘역의아래에는궁인인의정궁주조씨(義貞宮主趙氏)의묘와연산군의딸,사위구문경(具文景)의묘가함께조성되어있다.
-연산군의묘역-
-위쪽에연산군과부인신씨묘,그아래의정궁주조씨(義貞宮主趙氏)묘가있고,
그아래연산군의딸과사위의묘가있다.-
연산군묘에서조금떨어진곳에정의공주묘역이있다.정의공주(貞懿公主)는세종대왕의둘째딸이다.죽산안씨(竹山安氏)의후손인양효공안맹담(安孟聃1415∼1462)과혼인하여슬하에4남2녀를두었다정의공주(貞懿公主)는총명하여후세에“조선의작은별”이라는말을들을정도로영민(英敏)하여학문에재주가높아천문(天文)산수(算數)등의부분까지능통하였다한다.부군안맹담은수명이길지못하여마흔여덟에병사하고정의공주는안맹담타계한후15년후인성종8년(1477)에세상을떠나안맹담옆에묻혔다.정의공주묘역은도봉산둘레길왕실묘역길연산군묘와가까운곳에있다.한소진작가쓴"정의공주"가지난3월에해남출판사에서출간되었다.
-세종대왕의둘째딸정의공주묘와부마안맹담의묘역-
연산군의묘와정의공주의묘를보면서도봉산둘레길을걷다보면조금은의아한생각을하게된다.그것은연산군묘보다정의공주의묘의봉분이더크고묘역도넓다는것이다.연산군이폐위가되어왕이아닌연산군으로강등이되었다고는하나그후에많은이조의임금과관리들은제도에묶여이러한모순을후세사람들에게보여주게된잘못을지금은어떻게생각하고있을지의심스러웠다.
지금도관리들은제도에묶여융통성을발휘하지못하는모습들을보면서예나지금이나그제도가인간의한계를벗어나지못하는아류를보면서많은것을생각하게한다.한나라의임금이된다는것은하늘이내리는것이라고들한다.현제의대통령도그렇다.그러나지금은대통령을이웃집아저씨처럼쉽게대하고평하고자기의마음에들지않는다고사사건건반대를하는행태는언제가는누군가가바로잡아야하지않을까생각한다.
그리고’왕실묘역길’다음은’방학동길’이다.방학동길에는북한산길에있는구름전망대처럼쌍전망대가높이솟아있다.이곳에서도봉산을바라보면도봉산의산세가그렇게아름다울수가없다.도봉산의정상자운봉과만장봉,선인봉,그리고신선대,주봉,병풍바위,칼바위가도봉산의아름다운산세를그리며뻗어있는모습이장관이며일품이었다.다락능선에서바라보는도봉산의모습과는또다름모습이눈길을끌고있었다.
도봉산둘레길은무수골로이어지고있었다.무수골2.0km지점에서부터는계속오르막이전개되고있었다.따끈따끈한삼복더위에산길도아닌둘레길을걸으면서그오르막길에서는많은땀을흠뻑흘리며올라갔다.약1km는그렇게힘든경사길을올라가야한다.도봉산둘레길에서가장힘든코스가아닌가한다.그리고내려가면무수골이다.무수골을내려가는곳에계곡길이조금질퍽거렸다.
도봉산둘레길은계속모래가섞인흙길이어서걷는데무리가없는아주편한길이다.무수골에이르니개울물에는피서객들이개울을가득메우고있었다.물은많고깨끗하였다.그리고윗무수골로이어지는길에는집들이있고그길에는둘레길을걷는사람들도뜸하였다.그리고는다시오르막길이이어졌다.그러나그렇게지루하게길지는않았다.그리고내려서니’도봉산옛길’이이어졌다.
‘도봉산옛길’은보문능선길로연결이되었다.도봉사와능원사가나오고도봉산등산입구에이르니등산객을많이만날수있었다.둘레길은다시광륜사쪽으로올라가라고되어있다.아마도다락원길로연결이되어있는것같았다.둘레길오솔길을걸을때는그래도불평없이걸어왔는데,갑자기넓은길로나와많은사람들을만나니땀으로전신이젖어있어조금은짜증도나고더걷고싶은생각이싹달아나는것같아서다음코스는다음으로미루고여기서하산하고싶다는생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