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커피점 110년 역사 *-

●국내커피점110년역사

고종때‘양탕국’→인천에근대식다방→전쟁뒤대중화→원두전문점‘진화’

1896년아관파천당시커피를처음맛본고종은덕수궁으로돌아온뒤에‘정관헌’을만들어커피를즐겼다고전해진다.왕실의처음이자마지막다방이다.당시커피는거무튀튀한것이한약같다고해서서양에서온탕국이라는‘양탕(洋湯)국’,영어발음을중국식으로차용한‘가배’(??)라고불렸다.

1898년에최초의서양식호텔인인천대불호텔에근대식다방이문을연뒤에독일여인손탁이서울정동에지은손탁호텔(1902년),조선호텔(1914년)등에다방이잇따라들어섰다.다방의첫전성기는1920,30년대.서양문물을받아들인모던보이나모던걸들은다방에서자유연애를꿈꿨고,문화예술인들은아지트로삼았다.영화감독이경손이서울종로에개업한‘카카듀’(1927년)가한국인이처음세운다방이다.

시인이자소설가인이상이특히다방을즐겼던것으로알려져있는데,건축가이순석이운영하던‘낙랑파라’(1931년)의단골이면서스스로‘제비’,‘쯔루’,‘무기’등의옥호를지닌다방을운영하기도했다.6·25전쟁뒤미군부대에서흘러나온인스턴트커피가보급되고,전화기가한구석을차지하면서다방출입구는다시북적였다.

1960년대박정희정권이“수입품인커피를자제하자.”고호소하면서다방은된서리를맞았다.이때돌파구가됐던것이바로달걀.달걀노른자와참기름몇방울떨어뜨려아침밥대용으로판매한‘모닝커피’가인기를끌면서다시다방에는손님이모여들었다.

1970년대직장이나집에서손쉽게커피를만들수있는인스턴트커피와자판기가등장하면서또다시다방은생존의위협을받았다.공략계층에따라젊은층이많이찾는음악다방과일명‘레지’로불리는여성종업원을고용한다방으로,성격이확실하게양분됐다.원두커피를내세우며1988년에문을연‘쟈뎅’도초기프랜차이즈로각광받더니원두원산지와가공법을다채롭게활용하는커피전문점에자리를내줬다.

그시절다방과오늘의커피전문점에서찾을수있는공통점은커피뿐.누군가를기다리며음악을신청하거나탁자위성냥으로탑을쌓는모습은간데없다.귀에이어폰을꽂고컴퓨터모니터를응시하거나책장을넘기며뭔가를끼적이는모습이이를대신하고있다.그렇게110년이커피향과함께흘렀다.

최여경기자서울신문-

‘전설의바리스타’박이추씨

“커피는쉽고빠르게심리적안정줘”

‘커피의달인,대한민국커피의전설,1세대최고의커피장인,일본식핸드드립의초절정고수….’푸른바다가한눈에들어올듯한강원강릉시연곡면영진리.절절끓는한여름해변만큼이나커피전문점‘보헤미안’의박이추(60)바리스타는청춘이다.

2000년7월이곳에커피전문점을연지10년이넘었다.커피마니아들사이에선제법유명인이됐지만사장이나대표로불리는것은어색하다며여전히‘바리스타’로불러주길고집하는커피장인이다.그는재일교포2세다.청년시절을일본에서보내고한국에정착한지벌써40년이넘었지만아직우리말은어눌하다.

▲5일강원강릉시연곡면영진해변의커피전문점보헤미안에서직접볶은원두에서핸드드립으로커피를내리는박이추바리스타의진지한모습.그는최근불고있는커피열풍에대해“커피는유행”이라고진단한다.

●강릉가게주말300여명방문

그는“조용한곳이좋아바닷가에정착했는데,입소문을타고아침9시부터저녁7시까지운영하는30여석의자리가주말이면하루300여명,주중에는100~150명의손님들로북적인다.”고말했다.그는보헤미안을찾는손님들에게모든커피를손수내려보답한다.그가내리는커피는은은하면서묵직하고깊다.

맛의비결에대해서는“정성이비결이랄까특별한것은없다.”면서“맛있는커피를내야겠다는간절한마음이커피를맛있게하는비결이라면비결일수있겠다.”고활짝웃어보였다.보헤미안은커피를맛보기위해무작정강릉을찾는마니아들까지생겨나면서관광명소로까지자리잡았다.강릉관광안내소에서‘박이추바리스타’이름석자만물어도친절하게안내를받을수있을정도다.

●“커피는유행이라고생각”

최근불고있는‘커피광풍’에대한그의생각은어떨까.그는사견임을강조한뒤“커피는유행이라고생각한다.”면서“신선한재료를찾아내커피콩을볶는일,또어떤방법으로든그콩에서시큼쌉쌀한,혹은달짝지근한여러가지커피의맛을뽑아내는작업자체가유행일수있다.이시대가이러한유행에물든것같다.”고말했다.

그는또“커피인구가급격히늘어난것은기존마니아들외에새로운커피인구가보태졌기때문”이라면서사회가복잡해짐에따라커피한잔에시름을달래며심리적안정을추구하는사람들이늘었기때문이아니겠느냐.커피는다른어떤수단보다쉽고시간도덜걸린다.”고분석했다.

“내년부터는새로전문점한곳을더내고쉬는날도늘릴계획”이라는그는“오는9월커피를좋아하는사람들을모아일본아오모리로커피기행을다녀오고서울과군산,부산등에서지인들과함께여는서민커피강좌도더늘릴작정”이라고말했다.

강릉조한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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