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속리산?섭섭하다…상주속리산!
상주의산을이야기하며속리산을빼놓을순없다.상주에선화북면과화남면이국립공원구역에걸쳐있다.그중대표적인코스가화북면장암리오송골시어동~문장대길이고,이와연결해원점회귀형태의산행이이뤄지는상오리장각골코스가있다.천왕봉(1058m)과가장가까운루트인장각골은1991년자연휴식년제시행이후15년동안입산이통제되고있다.2006년부터공원탐방로가된후서서히찾는이들이늘고있는중.거기엔장각폭포가자리잡고있다.
“지난해처음오송골로올라서주릉을타고장각리로내려온적이있는데,그때만해도지금처럼번듯한주차장이없었지요.”상주학생야영장에서만난삼백산악회원김학용(상주냉림동)씨는상주산꾼들도장각골코스로안가본사람들이제법있을거라고했다.상주클라이밍클럽(SCC)회원이기도한정기우(복룡동)씨도최근들어서코스가점차알려지는추세라고덧붙였다.
명소가된금란정어우러진장각폭포
이른아침,소나무사이로무덕진맥문동이신비한자태를풍기는상오숲에서300m쯤들어가니반듯하게정비된주차장이나온다.그옆에금란정이라는정자와장각폭포가있다.높이6m폭포아래형성된검푸른소에서는튜브를찬다큰선남선녀들이늦더위물놀이에여념이없었다.낙수로파동치는수면위로는절벽과어우러진노송이정자의운치를한껏더한다.
이러한자연의조화는일찍이시인묵객들의유상처(遊賞處)로활용되었고,드라마‘태양인이제마(2002년)’,‘불멸의이순신(2004년)’에이어영화‘낭만자객(2008년)’의촬영지가되기도했다.기실폭포의높이나위용은그리대단하진않지만,폭포위에세워진금란정과절묘한조화가압권이다.금란정은마을주민들이1960년대에세운것이라니내력은보잘것없지만폭포는정자로인해,정자는폭포로인해더아름다워졌다.자연과사람의손이합쳐져비경을빚어낸셈이다.
이를두고한폭의동양화라고한다면,상상의마을우복동(牛腹洞)의풍경이지이러하지않을까.장각이란마을명도이지역이우복동의명당터에서쇠뿔에해당한다고해서생긴이름.우복동이란소의뱃속모양의명당터를말하는것인데,화북면의7개동리사람들은저마다자기동네가진짜우복동이라고.실제로한국전쟁당시에이곳에피난을와서피해를입지않았다고한다.
주차장에서부터는걸어가야한다.장각마을까지는1.5km로제법먼거리지만길이좁아차량교행이안되기때문.‘차량통행금지’라는입간판이서있다.30여분걸어들어가니마을입구에닿고오른쪽으로난계단으로올라서니7층석탑이있다.보물683호로고려때창건한비천사(備天寺)라는사찰내에있었지만임진왜란때불타버렸다고하는데,실증자료는없다.구전으로는장각사로도하고,일제강점기일본헌병과낭인들이우리나라사람들의노력동원으로탑북쪽기단을허물고무너뜨렸다고이곳노인들은말하고있다.
1977년국가지정문화재로서가치가있다고판단되어당시상주군에서복원했으나.다시균열이생겨2005년전면해체후복원했다.속리산에서흘러내려오는1급수계곡을따라마을가운데에있는차량차단기를지난다.개짖는소리를들으며곧장올라가니전원주택같은마을회관이보이고마지막민가를지나니찬왕봉위치가잘못표기된공원안내판이나타난다.나무다리를건너왼쪽콩밭을끼고가다데크다리를건너니첫이정표가보인다.해발480m,장각동1km,천왕봉3.3km,비로봉3.5km.
“진작이코스가개방되었어야했는데,아마골안에자리잡고있는선교원사람들이자연훼손을이유로반대하며주민들과마찰을빚기도한것이개방이늦어진이유중하나일겁니다.”
마을을벗어나골짝깊이들어가니김학용씨가저간의사정을귀띔해준다.그가말한선교원은유기농법등을내세우며집단촌을형성,장각마을에정착한한국농촌복구회를가리키는것이라고한다.자신이하나님을자처하는교주가추종자들에게가정파괴,학업포기등세상에대한절망감을야기,사회적으로물의를일으켜1991년대한예수교장로회로부터이단으로규정된종교단체다.원래엘리야복음선교회였다가이후기존명칭을버리고‘한농’으로활동하는것으로알려져있다.
천왕봉과가장가까운코스
길은‘해발720m장각동1.6lm천왕봉2.7km”이정표를지나면서제법가팔라진다.좁고낡은헬기장표시가남아있는묘를지나”천왕봉1.6km”이정표가나타나고산죽사이로난길을따라오른다.“아직도보면옛날표지판이더러남아있는데‘천황봉’으로표기되어있어요.정상이‘천왕봉’으로바뀐지꽤되었는데도.명칭을고쳐놓거나아예낡은표지판은정리를하는게좋을것같아요.
이코스는외길이라다른길로빠질일도없거든요.”장각골은속리산의무수한코스중상대적으로찾는이들이적어그만큼관심이덜하다는예기였다.어느새천왕봉에서남동쪽으로뻗어가는백두대간이설핏보이기시작하더니된비알을치고오르니주능선직전의널찍한헬기장에올라선다.멋진경관이펼져진다.암봉이무리지은대간마루금에서곁가지를치며속리산군을형성,장쾌한산줄기를뻗어내고있었다.
장각폭포를출발한지딱2시간만이다.주능선을밟으며도착한속리산정상천왕봉.초가을날씨를풍기는꼭대기의동쪽아래로상오리일대가보인다.시원한조망을즐기며쉬는사이,보은쪽속리산면도화리(구대목리)에서혼자올라온안현우(31세·청주)씨가취재팀과합류해문장대로향한다.비로봉(1008m)과문수봉이솟구친주릉을천천히밟아가며천왕석문을지나고데크다리를지나자일명‘고릴라바위’가나타난다.
“옆,뒷모습이고릴라같이생기않았습니까?저는매번볼때마다영락없이고릴라를닮았다는생각이든다”고재차강조하는김학용씨말대로고릴라와흡사한뒤태(?)를보여준다.키큰산죽을헤치고경업대갈림목(경업대0.4km,문장대1.3km,천황봉2.1km)을지나신선대에올라서기전테이블과의자가놓여있는휴게소가문을열어놓고있다.휴일을맞아문장대쪽에서올라온등산인들이자리의대부분을차지하고있었다.
‘신선주’막걸리에감자전이인기다.다리쉼을하는동안천왕봉에서처음만난안현수씨의산행목적을들을수있었다.“3주전에위암수술을받았어요.암초기라위의반정도를잘라냈고요.지난주에퇴원해도괜찮다고해서이번주부터는다시회사에출근도했어요.그러면서주말엔산에가야겠다고생각해서오늘이렇게가까운속리산을찾게된거예요.다음주말은추석인데,고향영동에가서는민주지산에오를계획입니다.청주주변에또가볼만한산들있으면추천좀해주세요.”
성공적으로수술은했지만아직까진환자였다.건강을위해서나름계획을세워주말마다산에다니려고막나선그였는데,내비게이션에서무작정속리산을찍고올라온기점이바로도화리였다.그리고천왕봉에오른뒤에는되돌아가려고했으나취재팀이라고소개하자따라온것이었다.동행한정기우씨가처음부터무리해서산행해선안된다고충고한다.지난해고생끝에담낭암으로아내와사별한정씨는누구보다걱정이되는듯했다.취재팀은문장대까지가려던계획을바꿔곧바로성불사로내려서기로했다.
휴게소뒤편에올라선신선대.산수유리지능선이눈앞에펼쳐지고왼쪽으로문장대로뻗은기암이눈을즐겁게한다.훌륭한조망을감상한뒤로프를잡고가파른된비알로내려선다.이길은정규등산로가아니어서거친데다급경사가한동안이어지는길이라더욱조심스럽게내려갔다.한시간뒤계곡과만나며10여분뒤콘크리트보가나오고20분더내려가니성불사에닿는다.
-글|허준규기자사진|신준식기자/사람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