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도장산(827.9m) *-

상주도장산(827.9m)

충청도와경상도를가르며남쪽으로달려온백두대간이경북문경,상주로접어들었다가다시도계를따라잠시속리산군을형성한다.이산록에상주시에서가장큰면인화북면이산지에싸여있고,면소재지동편에긴산등성이를이루며도장산(道藏山·827.9m)이솟아있다.

행정구역상경북상주시화북면과문경시농암면경계를이루며,속리산동쪽에보물처럼감춰진숨어있는명산이다.문장대를비롯해문수봉,비로봉,최고봉인천왕봉,형제봉등을안고있는속리산도절반이상주의산이다.이러다보니속리산의유명세에파묻혀잘알려지지않은것도사실이다.

도장산은한자로길도(道)에감출장(藏)을쓴다.‘도가감춰진산’이라그런지산자락의화북면일대는재난을피할수있다는이상향우복동(牛腹洞)이있다.우복동이란지리산의청학동처럼예부터영남일대에서전해오는피란지의명당터로상주에있다고했다.동네가마치소의뱃속처럼생겨사람살기에더없이좋다는곳이다.

그우복동이상주에서도속리산에둘러싸여있는화북면이라고이곳사람들은저마다믿고있다.화북면의대부분은속리산국립공원에속해있으며첩첩산중이다.서울에서이곳을찾으려면충북괴산에서선유동계곡을지나늘재를넘어야한다.아니면충북청천면에서속리산국립공원구역을거쳐밤재를넘는방법이있다.

남쪽상주시에서는49번지방도를타고갈령재을넘어야하고,동편문경쪽에서는가은을지나농암의쌍룡계곡을따라들어간다.어느쪽이든지금은도로가포장돼있어접근이쉽지만예전엔깊고깊은산골이었음이분명하다.

화북면소재지에서바로산행시작


산행채비를갖추고화북면소재지의민박집을나선다.아직어둠이가시지않은새벽에빗방울마저떨어진다.버스정류장을지나북쪽으로조금가면왼편에화북식육식당이있고맞은편널찍한장터입구에느티나무가서있다.장터를지나서용유교를만난다.다리를건너오른편시멘트포장길을따라마을안길을거쳐빠져나가면개울에이른다.

개울위다리를건너기전왼편에는커다란밤나무한그루가있다.이밤나무밑을지나밭둑가를따르면오른편계곡에서는맑은물소리가들린다.밤나무에서50m쯤이면계곡을건너게되고,본격적인산행이시작된다.계곡을한두차례건너지만계곡따라이어지던등산로는15분정도면계곡을벗어나게된다.

왼편으로꺾어바위지대를트래버스하여경사가가파른날등을타고올라야한다.주능선에서뻗어내린산등성이로오르게되는외길등산로양쪽은깎아지른절벽이다.간간이암릉이나타나고시원한바람에등줄기를타고내리던땀이금방말라버린다.비는그쳤지만,안개는주변을분간하기어려울정도로자욱하게깔려있다.

올라온길을뒤돌아보니화북중학교만선명하고화북면소재지일대는안개로희뿌옇게보인다.맑은날이면건너편속리산의속살까지도훤하게볼수있을정도로전망이좋다는데일기가좋지못해아쉬울뿐이다.경사진능선길에가쁜숨을몰아쉬며30분쯤오르면주능선갈림길에선다.

이정표(도장산2.5km,심원사2.8km)가서있는주능선에서왼편은심원사뒤편으로내려서는능선길이이어지고,오른편능선길을따라정상으로향한다.5분쯤이면전망이시원한벼랑끝에아름다운소나무한그루가있다.흡사분재를옮겨놓은것같은이반송은주변풍광과잘어우러져운치를한껏돋우고있다.지형도를확인하며안개속을뚫고오르내리기를반복한다.

이능선은도장산은물론이고주변을조망하기에더없이좋은곳이라는데,오늘은아쉽게도조망은쉬울것같지않다.특히능선상에서정상쪽으로바라보면두개의봉우리가좌우에엇비슷하게솟아있는것을볼수있다는데,우측봉우리는옥녀봉이고좌측은도장산정상이다.

다시산등성이를타고오르면724m봉을지나게되고35분쯤후에는급경사오르막을올라서면갈림길이다.직진하면문경시농암면내서리에서상주시화북면상오리로넘나드는서재에이르게된다.정상은이곳에서왼편으로90도꺾어30m정도나아가면닿는다.산정에는상주시청산악회(1998.11.8)가세웠다는정상표석과삼각점이있다.

펑퍼짐한산정은별다른특색이없고,여름철숲이짙어서인지주변조망도그렇게좋아보일것같지는않다.도장산은저녁노을과낙조가유달리아름다워우복동팔경(도장낙조)의하나이며,이곳에서보는달은장암동팔경(도장명월)의하나로손꼽힌단다.하산로는정상석뒤편으로연결된다.

바로앞에보이는800m봉을향하여내려갔다가올라서면갈림길.우측코스는능선으로이어지다가심원사와쌍용마을로향하는길이갈라진다.왼편길을택한다.암릉이나타나고한동안경사가가파르다.고도가낮아질수록안개가약간걷히면서심원골이내려다보이고,건너편산세도희미하게나마윤각을드러낸다.하늘을향해쭉쭉뻗은적송군락을지나경주손씨무덤까지는45분.여기서심원사까지는5분이면닿는다.

세속을떠나수도정진했던많은고승들이거쳐갔다는심원사(深源寺)또는尋源寺).일주문은양철을얹은지붕으로너무나소박하고꾸밈이없다.편액만없다면일반살림집대문으로착각할정도다.일주문을들어서면울창한숲으로둘러싸인절집은절이라기보다는차라리조그만암자로착각할정도로초라하다.어느곳에서도고찰의흔적은찾을수없지만,수도처로서는그만인느낌이다.

심원사는조계종제8교구본사인직지사의말사로,비구니스님이지키고있다.신라태종무열왕5년(658)원효대사가창건했다.임진왜란으로절이모두불탔으나1605년조정으로부터부근10리에이르는땅을절땅으로하사받았고,사명대사의명을받은연일(然一)이중창하게된다.이후임진왜란이전의사세를유지하며이름있는사찰로명맥을이어왔으나1958년절이대화재로전소되었다.

지금의당우는1964년중창때건립된것이다.절집을되돌아나와심원골을왼편에끼고하산길을재촉한다.저승골로도불리는계곡을따라5분정도면왼편골짜기에굉음을울리며쏟아지는심원폭포를만난다.비가내린뒤라수량이풍부하여장관을연출한다.주변은단애를이룬암벽이하늘과맞닿아있고,단풍나무,노각나무등활엽수가계곡가에빼곡하게늘어서서가을철단풍도좋을것같다.

골짜기를빠져나오면비경지대인쌍룡계곡을만난다.때묻지않은주변의경치가너무나아름답다.끝물피서객들의재잘거림도웅장한경관과우렁찬물소리에파묻혀버린다.속리산에서흘러내려온물이주변의각지천들과합류하여화북면의용암천을거친다.다시청화산줄기의시루봉과도장산사이를흐르며파놓은골짜기가쌍룡계곡또는용유동계곡이다.이계류는동쪽의문경시농암면으로흘러간다.

이골짜기에는용추가있는데,믿을수없는설화가전한다.심원사에머물던의상대사와윤필거사가용추에있는용왕의아들인동자승에게글을가르치게된다.그후동자승의간청으로용추의용궁으로안내되어용왕으로부터극진한예우와함께병증,월겸,월부,요령등의선물을받아돌아왔다는것이다.

계곡오른편으로내려가면곳곳에기암이있고물가엔높은벼랑이버티고있다.10분쯤이면심원사주차장이다.이곳에서화북면소재지까지는도로를따라1시간이면닿는다.용추교를건너왼편쌍용터널을빠져나오면병천정(甁泉亭)이라는정자와오른편에는성황당이있다.병천마을입구도로변에는동천암(洞天巖)이있다.

너럭바위에새겨진‘洞天(동천)’이라는글씨는상주개운동출신(1790년)의도승개운화상이심원사에머물때맨손으로쓴것으로알려져있다.동천은신선들이살정도로승경을이룬곳을말한다.동천암은글씨길이와바위길이가같아오장비(五丈碑)라고도한다.동천암옆에는우복동(牛腹洞)표석을얹은사적비가있고,21세기애향동산으로주변을정비하였다.

○화북면소재지~용유교~밤나무~주능선갈림길~정상~800m봉갈림길~심원사~쌍룡계곡~화북면소재지<4시간30분소요>


-글/부산시산악연맹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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