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일요일을좋아하는사람들이있다.오늘같이지난밤부터비가내려서아침까지비가오는일요일이면,산행약속때문에마음이안절부절할때도있지만,집을나서지않아도되는일요일엔마음에편안함을안겨주는날도있다.우리는의무적으로아침밥을먹으면집을나선다.그것은일찍나서는사람도있고,늦게출근하는사람도있기마련이다.산행하는사람들도근교산행을하는날에는모임시간이9~10시여서늦게집을나서도되지만,원정산행을하는일요일엔5~6시에집을나서는경우도있다.
우리의삶속에집에있는시간이가장편안하고안정이되는곳이다.집은우리들의안식처이다.그런안식처를평화롭게지켜나가기위해우리는아침마다집을나선다.아침에집을나서는것은다시돌아오기위한시작일뿐이다.얼마나먼길을돌아다시집으로돌아오게될지,그것은그날의일터에서의주어진일감에달려있다.일요일에산에간다는것도집을나가서가족이아닌산행동료와산행친구와의만남의시간을가지고함께산길을걸으며,오름길과내림길을반복하면서산정에올라멀리멀리펼쳐진지평선과산하의조망을보면서공감할수있는감회를나누는것이산행이다.
비오는일요일에산에가지않는날은산에대한그리움이산정을감싸는안개처럼밀려온다.산,산,산은언제어느산을찾아가도우리를반겨준다,산이우리를반겨주는것인지,우리가산을반기는것인지는각자의느낌이다를수있지만,산과사람의만남을위한산행은언제나자연의순수함과해맑은수목의모습은인간의심신을평화롭게해준다.산을지키고있는수없이많은나무들은하나같이각각다른모습을하고있다.사람의얼굴이다다른것과같이나무들도같은소나무라도그모습은크기가다르고굻기가다르고곧고굽은모양이다르다.
한여름에산행중비를맞는것은다반사이다.그러나이늦은가을11월에산행중에비를맞는다는것은억수로불행한산행이된다.그러나산행메니아들은비가오나눈이오나빠지지않고산행하는사람들도있다.그런사람들이산행의푸로라면,나는아직아마추어이다.일요일산에가지않으면몸살이나는그런경지에는이르지못한산행꾼일뿐이다.마음은푸로라고하면서,다른사람들에게푸로에가까운사람인양이야기하면서도정작아직푸로의자세에는많이미진한상태라고해야할것이다.푸로가아닌영원한아마추어이고싶다.
그래서암벽코스를오르는등산학교도다니지않았다.일반등산인들이오를수있는암벽을타는정도로산행을즐기는수준에머물러있다.위험한산행을가능하면피해가는산행을하려고한다.북한산숨은벽코스는암벽리더를따라두번올라가보았지만,인수봉설봉능선코스와만경대코스는올려다보기만하였다.한번은숨은벽으로가다가직선코스로오르는파랑새능선을따라올라갔다.처음부터암벽코스의연속이었다.피아노바위를타고올라가니장군봉이라는거대한암벽이둘글게높이막아섰다.먼저간분들이내려오면서돌아가야한다고하였다.
장군봉은원효봉에서올라오는길과만나는지점이된다.암벽은맨들맨들하게미끄럽고로프가없이는도저히오를수없는코스였다.이난코스만통과하면백운대를올라설수있는데,아쉬움을안고길도아닌곳을해매면서숨은벽사이골짜기를넘어서백운대를올라간산행도경험하였다.산행은그래서경험자와함께해야안전한산행을할수있으며고생을줄일수있다.많은사람들이산에갈때,많은준비물을챙기고,계획을세워서진행해야한다.산의높이는얼마나되며,산행코스는몇km나되는지,산행시간은얼마나걸리는지,암벽산인지,육산인지,교통편은무엇을이용할것인지등을살펴보고준비를해야한다.
산행안내코스지도는필수로챙겨야한다.산마다정상을오르는코스는다양하게많다.계절별로진달래와철쭉산행코스가다르고,여름엔숲길과계곡산행의코스가으뜸이며,가을엔단풍과억새산행코스를선호하며,겨울에는1000m이상의높은산을즐겨찾게된다.겨울산행은눈과상고대의아름다움을찾아가는산행이므로설악산,태백산,소백산,오대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등이각광을받는다.하얀눈속에감쳐진산을오르며추위와다투며높은산을올라가는산객들은겨울의꽃상고대의환상적인겨울꽃에매료된다.
비오는날집에앉아서산행의그림을그려보는시간은산길을걷는시간이기도하다.지난날의산행의추억이주마등처럼그리워지고,함께한산행동료들은오늘은어떻게지내고있을까,산에가야만날수있는산친구들,그들은마음이매우넉넉하고,배려할줄알고,상대를존중해주며,대화를나누며,간식을나누어먹으며,함께구슬땀을흘리며고생을같이한동료로정상에올라산하를조망하면서같은곳에서,같은곳을바라보면서삼라만상을공감하는시간들은각자의삶을살아가는건강한심신을달련하고,삶에대한자부심과인내심을쌓으며삶의지혜를재충전하기위한산행을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