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맛의비밀
진한국물맛이핵심,꼬들꼬들한면발이좋으면이렇게끓여라
⊙1963년삼양식품이10원짜리삼양라면출시하면서국내라면역사시작
⊙국내라면시장규모1조9000억원,농심이시장의70%점유
⊙25년동안판매1위고수,신라면맛의비결은얼큰한맛과구수한맛의황금비율
⊙하얀색국물라면이대세지만신라면아성넘어설지는의문
⊙유탕면은140℃정도의물에짧은시간끓여내야맛있어
라면은세계적인인기가대단한식품이다.지난해세계라면협회(WINA)가발표한자료에따르면2010년한해동안전세계에서소비된인스턴트라면은953억9000만개(용기면포함)다.국가별로라면소비가많은곳은중국(423억개),인도네시아(144억개),일본(52억9000만개),베트남(48억2000개),미국(39억6000만개)순이다.
한국은34억1000만개로6위에올랐으나인구대비1인당소비량은세계최고다.지난해남한인구가4800여만명임을감안할때국민1인당한해70여개의라면을먹었다는계산이나온다.전국민이5일에한번씩라면을먹은격이다.
하얀색국물라면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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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닭고기육수에청양고추를넣어구수하면서도칼칼한맛을낸한국야쿠르트의꼬꼬면.2.돼지뼈사골에해물과청양고추를넣어시원하고칼칼하면서도뒷맛이고소한삼양식품의나가사끼짬뽕.3.꼬꼬면과나가사끼짬뽕에이어출시된또하나의하얀색국물라면오뚜기식품의기스면. |
현재국내라면시장은1조9000억원규모.총250여개브랜드가출시돼각축을벌이고있다.지난해많이팔린상위5개라면은신(辛)라면,안성탕면,삼양라면,너구리우동,짜파게티등이다.매출액기준업체순위는농심(1조3000억원),삼양식품(2200억원),오뚜기식품(1700억원),한국야쿠르트(1600억원)순이다.상위5위안에4개의브랜드가진입해있는농심이매출에서도타의추종을불허할만큼앞서고있다.농심의시장점유율은70%가넘는다.
농심은신라면브랜드하나만으로지난해5000억원(용기면포함)의매출을올렸다.1986년출시이후‘매운라면’의대명사가된신라면은20여년동안국내라면전체시장에서판매1위자리를고수하고있다.그사이여러업체에서신라면의아성에도전하기위해유사한맛의라면을개발해선보였으나하나같이참패했다.
그런데올해들어신라면의아성을위협할만한강력한라면이등장해돌풍을일으키고있다.‘하얀색국물’과‘청양고추의칼칼한맛’이공통점인한국야쿠르트의‘꼬꼬면’과삼양식품의‘나가사끼짬뽕’이다.‘라면은소고기국물에빨개야한다’는기존공식을깨고등장한이두브랜드는물량이달릴정도로연일매진사례를거듭하고있다.
지난7월말에출시된나가사끼짬뽕은10월말현재2600만개(누적)가,8월중순에출시된꼬꼬면은10월말현재4000만개(누적)가판매됐다.두업체는앞서거니뒤서거니봉지면에이어용기면을출시했고,최근“폭발적인판매증가로생산라인을증설했다”고발표했다.
이두브랜드의인기를확인하기위해11월초서울상암동에있는한대형마트에들렀다.주말인데다오후시간이어서인지나가사끼짬뽕과꼬꼬면진열장은텅비어있었고,‘매진’이라는안내문구가부착돼있었다.담당점원은“두라면모두오전에이미매진됐다”고말했다.
업계4위업체인오뚜기식품도지난11월8일하얀색닭국물베이스인‘기스면’을출시했다.바야흐로대한민국은지금‘하얀색국물라면’열풍에휩싸여있는듯하다.신라면유의매운라면에중독돼있던소비자들이이들하얀색국물라면에열광하는이유는뭘까.또한출시된지30~40년이되도록변함없이사랑받고있는라면브랜드들의장수(長壽)비결은무엇일까.국내라면의역사와맛의비밀을알아보았다.
라면의어원은중국의라몐에서유래
라면은크게유탕면(油燙麵)과생면(生麵)으로나뉜다.유탕면은국수를스팀에쪄서기름에튀겨낸것이고,생면은국수를스팀에찐후튀기지않은것이다.라면이라고하면보통유탕면을일컫는다.
라면의어원(語源)은중국란저우(蘭州)의전통국수요리인라몐(拉麵)에서유래한다.전문가들은메이지유신(明治維新·1868년)직후인1870년대중국인들이일본요코하마(橫濱)로들어가살면서전파한라몐이일본식으로정착하면서라멘이되고,1960년대한국에상륙해라면이된것으로보고있다.
중국의라몐은수타(手打)로뽑은생면을소고기국물에말아먹는국수요리였다.일본에서는소고기국물대신돼지고기와닭고기육수를사용했다.이때까지만해도라몐이아닌‘지나(支那)소바’혹은‘남경(南京)소바’라불렀다고한다.
1958년인스턴트라면등장
‘라멘’이라는명칭이일본에정착한것은1958년인스턴트라면이개발되면서부터다.세계최초로인스턴트라면을선보인이는일본닛싱(日淸)식품창업주인안도모모후쿠(安藤百福)다.대만출신의귀화일본인이었던그는일본에서‘라면왕’으로추앙받다2007년세상을떠났다.그의업적을기려일본오사카(大阪)에는인스턴트라면박물관이세워져있다.이곳에는그가인스턴트라면을개발하게된과정이소개돼있다.그내용은이렇다.
<세계2차대전후식량이부족했던일본은미국으로부터밀가루원조를받았다.이밀가루를이용해가정에서해먹을수있는요리는국수와빵이었다.국수는제조과정이번거로웠고,빵은곡류섭취에익숙한일본인에게주식이될수없었다.
이무렵안도는몸담고있던신용조합이도산해생활고를겪고있었다.아이디어가많았던그는밀가루를원료로일본인입맛에맞는음식을개발하기로결심,자택에실험실을차리고연구에몰입했으나실패의연속이었다.
그러던어느날술집에서술을마시다생선튀김과정을보고무릎을쳤다.생선에묻힌밀가루가펄펄끓는기름에들어가면부피가줄어드는데,뜨거운국물에넣으면원상태로복원된다는사실을발견한것.밀가루반죽을기름에튀기면수분이증발하면서수많은구멍이생기고부피가줄었다가다시뜨거운국물을부으면구멍에물이스며들면서원상태로복원되는원리를깨친것이다.그는이원리를이용해뜨거운물에넣으면금방조리되는유탕면을개발했다.
안도는1958년가을닛싱식품을설립했고,자신이개발한유탕면에간단한양념국물을가미한아지스케면(면자체에양념을가미한면)을‘끓는물에2분’이라는캐치프레이즈와함께출시했다.이것이일본인스턴트라면의시초다.>
몇년후경쟁업체인묘조(明星)식품이치킨라면을출시하며인스턴트라면시장에뛰어들었다.묘조식품은시일이지나면쉽게변질되는아지스케면의단점을보완코자골몰했다.그결과1961년분말스프를첨가한라면을처음으로출시했다.
1963년삼양라면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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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에출시된국내최초의라면.당시한봉지값이10원이었다고한다. |
일본의라멘이국내에들어온것은1960년대초반이다.삼양식품창업주전중윤(全仲潤)회장은일때문에일본에자주드나들었던그는값이저렴하면서도쉽게끓여먹을수있는라면에마음을두고있던차였다.
전회장은이때부터라면공장설립을꿈꿨다.이꿈은몇년후현실화됐다.1963년정부가국민보건향상과식량자원개발이라는과제를맡기며삼양식품에자금을지원한것.전회장은일본의묘조식품으로부터2대의라면기계를구입,1963년9월국내최초의라면인‘삼양라면’을출시했다.중량100g에주황색포장지의이라면가격은10원이었다.당시시장에서팔던꿀꿀이죽한그릇이5원이었고,커피한잔값이35원이었다고한다.
커피값의3분의1도안되는저렴한가격에도불구하고처음3년동안라면판매는부진했다.곡물위주의식문화에익숙한당시한국인들에게라면은낯선‘물건’이었다.라면을섬유나실의명칭으로오인한사람이많았다고한다.
‘즉석국수,삼양라면’이라는캐치프레이즈로광고를해도시장의반응이냉랭하자삼양식품은전국민을상대로캠페인성격의시식회를전개했다.그결과출시3년만인1966년11월에240만봉지가판매됐고,1969년에는월평균1500만봉지가판매되는등급격한신장세를보였다.마침내국민의입맛을사로잡은것이다.
이시기여러업체가경쟁적으로라면시장에진출했다.1965년롯데공업(현농심)이‘롯데라면’을출시한데이어해표라면(동방유량),대표라면(신한제분),해랑라면(풍국제분)등이시장에나왔다.이들후발주자중에는롯데라면만살아남았다.
牛脂파동후양강구도무너져
새마을운동이한창이던1970년대초까지만해도롯데라면은시장을선점한삼양라면의적수가되지못했다.삼양은1969년국내최초로베트남에라면을수출(150만달러)하며라면의세계화를선언한데이어1972년국내최초의용기면인‘컵라면’을출시하는등승승장구했다.
이처럼견고했던삼양라면의아성이조금씩흔들리기시작한것은1975년롯데가농심라면을출시하면서부터다.롯데는대대적인광고전략으로농심라면을홍보했다.‘형님먼저,아우먼저’라는광고카피도이때나왔다.농심라면이인기를끌자롯데는1978년사명을아예‘농심’으로바꾸었다.1982년에는‘라면맛은스프맛’이라는개념으로경기도안성에스프전문공장까지세웠다.이후출시된제품이오늘날까지장수하고있는너구리,안성탕면,짜파게티등이다.이들브랜드덕분에만년2위였던농심은1985년마침내1위로올라섰고,1986년신라면을출시하면서2위업체인삼양과의간극을벌려나가기시작했다.
라면선도업체였던삼양은농심에1위자리를내준후설상가상으로우지(牛脂)파동이라는악재까지만나정상탈환의동력을상실했다.1989년발생한‘우지파동’은삼양이라면에비식용(非食用)우지를사용했다는주장이제기되면서시작됐다.7년8개월간의지루한법정공방끝에삼양은1997년대법원으로부터‘무죄’를선고받았다.하지만1000여명의직원이퇴사하고시장점유율이10%중후반까지하락한뒤였다.
우지파동으로라면업계의양강구도체제가무너지면서농심은오늘날까지부동의1위자리를고수하고있다.농심의시장점유율이70%가넘는가운데,나머지시장을놓고삼양식품,오뚜기식품,한국야쿠르트,빙그레,풀무원식품,롯데등이경쟁하고있다.
원료뿐아니라가공설비도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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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라면공장에서반죽을롤러에압연하는과정. 아래)분말스프투입후불량품이없는지육안으로확인선별하는과정. |
우리가흔히먹는라면은수분함량이10%이하(대부분4~8%정도)인유탕면과국물양념인분말스프로구성돼있다.유탕면의장점은수분함량이적은탓에방부제를쓰지않아도맛이변하지않아유통기한이길다는점이다.유탕면은밀가루를반죽해뽑은생면을스팀으로찐후팜유나대두유(大豆油)에튀기는공정으로제조된다.반죽할때밀가루외에전분을넣는데,봉지면은미끈하고쫄깃한식감을위해3~5%정도넣고,용기면은빨리익게하기위해20%정도투입한다.
식품영양학자들에따르면녹말가루인전분은물에부어열을가하면입자에틈이생겨밀가루보다훨씬빨리익으며투명한색을띤다.녹말이투명하게익는과정을전문용어로호화(糊化)라한다.전분함량이높은면은호화가빠르다.또한쫄깃한식감이있으나과할경우고무줄처럼질겨지는단점이있다.
스프는면에비해훨씬단순한제조과정을거친다.소고기와채소등스프에들어가는각종원료를고압에서압축하고진공농축시켜건조한후분쇄한다.이것을일정한비율로혼합하면된다.
전문가들은라면맛은면도중요하지만스프가핵심이라고입을모은다.재료가단순한면만들기공정은어느정도표준화돼큰차이가없지만스프는들어가는재료나이를가공하는노하우와기술이업체마다달라차이가많이난다는것이다.라면업계관계자들도“라면맛을결정하는핵심은결국스프인것같다”고말한다.
“분말스프는다양한재료를탕으로끓여엑기스로제조한후수분을증발시켜만듭니다.이과정에원재료가갖고있는특유의맛과향이수분과함께날아갈수있는데,저희는이것을붙잡는최첨단설비를갖추고있습니다.재료본연의맛을내는기술은세계최고수준이죠.”
농심이갖추고있는이첨단설비는연매출1000억원미만의제품에투자하기는현실적으로어렵다고한다.그는“신라면이오랫동안라면시장에서1위자리를고수할수있었던것은이런첨단설비를이용해끊임없이맛을업그레이드해왔기때문”이라고말했다.
흰색국물라면이전체시장키워
라면연구원이자마케팅전문가인신라면이정근상무는“신라면은우리나라식문화에딱맞는맞춤형맛을구현한제품이라고생각합니다.한국인들은전통적으로구수한맛과얼큰한맛을좋아합니다.소고기국물에대한향수도있고요.신라면은이모두를충족시키는맛을지니고있습니다.소고기국물을베이스로구수한맛과매운맛을황금비율로조합한것이성공포인트아닌가싶어요.”
신라면맛은20여년의세월이흐르는동안조금씩매워졌고,그에따라구수한맛도깊어졌다.밀가루에글루텐함량을추가해면의식감도부드러우면서더욱쫄깃하게업그레이드했다고한다.농심은이에그치지않고한층업그레이드된신라면맛을선보이겠다며신라면출시25주년에맞춰지난4월신라면블랙을내놓았다.하지만재료원가에비해가격이지나치게비싸다는소비자들의항의와이를수렴한공정위의철퇴로출시4개월만에국내생산을중단했다.출시당시신라면블랙의가격은신라면(730원)보다두배이상높은1600원이었다.이정근상무는신라면블랙의패인을이렇게분석했다.
“소비자들은포장지에표기된재료의원가에만관심이있지그재료를가공하기위해투자한설비원가까지생각하지않는다는사실을간과한것이잘못이었습니다.사실생산자입장에서는똑같은원료를가지고도똑같은맛을낼수없을정도로중요한것이설비입니다.저희는사골국물베이스의신라면블랙맛을내기위해연구력과최신설비에3000억원을투자했지요.”이상무는“신라면블랙은국내판매는중단됐지만해외수출은늘고있다”고말했다.
“저희는꼬꼬면이나나가사끼짬뽕이10년이상정체기에있던라면시장을흔들어놓았다는점에서높게평가할뿐더러긍정적으로보고있습니다.두브랜드가매운맛의영역을기존의얼큰함에서칼칼함까지확장했고,침체돼있던업계에활력까지불어넣고있으니까요.”
라면업계에서는신생브랜드의성공여부를최소한1년이상관찰한후판단한다고한다.이상무는“하얀색국물라면의인기가앞으로1년이상지속될지지켜봐야할일이지만,매운라면의시장을잠식하기보다새로운시장을창출해업계파이를키우고있는것으로보고있다”고말했다.농심이이새로운시장에뛰어들지여부역시1년후에판단할것이라고덧붙였다.
꼬꼬면은이경규의승리
꼬꼬면과나가사끼짬뽕은지난7월과8월1주일사이를두고출시됐다.꼬꼬면은이미알려진대로코미디언이경규씨가KBS<남자의자격>‘라면의달인’편에서선보인라면을토대로개발됐다.‘남자의자격’은지난3월3주에걸쳐‘라면의달인’을뽑는TV라면요리대회를개최했다.이대회에서닭국물을베이스로라면을끓인이경규씨가우승했고,당시심사위원중한사람이었던한국야쿠르트의최용민(崔龍民)F&B마케팅차장이제품화에앞장서면서시장에나오게됐다.최차장은한국야쿠르트라면연구원출신마케팅담당자이면서국내최대라면동호회사이트인‘라면천국’운영자이기도하다.그는심사당시“첫맛에반했다”며이렇게말했다.
“당시저뿐만아니라심사위원전원이이경규씨가끓인라면맛을보고감탄했습니다.특히닭국물의느끼함을칼칼한청양고추로잡았다는점에서놀랐지요.닭국물과청양고추의조화가환상적이었습니다.이후시청자게시판을보니레시피에대한문의가쇄도하더군요.전문가인심사위원들이그맛을인정했고,많은이가관심을갖는라면이라면시장에서도승부해볼만하다고판단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방송끝난지1주일만인4월13일이경규씨와정식계약을맺고제품화준비에돌입했다.우선닭고기국물에어울리는면발개발이시급했다.방송출연당시이경규씨는농심의안성탕면을사용했다고한다.한국야쿠르트라면연구팀은안성탕면보다면발이부드럽고탄력있어야한다고판단,밀가루반죽에글루텐을첨가하고7단롤러를사용해면을뽑았다.기존라면의경우대개5단롤러를사용한다고한다.최차장은“7단롤러에서면을뽑았다는것은반죽을그만큼여러번치대탄력성을높였다는뜻”이라고설명했다.
꼬꼬면은8월에출시되자마자날개돋친듯팔려나갔다.한국야쿠르트측은“월1350만개씩생산하는데도부족해생산라인을증설하고있다”며이렇게말했다.“꼬꼬면출시후3개월매출이250억원입니다.저희회사효자브랜드중하나인‘일품해물라면’의연매출을넘어선상황이죠.11월1일에꼬꼬면용기면도출시되었는데,시장에나오자마자100만개가완판됐습니다.국내는물론해외에서도‘꼬꼬면어디서살수있느냐’는문의가폭주해정신이없네요.”한국야쿠르트직원들은즐거운비명을지르고있었다.
나가사끼짬뽕돈안들이고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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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의꼬꼬면이제조돼포장단계를거치고있는모습. |
다소요란하게등장한꼬꼬면에비해나가사끼짬뽕은조용히출시돼입소문으로시장을넓혀가고있다.나가사끼짬뽕은지금껏광고한번한적이없다.출시1주일후인지난8월2일언론을상대로‘하얀국물라면,업계판도뒤집는다’는보도자료를돌렸을뿐이다.이미화제가된꼬꼬면을나가사끼짬뽕의마케팅에끌어들인셈이다.꼬꼬면측은“돈안들이고세상의이목을집중시켰으니잘했다고생각한다”고평하면서도“나가사끼짬뽕은꼬꼬면의공급부족현상덕을보고있는라면”이라며은근히경쟁의식을드러냈다.
나가사끼짬뽕은7월말출시이후8월에300만개가팔리고,9월에900만개,10월에1400만개등의판매증가추세를보이고있다.삼양식품측은“폭발적인판매증가로10월26일부터생산라인1기를추가설비하여3개라인을가동하고있다”고밝혔다.9월26일에는용기면까지출시해10월한달에만250만개의판매고를올렸다.
삼양식품측은“나가사끼짬뽕은꼬꼬면과달리오래전부터준비해온라면”이라며“지난해인수한면요리전문프리미엄레스토랑호면당(好麵堂)에서시험판매후자신감을갖고시장에내놓은브랜드”라고설명했다.
“저희연구소는오래전부터하얀색국물라면개발에도전해왔습니다.해물육수로맛을낸바지락칼국수,1년전출시한황태라면등이그도전의흔적들이죠.나가사끼짬뽕은이런경험을바탕으로개발한제품입니다.이브랜드의특징은진한돼지뼈육수의비릿하고느끼한맛을청양고추로잡은후홍합,새우,굴,바지락,오징어등의해물을넣어시원한맛을더했다는데있지요.”
국물을소고기가아니라돼지뼈로우려냈다는점,매운맛을고추의추출물인캡사이신이아니라청양고추로냈다는점등이나가사끼짬뽕의차별점이다.전영일소장은“면의경우기존라면보다굵고찰기있으면서매끄럽게하기위해전분과글루텐함량을높였다”고말했다.나가사끼짬뽕면에는전분함량이기존라면(11%)보다7%정도높다고한다.
삼양식품살린쌀라면
쌀라면은출시되자마자선풍적인인기를끌었다.쌀라면은우지파동사건으로벼랑끝에몰린삼양식품에회생의발판을마련해줬다.하지만쌀라면의인기는오래가지못했다.전소장은“쌀을재료로한라면의한계도있었지만품질개발을소홀히한탓도있다”며“나가사끼짬뽕이쌀라면의전철을밟지않도록하기위해품질개발에온신경을쏟고있다”고말했다.
“고객의입맛을붙들기위해출시후에도한달에한번씩대학생들을대상으로한시식회를갖고있습니다.이들을통해맛의변화가없는지,더좋은맛을위해어떤요소가필요한지등을체크합니다.라면맛의핵심은국물이기때문에특히국물맛에대한의견을많이경청하고있지요.”우지파동후만년2위업체가된삼양식품은오랜만에찾아온호기를놓치지않으려는듯나가사끼짬뽕에정성을쏟고있었다.
오뚜기도흰색국물라면출시
나가사끼짬뽕이일본식수제라면을한국식라면으로개발한제품이라면오뚜기식품의기스면은중국식면요리를한국라면으로개발한것이다.오뚜기측은지난11월8일기스면을출시하면서“3년간의오랜개발기간을거쳐오늘오뚜기기스면을야심차게출시했다”고밝혔다.자칫잘못하면최근트렌드에편승한것으로오해를받을수있다고생각해배수의진을치는듯했다.
오뚜기측은기스면의특징에대해“흰국물의담백한맛을살리면서도한국인의입맛에맞게맵고시원한맛을강조했다”고설명했다.닭육수의느끼한맛을청양고추로잡고,해물을넣어시원함을더했다는점에서꼬꼬면과나가사끼짬뽕의장점을섞어급조된제품이아닌가하는오해를사기에충분했다.
“얼핏보면우동과비슷한기스면은실처럼가는국수를닭고기국물에말아먹는계사면(鷄絲麵)에서유래한요리입니다.저희회사에서는이미라면으로출시된짜장면과짬뽕외에제품화할만한다른중화요리가없을까물색하다기스면을낙점해2년여동안연구개발한끝에출시하게됐지요.”
냄비뚜껑열어놓고끓여야맛있어
라면은제조법은물론어떻게끓이느냐에따라서도맛이달라진다.인터넷라면동호회사이트나블로그에는‘라면맛있게끓이는방법’이소개돼있는데공통점을요약하면‘적정량의물을붓고최대한센불에짧은시간안에끓일것,라면이끓는도중면발이차가운공기와접촉할수있도록젓가락으로들어올려줄것,신선한야채나해물을추가로넣어줄것’등이다.
“라면을맛있게끓인다는것은지극히주관적인부분이라정답이있는것같지는않습니다.다만집에서끓이는것보다분식집에서끓인라면이맛있다고느끼는데는몇가지포인트가있습니다.우선분식집가스레인지는가정에서쓰는것보다화력이셉니다.그때문에짧은시간에라면을끓여낼수있죠.그렇게되면면발이훨씬꼬들꼬들합니다.또한끓는물의온도가높아스프의양념이맛있게섞이게되죠.찌개를두세번끓이면더욱맛있어지는원리와같습니다.”
“우리가흔히먹는유탕면은보통140℃기름에서튀겨져나온것입니다.이때면발에구멍이생기는데,이구멍에물이스며들어속까지호화가일어나기위해서는물온도역시140℃가까이올려줘야합니다.”
국물은60℃일때최고
삼양식품의전영일소장역시“면발의호화정도에따라식감이달라진다”며“꼬들꼬들한면을좋아한다면면을찬공기에접촉시킬것”을권한다.그의설명이다.“분식집에서는보통양은냄비에라면을끓이는데,양은냄비는열전도율이빠릅니다.그때문에물이빨리끓고,면의안쪽까지호화가빨리일어나지요.호화가덜되면라면이설익고,지나치면불어터집니다.라면이한창끓고있을때면발을찬공기와접촉해주면호화가진행되다멈추게되죠.이것을반복하면면발이꼬들꼬들해지는효과가있습니다.”
전소장에게“집에서나가사끼짬뽕을더욱맛있게끓여먹는비법을알려달라”고하자이렇게답했다.“집에있는각종야채와해물을넣어드십시오.시중에서사먹는고가의일본식수제라면이상의맛이날것입니다.”
한국야쿠르트의최용민차장은“어떤라면이든물조절을잘못하면맛이없다”며“라면물은좀적지않을까싶을정도가적당하다”고코치해주었다.그는꼬꼬면을맛있게끓여먹는법에대해이렇게설명했다.
“꼬꼬면의칼칼하고담백한맛은물500mL를부었을때가장잘살릴수있습니다.그리고라면에달걀을풀어넣는분이많은데,꼬꼬면에는노른자를터뜨리지않고넣는것이더맛있습니다.또숙주를살짝데쳐서얹어먹으면베트남쌀국수못지않은맛을즐길수있습니다.”오뚜기식품의김규태차장은“라면맛은국물이핵심”이라며“국물은60℃정도일때가가장맛있으니식기전에먹어야한다”고말했다.
-월간조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