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산(淸溪山)의 봄 *-

청계산(淸溪山)의봄

청계산의봄은아직진달래꽃망울속에있다.그래서그꽃망울을자세히살펴보았지만,봄을그리워하는기다림은청계산에부는꽃샘바람같이차갑기만하였다.눈이내리는겨울보다꽃망울은조금더커졌으며,꼭꼭다물고있던그꽃의창고문은엷은색으로변화를시작한흔적이보였다.봄을기다리는청계산은푸른내일을꿈꾸며힘찬기지개를켜는모습을그려보게하였다.

청계산은정상봉망경대(萬景臺/618m)을정점으로석기봉(595m),매봉(583m),이수봉(545m),국사봉(540m),옥녀봉(375m)을거느리고있다.청계산은민족의영산으로산곳곳에상서로움과정기가배어있는하늘이숨겨놓은영부(靈府)라는것을청계산남쪽골짜기에있는청계사안내판은설명하고있다.또청계산은두개의얼굴을가진산이라고말하는사람도있다.

경부고속도로가지나는동쪽에서보면순한모습의토산으로매우부드러워보인다.그러나서쪽과천쪽에서보면우뚝솟은망경봉과석기봉일대바위봉우리가자못험한암벽으로되어있어청계산도서울의산임을암시하는듯하다.청계산의남쪽줄기일대는산세가부드럽고숲이울창하고산길이부드러우며봉우리의머리마다운치있는소나무와괴이하게생긴소나무가많다.

청계산상봉인망경대의이름도처음엔하늘아래모든경승을감상할만한터라고해서만경대(萬景臺)라고했다한다.그러나또한편으로는고려말문신송산(松山)조윤(趙胤·1351~1425)은조선초이태조가벼슬을내렸지만끝내사양하고청계산으로숨었다.그는청계산의제1봉인망경대(望京臺)에자주올라옛도읍개경(開京·개성)을바라보며슬피울다가그아래마왕굴샘물로갈증을풀었다고한다.

청계산에서서울시가를조망하는것은한강을경계로발전하는강남을바라보는모습들이눈에들어온다.서울의남쪽을경계로하는청계산과관악산은과천시를사이에두고마주보고있는산이다.경마공원과서울대공원,그리고과천정부청사가한눈에내려다보인다.산을오르며걷는것은고단함과힘든고행이지만,정상에서산하를내려다보는조망은가슴을넓혀준다.

오늘은4호선전철을타고서울대공원역에서내렸다.늘가는원터골이나옛골에서시작하는청계산보다좀다른코스를가고싶었다.같은산을오르더라도다른코스로오르면또다른산을오르는맛과다른멋이있기때문에같은코스로가는것보다안가본길을걷는것이좋다.산악회회원들과함께갈때는정해진코스로가야하지만,혼자서갈때는다양한코스를선택할수있어좋은점도있다.

대공원역2번출구로올라가서동물원정문쪽으로가다가스카이리프트타는곳에서우측뒤쪽으로오르는길로접어들어올라갔다.조금오르면세멘트길이다.그길을걷다가우측으로산길로접어들어올라가면가파른오르막길을올라가게된다.낙엽송과곧은나무들이울창하다.응봉(368m/과천매봉)까지그오르막길이조금벅차기도하다.그러나길은한없이부드럽다.

388봉을지나면서청계사에서오르는절고개능선을따라오르게된다.절고개를향해오르는길은의외로가파른암벽길이이어진다.그오르막길을힘들게올라가고있는데,누군가가소나무님이아니냐고묻는다.그길을내려오던정다운산악회초창기총무를보던이쁜이님이었다.나는처음에는잘알아보지도못하였다.몇년만에만남은무척이나반가웠다.

전에도이고개길을청계사쪽에서올라가보았는데,오늘은혼자걸어서그런지더멀고험하고힘드는것같이느껴졌다.아마도혈읍재에서만경대-석기봉까지가는암벽길처럼험한코스다.절고개에올라서서전망대에서망경대를올려다보는것과산하를조망하는눈길은산행의즐거움과가슴벅찬감동에산행의고행은아침이슬처럼흔적을남기지않는다.

헬기장평상한쪽에자리를잡고앉아서점심식사를하였다.혼자서하는식사는언제나간단하게때우고만다.이수봉을오르는그길에얼마나많은발자국을남겨놓았을가,그발자국을셀수있다면얼마만큼일가,그런생각을하면서올라갔다.이수봉에는쉼터역할을하기때문에등산객이많이모여있는곳이다.혼자여서사진도찍지않고그냥하산을시작하였다.

하산을하다보면군사시설을좌우로돌아가는길에서좌측길로진행을하게된다.오늘은또늘가던길이아닌돌아가다가좌측길로내려섰다.안가본길이아름답다고한박완서님의말씀을따라걷기로하였다.그러나그길은능선을따라내려가서우측으로돌아서내려가는길은끝없이이어지는계단길이어서징그럽게힘들고힘든길이계속계곡에이르기까지이어졌다.

봄이멀지않았는데,계곡물은얼음으로덮혀있다.서울대공원역에서시작한청계산산행은옛골까지이다.이수봉에서다시석기봉-만경대-매봉으로산행을하려고생각을해보았지만,혼자서걷는것이청성맞은것같아그냥옛골로하산을하였다.산길이매말라먼지가너무많이날려서그또한힘겨웠다.산이푸르고계곡에물이맑아청계산이라부르는청계산의봄이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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