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북한산을갈때마다북한산과삼각산을헷갈린다.왜그럴까?오늘도혼자서북한산아니,삼각산백운봉을올라가면서북한산을가는것인가?삼각산을가는것인가?그결론을얻어내지도못하고올라갔다.어제비가내려정상에서면시야가좋을것이라고기대를하면서정상을향해걸었다.생각외로날씨는안개가자욱하게내려안고있었다.정상에올라가는시간이면그때는햇볕이내려쬐겠지하는생각을가지고열심히올라갔다.하루고개에도착하니안개는더욱깊게내려앉아시야가30m가되지않을정도로심각하였다.
오늘은북한산정상백운봉에올라서니안개바다에빠저허우적거리는백운봉밖에보이지안았다.인수봉과만경봉을안개바다속에깊숙히빠져그흔적조차없이사라졌으니오늘은북한산백운봉이라하고싶다.백운봉홀로삼각산의동료인수봉과만경봉을잃고조금은외로운섬백운봉이되어있으니,삼각산이아니라그냥북한산백운봉이라불러도될것같다.바다라면멀리파란수평선이라도보여주련만,안개바다는하늘과땅이맞닿아산과산,인간의시야는안개의깊은심연의세계로만들어버렸으니안개바다는깊은바다속같았다.
수없이많은발자국을산길에수를놓으며걸었지만,오늘처럼안개가짙게깊게이세상의사물들은모두삼켜버린이런날은처음인것같다.코앞에서있어야할인수봉은어디로갔으며,입을벌리고먹을것을달라고애원하는모습의만경봉은어디로숨었단말인가.오늘은산에서무슨비밀회의가열리기에이렇게깊은장막을쳐놓고해를가리고인간의눈을가린단말인가.그답답함이세계경제의암울함과같고,우리19대국회의개원이암담한현실과청년실업의암흑처럼우리의미래을보여주는것같아정말답답하고답답하였다.
그러나우리는자연이보여주는것만보아야하고,불평불만을표현해서는안된다.자연이만들어주는현상은우리인간도자연의일부분이므로그대로받아드려야한다.자연이인간에게전하는교훈은안개바다가얼마나심각하며얼마나답답한것인가를보여주면서멀리만바라보지말고먼저가까이있는가족과이웃을챙길줄알아야한다는메세지를전하기위한것인지도모른다.우리는참으로높은것,많은것,달콤한것,보기좋은것,멀리있는것,내것이아닌남의것을탐하면서너무많은욕심을부리고타인과경쟁에서이겨야한다는이기주의에멍들어있는것을깨우쳐주기위한자연의연극이아닌가생각해본다.
오늘(7/1)북한산산행은우이동(09:50)에서시작하였다.5월과6월그렇게도가뭄이심하여산길에발자국의흔적을남길때마다그렇게도먼지를날리드니6월마지막날기다리던단비가내려서반가웠다.비가내린다음이라개울에서는불어난물이힘차게흘러내리는물소리가요란하게들렸다.단비가내리는것으로올해도벌써반년이라는세월이훌쩍지나갔다.세월이빠른것인가,내가개으런것인가,비가내린다음날의산행은언제나서울의하늘을덮고있던연무를땅으로가라안혀맑은하늘과멀어진시야가일품이다.오늘은그것도예외인날이다.
예외는언제나있는것이니까불평은이제그만하자.백운제2지킴터에서작은능선길을올라갔다.촉촉한산길은발걸음을가볍게해주었다.경사길을올라가니안개낀날씨지만습기가많아서그런지땀은흘러내렸다.능선쉼터에서땀을닦고쉬었다가다시올라갔다.이길은도선사주차장에서올라오는길과만나서깔닥고개를올라가하루재에서또쉬었다가하루재를넘어갔다.오늘은인수봉이안개속에파뭍혀암벽타는사람들이있는지.없는지그것이궁금하다는생각을하면서올라갔다.산길에흙은모두빗물에씻겨내려가고바위와돌맹이만앙상한길을천천히올라갔다.
백운산장을오르는개울가길은그대로암벽길이다.백운산장쉼터에서한번더쉬었다가다시올라갔다.여기서위문까지는10여분걸리고,위문에서백운봉까지도10여분이소요되는거리이다.산객이많이지체가되면시간이더걸리기도한다.힘들게백운봉정상에올라서니인수봉도만경봉도보이질안으니이럴수가있나,이세상모든사물이안개바다속에삐져버렸으니이걸어떻게해!육지와멀리떨어진넓은안개바다에빠진외로운섬에갖혀있다는느낌이허전하다.안개가움직이는모습은더욱시야를어리둥절하게만들고있었다.북한산을집어삼킨안개바다그안개가너무짙다.
정상(11:50)바위를한바퀴돌고내려와한쪽에앉아간식을간단하게먹고쉬었다가백운봉을내려(12:30)갔다.위문을지나만경봉우회길을돌아갔다.물을먹음은바위길은조금미끄럽기도하였다.산객이많아조금씩지체를하면서지나갔다.노적봉안부를지나용암문을거처대동문까지가는길은오르내림이적은능선길이라쉬엄쉬엄걸었다.대동문을지나산성을넘어칼바위를향해내려가서칼바위암벽코스를올라갔다.산성에서칼바위봉이보이지않았지만,칼바위봉을넘어가는암봉을올라갔다.암봉을넘어서칼바위봉정상에올라서도북한산은안개바다에푹빠져그흔적조차보이질않았다.
칼바위암벽길을내려가문필봉에올랐다가화계사쪽으로하산을하였다.혼자걷은산행은여유가있어좋은점도있지만,산행을하는동안말문을닫고해야한다는것은답답하다.그래서산행은동료들과함께하는것이즐겁고기분을좋게한다.같은산을오르면서같은곳을바라보면서다른생각을하고보고느끼는것이다를수있지만,함께만들어가는산행의추억은아름답기만하다.산행사진과산행후기는산행을같이한동료들과의아름다운정이스며있고,산행하면서보고느낀감동을공감하면서산행문화를넓혀가는자세가삶속에녹아들기도한다.나는혼자북한산에갔다가안개바다에빠졌다가겨우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