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이는 한국스타일 팝가수” *-

영국인다니엘튜더"싸이는한국스타일팝가수" 『Korea:TheImpossibleCountry』출간한 영국이코노미스트특파원다니엘튜더

다니엘튜더(30)

2004년8월제주도의어느해안가.여행중이던영국인20대4명이길을잃었다.날은궂고인적이드물어초조하던차에작은구멍가게를발견했다.가게주인에게서툰한국어로제주시로가는법을물었다.무뚝뚝해보였던가게주인은일손을바로놓고“따라오라”는손짓을했다.곧장가게셔터를내리곤이들을차에태워제주시에데려다줬다.한시간가까이걸렸다.콜택시의전화번호정도를물어볼요량이었던이들에겐구세주였다.일행중한명은이후영국이코노미스트서울특파원이됐다.다니엘튜더(30ㆍ사진)다.

당시그는한국에서영어강사를하며전국을여행중이었다.옥스퍼드대에서정치학ㆍ경제학ㆍ철학을공부했는데,2002년월드컵때서울을찾았다가열기에매료돼졸업후엔무작정한국행비행기표를끊었다.그해여름날제주도구멍가게사장님을만난게한국에정착한계기다.그는“낯선사람에게이렇게까지마음을여는사람들이있는곳이라면평생살고싶다”고생각했다.

그는서울에서미국계증권회사를거쳐미래애셋에서근무했다.영국으로돌아가맨체스터대에서경영학석사(MBA)를받은뒤엔2009년스위스에서펀드매니저로일하며한국에돌아갈기회를찾았다.우연히이코노미스트서울특파원모집공고를보고는바로지원해서울로돌아온게2010년이다.그는지금한국과북한관련서울발기사를이코노미스트에송고한다.중앙SUNDAY엔지난해8월부터칼럼을기고중이다.

그가한국에대한애정을책으로펴내자는생각을한것은지난해초다.300쪽을넘긴책제목은『Korea:TheImpossibleCountry(한국:불가능한나라)』다.고조선부터현대까지의역사는물론직장문화,민족주의,남녀평등과같은사회전반의문제를다뤘다.미국출판사에서낸영어판인데한국어번역본을준비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아시아담당국장인데이비드필링은“한국은아시아에서가장덜알려진나라다.튜더의책은이런이해의공백을메우고고정관념을깨는데도움이된다”고호평했다.토니블레어전영국총리의부인인셰리블레어변호사는“한국여성이겪은변화의양상을매력적인통찰력으로알려준책”이라고평가했다.정재승KAIST교수는“튜더의글은좁은시야로눈앞의이익,오랜관행에사로잡혀사는우리들에게지금가장필요한시선”이라고말했다.26일만난튜더는“다음엔아예한국어로책을써보고싶다”며“한국어공부에열을올리고있다”고말했다.

-책을쓰게된동기는.
“한국이아닌곳을가면여전히‘한국인들은정말로개고기를먹느냐’는질문을많이받는다.한국에대한편향되고제한적인정보때문이다.한국은개고기말고도얘기할게너무나많은나라다.그런데도한국의풍부한스토리는알려져있지않다.한국에주재하는특파원들이가장중요하게다루는뉴스는북한인경우가많다.서점에선오늘날한국의모습을그려낸책을찾기어렵다.하지만중국과일본관련서적은넘쳐난다.주제가다양하고최근작도많다.한국이가진극적인역사와국제사회에서높아진위상을생각하면‘이건좀아닌데’란생각이들었다.제대로된정보를제공하고싶었다.”

-책을쓰며어떤점에신경을썼나.


“한국에고작몇년간살았으면서내가한국에대해다아는것처럼보이지않으려고노력했다.그러면서도애정어린비판을하고싶었다.그래서발품을팔고사람을만났다.인상비평수준에그치는책은쓰고싶지않았다.축구감독홍명보를비롯해박원순서울시장,배우최민식,고은시인,장하준케임브리지대교수등40여명을심층적으로만났다.평범한직장인과무속인,택시기사도찾아갔다.‘진짜한국’을전하고싶었다.”

-제목『한국:불가능한나라』의의미는.


“두가지다.먼저불가능한기적을이뤄낸나라란뜻을담았다.한국은민주주의와경제발전이란두가지기적을이뤄냈다.두번째는지금한국사회가갖고있는성공에대한높은기준을달성하는건불가능에가깝다는의미다.교육·평판·외모·경력에서한국인들은거의달성이불가능할정도로높은기준에맞추려애쓰는것같다.그러다보니자살률은높아지고행복지수는낮아지는것같다.강남대치동의아이들은왜여행용캐리어에책을가득채운채학원에가야하는걸까.안타까운마음에이런‘불가능한목표’에시달리는한국인의모습을조명하고싶었다.”

-그배경은뭐라고보나.


“성공에대한집착이아닐까한다.대학ㆍ직장ㆍ경력,심지어결혼까지성취해야할목표가돼버린것같다.1960년대이후눈부시게경제발전을하면서다들뒤처지면안된다는생각을갖게됐고,그러다보니경쟁이심화된것같다.영어열풍도그렇다.실제로영어가필요하지않은대다수한국사람마저‘영어를못하면인생에서실패한다’는생각을갖고있지않나.이코노미스트같은유력지도다들읽어야한다고생각하는것같다.구독부수는5000부가량인데내가만나는거의모든사람이‘이코노미스트잘보고있다’고하더라(웃음).지나친경쟁은내가사랑하는한국인의기질인정(情)과흥(興)에도맞지않는다.2002년월드컵당시뜨겁게하나가되던한국의모습이진짜라고생각한다.해운대에서서로를얼싸안고응원하다보니인파에밀려어느새물이허리춤까지차올라도다들마냥신나했다.그런에너지가한국특유의힘이다.여기에다2004년제주도구멍가게사장님이보여준정은한국인만의힘이다.”

-외국인이라서특별히친절했던건아닐까.


“한국에서몇년을살아본결과그건아니었다고확신한다.물론‘외국인전용택시’와같이한국이외국인에게지나치게친절한부분도있다.사실이런부분은잘못된것이라고본다.세계화를지향하는한국이외국인과한국인을더명확하게구별하는건아이러니다.사실‘외국인’이란말이개인적으로달갑지도않다.‘외국인은결코우리의일원이될수없다’는의미가깔려있는것같아서다.”

-책에서한국은‘방어적민족주의’를갖고있는것같다고지적했는데.


“한국은‘우리’와‘남’을확실히구분하는문화가강하다.한국지도자들이얘기하는국제화는‘미국화’에가까운것같다.‘선진국은이렇게하니까우리도하자’는사고방식을자주접하는데,이런방식의국제화는한국의특색을퇴색시킬뿐이다.”

-한국은어떻게해야한다고보나.


“싸이가‘강남스타일’을히트시킨건외국팝가수처럼행동했기때문이아니다.싸이는한국가수로서놀고웃고즐겼다.이게‘한국스타일’아닐까.우리는한국이한국이어서좋다.한국이미국같아서좋은게아니다.영국친구들이오면우린포장마차에서고갈비에소주한잔으로행복하다.한국과한국인들이좀더자신감을가졌으면좋겠다.불가능한목표에스스로얽매이는것보다‘한국스타일’로즐겁게흥을돋우며사는게어떨까.‘만족’이라는이름의기적이찾아오길바란다.”

-글전수진기자[온라인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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