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에육신보시하고환생믿어
“죽음은반드시오지만그시간은정해져있지않으니모인것은흩어지기마련이고일어난것은가라앉으리니태어남의마지막은죽음이되리라.”-달라이라마-
티베트인에게육신이란그저한벌의옷과다를바없다.몸을떠난영혼은옷을갈아입듯다른몸으로태어난다.죽음은곧새로운삶이시작된다는의미다.
티베트인은독수리를망자의영혼을하늘로인도하는사신(死神)과같은존재로여겨신성시한다.독수리가시신을먹고그영혼을하늘로인도하면영혼이승천하거나부귀한집안에서다시태어난다고믿는다.
조장풍습은고대페르시아의조로아스터교(배화교)에서도행해졌다.땅과불을신성하게여기는조로아스터교는시체를더러운것으로간주했다.따라서토장이나화장을하는것은땅과불을더럽히는것이라고믿었다.그래서사람이죽으면조장을했다.티베트의조장풍습도조로아스터교에서전파되었다는설이있다.
하지만중국에서문화대혁명(1966~1976)이일어나던시기에는티베트로온홍위병들에의해천장이전면금지되었다.만약이를어기고천장을하다가발각되면승려와천장장등을공개처형하기도했다.하지만1980년대부터천장은다시행해지고있다.
천장장에는피비린내가진동한다.드넓은평원에검은돌처럼내려앉아꿈틀거리는것들은모조리독수리다.피냄새에길들여진이독수리들은온종일천장장주위에서‘고기’가던져지기만을기다린다.
천장을시작하기전에는대기하고있던라마승이예식을집행한다.라마승의임무는육신을떠난영혼이사후세계로가는길을안내하는내용을담은‘티베트사자의서(바르도퇴돌)’를읽어주며영혼을달래는것.
믿음이깊으면슬픔도덜하다.가족이세상을떠난것이슬프긴하지만유가족들도그저독수리가시신을깨끗이먹어치우길바랄뿐이다.인도바라나시에있는버닝가트의풍경이소란스럽게웃고떠드는일상의풍경과그리다르지않듯티베트의천장장에서도죽음의기운은음산하지만은않다.
작업을마친천장사가자리를떠나면이윽고독수리떼가달려든다.그렇게살점을모두먹어치우면천장사는두개골과남은뼈를모아망치로부수고으깨가루를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