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이런사무실이있으면좋겠다.방한쪽에는인형들이전시돼있고,그아래에는영화DVD가일렬종대로줄서있다.반대편창가에는뜬금없이여자구두한켤레가놓여있고바깥에는드럼세트,그옆에는음식과커피를마구만들고싶은바(bar)가있다.

이놀이터같은일터는여준영(42)프레인대표의생각창고다.그가만들거나만들예정인모든것들이이방에모여있다.알록달록한인형들은그가참여하고있는‘스티키몬스터랩’의피규어,영화DVD들은이미영화를수입했고앞으로그가본격적으로참여하게될영화사업을위한숙제들이다.구두는그가지난해여직원들을위해만들었던작품이며드럼역시그가노래작사에도참여하는아티스트임을보여준다.바는이미두군데에음식점을낸오너이자셰프인그의작업실.

여준영대표는한사람이생각하나로얼마나많은것들을팔수있는지보여준다.그것도때리는족족안타이상이다.원래직원들을위해만든서울신문로사옥(5층)의1층카페‘Prain’은입소문을타고광화문맛집으로떠올랐고,직원들을위해만든수트도10여벌더제작해80만원이라는고가임에도하루만에몽땅팔았다.

화려한부업못지않게여준영대표의본업은가히‘신화적’이다.2000년에자본금2000만원과달랑3명으로시작한프레인은현재매출250억원에계열사5곳,관계사3곳이넘는PCG그룹(PrainConsultingGroup)으로국내홍보컨설팅업계1위를석권했다.그런데그는가장잘나갈때인2005년전문경영인을사장으로선임하고일선에서물러났다.대신인큐베이팅을통해끊임없이계열사를만들어나가고새로운사업을구상한다.요즘은영화와배우매니지먼트에‘꽂혔다’.그가만든프레인TPC에는현재배우김무열,류승룡,조은지,류현경등이소속돼있다.언뜻보면부업을넘어외도처럼보일수도있지만다이유가있다.

“어떤일을벌일때시너지가나지않으면하지않아요.배우들자체가대단한콘텐츠거든요.유명인이제품이나회사마케팅과결합돼서좋은결과가나온것들이많잖아요.좋은배우들을PR회사가갖고있다는건매우중요한의미죠.”

10개계열사에10가지가넘는다양한부업
‘실행강박증’으로아이디어떠오르는즉시발전시켜

여준영대표는2000만원으로자신의사업을250억원대로키웠다.이얘기인즉,자본금은없어도생각자본은어마어마했다는뜻이다.손대는것마다어디에도없던기발한생각을기어이순이익으로전환시키는특별한능력은도대체어디서오는걸까.

얼마전여준영대표는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자신이생각하는인재상에대해이렇게말했다.“인재는그림을잘그리는사람이아니라그림을잘그릴수있는여러재주(노력·태도·의지·창조성)를동시에가진사람입니다.지금뭘잘하는사람보다지금뭘잘하는데앞으로다른것도잘할내재가치가있는사람이진짜인재라고생각합니다.”

그는생각도마찬가지라고말한다.하던생각을계속하는것은누구나할수있다.그러나안해봤던생각을해보는데서생각의질이극명하게차이난다.중요한것은아이디어가아니라‘생각의체력’이다.누가더오래생각하고끝까지매달려서결국해결하느냐.결국상당부분이태도와노력의영역이라는얘기다.‘안하던생각하기’를제대로배운건군대였다.상병시절부터그는사단장님집에서사모님의창의적(?)요구를모두해결해야했다.

“여병장,나요즘딸기잼이먹고싶은데….”당시군대에서는사는게없었다.무조건만들어야한다.정해진날짜안에딸기잼을사모님께바치려면온갖안해본생각들을맨땅에헤딩하듯해야한다.중요한건못한다는소리,안한다는소리하기없기.왜?군대니까.그런데사회에서는직원에게어떤일을맡길때안되는이유가보통100가지도넘는다.그것은결과이전에안해본일을대하는태도와절박성의문제다.

창조성이라는것도실행과떼려야뗄수없다.여준영대표는“생각은억지로하는게아니라저절로나는것”이라고말한다.쓸만한생각은일부러생각해서나오는게아니라일상속에서갑자기툭터져나온다.그것은그가천재라서가아니라삶자체가그생각과맞닿아있기때문이다.먹는생각을제일많이하는사람은일상자체가그렇게세팅돼있고,노는생각을제일많이하는사람은일상자체가놀기에최적화돼있다.내가주로어떤생각을떠올리는가,그렇게떠오른생각을어떻게발전시키느냐는삶과직결돼있다.

생각과삶은그렇게순환한다.안해본생각을하는실력은평소에그가어떻게살았는지를여실히보여준다.여준영대표는그의독특한방처럼사방에온통생각할것투성이다.그가워낙벌여놓은일이많은탓이다.얼마전에는오랜만에일본출장을갔는데거리를걷는내내쉴틈없이생각이쏟아져들어왔다.식당,캐릭터사업,음악,광고등그가하는일과연관되지않은것이없었기때문이다.생각이실행을만드는게아니라실행이생각을만든다.그만큼그의실행력은강력하다.스스로‘강박증’이라고부를정도로아이디어가생각나는즉시현실로만들기위한연구에착수한다.그가말하는가장좋은‘생각발전법’은뛰는것이다.

“보통생각할때는뭔가와병행하잖아요.먹으면서생각하고책보면서생각하고.저한테는뛰면서생각하는게제일궁합이잘맞더라고요.그래서사무실에서일하다가새벽1시면한강에가서한두시간씩매일뜁니다.잠은하루에3~4시간자는데말그대로일하다잠드는거지,이제불끄고자야지해서자본적은없어요.”

그가10년간계열사10개를만들고,10여개가넘는부업을할수있었던것은뛰면서생각했기때문이다.뛰면서하는생각은앉아서하는생각과시간이지날수록질과양에서엄청난차이를가져온다.그는지금도수많은프로젝트들을숙성시키는중이다.아이디어가생겼다고무조건뛰어들지는않는다.일단오랫동안두고본다.요즘도영화비즈니스를위해1년넘게매일영화를보고있다.영화를계속보면예전엔안해봤던생각이떠오른다.몇달전부터저녁에는무조건테이크아웃도시락을시킨다.그의식당에서도시락메뉴를개발중이기때문이다.이렇게오랫동안데이터를쌓은뒤에야비로소뭔가를내놓는다.실행력의핵심은지금바로시작하되,무르익을때까지하는것이다.

다른것은그자체로강하다
차별화에집착하면일하는태도달라져

▲김미경원장과인터뷰중인여준영대표.photo이신영영상미디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