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면 안 되는 9가지 이유

집을사면안되는9가지이유

집값떨어졌지만여전히거품끼어…
인구구조변화·대외변수가하락주요인

정부가4·1부동산대책에이어빚을내집을사라고권하는8·28부동산대책을내놓으며매매활성화에나서고있다.이때문에최근부동산시장이꿈틀거리고있다.전셋값은미친듯이폭등하고있고,월세는부담스럽다.그렇다면이제집을사야하는것일까.


서울강남을비롯해경기용인등지의아파트가격은2006~2008년고점대비절반수준으로하락한곳도있다.정부가매매활성화를위한다양한정책을내놨지만정부의의도대로활성화될지는미지수다.

서울강북노원구에서79.3㎡(24평형)아파트에1억3000만원전세로살고있는김모씨(38)는요즘고민이깊다.같은단지에102.4㎡(30평형)아파트가2억3000만원에급매물로나왔기때문이다.전세(1억6000만원)를안고투자하면그리큰돈을들이지않아도되지만쉽게결정을못하고있다.아파트를사고나서집값이떨어지지않을까하는걱정때문이다.

최근김씨처럼집을사야하는지고민하는세입자들이늘고있다.하지만주택시장의최근트렌드와향후전망은그들에게‘집을사지마라’고‘돌직구’를날린다.그동안집값은계속떨어져왔고,이미하락세로돌아선집값이오를것이라는기대감도사라지고있다는이유에서다.

❶앞으로5년은집값하락

가격떠받치는수요줄어반등못해

집을사면안되는가장큰이유는현재집값이너무비싸기때문이다.특히국내주택시장이대세하락기에접어든만큼향후짧게는5~6년,길게는10년이상집값이지속적으로하락한다는점에서집을살필요가없다는주장이설득력을얻고있다.

선대인선대인연구소소장의전망이다.“수도권주택시장은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이후부동산거품이꺼지면서집값이하락하고,거래량도감소하고있다.향후5~6년동안수도권아파트가격은2008년고점대비30~50%가량하락할것이다.지방의경우지역별로다르지만역시25~30%가량은하락해야정상적인수준으로회복하는것이라고할수있다.”

최근<2030대담한미래>라는책을펴낸최윤식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소장역시“국내부동산시장은최소5~6년에서길게는10년이상지속적으로가격이폭락할것”이라고전망했다.

부동산투기의핵심이었던아파트의가격은2000년대폭등했다.외환위기이후2002년말까지10%가까운경제성장과은행들의대출확대경쟁,1997년외환위기이후주택공급부족등으로전국적으로주택가격이급등했다.2003~2004년노무현정부의강력한투기억제대책이나오면서주춤했던아파트가격은‘한국판뉴딜’로불렸던건설부양책이쏟아지면서다시오르기시작했다.2005년‘판교발로또열풍’과당시이명박서울시장의뉴타운개발사업은2차폭등의기폭제가됐다.하지만2008년말글로벌경제위기를고비로서울을비롯한수도권의부동산투기가가라앉으면서아파트가격이하락세로돌아섰다.

명목가격뿐아니라물가상승률을반영한아파트실질가격추이에서하락세는여실히드러난다.2000년대아파트실질가격을살펴보면서울의경우부동산버블의핵심이었던강남아파트가격은2006년말이고점이었으며,서울강북은‘뉴타운광풍’이불었던2008년4월이후하락하고있다.

이러한가격하락은부동산수요가늘지않으면서지속될전망이다.가격을떠받치는수요가줄어들고있기때문이다.수요가늘어나려면개인의구매력이더생겨야하는데,그러려면임금이늘어야한다.하지만평균임금수준은제자리걸음을하거나오히려떨어지고있다.소득이높던베이비부머가은퇴하고,돈못받는젊은이들로고용시장이채워지고있기때문이다.소득이없는한금리가아무리낮아도대출을받아집을사려하지않는다.

선대인소장은“부동산불패신화에기댄가격거품,주택공급과잉,급격한저출산·고령화,신규주택감소등은1990년대초반일본상황과유사하다”며“국내부동산시장이일본식장기침체에빠질가능성이적지않으며,이미그초기증상을보이고있다”고주장한다.

❷저출산·고령화

집살수있는인구감소

과거처럼인구증가에따른주택수요급증과가격급등을기대하기어렵다.출생과사망에따른인구의자연증가폭은해를거듭할수록줄어들고있다.수도권주택가격급등의요인이었던수도권인구유입도2002년이후빠르게줄고있다.

집이필요한30세이상인구는1973년1100만명에서2008년3000만명으로늘어났다.1인당국민소득은1973년400달러에서2만달러가됐다.빠르게경제가성장하고인구가늘면서집을사려는수요가매년증가했고,집값은폭등했다.

하지만이제상황이달라졌다.1980년대2명이던출산율은2005년1.08명으로급격히감소했으며최근에는그나마나아져1.1~1.2명정도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최하위수준이다.반면고령화속도는가장빠르다.우리나라가65세이상인구비율이7%인고령사회에서20%이상인초고령사회로진입하는데는26년이걸릴것으로점쳐지고있다.OECD국가들이초고령사회에도달하는데80년이상걸렸으며,그동안가장빨랐다는일본도36년이나소요됐다.

이러한저출산과고령화에따른인구증가둔화는주택수요감소의시한폭탄이다.부동산매매패턴은30대후반과40대초반에부동산을산뒤50대전반에다시부동산을사고,60대이후에는부동산을매각하는것이일반적이다.

우리나라는저출산·고령화로인해60대이상의노령가구는늘어나는반면주택을매입하거나넓혀가는연령대인30대후반~50대초반가구는오히려가파르게줄고있다.주택의주수요층에해당하는30~54세인구감소는주택수요감소로이어져주택시장이구조적인장기침체에빠지게된다.이들연령층은지난해2072만명을기점으로줄어들고있다.

일본도30~54세인구의감소가주택시장장기침체의주요인이었다.일부에서는먼저고령화가진행된다른나라에서는일본과같은급격한부동산가격하락이나타나지않는다고주장한다.

이에대해선대인소장은“실제로인구구조변화와고령화만으로부동산시장이결정되는것은아니다”라면서“하지만급격하게고령화가진행된일본보다한국의고령화속도가더빠르다는점에서주택시장이영향을받지않을수없다”고말했다.

수요는줄어드는반면우리나라주택시장은구조적인공급과잉상태에빠져있다.수도권지역에서미분양은사상최대수준을기록하고있다.이미부실화가많이진행된건설업계는대량부도사태에직면해있다.

<대한민국에서집없는부자로살자>의저자인박홍균씨는“집을살수있는실제생산인구의감소와아파트공급과잉이아파트값이붕괴되는가장주요한요인”이라고단언했다.

인구증가추세가둔화된가운데주택공급과잉은심화되고있지만부동산업계에서는가구수가증가하고있기때문에주택수요가늘어나집값이오를것이라고주장한다.그러나가구수증가의대부분은주택구매력이현저하게떨어지는1~2인가구다.1인가구와2인가구의월평균소득은각각147만원,267만원에불과하다.고가의아파트를구매할수없는상황이다.

월평균소득이398만원인3인가구의증가속도는둔화되고있으며,월평균소득이460만원과466만원을기록한4인가구와5인이상가구수역시빠르게감소하고있다.그만큼주택수요는줄어든다는얘기다.

1.은퇴한베이비부머는주택의수요자가아니라공급자로전환되면서주택시장에상당한파장을미칠전망이다.2.고령화·저출산으로인해실제생산인구가감소하면서주택수요는빠르게감소한다.

❸베이비부머의은퇴

공급자로바뀌며가격하락선도

베이비부머의은퇴가미치는영향도무시할수없다.1955~1963년에태어난800만명의베이비붐세대가주택시장에서빠르게빠져나가면서주택수요를위축시키기때문이다.자녀들을출가시키고,직장에서은퇴한베이비부머들은더이상집을사지않거나기존보다작은주택으로옮겨간다.

베이비부머들은금융자산보다부동산자산의비중이높고,빚을지고있는경우도많다.베이비부머의자산은평균적으로금융자산6000만원,부동산3억2000만원으로구성돼있다.전체가구평균금융자산7000만원,부동산2억2000만원에비해부동산비중이크다.주택을소유하고있는베이비부머의비중은74%에달한다.이들세대는자녀들의대학(원)교육이나결혼자금마련,노후생활등을충당하기위해부동산자산을매각할수밖에없다.

최윤식소장은“베이비부머들이1년에한번손자들을보기위해큰집을계속유지하거나자녀들에게유산으로상속하기위해팔지않고보유하지도못한다”며“노후가갈수록불안해지는추세여서은퇴세대의주택수요는더욱위축될것”이라고전망했다.

베이비부머가주택수요자가아니라공급자로바뀌면주택시장은엄청난충격을받게된다.주택수요는더욱감소하고매각등으로인해주택공급은증가해주택가격이회복되기어렵다.만약베이비부머가내놓은주택을30~54세연령대의신규수요층이받아줄수없으면주택공급과잉은지속될수밖에없다.2015년에는신규은퇴세대에진입하는50대후반세대가30대전반세대보다많아지게된다.30대전반세대가모두주택을산다고가정해도은퇴연령층이내놓은주택을소화할수없다는얘기다.

강종만한국금융연구원선임연구원은“베이비부머의부동산매각이단기간내에집중될경우부동산가치가급락할수있다”며“중장기적으로주택연금을활성화해주택매각시기를분산하고,신규주택공급을적정수준으로억제해야한다”고강조했다.

❹저성장·저물가·저금리돌입

저성장장기화로경제활력떨어져

부동산시장은전체경제상황에영향을받을수밖에없다.지금처럼저성장이장기화되면소비가위축되고,부동산과같은실물자산에대한매력은더떨어진다.먹고살기힘든데부동산에투자할만한여력이없기때문이다.

권주안주택산업연구원연구실장은“저성장진입으로인해향후주택수요창출력은미약할것”이라며“이때문에주택수요는장기적으로약화될것”이라고점쳤다.

한국경제는외환위기이후잠재성장률이4%수준으로떨어졌다.실질생산인구감소의영향이본격화되는2015년이후에는잠재성장률이한단계더떨어질것으로관측된다.

저성장기조는장기화국면으로접어드는모습이다.지난9월12일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는기준금리를연2.5%에서동결키로결정했다.올들어기준금리는지난5월연2.75%에서2.5%로인하된이후4개월째동결기조를이어오고있다.

미국의재정불안과유럽경제의회복지연등대내외불안요인의영향으로성장률이크게개선될가능성도높지않다.수출중심의경제구조에서수출이주춤하는가운데내수까지위축되면저성장이길어질수있다.우리경제의저성장기조의고착화우려가나오는이유다.

저성장이장기화되면국민소득이그만큼줄어들고,경제활력이떨어진다.소비위축은내수침체를가속화시킨다.경제가저성장인데부동산같은자산가격이오를가능성은매우낮다.오히려집값상승에대한기대감이줄면서전세금이올라도과거처럼주택구매로돌아서는사람이줄어들고있다.

최윤식소장이내놓은시나리오는이렇다.“전세계가장기적인저성장에들어가면강력한경기상승모멘텀의지원을받지못해서장기적이고지속적인부동산가격폭락의국면에서서히진입할것이다.2007~2008년고점에서집을산사람들에게는고통의시간이될것이다.”

저금리도바로주택구입으로이어지진않는다.대출금리가인하되더라도실수요자들은거품이꺼지기를기다리기때문이다.여기에다아직주택을구입할수있을정도로경제적능력이좋지않다.저성장·저금리상태가지속되면주택구매수요보다월세수요가더큰폭으로늘어난다.저금리상황에서는반전세나순수월세계약이집주인입장에선유리하기때문이다.

❺주택시장의시한폭탄가계부채

집값하락금융권부실로이어져

1000조원에육박하는가계부채문제는언제든부동산시장뿐아니라한국경제전체의근간을흔들수있는뇌관이다.지난2분기말기준한국의가계부채는980조원에달한다.그동안집값이떨어지면서원금과이자부담때문에소비지출이어려운‘하우스푸어’와집을팔아도은행대출금마저갚을수없는‘깡통주택’이양산됐다.

가계부채가늘어난원인은다양하지만2005~2007년부동산시장이치솟던시기에수많은가구가은행에서돈을빌려집을샀기때문이다.문제는가계부채증가율이국내총생산(GDP)증가율을웃돈다는데있다.1999~2012년연평균가계부채증가율은11.7%로,이는같은기간GDP증가율(7.3%),가계의가처분소득증가율(5.7%)을크게상회하는수치다.특히은행권보다상대적으로고금리대출을취급하는비은행권의가계대출증가세도우려되는현상이다.2007년부터2010년까지은행권의가계대출증가율은5.7%에그쳤지만비은행권은11.2%로집계됐다.

선대인소장은“2008년이후내수경기가침체된상황에서도주택담보대출은지속적으로늘고있다”며“이는정부가무리한부동산부양정책을지속하고은행의무분별한대출이지속됐다는의미”라고지적했다.

가계부채는갈수록늘어날조짐이다.지난8·28부동산대책이사실상자금공급을통한부동산매매시장활성화에초점이맞춰지면서올연말이면가계부채가1000조원을돌파할수있다는전망이지배적이다.

심각한규모의가계부채와주택담보대출이부실화될경우집값이급락할수밖에없다.정부가5년째주택담보대출만기연장을통해급한불을끄고있지만주택대출의연체율이증가하고폭탄돌리기식대출만기연장에는한계가있기때문이다.최소장은“주택담보대출의만기가점점짧아지고,분할상환방식도줄고있어주택담보대출의잠재리스크가커지고있다”며“더욱이변동금리대출이90%대에이르기때문에금리가인상되기라도하면채무불이행가능성도커지게된다”고예측했다.

집값이하락할수록이들에게대출을해준금융기관도동반부실화된다.특히주택담보인정비율(LTV)60%초과대출의부실화가급격하게진행될우려가크다.LTV60%초과대출가구는금융권에서고부채가구로분류된다.금융감독원이지난7월국회가계부채청문회당시제출한자료에따르면지난3월말기준은행권주택담보대출297조원가운데LTV60%초과대출은전체의17.8%인53조원으로나타났다.집값이10~20%만하락해도연체율이급등하고은행이경매처분에들어가도원금을회수할수없는경우가속출할가능성이높다.

현재LTV산정기준이되는국민은행주택가격은호가위주가격으로실제집값은이보다더하락한경우가많다.실거래가는5억원인데호가는여전히6억원수준으로설정돼있는집이많다는얘기다.이때문에실제LTV비율은금융권이나금융당국이파악하고있는것보다더높다고봐야한다.

실제선대인경제연구소가경기파주의한아파트937가구의주택담보대출실태를조사한결과호가시세를기준으로50.2%로절반을넘었던LTV60%이상가구비중이실거래가를기준으로하면61.6%로증가했다.더심각한것은대출금에전세금까지포함할경우LTV100%이상이되는가구가47.9%에이르렀다는점이다.

더구나경매낙찰률의하락세가2007년이후지속적으로하락하고있어은행들이원금을회수하지못할가능성도높아지고있다.선대인소장은“이미호가아래로떨어진실거래가를LTV산정에반영하지않은채은행권이대출만기를연장해주고있다”며“향후부동산경기가급락하게되면이같은위기구조가연쇄반응을일으키며은행들에게큰충격을줄수있다”고경고했다.

❻깨진부동산불패신화

집으로돈버는시대끝나

2006년10월12억원(77㎡)에육박했던서울대치동은마아파트는최근7억6000만원에급매물이나왔다.경기도용인에는최고가에비해반토막난아파트들이즐비하다.

10년에한번꼴로부동산투기바람이몰아쳤고,한동안부동산이가장훌륭한투자처였다.하지만이제는집으로돈버는시대는지났다.과거처럼빚을내집을사는것은모험이다.부동산이현금이라는공식도통하지않는다.부동산불패신화는이제옛날얘기가된것이다.

부동산가격은초기에가파르게오르다가갈수록상승률이둔화된다.일시적으로집값이주춤하거나내리기도하지만대체로가파르게오르던부동산가격은꼭짓점에서오름세가둔화된다.

주택거품이생기는초기단계에서집값이급등할때는은행대출이자와세금등을제하고도충분히남는장사다.그러나주택거품이정점에이르면상황은달라진다.물가상승분,세금등을감안하면투자수익률은제로에가깝게되고,대출을받아집을샀다면수익률은마이너스를기록하게된다.

선대인소장은“매년투자수익률이최소10%이상은돼야투자처로서매력이있지만이미오를만큼오른아파트가매년10%이상추가상승하는건불가능하다”고지적했다.

투자수익률이떨어지면투자심리가위축되는것은당연하다.최근서울강남과수도권전역에서집값이정점에비해상당히떨어졌지만여전히매수세가없는것도이러한이유에서다.

일각에서추가상승여력이있을것이라는전망을내놓는재개발사업지역역시개발에따른기대수익이이미반영돼있다는점에서예전과같은대박을터뜨리긴어렵다.

함영진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부동산불패신화가무너지는것은주택에대한인식이바뀌는것도한몫을했다”며“집은그냥사는곳이지투자해서돈버는대상이아니라고생각하는사람들이늘고있다”고말했다.

❼전세제도의소멸

집값지속적하락하며전세없어질것

최근전셋값이급등한것은집값하락추세가계속되다보니일어난현상이다.주택이더이상자산증식의수단으로여겨지지않게되면서집값하락을부채질하고,집값이오른다는믿음이깨지니까구입을기피하고전세수요로몰리게된것이다.반대로주택보유자는전세보증금을받아봐야저금리기조하에서수익을낼수없기때문에월세를선호하게된것이다.

전세는우리나라에만있는독특한임대제도다.유럽,미국등지에서는‘전세’라는말자체가없다.전세제도는외환위기이후몇번주춤하긴했지만주택임대시장의주류였다.하지만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이후거래량이줄고,집값하락세가본격화되면서전세시장은위축되고있다.실제로많은사람들이기존전세를월세로전환하면서전세공급은크게줄었다.2010년12%에불과했던월세는올해20%까지증가했다.같은기간전세는51%에서54%로증가하는데그쳤다.

집값하락이지속되면우리나라특유의임대제도인전세도사라질전망이다.한아파트단지상가부동산중개업소유리창에전세매물을안내하는전단이붙어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지난8월내놓은‘전세가격상승과주택시장의구조변화가능성’이라는보고서를통해“중장기적으로매매가의하향안정화전망이확산돼결국전세제도가소멸할가능성이크다”고주장했다.

전세공급이늘어나려면매매가가상승해야하는데집값이하향안정화되면서전세공급이위축되고이런기조가오래가면집값상승에대한기대를배경으로한전세는사라지고고정수입을확보하는형태인월세로전환될것이라는논리다.

전세제도는집값상승을전제로하고있다.전세를놓는기간동안집주인이부담하는세금등각종비용과감가상각에의한주택가치의하락만큼집값이올라야본전이다.

임일섭우리금융경영연구소금융분석실장은“집값이지속적으로하락해안정화되면서전세시장은위축되고,결국소멸될것”이라며“이는주택투기자들이사라지는것을뜻한다”고말했다.

그렇다고당장전세가사라지지는않을전망이다.전세금상환부담으로인해전세를월세로돌리기가쉽지않기때문이다.지금과같은경기침체에서전세보증금을내놓고월세로돌릴여력이있는집주인이얼마나될지는의문이다.하지만세입자들은전세를찾고집주인은월세를선호하다보니세입자들이월세로옮겨가는것은점점늘어날것으로보인다.

❽미국의양적완화축소와중국의성장통

불확실한대외변수로국내경기위축

미국의양적완화축소와신흥국의시장불안,중국의경기둔화등대외변수도부동산시장의발목을잡고있다.GDP에서수출이차지하는비중이지나치게높기때문에미국과중국의경기침체는바로우리나라경제에영향을미친다.

미국의양적완화축소에따른충격도피하긴쉽지않다.양적완화는5년전금융위기를맞은미국이내놓은통화정책으로달러를찍어내유동성을확대하는방식이다.양적완화축소는이러한유동성확대를점차줄이는것으로이때문에벌써부터신흥국금융시장은요동치고있다.이는양적완화이후신흥국에유입된달러화가다시미국으로돌아갈것이라는불안감때문이다.

양적완화가축소되면달러가강세를보이고나머지통화는상대적인약세로변한다.이에따라글로벌금융기관의이탈이가속화되면금융시장이불안해지면서전체경제도흔들리게되는것이다.

양적완화축소가시작되면금리상승,주가하락,환율상승등시장변동성확대는불가피하다.특히금리인상은경기위축으로이어지고대출자의대출부담증가로인해주택매물이증가하면집값하락으로연결된다.

이자부담이증가하면기업들도타격을받는다.은행들이중소기업의대출을조이면자금사정이원활하지않은중소기업은부도로몰리게된다.이같은부도사태는실업자증가와경기침체를낳고이는다시주택시장의침체로이어진다.

한국경제와밀접한관련을가진중국도경기가둔화되고있는상황이다.우리나라의전체수출에서대중수출이차지하는비중은25.1%에달해중국경기에특히민감하다.중국의경기둔화는직·간접적으로우리나라에영향을미친다.중국과의무역의존도가높은자원보유국이나아시아다른신흥국경기에도악영향을미쳐우리나라수출하락속도는더욱커지게된다.

이러한대외변수로인해국내경기가위축되면소득증가세가꺾이고가처분소득은줄어들수밖에없다.하지만소득이줄어드는가운데교육비와생활비부담이늘어나면부동산에대한투자여력은크게떨어지게된다.이런양상이지속되면새로집을사기는커녕당장의생활비확보를위해집을파는일이늘어날것이고,이는집값하락으로이어질것이다.

함영진센터장은“최근부동산시장에훈풍이부는것은정부대책발표에따른일시적인현상으로보인다”며“미국의양적완화축소와이에따른신흥국의금융위기등으로인해부동산시장의위험요소는여전히남아있기때문에빚내서집을사는시기는아니다”라고강조했다.

1.미국의양적완화축소는결국집값하락으로이어진다.신흥국가에대한위기설이확산되는가운데서울을지로외환은행본점딜링룸에서외환딜러들이분주하게움직이고있다.2.지난8·28부동산대책발표직후부동산시장이꿈틀거리고있지만오래가지못할것이라는것이중론이다.사진은서울강북의한아파트단지부근에몰려있는부동산중개업소들.

❾더이상먹히지않는정부의부동산대책

연착륙시기놓쳐‘견착륙’해야

정부의부동산정책도더이상약발이먹히지않고있다.정부의정책이수요회복의계기를만드는것은가능하지만,부동산이상승하기위해서는수요가계속적이고자율적으로생겨나지않으면안된다.

4·1부동산대책은‘두달천하’로끝났고,8·28부동산대책발표직후부동산시장이꿈틀거리고있지만오래가지못할것이라는것이중론이다.집값은여전히높은상태에서이미빚을내서집을살사람들조차거의다사버려수요가고갈됐기때문이다.

선대인소장은“백화점세일기간종료를앞두고구매자가몰리는것처럼취득세감면직전에원래집을사려던실수요자들의주택거래가몰리는효과가나타나거래가활성화된듯한착시현상을보이는것뿐”이라고말했다.

정부의대출및재건축규제완화,세제혜택등의발표에도시장이반응하지않는것도이를방증한다.대출규제를완화하고세금을깎아준다고해도집값이하락하고있는상황에서무리하게빚을내집을살투자자는없다는얘기다.

정부의부동산대책이더이상먹히지않는것은우리나라의부동산시장이‘연착륙(SoftLanding)’이불가능한상황이기때문이다.

그동안정부와부동산업계에서는부동산시장이경착륙(HardLanding)하면경제전체가흔들린다며연착륙론을내세웠다.이는건설업계나부동산부자들을위한갖가지부양책의명분이됐다.지난정부5년동안20여차례의부양책이쏟아졌고,박근혜정부가내놓은부동산대책도이러한연장선상에있다.

하지만연착륙을부르짖는정부의정책이오히려경착륙의가능성을키웠다는지적이거세다.선대인소장은“한국의부동산시장은날씨와활주로여건을볼때연착륙을할수없는상황”이라며“무리하게연착륙을시도하다간잘못하면경착륙을넘어활주로밖으로미끄러질수있다”고경고했다.

선소장인내놓은대안은바로‘견착륙(FirmLanding)’이다.견(堅)착륙은날씨가나쁘거나눈이나비로인해활주로노면이미끄러운경우고도를조금빠르게떨어뜨리면서마찰계수를높여활주거리를단축하는착륙방법이다.안전한착륙을위해활용하는이기술을이미연착륙시기를놓친한국부동산시장에적용하자는것이다.

그는집값띄우기를철회하고위기관리시나리오를마련해가계부채뇌관을제거하고,건설업계를먹여살리기위한토건개발을멈춰야한다고제안했다.또저소득층과취약계층에주택월세보조를지급하고,전월세대출은최소한도로제한해야한다고강조했다.

선대인소장은“그동안연착륙을외친정부의정책이부동산거품을키우고있다”며“단기적으로는일정한충격을받더라도부동산거품을뺄수있는정책을착실히밀고나가야더큰위기를막을수있다”고주장했다.

Tip|집사라고부추기는부동산전문가들

대부분이이해관계얽혀있어신뢰성낮아

지난해수도권지역의아파트가격은전년대비6.9%하락했으며,거래량은29.6%가감소하는등극심한침체를보였다.하지만그동안‘집을사지마라’고조언한부동산전문가들은거의없다.

부동산분야의대표적인컨설턴트로꼽히는한부동산전문가의최근2~3년발언을찾아보면이렇다.<‘하락요인보다상승요인이다소우세,주택시장은올하반기에바닥을찍고상승세로전환된다(2010.9)’,‘본격적인시장변화는거래가개시되는설이후가될전망이다.봄이사철이되면거래량이증가하면서가격도상승할확률이높다(2011.2)’,‘올하반기부동산시장은새전환점을맞을가능성이높다.실수요자중심으로매수심리가다소살아날것이다(2011.7)’,‘2012년부동산시장은변화가빨라지고상승전환가능성도커진만큼,내집마련시기는가급적내년봄이전으로앞당기는것이좋다(2011.12)’,‘올하반기는부동산시장이상승세로돌아설수있는터닝포인트가될것이다(2012.5)’,‘2013년주택경기는바닥을탈출해본격적인회복기에들어설것이다(2012.12)’>.(이부동산전문가의블로그참조)

이인사뿐아니라대다수의부동산전문가들은지난2~3년동안‘집을사라’고조언했다.하지만그동안주택시장은등락이있긴했지만하락세가기조였다.빚을내무리하게집을산상당수의가계는하우스푸어로전락했다.

이들이하는대부분의조언은집값이내려갔을때사두면나중에오를거라는식이다.이런주장들은부동산재테크사이트나자체블로그,또는언론인터뷰등을통해여과없이대중에게전달된다.그런데집값이언제오르고내릴지예측하기는쉽지않다.맞으면좋고틀리면할수없다는무책임이엿보이는대목이다.주택시장의패러다임이바뀐최근에도부동산전문가들은자신의밥그릇을지키기위해여전히집을사라고한다.

우리나라부동산시장에는진정한애널리스트가없다는자조섞인비판이나온다.그만큼부동산전문가들이시장의신뢰를받지못한다는얘기다.부동산정보제공업체나건설·주택관련연구소들은건설사의논리를앞세우기마련이다.분양대행업자,컨설팅업자,개발업자등이부동산전문가를겸하는것도문제다.사업의이해관계에서자유롭지못하기때문이다.

사실언론도이러한비난에서벗어나긴어렵다.일부언론의경우부동산광고를매개로건설업체들의영향을받는다.주택사업에참여하는경우도적지않다.

Tip|초고층빌딩의저주

지금은거품꺼지는시기…2016년께완전히거품붕괴

단군이래최대개발사업으로불리던서울용산개발사업이좌초한데이어100층이상초고층건물을짓는다른사업들도줄줄이무산위기에처했다.서울마포구상암동DMC에짓기로한서울라이트타워(656m,133층)는금융위기로사업성이떨어져아직도첫삽을뜨지못하고있다.현대·기아차그룹이서울성수동뚝섬에서추진했던110층짜리글로벌비즈니스센터건립도재검토되고있다.유럽재정위기여파등으로글로벌시장에서자동차수요감소가예상되면서무리하게사업추진을할필요가없다는판단에서다.

서울과수도권에서건립이추진중이던100층이상초고층빌딩9곳중서울잠실제2롯데월드를제외한8곳이중단됐거나중단위기다.부동산경기가좋았던2000년대중반‘서울의랜드마크’‘동북아의허브’를꿈꾸며시작된사업들이금융위기이후무너지고있는것이다.

전문가들은글로벌금융위기와부동산침체,수요와공급을무시한무리한계획이빚어낸예고된결말이라고입을모은다.특히초고층사업은일반빌딩에비해사업성을맞추기가쉽지않다.무엇보다건축비가만만찮다.건축방식등에따라차이가크지만보통20~30층오피스빌딩건축비의3~4배가든다.투자수익률도하락세다.국토교통부에따르면업무시설의투자수익률은2011년6.97%에서지난해5.55%로떨어졌다.

초고층사업무산위기는주변부동산시장에도찬물을끼얹고있다.‘초고층의저’가거론되는것도이때문이다.초고층의저주는1999년미국도이치뱅크의분석가앤드루로런스가100년간의사례를분석해내놓은가설이다.거품이절정일때초고층빌딩사업에착수하지만,막상공사에들어가면거품이꺼지면서결국엔경제가침체의늪에빠진다는것이다.1931년엠파이어스테이트(102층,381m)가완공되면서대공황이깊어졌고,두바이부르즈칼리파가완공된2010년에는두바이경제가급락세였다.

이를뒤집어보면우리나라의불황을내다볼수있다.거품이꺼지면서초고층빌딩사업이하나둘씩무산위기에처했고,완공시기인2016년에는거품의완전붕괴가시작된다는예측이가능하다.

최윤식소장은<2030대담한미래>에서“서울시내에보유한부동산이9.3%정도인외국인들이이런흐름을읽고2008년부터매각하기시작했다”고진단했다.

-이코노미조선장시형기자2013.10.2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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